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창비시선 238
문태준 지음 / 창비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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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려 할 때



  비가 오려 할 때
  그녀가 손등으로 눈을 꾹 눌러 닦아 울려고 할 때
  바람의 살들이 청보리밭을 술렁이게 할 때
  소심한 공증인처럼 굴던 까만 염소가 멀리서 이끌려 돌아올 때
  절름발이 학수형님이 비료를 지고 열무밭으로 나갈 때
  먼저 온 빗방울들이 개울물 위에 둥근 우산을 펼 때   (전문)



  시집에 첫 번째로 나오는 시다. 문태준이라는 이름은 꽤 오래 전부터 알았다. 문예지에서 이이의 시도 곧잘 읽어오곤 했다. 그럼에도 새삼스레 이 시를 읽고 시집의 앞날개를 펼쳐 얼굴을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의 전 먼 시골 분소에서 소장 정도 하면서 농림부장관상 가량을 수상할 얼굴 또는 관상. 대강 짐작하시겠지? 그 아래 보니 195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났다고, 시집을 다 읽을 때까지 잘못 읽었다. 맨 마지막 시 <뻘 같은 그리움>을 읽을 때까지 난 문태준의 생년이 50년 범띠인 줄 알았다. 그렇게 알고 시를 읽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근데, 1, 2년이 아니고 20년을 잘못 읽었다. 1970년생이다. 이런.
  1970년생이 이런 시를 쓸 수 있었다고? 서울에서 낳고 자라고, 학교를 마친 다음에야 먹고 살려고 공장을 찾아 지방도시를 전전한 내가, 만일 어찌하고 저찌해서 시인 면허증을 땄다고 해도 난 죽어도 이런 시를 쓰지 못했으리라.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내가 살아온 세월이 얼만데 시골 풍경조차 모르겠는가 말이지. 포천군 이동면 이리 노니는 골, 낭유리에서 군역을 치루던 1982년에 시인은 겨우 열세 살밖에 안 됐을 텐데, 그의 시 속 풍경은 나의 낭유리 보다 더 먼 시간 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경북 김천이면 다른 지역보다 그래도 조금 더 발전한 촌 동네 아니었나? 이런, 이런.
  그래 시를 다 읽고 뒤표지에 쓰인 이성복의 발문을 읽어보니 내 마음에 딱 들어맞는다. 이 시집을 읽은 감상으로 어찌 이를 능가할 수 있을까 싶어서 전문을 옮긴다.


  “어찌 보면 늙은 아이 같고 아이 늙은이 같은 그의 시의 목소리는 비 온 다음날 뻘밭을 기는 지렁이의 행보를 닮은가 싶더니, 어느새 뿌연 수면을 내리찍는 물총새 부리처럼 날카롭다. 쥐를 삼킴 뱀의 몸통처럼 꾸불텅거리는 그의 시의 행갈이는 기필코, 포획한 대상을 흐물거리는 단백질 덩어리로 만들어 놓는다. 그의 시 행간마다 육식 곤충이 내뿜는 끈적한 타액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아니다, 늙은 아이 같고 아이 늙은이 같은 장수하늘소 한 마리가 달빛 없는 밤, 세상의 갈라터진 껍질 사이로 배어나오는 수액을 느리게 음미하는 것이다.”

  참나. 이성복의 발문, 비록 영업글 비슷한 찬사일지라도, 이것도 시다, 시.
  시집에 실린 문태준의 모든 시는 지명을 밝히지 않은 시골과 기껏해야 시골 주변에 있는 소도시에 국한되어 있다. 시골의 숱한 나무, 꽃, 곡식, 작은 생명들, 소리 같은 것으로 메웠고, 등장인물 역시 서당골로 산미나리 뜯으러 간 어머니, 식구들이 몸을 열고 쏟은 것들을 지게에 지고 호박밭으로 가는 아버지, 화단의 봉숭아꽃을 보고 있는 여섯 살 난 딸, 오랜만에 친정에 와 돌아가고 싶지 않아 훌쩍이는 누이 등등, 어찌 이런 시집의 초판이 2004년, 21세기에 나왔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이게 지난 4년 동안 쓴 시라고 하니 하나도 빼지 않고 전부 21세기, 이번 세기에 쓴 것들이다.
  예를 들어 이런 시.



  한 호흡

  꽃이 피고 지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제 몸을 울려 꽃을 피워내고
  피어난 꽃은 한번 더 울려
  꽃잎을 떨어뜨려버리는 그 사이를
  한 호흡이라 부르자
  꽃나무에게도 뻘처럼 펼쳐진 허파가 있어
  썰물이 왔다가 가버리는 한 호흡
  바람에 차르르 키를 한번 흔들어 보이는 한 호흡
  예순 갑자를 돌아나온 아버지처럼
  그 홍역 같은 삶을 한 호흡이라 부르자   (전문)


  그래, 있다. 아직도 이렇게 시를 쓰는 ‘시인’이란 인간이. 그리고 어이없게도, 이런 시를 쓴 시인은 겨우 서른에서 서른 네 살이었다는 거.
  이런 시를 읽으면서 시어 하나, 하나에다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보며 이것이 의미하는 것이 어쩌니 저쩌니 따지는 일이 과연 의미가 있을까? 평론을 써서 밥을 먹는 사람이 아니라면 말이지. 그냥 시를 읽으면 저절로 그림이 그려지는 거 아닌가 싶다. 이 시집을 읽어보면 시인 문태준은, 나이와 관계없이, 그냥 몸에서 사리가 뚝뚝 떨어지는 도인 같다. 도사 말고 이미 달관해서 세상 다 산 사람. 무구하다고, 몸에 낀 때가 없다고. 이이는 시를 쓰기 전에 면벽참선, 목욕재개한 후 다시 두 시간 요가수행 후에 세상의 모든 미움과 번뇌를 선반 위에 올려놓고 나서야 펜을 드는 것 같다. 한 편도 눈에 힘주고 사물을 바라본 것이 없다. 가히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다.
  조금 있으면 봄이다. 제일 먼저 산수유가 피고 이어서 목련, 자목련이 그리고 벚꽃이 핀다. 이것들의 특징이 먼저 꽃이 피고, 지고 나서야 이파리가 돋는다는 거. 꽃이 피면 반드시 진다. 꽃이 지면, 당연히 있다. 꽃 진 자리가.



  꽃 진 자리에



  생각한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꽃잎들이 떠난 빈 꽃자리에 앉는 일


  그립다는 것은 빈 의자에 앉는 일
  붉은 꽃잎처럼 앉았다 차마 비워두는 일   (전문)



  시인은 아무나 되는 일이 아닌가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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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
올가 토카르추크 지음, 최성은 옮김 / 민음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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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록 두 권밖에 안 되지만 이이의 전작 <태고의 시간들>과 <방랑자들>을 읽고 나서 토카르추크의 문법은 짧은 에피소드들과 짧은 소묘들, 즉 수다한 파편들을 모아 하나의 큰 그림으로 만드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독자로 하여금 조금씩 드러나는 파편들의 정체를 엮어 마치 픽토리얼 퍼즐을 완성하는 유희처럼 책을 읽을 수 있게 하는 매력적인 방법을 구사했다. 이렇게 같은 방식으로 쓴 두 권의 책을 읽은 경험으로, 이번에도 비슷한 플롯이겠거니 생각하고 새 작품이 출시되었는데도 읽기를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놀랍기도 하지.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아홉시 방향보다 약간 위쪽 체코와의 접경지역인 고지대에서 벌어진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스릴러 소설이다. 물론 영국을 필두로 여성 스릴러 작가들이 대단한 작품을 많이 썼으나, 토카르추크의 이 스릴러는 매우 독창적이다. 그리고 정말로 읽으면, 당신은 함몰된다.
  일인칭 시점의 주인공 ‘나’의 본명은 야니나 두셰이코. 시리아 등지에서 대규모 교량 건설에 투입된 적이 있는 엔지니어 출신. 귀국해서 영어교사를 하다가 지금은 일 년 중 반년 동안 추위가 점령하는 지역에서 온전히 겨울을 나는 고지대 세 명 가운데 한 명으로 겨우내 일곱 채의 집을 관리해주며 파트타임으로 근처 (‘나’가 트란실바니아라고 부르는) 읍내의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며 사는 늙은 여자. ‘나’는 ‘나’를 야니나, 라고 서류에 공식적으로 등록한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래 자신 말고 산골에 남은 두 남자들은 서로 이름을 부르지 않고도 자유스럽게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을 터득했고, 트란실바니아 사람들은 ‘나’를 ‘두셰이코 부인’이라 부르는 걸로 결론을 봤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두솁코 부인’으로 불러대고, 이럴 때 마다 ‘나’는 굳이 이를 두셰이코 부인으로 정정해서 불러달라고 요구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원하지 않듯 ‘나’ 역시 사람들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이 그리 탐탁지 않아 고지대의 두 남자를 각각 ‘왕발’과 ‘괴짜’라고 부른다. 물론 그들도 안다. 자신을 그렇게 호칭하는지. 직접 대놓고 그렇게 부르지는 않아도.
  이런 ‘나’는 비록 젊은 시절엔 폴란드 전국체전에서 투해머 종목에서 은메달을 받았을 정도로 건장한 체구의 건강체질이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여러 질병에 시달린다. 특히 경련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상으로, 몸이 피곤하거나 많이 신경을 써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어깨부터 시작해 다리 끝까지 이어지는 이름이 없고 보이지도 않는 선을 따라 심한 떨림 현상이 생겨 여간 고생이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언제부터인가 심각하게 공부하게 된 것이 점성술. 천동설 시대의 대가 프톨레마이오스가 집대성하고 이이를 추종하는 여러 학자들이 더욱 발전시켜온 유럽 전통의 점성술을 아주 심도 있게 공부하지만,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폴란드와 심지어 트란실바니아 읍내의 말단 경찰들, 성당의 복사 아이마저 점성술을 근거로 하는 충고를 백안시한다. 이 점성술에 관해 글을 쓰기 위해 토카르추크가 탐색하고 연구한 게 아까워서 그랬는지 분량이 조금 많이 할애한 듯. 이 방면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은 지루하기가 십상일 수 있겠다. 하지만 일종의 밀교나 믿음이란 측면에서 보면 토카르추크, 그래봐야 <태고의 시간>과 <방랑자들>에 불과하지만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 속에 점성술 또는 기타 미신, 전설, 신화, 유령 등과의 연관을 감안하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다.
  매정하게 추운 산골. 여기에 외따로 남은 세 명의 인간. ‘나’와 괴짜와 왕발.
  괴짜는 세 명 중 유일하게 자식이 있다. 읍내 경찰서에 배속해 근무하는 형사 ‘검은 코트’. 건장한 체격에 무뚝뚝한 친절이 몸에 밴 산중 신사. 생각 외로 생긴 것과 달리 정리정돈에 관해 매우 까다로워 결벽증 증세가 의심스러울 정도. 버섯 관련 커뮤니티의 회계. 본명을 시비엥토페우크 시비에르시친스키. 이름을 어렵게 지은 것은 괴짜의 아버지가 독일인 어머니를 괴롭히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나’와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는 사이는 아니고 그저 며칠에 한 번 만나 얼굴 보고 인사하는 정도이다. 전에 서커스 단의 회계사였는지 곡예사였는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한 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워낙 과묵해 말을 걸기 힘든 수준이다. 이는 많은 남자들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겪는 테스토스테론 자폐증이 아닌가하고 ‘나’는 의심하고 있다.
  ‘나’는 예의 경련에 따르는 열병을 다스릴 생각으로 초저녁에 홉을 우려낸 차와 수면유도 기능이 있는 발레리안 두 알을 복용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는데, 한밤중에 무례하고 불길하게 문을 두드리는 이웃 괴짜에 의하여 비몽사몽간에 잠이 깨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왕발이 죽었다고, 그래서 가봐야 한다면서. 왕발은 평소에 전기를 아끼기 위하여 일찍 밤을 먹고 얼른 전등을 끄고 지내는 것이 보통인데 오늘은 지나다 보니까 늦게까지 불이 켜 있는 것이 현관문틈으로 보여 문을 열어봤더니 죽어 넘어져 있더라는 것. 왕발은 ‘나’와 한 5백 미터 떨어진 곳에 사는, 인간이 될 수 없는 존재, 악마와 같은 부류였다. 작지만 근육질이고 구사하는 언어는 주로 욕설에 고유명사를 갖다 붙인 형태였다. 숲에 관해 잘 알아 숲을 의지해 먹고 살지만 전혀 숲을 존중하지 않았다. 항상 숲에서 뭔가를 훔치거나 뒤로 빼돌려온 인간. 밀렵꾼이기도 해서 올가미를 써 숲을 약탈하는 것을 쉬지 않았다.
  ‘나’와 괴짜가 왕발의 집으로 가는 도중에 괴짜의 헤드랜턴에 야광 빛 연녹색 눈동자 두 쌍을 발견한다. 왕발의 집 바로 근처에서. 사슴이었다. ‘나’는 이들에게 숲으로 돌아가라고 두 손을 휘둘러 소리쳐보았으나 거의 배 부근까지 눈에 파묻힌 채 꼼짝도 않고 바라보고 있기만 했다. 이게 앞부분, 1장에 나오는 매우 중요한 장면. 처음으로 등장하는, 스릴러에서 독자를 현혹시키는 장치이다.
  왕발의 집에 도착해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 악마 같은 존재는 이미 숨을 거둔 채 뭔가 음습하고 게걸스러운 느낌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몸을 잔뜩 웅크리고 양손을 목에 대고 기괴한 자세로 누워 눈을 부릅뜬 채. 아무리 왕발이 인간 같지 않은 존재였어도 그래도 이웃으로 지낸 정리가 있으니 가장 좋은 옷으로 갈아 입혀야 한다는 괴짜의 말에 따라 사후경직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나’와 괴짜는 옷을 다 벗긴 다음 거의 입은 적이 없어 보이는 커피색 정장을 골라 입힌다. 그리고 다시 보니 퉁퉁 부은 왕발의 혓바닥 아래 뭔가 감춰진 것이 있는 것 같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죽은 사람의 입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꺼낸다. 날카로운 뼈 조각. 어느새 날이 새고 보드카 한 잔씩 마시면서 정신을 차린 ‘나’와 괴짜. 창틀의 알루미늄 쟁반에 사슴의 머리와 네 발이 담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인간 같지도 않은 왕발이 덫으로 사슴을 포획하고 도살해 구워먹다가 뼈 조각이 목에 걸려 죽음을 맞는 처벌을 받은 것이었다. 괴짜가 시신을 보고 있는 동안 ‘나’는 왕발의 별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생년월일이 있는 증명서를 찾다가 사진뭉치를 발견하고, 그 속에서 한 장의 사진을 보고는 머릿속이 빙글빙글 돌며 귓가에 음울한 통곡소리를 듣게 된다. 눈물이 솟구치는 것을 막을 수 없는데, 이를 본 괴짜가 ‘나’에게 한 마디를 한다.
  “당신이 울어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죽임을 당한 사슴의 보복으로 죽음을 맞은 왕발. 그가 가지고 있던 사진 속 무엇을 보았기에 ‘나’는 사람 같지도 않은 왕발의 시신 앞에서 이렇게 눈물이 멈추지 못하는 걸까.
  북동유럽의 고지대. 깊은 숲 속의 수많은 영령들과 이들을 태곳적부터 내려다보고 있던 별들 사이의 무슨 전설이 다시 21세기의 산골을 덮쳤을까. 왕발에 이어 왕발의 죽음을 수사했던 경찰서장과 숲 속의 가장 부유한 여우모피 장사꾼 브렝트샥 씨, 이어서 버섯채집협회장과 심지어 교구 신부까지 연쇄적으로 피살당하는 일견 초자연적인 사건이 벌어지는데, 명왕성과 토성 사이에 어떤 운명의 별이 지나간 것일까.
  이 책을 기본적으로 얘기하자면 스릴러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따지자면 잘 세공된 생명주의적 작품이라 하겠다. 자기의 생명주의적 주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독자들에게 가장 흥미를 끌 수 있는 방법인 스릴러의 외양을 채용했다고 해도 그리 크게 틀린 말은 아닐 듯. 인간이 파리나 개구리 같은 한 생명종일 뿐이라는 진실은 이제는 누구나 안다. 그러나 이 책을 잘못 읽으면, 혹시 토카르추크가 육식을 부정하는 극단적 비건주의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나도 일정부분 그렇게 읽었음을 인정한다. 인간이라고 자신을 위해 다른 생명을 죽일 수 있는 권리는 없다는 말을 두셰이코 부인은 곳곳에서 크게 주장하니까.
  나도 여흥을 위해 취미로 하는 낚시를 포함한 사냥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생존을 위해 근육이 아닌 뇌를 키우기 위해 육식을 선택한 진화과정까지 부정하지는 않는다. 사람을 포함한 육식동물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하여 다른 짐승을 먹이로 삼았을 뿐이고, 지능이 과도하게 발달해 스스로 불행해지기로 결심한 인간만이 그저 재미로 다른 종과 심지어 같은 종의 생명을 죽이기 시작했다. 이런 이유로 먹기 위한 도살을 나는 반대하지 않는다. 이 재미있는 책 <죽은 이들의 뼈 위로 쟁기를 끌어라>의 주인공 야니나 두셰이코 여사를 통해 토카르추크가 주장한 것이 모든 동물에 대한, 모든 형태로의 도살을 반대한 것인지, 아니면 재미를 위한 살해에만 반대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이야기해놓지 않았다.


  확실히 나이 들었다. 오늘 새벽 두시 반에 깼다. 그 후, 다섯 시까지 이 책 생각했다. 위에 쓴 독후감은 거의 문학적 측면으로만 읽은 느낌이다. 그러나 알라딘 서재, 완전히 공개된 공간에서 "사회적 감상"을 배제할 수 있을까.

  좋다. 말하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사회적 관점에서 읽으면, 이 책은 한 사이코패스의 미친 행적 이상이 아니다. 딸처럼 키우던 개 두 마리를 쏴 죽였다는 이유로 지역사회의 중요한 인물 네 명을 차례로 때려죽이거나 불태워 죽이는 인간을 어떻게 용인할 수 있나. 아무리 친자식 같이 애지중지하던 개를 향해 총을 쐈다고 하더라도. 동물권이 인권을 능가할 수는 없는 일.

  이 사이코패스는 계획적으로 살인을 했고, 죽인 시신에 가짜 증거를 남기려 했으며, 세 번째 시신에게는 가혹행위라고 할 수도 있는 장난을 치기까지 한다.

  문학의 힘은 이런 연쇄살인범까지 미화시킬 수 있다. 읽어보시라. 저절로 그렇게(동의하게) 된다. 그러나 독자들은 범인이 흉악한 살인자에 불과하다는 진실도 함께 보아야 할 터. 파렴치한 성폭력범이 한 가정의 따뜻한 아버지인 경우를 우리는 가끔 목격하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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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2-05 0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야~ 너무나 궁금증을 유발하는 페이펍니다~ 책을 안 담을 수가 없네요;;;;;

Falstaff 2021-02-05 09:24   좋아요 2 | URL
예상외로 토카르추크를 쉽게 선택하지 못하시는 독자가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이 책은 그냥 스토리를 따라 읽어나가면 되거든요.
그리고요, 재미나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2-05 16:30   좋아요 3 | URL
재미나요~~~ 이 한 마디면 충분합니다ㅎㅎㅎㅎㅎㅎ 저도 토카르추크(이름 어렵군요) 행렬에 살짝 끼어보렵니다.

Falstaff 2021-02-05 17:01   좋아요 2 | URL
즐기기만 하면 장땡입니다. 우리 독자들은요. ㅎㅎㅎㅎ
마음에 드시면 나중에 <태고의 시간들>도 한 번. ^^

붕붕툐툐 2021-02-05 23:07   좋아요 2 | URL
ㅋㅋㅋ토카르추크 행렬~ 즐기기만 하면 장땡!!

coolcat329 2021-02-05 09: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연쇄살인 스릴러...정말 궁금해집니다. 저도 담아두렵니다. 😅

Falstaff 2021-02-05 09:28   좋아요 2 | URL
좋은 선택입니다. ^^

잠자냥 2021-02-05 09: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이 작품 마지막이 좀 그렇죠? 찜찜한 마음이 가시지 않긴 합니다. 그나저나 이 작품은 제게 블레이크에 대해 새롭게 알려준 것으로도 꽤 의미가 있었습니다.

Falstaff 2021-02-05 09:56   좋아요 4 | URL
옙. ㅎㅎㅎ 그렇다고 마지막 부분을 상세하게 써놓을 수도 없고 말입니다.
여러분, 아니꼬우시면 읽어보셔요. ㅋㅋㅋ 아 이런 말 쓸 때가 참 상쾌해요. ㅋㅋㅋ
정말 서양 소설책 읽어보면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블레이크를 많이 인용하는 거 같더라고요. 무지 오래된 시인인데도 참 굉장합니다.

잠자냥 2021-02-05 10:11   좋아요 4 | URL
먼저 읽은 자들의 여유. 케케케케
˝여러분 빨리 안 읽으시면 스포일러 해버릴 거예요~~! 귀신은 브루스 윌리스다!!!!!!!˝ 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2-05 23:07   좋아요 1 | URL
악!!! 안돼!!! 스포 금지~🙈

청아 2021-02-05 10: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목보고 그냥 지나가려다 연쇄살인에 저도 찜;; <태고의시간들>은 읽었는데 이번엔 이런 주제라니.게다가 <방랑자들>작가네요!(‘태고‘읽고도 몰랐음) 영화만 봤지만요^^~♡

Falstaff 2021-02-05 10:41   좋아요 3 | URL
아니, 아니... 이거 참. 숙녀분들께서 연쇄살인을 좋아하신다니... 아이고.... ㅋㅋㅋ
읽어보시면, 정말 색다른 스릴러라고 인정하실 겁니다. 즐기시기 바랍니다. ^^

붕붕툐툐 2021-02-05 23:08   좋아요 1 | URL
ㅋㅋㅋ미미님 취향 하나 더 적어놔야겠네요~ 연쇄살인..ㅋㅋㅋㅋ

청아 2021-02-05 23:13   좋아요 1 | URL
앗 들킴ㅋㅋㅋㅋ테드 번디보다 제프리 다머 쪽이예욤^^;;

scott 2021-02-05 11: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퐐스타프님이 읽어보시라~*
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장바구니에 주섬~@주섬~@

Falstaff 2021-02-05 11:19   좋아요 3 | URL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ㅎㅎ

붕붕툐툐 2021-02-05 23:09   좋아요 2 | URL
ㅋㅋ스콧님 주섬주섬 귀여워용~😻
 
나는 고백한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69
자우메 카브레 지음, 권가람 옮김 / 민음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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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읽기 시작해 110쪽 부근. 한 단어, 한 단어 꼭꼭 씹어먹고 있음. 세상에 이런 작가를 어찌 이제야 알게 됐나. 민음사 웬일이니? 교정도 합격! Jaume Cabre 자우메 카브레. 바르셀로나 출생. Jose Carreras도 바르셀로나 출생. 그럼 호세 카레라스가 아니라 조세 카레라스 아녀,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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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4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15: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청아 2021-02-04 16: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웬일이니‘ 에서 이책 찜이요ㅋㅋ🤔

Falstaff 2021-02-04 16:53   좋아요 3 | URL
ㅋㅋㅋ 아직까지는 만족, 만족입니다.
이게 카탈루냐어 직역이랍니다. 되게 재미있어요, 아직까지는. ㅋㅋㅋ
민음사가 다른 건 몰라도 특히 세계문학전집에선 아주 고른 분포로 오탈자를 내거든요. 그래 너무 오래 오탈자가 안 나오면 이제쯤 나오겠지 기대할 정도였는데, 이 책은 거의 보이지 않는군요. 물론 있기는 있습니다만 이 정도면 뭐. ㅎㅎㅎ

수이 2021-02-04 16: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랏 폴스타프님 읽고 계시네요?! 저도 도서관 가려구요 이 책 빌리러

Falstaff 2021-02-04 16:54   좋아요 3 | URL
오, 아직까지는 이라는 단서를 달고 말하면, 이 책은 대여가 아니라 소장 각인뎁쇼!

수이 2021-02-04 18:50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2월에 책 안 사려고 했는데 😳

coolcat329 2021-02-04 17: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우메라고 해야하는거죠? ㅎㅎ

coolcat329 2021-02-04 18: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스페인어와 카탈루냐어는 많이 다르다네요. 스페인어에서 ㅎ 발음인 j가 카탈루나에서는 j발음이라네요. 오~~작가가 카탈리나인이니 자우메라고 읽는게 맞는거같아요. 그럼 조세 카레라스인가요??ㅋㅋ

황금모자 2021-02-04 18: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호세 카레라스도 카탈루냐 발음 식으로 조세로 읽는 게 정석이지만, 프랑코 집권 시기에 유명해져서 스페인어 발음으로 굳어졌다는, 위키피디아 피셜입니다.

coolcat329 2021-02-04 18:14   좋아요 2 | URL
오 그렇군요~~감사합니다

Falstaff 2021-02-04 19:59   좋아요 3 | URL
스페인이 생각보다 여러 종족들이 있더라고요. 대표적인 것이 마드리드를 기반으로 하는 카스티야 언어,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언어,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게 바스크 말이라고 하던데요, 전 처음으로 헷갈린 것이 Jordi Savall 처음엔 호르디 사발로 알고 몇 십 년을 살았는데 갑자기 이이가 조르디 사발이라는 거예요. ㅋㅋㅋ 그래 곧바로 딴지 걸었던 이름이, 그럼 호세 카레라스가 아니라, 조세, 조세 카레라스냣, 그랬더니 여러가지 말이 나와 걍 모른 척 했던 적이..... 벌써 한 15년 전이군요. ㅋㅋㅋㅋ
세월 겁나 빨라요.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2-04 18: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오 리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잠자냥 2021-02-04 19:11   좋아요 4 | URL
ㅋㅋㅋㅋ 빨랑 읽으시려면 폴스타프 님 똥줄 빠지겠어요. 이거 무려 전 3권 ㅋㅋㅋ

Falstaff 2021-02-04 19:59   좋아요 5 | URL
담주에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설이 있어서 이거 또 주님의 우편에 계시려면 말입죠!

붕붕툐툐 2021-02-04 19: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수연님이 읽고 싶은 책장에 넣어둔 거 봤는데 두 분 찌찌뽕이시네용? 두분이 읽으시고 좋은 평을 하시면 곧 북플에서 이 책 열풍이 불테고, 저도 그 바람을 타고 이 책과 만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Falstaff 2021-02-04 20:01   좋아요 3 | URL
흠. 아직 초장인데 제가 넘 거품을 뿜은 거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더 읽어봐야 하는데 아이고, 참... ㅋㅋㅋㅋ
 
닥터 코페르니쿠스 - 뿔 모던클래식 6
존 반빌 지음, 조성숙 옮김 / 뿔(웅진) / 2007년 10월
평점 :
품절


 


  출판사 [뿔(웅진)>. 2013년부터 출판한 책이 없다. 그래서 이 책도 품절이다. 존 밴빌. 물 좋은 아일랜드 태생이면서 조이스, 트레버의 맥을 잇는 작가로 이름을 날린 바 있으나, 역자의 간섭 때문인지 유명한 작품 <바다>를 그리 즐겁게 읽지 못해 다른 책을 읽어보기로 했던 차에 눈에 띄어 고른 책. 읽어보면 존 밴빌 특유의 문장이 그대로 드러난다. 윌리엄 트레버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쓸쓸함에 싸인 소년시대. 옛 집과 부모, 남매들을 그리는 것으로 지동설을 주장했던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의 전기를 시작한다. 그런데 작가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존 밴빌. 세상에. 전기 소설을 이렇게 써도 되는 거야?
  코페르니쿠스 가문은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라는 이름의 석공에 의하여 1396년 상부 슐레지엔에서 시작하지만 성인이 되어 장사꾼, 즉 상인으로 이름을 알린 그의 아들 요하네스를 코페르니쿠스라는 상인 가문의 시조로 친다고 한다. 1450년대 말 우리의 주인공 닥터 코페르니쿠스의 아버지가 슐레지엔에서 프로이센 왕국의 토룬 시로 사업장을 옮겼고, 여기에서 지동설을 주장하게 될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가 2남2녀의 막내아들로 태어난다.
  사실 외가로 보면 니콜라스의 어머니의 경우 보잘 것 없는 집안으로 낙혼을 했다고 봐야 한다. 외가 바첼로트 가문은 13세기 말에 토룬에 정착한 세도가로 당당한 체구의 이모 크리스티나 바첼로트는 언제나 조카들에게 코페르니쿠스 가문이 얼마나 하찮은지 늘 험담을 입에 달고 살았다. 사실 니콜라스의 외숙 루카스 신부는 비록 “엄격하고 황홀한 정도로 못생기고 거만한 성격이며, 소문이 사실이면 일생동안 웃은 적이 전혀 없는” 인간이지만 몇 년 후에 로마 교황청과 불화하는 지역의 권력자인 주교의 자리에 앉는다. 이 외숙은 니콜라스의 어머니가 일찍 죽고, 열 살 때 아버지마저 죽고 나자,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네 형제, 자매를 후원해야 하는 의무를 갖는데, 형제들 입장에선 구두쇠가 과하게 엄격하고, 냉정하다고 여길 수 있겠으나, 내가 보기엔 당시 독신의 권력자이자 성직자라면 그리 나쁘지 않은 후원을 했다고 생각한다.
  외숙이 니콜라스가 열 살 때 죽은 아버지를 대신해 아이들에게 행한 일을 보면, 애초에 성직에 관심이 있던 맏이 바바라는 쿨름에 있는 시토 수녀회로 보내 훗날 수녀원장까지 지내게 하고, 둘째 딸 카타리나는 자기 성격과 딱 어울리는 상인 남자와 결혼해 왕창 망해버린 아버지에 의해 남의 손에 넘어가버린 집을 다시 구입해 살림집으로 사용하니 비록 싸가지 없는 부부일망정 적어도 자기네 한 식구는 잘 먹고 잘 살았으니 그걸로 된 거다. 셋째 안드레아스와 막내 니콜라스, 두 아들들은 사제가 직접 데리고 키울 수 없으니 폴란드의 중북부에 있는 부오추아베크의 성당 부속학교로 전학을 시키면서, 졸업 후엔 크라쿠프 대학에 다니며 교회 일을 하라고 했다. 비록 조카들을 대하는 태도가 좀 딱딱하고 정이 없다고 해도 이 정도면 어떻게 더 잘할 수 있겠는가. 사회적으로도 바쁜 독신 남자가. 뭐 대학 졸업한 다음에는 알 거 없고. 그러나 외숙 루카스 신부는 대학 졸업 후에도 이탈리아에 유학도 시켜주니 세상에 이런 남자가 어디 있어.
  전기에 절대 빠뜨릴 수 없는 인간이 바로 위의 형 안드레아스. 이이는 어려서부터 죽을 때까지 동생 니콜라스를 싫어한다. 책에는 형이 아우를 싫어하는 이유가 분명하게 나오지 않는다. 그냥 형, 아우 사이에 가끔 있는 이유 없는(또는 사소한 갈등의 축적으로 인한) 미움일 수도 있고, 니콜라스가 워낙 총명하니까 형으로서 어릴 때부터 하도 비교를 당하니 볼 때마다 팍 패주고 싶었을 수도 있겠다. 만일 안드레아스도 나름대로 공부 좀 하는데 동생이 상상할 수도 없이 뛰어나면 미움이 더 심할 수도 있을 것이고. 어차피 책은 품절. <황금 노트북>처럼 다른 출판사가 판권을 얻어 다시 출판해야만 당신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니 스포일러의 위협 없이 그냥 이야기를 풀어버리면, 어쨌든 떡잎부터 삐딱하게 성장한 안드레아스는 명색이 수사이면서도, 수사는 정식 사제가 아니라 언제든 일반 시민으로 돌아갈 수 있기는 하지만, 크라쿠프 대학과 이탈리아 유학 생활 중에서도 한결같이 껄렁패들과 어울려 다니며 나쁜 짓을 일삼다 결국엔 심각한 매독에 걸려 귀신같은 모습을 한 채 프러시아와 폴란드, 이탈리아를 배회하던 중 동생이 머무는 교구에서 거금을 훔쳐 이탈리아로 달아나 객사할 운명이다. 물론 형제간이니 언젠간 화해를 하긴 하는데, 그건 니콜라스의 죽음의 침상. 먼저 죽은 형의 영혼이 동생의 영혼을 인도하는 것으로 끝난다. 아우, 이 정도면 심각한 스포일러? 아니다. 세상에 안 죽는 사람 있어?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지동설을 주장하는 코페르니쿠스 박사의 저서 <천구의 회전에 대하여>가 출판되는 과정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할 예정.
  니콜라스가 앞으로 살며 위대한 발견을 했으면서도 이것을 굳이 세상에 알릴 생각을 적극적으로는 하지 않았던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가 부오추아베크의 부속학교를 다닐 때 논리학, 기하학을 가르치던 엄한 교사 카스파르 슈투름을 비롯한 여러 선생들은 자신들이 어렵고 때로는 고통스럽게 습득한 지식을 니콜라스가 너무도 쉽게 소화해내는 것을 보자 질투를 넘어 분노를 촉발시켜버리고 만다. 교사들이 자신의 행동으로 스스로의 모욕감에 휩싸이는 것을 발견한 니콜라스는 이후 오히려 약간 둔한 척을 해 이들의 비위를 맞출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 니콜라스 앞에 등장하는 친절한 교사 보드카 아브스테미우스. 이름이 ‘알콜의존자’라는 뜻이다. 이 선생은 니콜라스에게 신중할 것을 주문한다. 지식은 정신을 단련시켜주지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가르쳐주지 못한다면서. 세상이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이 바로 의심과 두려움의 원천이라며. 즉, 잘난 척하지 말고 살라는 충고. 대수, 기하학, 천문학과 음악이론을 가르친, 교사로는 형편없지만 적어도 니콜라스가 살아생전 파문당하지는 않게 가르침을 준 교사다. 덕분에 지동설의 진리가 그만큼 늦게 알려지긴 했지만 하여튼 코페르니쿠스를 자연사하게 해주었으니 그걸로 된 거다.
  내 눈을 확 끌었던 학자는 크라쿠프 대학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아달베르트 브루제프스키 교수. 니콜라스는 몰랐지만 니콜라스의 천재성에 의하여 몇 년 동안 계속 조롱을 당했다고 생각한 사람. 그래서 당혹과 창피로 이루어진 시뻘건 독기를 간혹 뿜어내는 것을 다른 이도 아니고 못난 형 안드레아스가 목격한다. 이이는 엄격하고 매우 배타적인 성격이었다. 천동설을 주장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원리를 옹호했지만 니콜라스가 교수의 책을 통해 발견한 바로는 내심으로 프톨레마이오스를 의심하여 기어코 메마른 사막처럼 봉인된 정신 속에서 진주보다 값진 의심의 방울을 증류해낸 훌륭한 과학자였다. 그러나 이것은 당대 최고의 수학자가 부린 속임수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바, “현상”을 구하기 위하여.
  브루제프스키 교수 댁을 형 안드레아스와 함께 방문한 니콜라스. 교수의 연약해보이는 겉모습은 속임수에 불과했다. 그는 성마르고 차가우며 세상을 혐오하는 노인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는 틀렸으나, 이 믿음을 가장 핵심적인 공모자에게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 즉 금기를 들추고 있다는 것을 니콜라스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당대의 최고 학자 브루제프스키는 크게 화를 내며 일갈한다. 니콜라스는 천문학과 철학을 헷갈리고 있다고. 천문학은 우주를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관찰한 결과를 말하며, 학자들이 관찰한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이 맞는 이론이라고. 즉, 하늘을 바라보면 별들이 원을 그리는 현상. 이건 모든 행성이 지구를 중심으로 원운동 한다는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이 완벽하다는 주장이다.
  이 시기가 1495년 경. 누가 생각나는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생몰시기가 1451~1506년. 1492년에 서쪽으로 항해해 자신이 생각하는 인도, 서인도-아메리카를 발견한다. 니콜라스는 지구의 차원에 대한 프톨레마이오스의 이론이 틀렸다는 사실을 콜럼버스가 이미 입증하지 않았느냐고 항변하며, ‘지식은 인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고대사상이 완전히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과학의 문은 굳게 닫혀 있는 법”이라고 설파하는 교수를 당해낼 수 없었다.
  그 후에도 이탈리아에 가서 여흥거리 비슷하게 의학박사 학위도 따고 홀로 천문학을 연구하던 그는 필생의 논문집 <천구의 회전에 대하여>를 쓰지만, 옛 시절의 친애하는 보드카 선생의 가르침을 따라 이의 출판을 계속 머뭇거리기만 한다. 그러다가 결국 독일에서 모종의 경로를 통해 책이 나오고, 그가 임종의 마지막 순간에 접어들어 의식이 없어지는 찰나, 죽음의 침상에서 그의 가슴 위에 한 권이 놓여진다.
  니콜라스 코페르니쿠스는 천재 과학자의 신경줄, 성격 같은 것이 아주 잘 표현시켰다. 핵심만 지향하고 나머지 곁가지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올바른 하나를 위해 상대방의 기분에 전혀 관심을 쏟지 않는 것 등등. 이런 성격이 전편을 통해 고르게 나타난다. 딱 한 장면, 임종 시기만 빼고. 원래 마음 약하고 정도 많은 아일랜드의 작가 존 밴빌은 기어코 코페르니쿠스 박사의 숨이 넘어가기 전에 세상과 화해를 하게 만들었다. 읽는 사람에 따라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위대한 과학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전기 또는 평전. 이런 책을 품절시키는 건 사실 좀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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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테아 2.2 을유세계문학전집 108
리처드 파워스 지음, 이동신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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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단히 재미있고, 심각하게 생각해볼 거리도 있으며, 읽고 난 다음에 독자로 하여금 충만함을 갖게 하는 명품. 그러나 컴퓨터 언어가 생소한 나는 겨우 오백 쪽이 조금 넘는 분량임에도 읽는데 사흘 반이나 걸렸다. 읽으면서 얼마나 자주 언어 검색을 해봐야 했는지, 지금 생각해봐도 어질어질하다. 작년에 읽은 리처드 파워스의 <오버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어 새로운 책이 나온 걸 알고 두 번 생각하지 않고 구입한 책. <오버 스토리>가 그의 최신작으로 2018년 맨-부커 상의 최종후보short list에 올랐고 2019년엔 퓰리처상을 받은 책이니 읽은 순서로 보면 좀 웃기긴 하다.
  <갈라테아 2.2>는 1995년에 출판한 그의 다섯 번째 소설로 작가가 자기 이름 그대로 작품에 등장하는데, 독자는 당연하게, 그렇다고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썼다고 믿지 않는다. 소설은 작가가 서른다섯 살에 이르러 십년간 동거하던 여인 C와 이별한 후 자신의 모교 U대학이 있는 미국의 도시 U로 돌아와 겪은 이야기를 다섯 번째 소설로 쓰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러니까 작가가 책 속에서 끊임없이 이제 더는 소설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징징대는 건 전부 엄살이라는 정도는 미리 알아두셔도 괜찮을 듯. 은퇴는커녕 이 책 이후에도 일곱 편의 장편소설을 출판하는데 무슨.
  “나는 서른다섯 번째 해를 잃어버렸다.”
  소설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오랜 도시 U와 나, 뒤에 과학자 렌츠 박사에 의하여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프루스트의 이름 ‘마르셀’이란 별명으로 불리는 나는 U에서 미분과 프로그래밍을 배운 물리학도였다. 실제로 리처드 파워스가 일리노이 대학에서 물리학 전공으로 입학해 영문과로 전과를 해 석사까지 공부한다. 이후 보스턴으로 가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프리랜스 데이터 프로세서로 일을 하는데, 이것으로 미루어 U를 보스턴으로 특정해도 크게 무리는 아닐 듯. 다만 소설에선 U가, 대학이 도시와 힘을 합해 새롭게 건설한 거대한 고등과학 연구센터이며, ‘나’는 세 번째 소설로 약간의 이름을 얻어 이곳에 일 년짜리, 공식직함으로는 방문학자, 비공식직함으로는 생색내기용 인문학자로 발을 디디게 된다. 작가 스스로가 데이터와 프로그래밍 프리랜서였으니 이런 책을 썼지, 그것도 1995년에, 세상에나, 인문학이나 문학만 공부했더라면 어디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겠는가 싶다.
  책은 크게 두 줄기 가지를 타고 전개된다. 하나가 석사 학위 후 스물두 살의 강사 시절에 만난 두 살 아래 제자 C와의 사랑, U와 네덜란드를 오가며 12년 동안의 동거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나’가 문학으로 전공을 바꾸게 된 이야기를 곁들인 과거. 다른 하나는 취미가 된 한밤중 센터의 복도 산책 도중에 들려온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진정제인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K.622의 아다지오 악장을 좇아가다 만난 필립 렌츠 박사와의 공동작업 이야기. 과거는 배려와 사랑이 오히려 상대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그리 드물지 않은 내용이지만, 현재 이야기가 재미있고, 생각해볼 거리도 있고, 충만한 즐거움을 준다. 그러나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가 쏟아진다. 그래 좋다. 마음의 충만함을 위하여 그 정도는 기꺼이 희생할 만하니까. 다만 별점 하나는 오직 그 이유 때문에 깎겠다. 독자 마음대로.
  현재 이야기라는 것이, 놀랍게도 AI 인공지능하고 관련된 프로젝트. 170센티미터도 안 되어 보이는 남자, 적어도 예순 살은 되어 보이는 나이에 여우원숭이처럼 생긴 필립 렌츠 박사가 그 한밤에 하고 있었던 일이란, 5분짜리 모차르트를 기계에게 반복해서 들려주고 있었던 거였다. 장비 어딘가에 신경 네트워크를 심어 두었을 터. 기계로 하여금 아름다움을 인식하도록 훈련하고 있었다. 기계가 반복해서 들은 뒤, 단순한 관악기 소리가 어떻게 영혼을 자극하는 가변적 신호 가중치를 가감하는지 알려줄 네트워크. 며칠 후 렌츠 박사가 ‘나’의 연구실을 방문해 마치 비난하는 것처럼 묻는다.
  “당신이 네덜란드에 사는 은둔의 소설가요? 열대 지역은 어때? 매년 6퍼센트의 인구증가에 한 해 수입이 2백 달러인 나라. 세계의 대부분은 검은 머리칼을 가진 사람들이란 말이거든.”
  ‘나’는 이제 더 이상 네덜란드라는 나라가 싫다. 여태까지 12년 동안 C의 부모와 함께 그들의 고향인 네덜란드의 E라는 마법의 마을에서 지내고 이제 상처투성이로 돌아왔기 때문에. 딱 이런 상태일 때, 자칭 사회적 부적응자이고 근시안에다 난쟁이 콤플렉스가 있으며, 대개 이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이 흔히 그렇듯 호전적이고 과장된 무례함으로 무장했으나 여기에 더해 척추측만증까지 훈장처럼 보유한데다, 뭐든 다 안다고 나대는 과대망상증 환자이기도 한 필립 렌츠 박사가 ‘나’에게 화해의 선물로 미시마의 <우국>이 실린 단편집을 건네준다. 명예가 실추된 예술가를 위한 자살 매뉴얼 정도로 받아들인 ‘나’. 하여튼 이런 방법으로 관계를 개선한 ‘나’에게 며칠 후 술집에서 다시 만난 박사는 해럴드를 위시한 동료 박사들에게 기계를 가르쳐서 글을 읽게 만들겠다고 선언한다. 당연히 ‘나’를 파트너로 해서.
  목표는 학교의 석사자격시험을 위한 여섯 페이지짜리 목록에 있는 책들을 대상으로 어떤 문구라도 해석할 수 있는 신경망, 신경 네트워크를 만드는데, 신경망의 수준은 적어도 스물두 살짜리 인간의 답으로 손색이 없어야 하는 조건이다. 평가는 튜링 테스트. 일종의 맹검법으로 두 명의 응답자를 모르게 하고 일정한 시간에 답을 타이핑해서 채점한다. 만일 렌츠 박사가 이기면 해럴드는 버클리 선불교식 비계산적 창발 이야기를 집어치우고, 박사가 지면 장비의 지능화를 비롯해 여태 렌츠가 해온 것을 철회하고 이를 글로 써서 사과한다는 명예를 건 거창한 도박이 되어버린다. 이제 ‘나’도 엉겁결에 이 곤란한 난장판에 떨어져버린 것. 무리가 따른다고 쉽게 도중에 때려치울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육십이 넘은 노 과학자의 평생 명예가 걸린 일이니.
  완벽하고 총체적인 지능의 시뮬레이션은 지능 자체나 다름없다. 블랙박스가 해야 할 일은 어떤 주제가 주어지더라도 질문자를 속여 자신을 인간이라고 믿게 해야 하는 것. 신기하게도 작가는 아주 조금의 힌트를 제공한다. ‘나’의 입을 통해 발설하는 작은 열쇠.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공포는 우리가 꿈을 이룰지도 모른다는 공포.”
  계약의 완성을 위해 렌츠 박사는 독자는 이해하지도 못할 온갖 프로그래밍과 데이터 프로세싱 용어를 마구 쏟아내며 최초의 인공지능 장비 ‘임플리멘테이션 A’를 만들고 간략하게 ‘임프 A’라고 부른다. 이때 박사는 작업의 ‘핵심은 벡터’라는 말을 하는데, 언어의 습득이 어떻게 벡터와 연결이 되는지, 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니까 본론의 첫 발자국부터 그래도 이과 출신인 나는 안개 속을 헤매며 시작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여튼 임프A는 단순한 주어와 동사를 인식했으며 차츰 패턴을 완성한다. 그러나 스스로 문장을 만드는 일은 하지 못한다. 열받은 렌츠 박사는 임프A의 전두엽을 절개해 서킷을 망가뜨려버린다. 그래서 기계의 기억력을 약화시키니까 쇠약해진 임프A는 오히려 축소된 해협에서 학습 알고리즘이 솟아올라 말을 알아듣기 시작하는 거다. 패턴을 읽고 단어들을 의미 있는 관계로 정렬하는 것으로 봐서 임프A는 과도한 학습으로 그동안 죽어가고 있었던 거였다. 렌츠 박사와 ‘나’는 이렇게 개선된 기계에 새롭게 임프B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이렇게 임프A, 임프B, 그러다가 기계에 스피커를 부착해 ‘나’를 속여 깜박 속아 넘어가게 만드는 임프C를 거쳐 나중엔 무려 임프H까지 간다. 임프H는 완성형으로 헬렌이란 이름을 지어주게 된다.
  큰 줄거리는 이렇다. 물론 나는 결론에 관해서는 입을 다물겠다. 그러나 기억하시라.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공포는 우리가 꿈을 이룰지도 모른다는 공포.”
  꿈을 이룰지도 모를 공포? 그럼 꿈을 이루어야 좋을까, 이루지 말아야 좋을까. 그건 수다한 프로그래밍과 프로세싱 언어를 검색하는 고통스런 과정을 동반한 독서를 통해 직접 알아내시기 바란다. 그럴 가치는 충분하다.
  다시 말하는데, 별점 하나를 굳이 깎는 이유는 책 읽는 속도를 내지 못하게 만든 과다한 용어 때문이지 결코 이 작품의 품질 때문이 아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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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cat329 2021-02-01 16: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프로그래밍 언어를 일일이 다 찾아가며 읽으셨군요. 용어도 생소하지만 상상력이 부족한 저에겐 임프A,B...내용도 어렵게 느껴지네요. 작년에 <오버스토리>폴스타프님 리뷰읽고 사뒀는데 올해 꼭 읽어보려고 해요. 책이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묘하게 너무 끌리더라구요.

Falstaff 2021-02-01 15:01   좋아요 2 | URL
옙. 용어 뒤져보느라고 죽을 뻔 했습니다. 오죽 고생을 했으면 그거 하나로 별점 하나를 뺐을까요. ㅋㅋㅋㅋ
<오버스토리>는 꼭 읽어보세요. 잘 읽히기도 하고 배울점도 많습니다.

붕붕툐툐 2021-02-01 15: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갈테면 가라‘로 읽히다니.. 맘 속에 반항심 가득한가봐요~ㅎㅎ
폴스타프님이 명품이라 하시니, 좋은 책이 분명할 듯 합니다~

Falstaff 2021-02-01 15:08   좋아요 3 | URL
옙. 좋은 책입니다.
이 작가의 또다른 작품을 누군가가 번역하고 있나봅니다.
얼른 얼른 다른 책들도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입니다.
파워스한테 전화해서 소주 한 잔 사줄 테니까 한 번 오라고 했더니 요즘 자신도 다른 작품 시작해서 바쁘다고 하더군요. 이 형이 빼는 인간이 아닌데 정말 바쁜 모양입니다. ㅋㅋㅋ

붕붕툐툐 2021-02-01 15:3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농담이라 생각하고 웃었는데, 실제 작가랑 호형호제 하는 사이면 어쩌지;;;;)

Falstaff 2021-02-01 15:47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당연히 농담이지요. ㅋㅋㅋㅋㅋ

수이 2021-02-01 15: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로운 작가는 시작하기가 좀 힘들더라구요, 넘사벽 이런 느낌 강해서. 더구나 프로그....래밍 언어....... 그걸 과연 언어라고 불러도 되는건가요 폴스타프님, 그쪽으로는 진짜 아무 것도 모르는데 그래도 읽을 수 있을까요......... 넘사벽 중의 넘사벽 느낌;;

Falstaff 2021-02-01 15:31   좋아요 2 | URL
저도 프로그래밍 쪽은 완전 백치라서.... 혼 좀 났습니다.
그냥 대충 넘어가면 수월하겠지만 팔자가 그런 팔자가 아니라서 매번 검색을 하고, (후주만 가지고는 이해불가일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시간이 많이 들더라고요.

Falstaff 2021-02-01 15:36   좋아요 2 | URL
아참!
이 책 말고 <오버스토리> 추천합니다. 그 책, 제가 독후감 제목을 <모든 비 문맹인에게 권함>이라고 썼습지요. 그 책은 어렵지 않습니다. 잘 읽히고 뭉클하기도 합니다.

수이 2021-02-01 15:48   좋아요 3 | URL
그럼 오버스토리 먼저!!

Falstaff 2021-02-01 15:51   좋아요 1 | URL
탁월한 선택입니다!!!

잠자냥 2021-02-01 16: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 제가 이 책 도서관에 신청해서 받아와서는, 폴스타프 님과 같은 이유로 진도를 못빼다가 결국 어제 반납하고 말았어요. ㅠㅠ 다시 읽어야지....꼭

Falstaff 2021-02-01 16:04   좋아요 2 | URL
ㅎㅎㅎㅎ 몸 약한 사람 읽으면 심장병 도집니다. 아주 조심해야 해요. ㅋㅋㅋㅋ

han22598 2021-02-02 0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재밌을 것 같아요^^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Falstaff 2021-02-02 08:51   좋아요 0 | URL
옙! 재미는 있는데 본문에서 몇 번 거론했다시피, 프로그래밍 언어 등 전문용어들을 해독하는 것이 고난의 길입니다. 이거 잊으시면 안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