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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할망이 있었다 - 우리의 창세여신 설문대할망 이야기
고혜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하나는 확실하다, 제주도에는 할망이라는 거대한 여신이 있었다. 폭발적인 오줌발로 섬을 만들기도 하고, 설사로 360개의 오름을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들과 내기를 하기도 하는 유머스러운 모습도 보인다.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 이 설문대할망의 이야기는 일관되게 이어져 있지는 않은 모양이다. 자료가 모자란 만큼 몇몇의 단편들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신화의 유형 즉, '원형'을 살피면서 왜 할망의 그러한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솔직히 말하건데, 꿈을 해석하는 내용의 글에서 읽기가 부담스러운 것이 뭔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직업도 보니 신화학자이자 그룹 꿈 투사가라고 한다. 뭔가 잡힐듯 안 잡히는 이야기를 하니 멍뚱멍뚱하게 읽고 지나간 부분이 많다. 다만 신화가 어떤 현실과의 어떤 관계도 없는, 어떤 비전도 제시하지 못하는 소일거리 밖에 안되는 이야기라는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물론 이전에도 신화는 옛날사람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여러 현상들을 이야기 한것이라는 정의에 아, 그렇구나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더욱더 그러한 정의를 받아 들일 수 있게 되었다. 가령 왜 나무가 불을 품게 되었는가 하는 인디언 신화의 이야기를 듣자니 귀여운 상상력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