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중국사 청 - 중국 최후의 제국 하버드 중국사
윌리엄 T. 로 지음, 기세찬 옮김 / 너머북스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버드 중국사>시리즈로 제일 첫번째로 나왔던 책인데, 구입한지 몇년 지나서야 일독을 마쳤다.  이 시리즈의, 혹은 서양 중국학자들의 특징인지 모르겠으나,  정치사 위주로만 서술하지 않는다. 사회문화,경제등 10가지 키워드에서 풀어내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흥미로웠던 것은 베데딕트의 상상된 공동체가 말하는 것처럼, 만주족은 시작부터 있었던게 아니라 서서히 발명되었다고 보며  1688년 팔기 한군 정람기의 무관이었던 동국강이 그의 민족출신을 '한족'에서 '만주족'으로 바꾸기 위해 강희제엑 청원서를 넣어 소속이 바뀌었으나, 그의 다소 먼 친족들은 '한족'으로 남겨졌다는 점에서 민족 정체성이란게 유전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고 불명확하고 협상될 수 있다고 언급(p.32) 한것이었다.


신해혁명 시기에 반만족주의와 한족 민족주의자들에게 표적이 되었던 만주족들은 뚜렷한 만주족의 표식이 남겨 져있다는 것을 보아서는 익숙하게 들었던 것처럼 한족에 동화되었다고 하는 것은 다시 한번 검토해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청은 이전 어떤 중국왕조보다도 그 경계를 넓혔으나, 지금의 고도로 중앙집권적인 국민국가와 비교할 수는 없다.  건륭제는 [다민족 국가인]청의 황제가 가지는 다양한 페르소나를 즐겼던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커다란 영토를 가졌음에도 작은 정부를 지향했다는 점이다.  부족한 부분은 지방의 신사계층에 협조를 많이 구했다, 이 신사계층에 대한 궁금증도 커져서 <중국의 신사계층>도 구입해 두었는데, 신사계층에 비판적 입장에서 서술된 듯 보여서 어떨지는 모르겠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것은 청의 자강운동이 실패한 원인을 단순 문화적 배경에 찾는게 아니라 경제적, 인구학적으로 접근 하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대표적으로 드는 것이 마크 엘빈이 제기한 '고수준 균형 함정'과 거기에 추가한 '기술적 속박'이라는 주장이었다.  "이를 간단히 말하면, 제국 후기의 산업화 이전 시기의 경제는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되었는데, 현존하는 기술을 총동원해서 가능한 모든 잉여를 생산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대신에 많은 인력을 투입하여 생산량을 높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변화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컸기 때문에 상위 단계의 기술 즉 산업화로 이동할 적극적인 유인이 없었다는 것이다. ... 그는 치수 시설을 예로 들면서, 옛기술을 유지하는 비용이 너무 커서 새로운 기술에 대한 투자가 거의 불가능했으며, 혁신적 투자를 위한 자원을 마련하기 위해 옛 기술을 유지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도 감당하기에는 매우 컸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기술적 속박'현상은 18세기부터 다양한 지역에서 발생했고, 19세기에는 제국 전역에 걸쳐 나타났다.(p382)"


"1745년 즉위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건륭제는 은 2800만냥에 해당하는 지세를 모두 감면하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그는 재정적으로 유능하면서도 중앙 집권적인 정부 기구들을 만들려고 했던 아버지 옹정제의 완료되지 않은 실험을 종식시켰다. 건륭제의 정채 전환이 그 당시의 상황에서는 현명했을지 몰라도,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약탈적인 민족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갑자기 들이닥쳤던 19세기 말이 되면 정책 전환의 후유증은 청을 많이 괴롭혔다.(p126)"


즉, 건륭제의 세금감면과 같은 인정仁政은 인구증가의 주요원인이 되었고, 유럽열강과 러시아 일본 제국등이 침탈하려 할때 효과적으로 대응 못하게 한 이유가 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왕조의 특성상 최정점에 있는 지도자의 호불호에 따라 후대의 황제 혹은 왕에게 상당한 짐이 되기도 했다.  건륭제가 총애 하였던 '화신'와 그 무리들에게서 비롯한 탐욕과 부패가 대표적이다. 가경제는 효과적으로 이를 제거하지 못했다.  


달이 차는 순간 기우는 것처럼 청도 정점의 순간에서 위기를 내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청은 1911년에 사라졌으며, 그것은 단순히 왕조의 순환이 아닌 중화제국의 마지막이었다.  시진핑의 중국몽이 제국주의 시절의 서양열강들이 품었던 식의 제국인지는 모르나, 여하튼...


<하버드 중국사>시리즈를 구입은 해두고 읽는 것은 상당히 후에 읽게 되었는데, 이 책 말고도 읽었던 것은 원명 편이다.  두 권다 정치사 위주의 서술이 아니라 사회문화적, 경제적인 문제도 지나가며 언급하는 수준이 아니라 일정한 수준에서 비슷하게 다룬다. 그때문인가... 재미있게 읽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읽고 난 후에 정리가 되는 건 그리 많지 않다. 책은 내옆에 있고, 시간은 아직 적지는 않으니 언젠가 재독도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