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곽재식의 세균 박람회
곽재식 지음 / 김영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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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책은 세균학자의 전문적인 면밀함을 갖춘 책은 아니며,  과학을 전공하고 소설을 집필하기도 한 이야기꾼 적인 특성을 가진 저자가 세균을 공부하여 내놓은 책이다.  서문에서 저자는 쉽게 이야기 하려고 했던 비유들이 적절치 못한 것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했는데,  비유가 정확한지는 비유로 알리려는 설명이 맞는지 안 맞는지 알아야하니  그건 내가 지적할 바는 아닐 것이다. 다만,  너무 지나치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다가 보면 순간 순전히 저자가 소개하는 연구결과에서 더 나아가 상상으로 전개한 이야기를 연구로 증명된 사실인양 받아들일뻔 했다는 것이다.  물론 눈 밝은 독자들은 그런 함정(?)에 빠지지는 않겠지만.   뭐 이부분은 저자의 다른 책을 읽으면서 품었던 불만이다. 


이런 눈에 밟히는 지점 외에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몇가지 이 책에서 알게된 사실 중에서 흥미롭게 본 것들을 적아보자면:


하나,  세균의 형태가 막대나 원통형의 간균과. 둥근 형태의 구균으로 대별할 수 있다는 것.  흔히 뉴스에서 식중독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이 정확히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는 세균인지 이제서야 알게되었다.  그리고  세균을 관찰할때 그람염색법을 활용한다는 것또한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생각해보면 뉴스에서 예시 화면으로 보여주는 세균의 모습은 보라색이거나 핑크색에 가까운 것이었는데,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그런데 책에서는 이와 같은 염색법의 필요성으로 관찰하기 좋게 하기 위해서라는 한가지 이유만을 설명했던 것 같은데 그 외에도 그런 염색법에 따라서 크게 구분짓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보라색으로 염색된 것을 그람양성세균이라 하며, 핑크색으로 염색된 것은 그람음성세균이라하며,  대체로 그람양성세균들이 내생포자 상태로 있는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둘,  내생포자라는 세균이 취하는 생존방식에 대해서 대략 알게 된 것.  외부환경이 자신이 살아가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일부 세균은 내생포자라는 형태를 취하게 되는데, 이 형태를 취하면 오랜세월동안 버틸 수 있으며 가열해도 죽지 않든다고 한다. 파상풍균의 경우도 내생포자가 되고는 하는데,  40년은 버틸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책의 서술에 따르면 파상풍균은 혐기성 세균이기에 자주로 내생포자로 변신하여 지낸다고 한다.  좀 부정확한 느낌의 서술인데,  파상풍균이 내생포자로 있다가  사람의 상처사이로 들어 가서 산소에 닿지 않고 잘 살 수있는 곳을 찾으면 다시 깨어나 사람에게 고통을 준다고 하는데, 산소에 닿지 않고 잘 살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 보툴리늄균도 내생포자를 만드는 균이라고 하는데,  이 균이 내뿜는 독이 보톡스라고 한다. 피부미용뿐 아니라 찾아보니 다양하게 쓰이는 모양이다.  


셋, 사람의 장속에는 대장균 등 많은 세균이 있다는 것은 대략 알고 있는 사실인데, 피부에도 수 많은 세균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 흔히 발견되는 것은 표피포도상구균이라는 것인데, 크게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건 아닌 것 같고 사람들의 기름찌꺼기 등을 먹으며 땀 냄새, 발 냄새등을 나게 한다고 한다. 책에서도 비유를 한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체취를 좋다고 느낀다면 그 사랑하는 사람의 피부에서 그런 체취를 생산하는 세균이 그 상대방이 호감을 가지는데 한 몫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다래끼나 간혹 손끝이 붓고 아플때가 있는데, 그것은 사람의 면역이 약해졌을때. 피부에 있는 표피포도상구균을 비롯한 세균들이 일을 저질러서(?) 증상이 생긴 것이라는 사실도 새롭게 알았다.


넷, 세균과 생물이 서로 돕고 사는 방식에 대한 것이다. 더 다채롭겠지만, 책에서는 하외이짧은꼬리오징어가 빛을 내뿜을 때 알리비브리오 피셔리라는 세균을 이용한다고 한다. 이 세균의 유전자를 조사해보면 혼자 사는 능력 중 많은 부분이 퇴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우리 세포 소가관인 미트콘드리아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심해에서 사는 초롱아귀도 그와 비슷하게 세균을 이용해 빛을 내지 않을까 추측된다는 이야기도 적어 놓았다.  복어의 이야기도 적어 놓았는데, 복어의 독의 성분인 테트로도톡신도 복어의 몸속에 있는 세균이 만든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는 것이었다.   일단 얼마나 정확한 연구결과인지 모르겠지만 책에서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복어를 외부접촉 없이 알을 부화시켜 기른 복어에는 독이 생기지 않았다고 한다. 


다섯, 세균도 힘들때면 살아 남기 위해 뭉친다는 점.  그것도 같은 종류가 아니라 여러종류의 세균이 뭉치기도 한다는데  그렇게 덩어리를 이루게 될때는 서로 끈끈한 물질을 분비해서 얇은 막이나 껍데기의 형태를 갖추기도 한다.  시냇물, 하수구, 축축하고 구석지며, 지저분한 곳에 미끌거리거나 끈적이는 것이 있다면 그런 형태라고 생각하면 된단다. 치석 역시 여러 세균드링 뭉쳐 이루어진 생물막에서 생겨나는 것이라는데 신기했다. 


여섯, 크리스퍼 계열 유전자 가위라는 기술이 알려졌는데, 그와 같은 재주를 세균이 부린다는 것.  세균 역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은 최근 팬데믹 시기에 익히 알게 되었는데,  세균을 감염시키는 박테리오파지는 세균 안에 들어가 그 바이러스의 DNA가 원래 자기가 가지고 있던 것일 줄 알고 반응하여 엉뚱항 효소를 만들게 되며, 그리고 열심히 바이러스의 DNA를 만들게 되는데 이에 대한 적응으로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의 DNA를 잘라 가지고 있다가 다음번에는 속지 않는다고 한다.


이 외에도 세균들을 활용해서 혹은 세균들의 기술을 활용해서 인간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되는 듯 하다. 항생제부터해서.... 하수처리장에서 더러운 물을 정화시키는 역활까지.  특히 흥미로웠던 건. 라이신이라는 아미노산을 세균으로 만든다는 이야기였다.  코리네박테리움 속에 속하는 세균을 이용한다고 하는데, 다양한 당분을 먹이면 세균이 라이신을 뽑아낸다고 한다. 그리고 그 생산된 라이신은 뽑아서 포장하여 가축 사료 회사에 판다고 한다.  언젠가는 직접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것들도 생산할 수 있으려나?... 라이신 공장에서는 다른 세균을 못살게 살균하는데 신경을 특별히 쓴다고 하는데, 마치 양봉업을 하는 사람들이 말벌을 막고자 하는 것을 연상케 하네. 


그래도 가장 경이로웠던 것은 남세균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산소 없는 세상에서 산소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엄청 큰 역할을 했다. 책에서 지칭하는 것처럼 가히 지구의 지배자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보이지 않는 세균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이 세균말 말해도 게임 끝이 아닐까. 


책을 읽으며 흥미로웠던 사실들은 넘쳐나지만 다 적을 수 없으니 이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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