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금요일, 전공과목 하나를 시험보고 시간이 많이(?) 남아서 술을 마시러 가게되었다. 학교언니가 '술 마시러가자.' 하면서 신이나서 애들을 끌고 간다. 중간에 얌체처럼 빠진 사람도 있지만, 나도 작년엔 그랬으니, 아무말도 말자. (다음주에 시험도 아직 두과목 남았고..)

막걸리 집에 갔다. 막걸리는 마셔본적이 없어서 (아, 동동주는 마셔봤다. 그런데, 동동주랑 막걸리의 차이점은 무얼까?) 처음이었는데, 아주 맛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조금 많이 마셨나보다. 안주도 맛있고, 술도 맛있으니 평소보다 많이 들어가는건 어쩔 수 없었다. 시험도 망했었고. 야간은 아무래도 주간보다 불공평(?)한게 많다. 주간보다 시험도 쉽게 낸다. 쉽게 내는 것은 좋지만, 핵심을 피해서 시험을 낸다. 공부를 하면서 아, 이건 중요하니까 나올꺼야.. 라고 생각했던 문제는 주간반 시험엔 나왔지만, 야간엔 안나오고 엉뚱한 것들만 나왔다. 쉽게 쉽게 풀고 나와서(물론, 틀린것도 있었지만.) 한참을 앉아있다 생각하니 열이 받았다. 이상한 차별이다. 문제를 똑같이 낼 수는 없었겠지만, 그래도 너무하다.

아무튼, 그렇게 술을 마시다가 약간 취했나 보다. 어질어질하다. 집이 가깝다는 이유로 중간에 일어서지도 못한채, 그냥 끝까지 앉아있어야 했다. 다행이 다들 얼추 취해서 그냥 가자고 결론이 났다. 그래, 11시 경에 술집에서 나왔다. 순 여자들뿐인 술자리에 혼자 있던 남학생이 가버리고, 엉뚱하게도 커플이 둘 끼어들었다. 긴 테이블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일상사를 이야기하고, 회사에서 힘든 인간관계로 인한 화풀이(?), 하소연도 하고.

차가운, 시원하게 느껴지는 바람을 맞으면서 집으로 걸어가는 길이 약간 흔들린다. 보도블럭을 따라 똑바로 걸으려고 하는데, 잘 안되서 성질내다가 그냥 내맘대로 이리저리 걷는다. 남들이 취한 사람을 보듯이 날 볼까봐, 물론 취했지만, 신경쓰면서 똑바로 걸으려는데, 나중엔 내키는 대로다.

집에 도착해서는 옷을 대충 벗어 던져버린다. 얼굴이 빨개져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거울을 보니 새하얗게 질린 얼굴하나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대충 정리하고 그냥 누워잔다. 나는 겨울에는 가끔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서 자기도 하는데, 새벽 4시반 쯤 부대끼는 속에 의해서 일어나버리고 말아서. 다시 침대위로 기어올라간다. 침대위에 널려있는 옷과 책들은 저쪽으로 밀어내리고 대충 자리잡고 다시 잠으로 빠지려고 하는데, 속이 울렁거리니까 잠도 잘 안온다.

심한 갈증으로 눈을 떠서 일어났다. 냉장고에는 주스밖에 없다. 주스를 마시려다가 그러기가 싫어져서 물한방울 목으로 안넘기고 엉기적엉기적 일어나서 옷을 입고 출근을 할 준비를 하다가 늦장을 부려버렸다.

막걸리는 뒤끝이 무섭다든데, 정말인가 보다. 힘겹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알라딘도서팀 > 12월 내맘대로 좋은책!


 
"올해 가장 주목했던 두 사람, 래리 보시디와 램 차란"
 
현실을 직시하라
래리 보시디+램 차란 지음, 정성묵 옮김 / 21세기북스
 
편애하는 몇 안 되는 경영서 중 한 권인 <실행에 집중하라>, 그 저자들의 신간은 전작만큼이나 나의 편애를 받기에 충분하다. (사실 받았다.) 경영서는 이래야 함을 보여주는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설명, GE 부회장을 지냈다는 경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탁월한 통찰력은 이 책을 소장해 두고 몇 번씩 읽어보기에 충분한 이유를 준다.
 
하지만 이 책의 백미는 역시 제목에 있다. '책제목을 음미해 보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라는 생각을 들게 했던 전작만큼이나 이번 책의 제목 또한 멋진 '현실을 직시하라'다. 시오노 나나미도 <로마인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고 하지 않았던가. 몇 번을 곱씹어보며, 나는 현실을 외면한 채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생각이다.
 
아, 멋지다. 이로써 올해 총 3권의 책을 (한권은 <대한민국 희망보고서 유한킴벌리>다) 나의 경영서재에 추가로 꽂아두는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총 8권. 경영서가가 수는 적지만 알찬 책으로 점점 채워지고 있다.
 
경제.컴퓨터담당 윤성화
(rain@aladin.co.kr)
 
 
"원래 다른 음반을 선정했었는데..."
 
Dream Theater - Live At Budokan
드림 씨어터(Dream Theater) 연주 / 워너뮤직코리아
 
원래 꼽았던 음반은 이게 아니었다. 나름대로 되게 진지한 글을 하나 적어놓았었는데... (이 코너를 쓰는 다른 편집자들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난 좋은 음반이 나오면 여기 소개할 것을 미리 고민하고, 코멘트도 미리 써놓는다.) 그런데 11월의 마지막날 오전 도착한 한 장의 앨범이 한 달간의 고민과 생각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바로 여러분이 보고 계신 드림 씨어터의 부도칸 라이브!!!
 
수입판과 동일하게 3단 디지팩으로 발매된 이번 앨범은 뭐... 할 말이 없다!!! 바로 그냥 확 뛰쳐나가서 미친듯이 흔들고 발악하고 싶다. 몸 구석구석을 강렬하게 두들겨대면서 나를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구만!!! 오오오!!! 어찌 이들은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지는지... 내년에 신보를 낸다는 기쁜 소식 또한 곁다리로 들어 지금 기분이 만땅 좋다! (소문에는 워너가 그다지 홍보를 해주지 않아서 계약이 종료되는 마지막 한 장을 예정보다 빨리 낸다고도 하던데. 흠... 모르겠다, 일단 내기나 해라!!!) 어찌되었든, 여전히 내 몸속에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구나 하는 걸 화끈하게 실감하게 해 준 드림 씨어터에게 11월 내 맘대로 좋은 음반 자리를 건네준다. 이제는 국내에 발매되지 않은 부도칸 라이브 DVD를 구매하러 갈 차례... 기다려라~~~ 하하하!!!
 
음반.DVD담당 서현
(mirinae@aladin.co.kr)
 
 
"파이의 반전, 파이의 선전, 파이 화이팅!"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몇번을 썼다 지웠다 반복했다. 정말 좋아하는 책인데, 정작 입밖으로 내어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는 경우가 있다. 이 소설도 그렇다. 그저 솔직하게, 짧게 말하자. 어린 소년(파이)이 사나운 호랑이와 함께 227일 동안 태평양을 표류한 이야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로 부풀었다가 사랑하는 가족을 한순간 잃고, 언제 자기를 해칠지 모르는 호랑이와 공존 아닌 공존을 하면서도, 끝끝내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한 소년의 이야기라니. 매혹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여러 사정이 겹치면서 3일에 끊어 읽었다. 사실 끊어 읽는 독서는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소설의 경우. 3부로 나뉘어진 이 책의 1부는 예상 외로 길다. 태평양에 홀로, 아니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난파한 이야기는 100여 페이지가 넘어가야 비로소 등장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마지막 3부다. 소설을 다 읽고 나서도 알지 못했다. 그저 재미있네, 흠. 이러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머리를 감다가 깨달았다. 아, 바로 그런 내용의 소설이었구나! 뒤통수를 퍽 얻어맞은 느낌(사실 아직도 얼얼하다). 이 소설의 구성이 의미하는 바, "세상은 있는 모습 그대로가 아니에요. 우리가 이해하는 대로죠."라는 말의 의미. 살면 살수록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하는 우리네 삶을 지탱하는 '무엇'의 의미. 그러니까 희망, 혹은 이야기의 기능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책을, 소설을 계속 읽는 이유. 뭐, 이런 것들에 대한 선명한 깨달음이랄까. 아주 수월하게 빠르게 읽히면서도 그 안에 삶이 있다. 역시 정말 훌륭한 작품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씌어지는 법이다. 새삼 생각한다. (알라딘 입사 후 내 마음을 뒤흔든 몇 권의 책 중에 차오원쉬엔의 소설과 <내 생애의 아이들>이 있었다. 결국 또다시 소년(들)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행복한책읽기
 
오랜만이다. SF를 읽으며 인식의 변화, 아, 세상을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하고 놀란 것은. 이야기는 단단하고, 구성도 흠잡을 데 없다. 한눈 팔지 말고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지적 충만감을 느낄 수 있는 책. (공대생 개그 중에, '정의'라는 단어를 들으면 문과생은 'justice'라는 영어단어를 떠올리고 공대생은 'definition'을 떠올린다는 예가 있다. 정말 그렇다. 전형적인 문과생인 나로선 '네 인생의 이야기' 중 페르마의 최단시간의 원리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오, 이런 식의 인식이 가능하군, 하며 놀랐다. 과학과 종교가 잇닿을 수 잇는 지점이 무엇인지 얼핏 알 것도 같다.)
 
문학담당 박하영
(zooey@aladin.co.kr)
 
 
"기차가 달리는 한, 그들은 살아남는다"
 
설국열차 1 자크 로브+장 마르크 로셰트 지음 / 현실문화연구
설국열차 2.3 뱅자맹 르그랑+장 마르크 로셰트 지음 / 현실문화연구
 
일본만화처럼 아기자기하고 단정한 선이 아닌, 다소 거칠고 예술적으로 난해한(?) 느낌을 주는 유럽만화는 국내에서 그다지 각광받는 편은 아니다. <설국열차> 또한 대표적인 유럽만화로 총 2권으로 되어 있다.
 
기후무기로 인해 파괴된 지구에 빙하기가 닥쳐와 생명체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살아남는 방법은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판 노아의 방주, 설국열차가 만들어지고 만화는 이 안에서 벌어지는 차별, 인간의 존엄성, 이기심을 중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1권의 시나리오 작가는 SF 시나리오계의 대가 자크 로브. 장 마르크 로셰트는 애초 그와의 작업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그려나갔다. 그러나 1권을 그린 직후 자크 로브가 타계, 별 수 없이 공백기를 두던 중 또다른 작가 뱅자맹 르그랑과 2권을 완성하게 된다.
 
시종일관 암울하고, 게다가 확실히 보기 편한 그림체는 아니다. 그러나 읽은 직후 사람으로 하여금 단 몇 분 동안이라도 무언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만화이다. '열차'라면 그저 꿈과 환상의 만화 '은하철도 999'만 떠올리던 시절은 이제 서서히 지나가는 모양이다.
 
외국어.실용담당 김세진
(sarah2002@aladin.co.kr)
 
 
"내 인생의 책, 한 권 추가요!"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 작가정신
 
표지만 봐도 흐뭇한 책 <파이 이야기>. 11월에 읽은 책 가운데 이에 대적할 경쟁작은 없다! 태평양 한가운데 벵골 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남겨진 파이의 모험담 자체로도 더할 나위 없이 흥미진진 하지만, 이 책의 힘은 마지막의 기막힌 반전(?)에 있다. 책이 제시하는 다른 버전의 이야기.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 소통과 단절... 세상에 존재하는 이분법적 가치들을 정확하게 나눠세우는. 어느 이야기를 믿을지는 당신 마음. 그래서 이 책은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 신의 존재와 경이로움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결국은 당신의, 나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기억에 남는 문단 하나. "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점을 보면 난리라도 난 것처럼 군다. 얼굴을 붉히고 숨을 몰아쉬면서, 화를 내며 말을 쏟아낸다. 이런 자들은 겉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신을 옹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분노의 방향을 자신에게 돌려야 한다는 걸 모른다. 바깥의 악은 내면에서 풀려나간 악인 것을... 선을 위한 싸움터는 공개적인 싸움장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에 있는 작은 공터인 것을."
 
희망, 삶, 믿음, 신, 경이로움, 우주의 신비, 생명... 그것들은 마음 속으로 옹호해야 한다는 사실. 그것들은 각자의 마음에 있는 작은 공터에 심은 나무라는 것. 물을 주고 볕을 쪼여 키워내야 할 나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절실하게 생각한다.
 
사회.역사담당 김현주
(realsea@aladin.co.kr)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이 동화!"
 
짐 크노프와 기관사 루카스
짐 크노프와 13인의 해적
미하엘 엔데 지음, 프란츠 요제프 트립 그림, 선우미정 옮김 / 길벗어린이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의 기쁨, 감동, 설레임, 흥분이 아직 생생하다. 읽고 읽고 또 읽었던 이 동화, 그간 <기관차 대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반쪽의 이야기만 출간되고 있어 못내 아쉬웠는데, 예전 모습 그대로 만나게 되어 다시 한번 감격, 또 감격!
 
<모모>, <끝없는 이야기>의 작가 미하엘 엔데의 데뷔작품이다. 주제의식 면에서는 유명한 두 작품처럼 심오하지 않다. 하지만 훨씬 발랄하고 즐겁고 신나고 유쾌한, 상상력 가득한 동화. 상상하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흔치 않은 책이라 읽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시간이 흐르고 나는 늙고 변했으나 책 속의 그들은 그 모습 그대로이니 그 또한 내게 기쁨이 아니겠는가.
 
인문.예술담당 이예린
(yerin@aladin.co.kr)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족 - 아키라, 수우, 노조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 1 
오자와 마리 지음 / 서울문화사
 
이번 달은 개인적인 일이나 업무적으로나 엄청 바빴다. 왜 '내 맘대로 좋은 책' 안식월이나 이번 달은 '내 맘대로 좋은 책' 안 써도 되는 조커가 없냐고 궁시렁거렸지만, 칼 같은 마감에 점점 "나는 냈어요~"... 나는 주변의 압박에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이번 달에는 무슨 책을 읽었고, 감동받았는지를 짜내기 시작한다.
 
바닥까지 기어가도 책이 없다. 이럴 수가. 명색이 인터넷 서점 편집자면서도, 한달 내내 그 책더미에 둘러 싸여 있으면서도, 가슴을 찌잉하게 울릴 그 한 권을 찾지 못했단 말인가..하고 좌절할 찰나 이 책이 짠 하고 나타났다. 사실, 약간은 반칙이다.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이미 몇 년전에 나온 만화로, 아쉽게 절판되었다가 이번에 새롭게 애장본으로 나왔다. 종이질이 조금 좋아졌고, 번역도 약간 손을 본듯 하다. 이 작품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좋아하는 작품일수록 왜 좋은지를 이야기하기가 참 힘들다. 구구절절 사설 쓰지 않으련다. 찬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우동국물이나 군고구마같은 만화다. 소박하면서도, 가끔씩 사정없이 찌잉하게 하는 미혼모 수우와 그녀의 씩씩한 딸 농농의 이야기를 보면서 힘을 얻는다. 아자!!
 
어린이담당 류화선
(yukineco@aladin.co.kr)
 
 
"벌써 겨울"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 행복한책읽기
 
만약 시간이 나서 <파이 이야기>를 읽었다면 바뀌었을 수도 있다. <파이 이야기>는 번역되기 전부터 기대기대하던 소설이다. (친구들과 도대체 그 파이는 사과파이의 파이냐 3.14...의 파이냐? 궁금해하곤 했다.) 그런데 사정이 있어 테드 창의 단편집부터 읽게 되었으니, 이 역시 수년 전부터 귀가 닳도록 명성을 들어온 터이고, 과연 수록 단편들의 명성은 하나도 헛되지 않도다! 누구나 쉽게 잡아들어지지 않는 분야의 책이 있거니와, SF도 장벽이 높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것, 그러나 이 책은 그렇게 놓치기엔 너무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또 바빴던 11월엔 유독 일본가수들의 노래를 많이 들었다. 하나같이 라이선스되기 전에 어찌어찌 구한 음반들이 저가에 발매되어 배가 아픈 경우였는데, 차라의 이 앨범도 마찬가지. 나카시마 미카의 곡을 번안한 박효신의 노래가 히트를 치는 현상도 내게는 신기할 따름인데, 좋은 것은 이렇게 섞이고 풀리고 하면서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나는 믿는다.
 
편집장 김명남
(starla@aladin.co.kr)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어도 오늘은 배송중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흑...
빨리 좀 보내주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몇주전부터 준비했던 모의 수업을 어제 했다. 조별로 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발표는 나 혼자 다해야 했다. 한조당 3명인데, 이 두 인간이 자기들은 절대 못하겠다고 우기는 것이다. 어쩔수 없다. 혼자서 하기로 한다.



첫번째, 수업시간은 다음 시간인 수요일에 듣기로 하고, 혼자서 도서관으로 가서 중얼중얼 거리면서 연습하고, 말을 고치고 바꾸고, 외운다. 목이 칼칼하니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연습을 중지할 수는 없으니, 별 수 없다.



드디어, 수업시간이다. 우리조는 세번째 발표이다. 조금씩 떨려오기 시작한다. 수업 시작전에 미리 메인 컴퓨터에 학습자료(PPT)를 복사해 놓는다. 다른 조들이 발표하는 것을 보고, 점수를 매긴다.



두번째 조가 준비가 약간 미흡했던 관계로 우리가 먼저 하기로 하다.



심호흡을 하고 인사를 한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날씨가 참 추웠는데, 그래도 오늘은 별로 안추웠죠?" 로 시작하는 인사를 하고 수업을 시작한다. 프린트해간 것은 볼 새도 없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주절 주절 거리면서 화면을 보고 질문도 던져가면서 진행한다.



사람들 반응이 별로다. 얼굴이 굳었던 듯하다. 중간에 그만 둘 수도 없으니, 그냥 계속한다. 얼굴에 열이 오르는 것같기만 하다. 어떻게 마쳤는지도 모른채 끝맺고 자리로 돌아온다.



교수님이 코멘트를 주신다. '말소리도 적당하고, 발음도 정확하고, 내용이 많은데도 정리를 아주 잘했어요. 근데 설명이 좀 많아서 조금 지루하고, 마지막에 한번 했던 정리를 앞으로 당겼으면 더 좋았을거에요.'



빨개진 얼굴로 열심히 듣는다. 다른 조들이 발표한다. 다들 잘했다. 다른 조들은 조원들이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고 있다. 우리 조랑은 다르다. 나는 이제 갈구기 시작한다. 옆자리의 오빠를. '다른 조는 다들 돌아가면서 하는데, 왜 우리조만 나한테 시키느냐, 다른 사람들은 뭐 잘해서 다들 발표하느냐, 나 목아파 죽겠다.'..등등. 아무말 못하고 실실 웃으며 '알았다.'만 반복한다. 조금 밉다.



수업이 다 끝나고, 갑자기 교수님이 몇몇의 이름을 호명한다. 내 이름도 있다. 성적조회용 비밀번호가 나랑 다른 한 사람이 같단다. 흠, 내가 그냥 다른 걸로 바꾸기로 하다.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코맨트(점수지)를 나누어 주셔서 받았다. 다른 사람들(우리조)이 조금 읽고, 나에게 넘겨주다.



집에 와서 잠깐 딴 짓을 하다가 읽는다... 잘했다는 의견, 조금 부족한 점이 많았다는 의견도 있다. 식상하다는 의견도 있고.



충격먹은 두 사람의 코멘트... '목소리가 갈라져서 강의엔 맞지 않는 것 같아요.' '표정이 좀 더 부드럽게 했다면 좋았을텐데.'.......안 웃었나 보다. ..목소린.... 할말없다.



인신공격이야, 인신공격이야... 라고 못되게 중얼중얼 대다가도, 새삼 느낀건 그래, 나 인상 안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몇일 전에도 페이퍼에 늦잠을 잔다고 했었다. 그래도 늦잠 자봐야, 20분 정도 늦게 일어난거라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는데... 오늘은 회사에서 8시(출근시간이다.)에 온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밤을 샐 걸 그랬다고, 오는 내내 울상 지으면서 생각했었다. 내가 요새 조금 바쁘긴 했었지만, 늦잠이 문제가 아니라 한시간이나 지각한 것을 생각하면 우우, 반성해야 할 문제이긴 하다.


내가 비록 새벽 2시가 넘어서 자긴 했지만, 자명종 알람 한번에, 핸드폰 알람이 10번 정도 울리는 데도 불구하고 일어나지 못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아무리 한 번 잠들면 누가 업어가도 모른다고는 하지만...흑흑흑.


이럴땐 정말이지 혼자 산다는게 참 불편한 일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4-11-29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 안새시길 잘했어요. 밤새면 다음날 너무 힘들잖아요

작은위로 2004-11-29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긴 하지만요, 하아. ...10,20분도 아니고, 한시간이나 지각을 해서요...

찔려서 지레... ^^;;;;;

그렇죠. 지금도 조금 비몽사몽인데, 밤샜음....상상이 가죠.ㅋㅋㅋ 지금은 저도 안새길 잘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