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가슴을 파고드는 허전함은, 허전함 끝의 작은 둔탁함은 무엇일까?
나는 아직도, 여전히 마음을 열고 누군갈 들여놓기가 힘이 든가봐.
아마도 애써 외면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내가 너를 조금 내 테두리 안에 들여놓으려고 했었던 것을.
'다른 사람 손은 잡지마.'란 장난말에도 조금은 가슴이 두근거렸을지도 몰라.
정말로, 그랬을지도 몰라.
그래서, 어쩌면, 네가 늦은 내 첫사랑일수도 있을거 같아.
아니면, 혹시 나는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조금씩 너와 같은 사람들을 버려오거나, 지쳐 떠나게 만들었는지도 몰라.
......
나중에 먼 훗날, 말할 수 있을지도 몰라.
내가 언젠가 너를 좋아했던거 같아, 라고. 웃으면서.
좋은, 친구이길 바라는데도 조금 전처럼 대하기가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그래도, 그래도 친구!
근데, 어쩌면 그것은 그 허전함은 사랑보단 우정쪽에 가까울지도 몰라.
원래 사람은 자기 자신의 감정도 잘 모르는 법이잖아.
아주 오랜 세월 후에야 뭐라고 정의내릴수 있을지도 몰라.
나이만 먹었지, 아직은 어린가봐. 아니, 어려. 너나 나나.
그냥,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