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지능 - 공감의 시대를 위한 다윈의 지혜
최재천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2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최재천교수의 <다윈지능>을 읽었다. 책은 2009년, 다윈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주최한 여러 대담, 학술행사, 그리고 네이버 열린 연단에서 연재된 것을 기본으로 한 것으로, 그렇게 어렵지는 않고, 진화에 대한 기본적인 아이디어 등을 전달한다.

 

책의 초입에 진화가 일어나기 위한 조건으로 네 가지를 인용하고 있는데,

 

1. 한 종의 여러 개체들 사이에는 형태나 행동, 생리 등에 차이를 보인다. 즉, ‘변이’가 존재 한다.

2.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 개체의 변이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유전한다.

3. 여러 한정된 자원(먹이, 짝, 영역 등)으로 경쟁이 생긴다.

4. 환경에 잘 적응하도록 형질을 지닌 개체들이 살아남아 많은 자손을 남긴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변이’에 대한 맹신 하나를 이야기 하며 의견을 낸다.

 

진화의 필요충분조건 중 제일이 ‘변이’인 것은 틀림없다. 이러한 변이는 돌연변이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익히 알 듯, 안정된 질서를 어지럽히는 돌연변이의 대다수는 좋은 돌연변이가 아니다. 그렇기에 그것보다는 생식을 통하여 일어나는 변이를 강조한다. 붉은 머리 자식을 가지고 싶다면, 붉은 머리를 가진 여성 혹은 남성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 수밖에 없단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돌연변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부연을 한다.

 

‘변이, 변화의 원동력’에서 재미난 예를 든 게 생각난다. 닭장의 닭들이 조류인플루엔자에 취약한 이유를 유전적 변이가 적어서라고 말하고 있다. 다양한 섞임으로 유전적 다양성이 있었다면 개체 수준에서만 문제가 되었을 것이란 거다. 거기다 더해 더 재미있는 예로 이후 생명공학 기술의 발전으로 태어날 아기의 유전자 조작으로 예견되는 질병(?), 건강 등을 예방하거나 수명을 늘릴 수 있을 경우에 이 또한 유전적 다양성이 줄어드는 방식일 것이므로, 조류 인플루엔자에 취약한 닭장 안의 닭처럼 될 수 있단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많이 섞여야 건강하고 풍성해진다. 순수에 대한 충동은 죽음의 충동이라는 말은 생각보다 괘나 현상을 설명하기에 알맞은 말인 것 같다는 생각이 스친다.

 

읽다가 궁금했던 점은 ‘성의 기원 암수가 꼭 필요하나?’장에서 성(유성생식)이 등장한 것은 박테리아 등의 기생 생물은 무성 생식을 하여 세대가 짧아 빠른 속도로 무기를 개발하여 공격을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방어를 위하여 두 성의 생식을 통한 유전자 재조합을 통한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는 기생충-숙주 공진화 가설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섞임이 없는 무성생식을 하는 이들은 어떻게 유성생식을 하는 숙주를 대상으로 새로운 무기를 지속적으로 개발 할 수 있단 건지 모르겠다.

 

재미있었던 건 동성애를 설명하는 내용 이었는데, 비록 답을 제시해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흥미로웠다.

 

동성애란 유성생식을 하는 포유류, 영장류, 인간을 비롯한 생물들의 목표인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 물려주는 것이라는 목적에 어긋난 것이라 설명에 난감한 점이 있다. 그런데, 동성애 남성의 여자친척을 이성애 남성의 여자친척과 비교하여 보니 0.4명차이로 동성애 남성의 여자친척이 많이 낳았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어떠한 유전적 이득을 설명하는 건 부족한 감은 많지만 재미있는 결과다. 그리고 저자는 남성의 동성애를 유발하는 유전 형질이 여성들의 생식력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았다고도 한다.

 

그 외에 관심이 가는 개념들은. 호혜성 이타주의라는 것으로 쉽게 말하면 내가 도와주면 나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 한다는 것.. 이 이론을 낸 사람이 상당한 여성편력을 가진 바랑둥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물리학자로는 그 슈뢰딩거가 떠오른다. 여러 사람 괴롭게 했을 것 같은데 그들이 가지는 업적과는 별개로 정나미가 떨어지긴 한다.

 

아, 그리고 저자는 스티븐 제이 굴드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전혀 안 숨긴다. 거기다 물리학자에 대한 피해의식 비슷한 내보이기도 한다. 어지간히도 물리학자에게 치였나 싶기도 한게. 그런데 그 놈의 잘난 척은 조금 삼갔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솔직히 불편했거든. 잘난 건 알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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