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부터 최선혜 교수의 <조선전기 지방사족과 국가>를 읽고 있다.   방금 1장 읽기를 마쳤다.   저자는 책 속에서 사족이라는 말 대신 유향품관이란 말을 주로 쓰고 있다.  유향품관이란 중앙에서 관직을 가지고 지방에 정착한 전직 관리이거나, 실제로 중앙에서 관직을 지내지 않고 관품을 가진 이들도 포함하는 일련의 계층이다.  사족도 어차피 조선시대에 벼슬을 지내던 이와 그들의 가족을 지칭하는 바였으니, 동일하게 쓰는 것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저자의 의도는 유향품관과 중앙정부의 관계에 대한 연구로  당시 조선전기의 사회구조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향리와 재지사족의 연원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완전히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았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일파의 대사헌 조준의 상소문에서 한 신분은 한 신분에 맞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강조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첨설직, 검교직, 동정직등의 산직 중에서 실로 자신이 그럴 만한 사람이란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직첩을 회수 하도록 하게 했는데, 그 중 향리도 걸맞지 않게  관품을 가지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고,  이후에도 향리가 과거제도 관직에 나아갈 수 없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고 한다... 만 사실은 이게 왜 향리가 관직을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는 건지 잘 이해를 못했다.  여튼 향리는 중간계층으로 상당히 기회주의적인 습성을 가진 이들로 보는 당시 의 관점이 확인이 된다. 그러나 저자도 그 중에서도 향리의 구성원 중 몇몇은 사족으로 성장하는데 성공했다고 언급하고 있다(정확하게 그 일례를 드는 것은 없다.).


저자는 유향품관의 성장과 지방사회의 운영세력으로 향리보다는 사족인 그들을 우대하고 견제하는 방향을 취했다.  결국 파트너로 향리보다는 유향품관을 택했다는 것이다.  그들을 통제하는 것은 수령보다는 중앙에서 파견하는 관찰사였고.  관찰사는 종2품인 자였다.  또한 수령의 감찰 역할도 겸하였다.  이전에는 종2품의 관찰사보다 낮은 직급의 안렴사가 파견이 되어 실직이건, 산직이건 상관 없으 더 높은 직급의 유향품관을 제어할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  그런데 읽다가 의문을 느낀 것이 어떤 것이 유향품관의 '성장'이라는 어떤 것인지 뚜렷하지 않다.  단순히 양적인 증가를 말하는 것인지, 사회경제적인 성장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단순히 그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는 위세를 가지는 것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지방행정에도 많이 참여 했다는 것을 보고 성장이라 한 것인지....


시종일관 앞에 괄호가 쳐져 있는 느낌을 받는 연구서다.  이런 느낌을 가지는 건 내가 기본 전제가 없어서 놓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저자가 어떤 부분에 대하여 '.... 믿는다'라고 끝나는 문장을 쓰고는 하는데, 그 믿는다라는 전제가 내게는 크게 증명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의 주장에 대하여 개인적인 차원에서 '옳다/그르다,  동의한다/동의하지 않는다'라는 판단도 들지 않는다.  그 탓에 재미가 너무 없다.


전문연구자의 저서를 너무 폄훼하는 느낌도 들어서 말하지만 아마도 99%까지 내가 이해하지 못한 탓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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