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린시절부터 어린이날이란 걸 모르고 자랐다. 그날은 그저 나에게 있어선 소파 방정환선생님이 아이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것과 학교가 쉰다. 이 둘뿐이었다. 하긴 이것도 학교에 들어가서야 느낀 것이니... 나는 어린이날이 아이들을 위한 날이었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 다른 아이들은 잘 모르겠지만 어린 나에게 있어서 그날은 그저 아무것도 아닌, 그냥 그런 날들에 하나일 뿐이었다.
하긴, 나와 내 동생들에게 있어서 어린이날만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었다. 크리스마스에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과는 달리 그날은 우리에게 있어서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날이었으며 생일엔 미역국을 얻어먹으면 잘지낸 것이었다.
그렇다고 우리집이 찢어지게 가난한 것은 아니었다. 중산층의 가정이었으나 엄마와 아빠는 우리 삼남매에게 그닥 관심을 주지 못했다. 그나마 둘째놈은 생일이 1월1일이라서 기억하기도 쉽고 챙기기도 쉬워서 였는지 몇번 케익도 얻어먹고 미역국은 기본이었던 놈이었으나 나와 막내는 아니었다. 그나마 미역국도 얻어먹기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그런것들에 그닥 관심이 없고 내가 불쌍타 생각해본적도 없는데 내 친구들은 그런 나에게 어머 불쌍해라. 하며 호들갑비슷하게 떨어댔다. 정작 나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데... 뭘 격어봐야 서운타 말다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생일이라고 꼬박꼬박 챙겨먹은 것도 중학교 들어와서이다. 그때부터는 그나마 친구들이 생일이라고 챙겨줬던 것이다.
어쨌든, 어린이날이라고 해서 특별한 기억이 없는 나에게 있어서 그날은 그저 쉬는 날이상은 아니다. 쉬는 김에 이것저것 많이 하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서 불쌍타 생각은 잠깐 했다. 얼마나 피곤하겠는가 말이다!!
어쨌든 어린이날은 정말이지 노는날이상은 아니다! 나에겐 적어도. 내 동생들도 마찬가지일것이다. 어린이가 무슨 벼슬인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하기야.. 어쩔수 없는 것이지만...
노래가 생각난다.
5월은 어린이날 우리들세상 ....
...더이상 생각이 안나는군...흠흠흠
가정의 달 5월에 참, 살아가기가 힘들다. 일단은 돈이 많이 들지 않는가! 아아 조카들이 아직은 없는게 다행이다. 하기사 내동생들이 나보다 결혼을 먼저 할수도 있긴 하지만 아직은 먼 미래의 일이니...
당분간은 어린이날은 나와는 상관이 없다.
그래도 간혹 생각하건데 어린이날 가족소풍이라도 간 기억이 없다는게 조금은 걸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