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께 일정 확정‥3개사 될 가능성 커
KT·SKT·하나로·LG컨소시엄 등 총력전 태세
자회사·게열사끼리도 "황금시장 양보 못해" 
미래 통신분야의 황금알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사업을 둘러싸고, 통신업체들이 ‘동상이몽’의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휴대인터넷은 현재 중계기가 설치된 곳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무선 초고속인터넷을 노트북이나 피디에이(PDA·개인용디지털단말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무선으로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를 말한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휴대인터넷 시장 규모는 사업 시작 첫해에 1조3천억원에서, 5년 뒤에는 3조1천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유선에서만 서비스가 이뤄져 시장이 정체 상태에 있는 초고속인터넷 시장을 급팽창시킬 수 있는 고리가 바로 휴대인터넷이라는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 추진 일정 이달 말 윤곽=2006년께 본격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휴대인터넷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정보통신부는, 그동안 미국과의 이견으로 늦춰져온 추진 일정의 윤곽을 이달 말께 대략 확정할 예정이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은 14일 “7월 말 사업자 선정 시기를 결정하고, 사업자 수와 선정 방법은 8월 중 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일단 사업자를 복수로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정통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효율 경쟁체제와 유·무선사업자의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3개 사업자에게 사업권을 내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통부는 그동안 새 사업을 시작할 때마다 효율경쟁체제 구축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3강 정책’을 펴온 바 있어 이런 관측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다.
현재 사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업체가 케이티(KT)와 에스케이텔레콤(SKT), 하나로통신, 그리고 데이콤을 중심으로 한 엘지통신3사 컨소시엄 등 4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업체들은 사업 참여 기회를 갖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 치열해지는 물밑경쟁=이에 따라 벌써부터 업체들 사이에서는 각자에게 유리한 사업참여 방식을 둘러싸고 ‘동상이몽’의 주판알 튀기기가 한창이다. 일부에서는 내부에서 불협화음도 새나오고 있다.
한계점에 다다른 유선통신 시장을 돌파하기 위한 새 수익원으로 휴대인터넷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케이티는, 요즘 자회사인 케이티에프의 컨소시엄 구성 요구에 맞닥뜨리고 있다. 휴대인터넷 서비스를 하려면 현재의 이동통신 기지국망을 활용해야 하는 만큼, 함께 사업을 하자는 게 케이티에프의 주장이다.
케이티는 그러나 “단독 추진 방침”을 거듭 강조하며 “기지국망이 필요하면 케이티에프로부터 임대하면 되지 않느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엘지 통신3사의 경우는 이와 대조적이다. 현재 엘지 통신3사는 데이콤을 중심으로 엘지텔레콤과 파워콤이 공동으로 ‘차세대 무선인터넷추진단’을 만든 상태이다. 단장은 데이콤 쪽이 맡고 있다. 그러나 데이콤은 엘지텔레콤이 자금 투입 등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나와주기를 기대하는 반면, 자금여력이 빠듯한 엘지텔레콤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엘지텔레콤 관계자는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꾸려 추진한다는 것은 합의된 사항이지만, 자금을 투자하는 등의 문제는 대주주인 브리티시텔레콤(BT)와의 논의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나로통신과 에스케이텔레콤은 현재 따로따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하나로통신은 이동통신이 없고, 에스케이텔레콤은 초고속통신망이 필요하기 때문에 두 업체간에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다. 일단 당사자들은 제휴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일부에서 두 회사의 컨소시엄 구성을 점치는 이들이 있지만, 그렇게 되면 유선사업자에게 우선배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