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유전자
매트 리들리 지음, 신좌섭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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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 리들리의 <이타적 유전자>는 제목만 듣고 오해할 수 있는 것처럼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대척점에 위치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이기적 유전자>의 내용을 옹호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도킨스가 이 책에 대해 호의적인 글을 쓸리가 없지 않은가.  


 사람들은 말한다.  유전자가 자신의 유전자만을 영속적으로 옮기기 위한 복제기구로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라면 어떻게 사회가 형성되고 사람들 사이에 협력,협동하며,  간혹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며 이타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하는가?  이 책에 따르면 그러한 이타주의는 역시 이기적 유전자의 명령에 따른 것이다(물론 유전자가 모든 행동의 디테일을 명령한다는 것은 아니다.).


예전에 수렵채집사회에서 큰 고기를 획득하게 되면 어김 없이 다른 가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물론 자기의 가족들만 먹으면 끝날 작은 고기나 채집한 열매등은 제외다.) 그것은 지금은 내가 그러한 식량을 획득했지만 앞으로의 일은 모르기 때문에 지금 분배를 하면 나중에 자신이 도움을 얻으리라는 계산으로 그런 것이다.  순수한 의도로 이타적인 행동이라면 큰 고기를 포함하여 채집한 열매등이고 상관 없이 나누어 주었을 것이다.   여기서 선물이 가지는 뇌물로서의 성격이 부각이 된다.   생각해보자, 누군가가 나에게 선물을 한다고 하면 어떠한 부채감이 없을까? 뜬금없이 누군가가 나를 초대하여 좋은 식사를 대접하거나 고가의 선물을 준다면 앞으로는 좋아하지만 속으로는 무슨일인지 계산기를 두드리게 될 것이다. 


책 속에 인상 깊은 문구는 '정말 이타주의자라면 선물을 하지도 받지도 않을 것'이라는 구절이었다. 


협력이라는 주제에서 모체-태아간의 관계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물론 아주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어느정도 알려진 내용이다.) 태아는 모체 혈액을 태반에 공급하는 동맥혈액속으로 태아의 세포가 침입하여 동맥 벽에 자리 잡아 그 통제를 자신이 제어하려고 한다. 즉 태아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고 하며, 모체는 그에 대해 회피하려고 한다는 것.  임신합병증으로 심심치 않게 생기는 고혈압도 그 이유에서 생기는 것이고, 더욱 흥미로운 것은  태아의 조종을 받는 태반이 최유 호르몬이라는 호르몬의 생산량을 매일 증가시키는 방법으로 인슐린의 작용을 억제하여 모체의 혈당조절력을 제어하고자 하는데(인슐린은 혈당량을 낮춘다.) 여기서 재미있는 최유호르몬이 아버지에게서 온다는 것이다. 


실로 협동과 협력이라는 이름 밑에는 이기적인 투쟁 또한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나에게 생소한 것이 아니고 처음 접했던 충격처럼 큰 것도 아니라 일정부분 받아들일 수 있는 반면, 저자가 언뜻 내비치는 정치적 입장은 조금 불편한 감이 없지 않다.  어떤 사람에게는 크게 문제가 될 건 없는 부분이며, 책은 쉽고 재미있다.  뭐 최소한 이기적 유전자보다는 충격적이지도 않을 것이고, 이런 류의 이야기가 흔치 않은 시대도 아니고! 틀림없이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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