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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순례 ㅣ 유홍준의 미를 보는 눈 1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1년 8월
평점 :
유홍준의 국보순례를 읽었다. 요근래 들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책이 제법 많이 읽히는 것 같기도 하다(많이 팔리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은 신문지상의 칼럼들을 묶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순례를 다니느 횟수는 엄청 많은데 분량은 도판까지 포함해서 250페이지 정도다. 짤막한 글이 더 어렵다고 저자는 이야기 하는데, 그것이 성공했는가 여부는 관계없이 결론을 말하면 영 재미없게 읽었다.
국보순례는 제목과 같이 '국보'문화재는 물론이고, '국보급'이라고 할만한 문화재를 소개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백자에 대한 감흥은 거의 일지 않았다. 아마 도판으로 보았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 아마 예술을 보는 눈이 없는 모양이다. 대신 눈이 많이 가는 건, 백제의 문화재들이 많았다. 예전부터 감탄해 마지 않던, 백제 금동대향로 부터 해서 미륵사 서탑 순금사리호, 미륵사 출토 금동향로 등... 고려불화도 마찬가지였다. 저자의 감탄과 감동의 언사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전달될만하다. 비록 사진으로 보는 것이지만... 그리고 1박 2일등에서 이야기한 부분이 겹치는 것도 많았던 것 같다. 종묘도 그것인데, TV화면에서 영 요란스럽게 구니 오히려 영 느낌이 안왔는데, 오늘에서야 책을 통해서 사진으로나마 접하니 그가 이야기한 바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인상 깊었던 것은 우리의 미학적 지향성이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이였다. '검이불루, 화이불치'라고 하는데,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는 뜻이다. 삼국사기에서 김부식의 글을 인용한 것인데, 과연 그렇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삼국시대(삼국시대가 형성되기 이전의 시대)부터 해서 조선시대까지 그 특징은 달랐을지라도, 하나의 일관된 지향성이 있었다고 한다면, 이 것이 맞지 않나 싶다. 특히 뒷부분에 공감을 하게 되는데, [생각해보면 직접 눈으로 본 문화재는 별것도 없고, 거의 사진으로 접했으나]화려하긴 해도 사치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던 것이 그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약탈문화재등을 반환할때 임대 형식으로 하는 것이 관례라는 것이다. 처음에 외규장각 의례반환될때 영구임대는 또 뭔가, 기분나쁘게 했었는데 그렇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이러한 관계를 깨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우리에게도 반환을 요청받은 외국문화재를 2년 대여형식으로 반환(??)을 했다고 한다. 우리의 문화재보호법상 그렇게밖에 안된다는데, '아무런 조건없이 반환하는 국제적 사례를 남기면 국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하는데, 국제적 관례나 흐름에서 엄청 무지하긴 하지만, 나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문화재라는 것은 원래 있었던 자리에 가야 제대로 된 빛을 보는 법인데, 관광자원으로 쓴다고 고집을 부리는 것도 참 한심하다. 얼마전에 외규작강 반환 관련하여 프랑스 '사서'들이 절대로 줄수 없다며 했다고 성명을 냈다던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던적이 있다. 같은 직업의 종사자로서 괜한 연대감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도서관 기행에서나 보면 프랑스 사서들은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프랑스 인들 자체가 어떤 자부심이랄까 그런게 강하기는 하지만, 여튼 사서 혹은 사서 관련 사람들은 직업적으로 보면 그렇게 이해 할 수 있지만, 직업윤리중 하나인 '정직성'에는 영 꽝이라는 의견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도 안하고 화만 냈다. 그때 기사 났을때 화는 나면서도 가뜩이나 국내에 사서들 위상이 높지 않는데, 좋지 않을 쪽으로 이야기가 나니 불편한 감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