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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인간의 경제학 - 경제 행위 뒤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 탐구
이준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행태경제이론을 다루고 있다. 행태경제이론이란, 사람들의 경제행위에 대한 심리학적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을 말한다. 덧붙이면 전통경제이론이 가정하는 인간상인 합리적이고 이기적인 호모 이코누미쿠스에 대하여 현실의 인간의 경제행위에서 보면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말하는 이론이다. 책 제목을 36.5도 인간의 경제학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도 그 이유 때문일 것이다.
전통경제이론에서 가정하는 합리적이고 이기적이라는 인간상인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는 것은 행태경제이론의 실험결과를 읽지 않아도 누구나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일 것 이다. 자신들이나 다른 사람들의 습관과 행동을 곰곰이 따져보면 그렇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 ‘닻내림효과’를 설명하는 장이었는데, 어느 곳에 닻을 내리면 바다의 물결에 흔들거리더라도 그 지점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다는 것인데, 어떤 무의미한 숫자를 뽑은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문제의 정답을 말하는 것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과 같다. 예를 들면 유엔가입국 중에서 아프리카의 나라들이 몇 %를 차지할까 하는 물음을 사람들에게 던지고, 그 물음을 답하기 전에 0에서 100까지의 숫자를 제비뽑기로 고르는 절차가 있었다. 흥미롭게도 전혀 관련이 없는 제비뽑기에서 뽑은 숫자와 비슷한 퍼센트지를 제시했다.
그 외에도 흥미로운 점들은 많은데, 정해진 대로 사람들은 움직이는 ‘기정편향’이라던가, 자신이 가진 것에 가치를 더 두는 ‘부존효과’라던가 하는 재미난 것들이 많았다. 이 모든 것이 설명하는 것이 호모 이코노미쿠스라는 인간상이 현실적인 인간들과 많은 부분이 부합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전통경제학을 배우지 않아서 모르지만, 분명 행태경제이론을 보면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말한바와 같이 정책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염두에 두어두면 좋을 듯 하다. 분명 전통경제이론에서 상정하는 인간상은 현실의 인간과 같지 않는데, 그런 인간상을 바탕으로 나온 이론을 통하여 정책을 짠다면 너무나 큰 손실이 생길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를 다 떠나서, 인간의 행위에 대한 관찰과 실험결과는 아주 흥미롭다. 읽는 내가 36.5도의 체온을 지니고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