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 울고 있었다.
평생 남 앞에서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사랑했던 아내가 죽었을 때도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던 냉혹한 사람이
지금은 두 뺨이 흠뻑 젖는 것도 모른 채 흐느끼고 있었다.
소리 없이 흐느끼는 그의 울음은 그 어떤 울음보다 비통하고 처량한
것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 그는 평생을 바쳐 왔다.
그 때문에 아내를 잃고, 자식을 잃고, 자신의 과거마저 잃어버렸다.
그런데 이제는 이루었다고 생각했던 그 모든 것들이 한순간에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러니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이름은 초관.
어떤 사람은 그를 일세의 효웅이라고 했고,
어떤 사람은 희대의 영걸이라고 했다.
그리고 또 어떤 사람은 그를 영혼을 잃은 꼭두각시라고도 했다.
그 어떤 말도 옳지 않았지만, 완전히 틀린 말도 없었다.
그는 누군가에에는 효웅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영걸이었으며,
또 다른 누군가에는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그런 그가 울고 있다.
효웅이 되고 싶었지만 꼭두각시가 되고 만 한 남자가 울고 있었다.
-...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