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였더라? 정확한 날짜는 기억이 안나지만, 아마도 5월 초였을것이다. 학교 앞에서 CGV불광 아르바이트 모집을 하고 있었다. 놀고있던 터라, 약간 끌리긴 했지만 그냥 넘겼다가 조금 후에 온 친구의 꼬심에 넘어가서 이력서를 작성하고야 말았다. 그리곤 까맣게 잊어먹고 열심히 학교를 다니던 중.

지난주에 전화가 왔다. 서류전형에 통과하셨으니, 토요일 1시에 면접을 보러 오라고. 금요일에 술자리에서 날을 새려다가 내가 그냥 시간맞추어 돌아온 것은 이 면접때문이었다.

아르바이트 면접을 정장입고 가긴 그렇고, - 알바면접은 첨이라 뭘 입어야 할지 내딴엔 무진장 고민했었다. 억울하게도. - 한참을 고민하다가 적당히 하늘거리는(?) 치마를 입고 분홍색 자켓(캐주얼)을 걸치고 면접을 보러 CGV 상암으로 갔다.

도착해서 이름표를 받는 곳에서 이름표를 받고 가려는데 조를 알려준다며 붙잡아서, 이름을 말했더니, 조폭마누라조란다. 포스터가 있는 자리에 앉아서 가면된다고 해서 면접장에 들어갔더니 간단한 다과를 가운데 두고 8명씩 앉을 수 있게 동그랗게 만들어 놓은 자리가 8개 있고, 거기에 영화 포스터가 하나씩 놓여있었다.

면접이라봐야 태어나서 두번본게 전부지만, 전부 1대 다 였기때문에 흔히, 다대다 형식의 면접은 처음이었다.

면접이라기 보단, 무슨 행사같기도 했고. 처음에는 간단히 CGV에 대해서 소개하고- 이 소개는 면접볼때도 듣고, 오리엔테이션때도 듣고, 오늘 첫교육에서도 듣고, 넘 많이 들었다. 기억은... 잘 안나는게 문제이지만. - 조금 있다가(그 와중에 농담따먹기도 했드랬다.) 웬 종이를 주더니, 작성하란다.

무인도에 가지고 갈 세가지를 고르라는 것이었는데, 내가 쓴 것은 '책, CD&CDP, 화장품'이었다.

손들고 발표하는 거라서, 중간까지 고민을 하다가. 에잇, 그냥 하자. 하곤 발표를 하고. 왜냐하면, 면접관들이 웃으면서 듣다가도 접수를 한명씩 메기고 있었다.

조금 있다가는 각 조마다 두가지 상황을 주고, 그 중 하나의 상황에 맞추어서 상황극을 하는 것이었다. 주제는 두가지였는데. 하나는 놀이공원에서 바이킹을 타야하는데 키가 작아서 탈수 없는 상황인데, 아이의 부모가 중학생이라면서 태워달라고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할것이냐, 또다른 하나는 음식점에서 당신이 홀 매니저인데, 음식에서 철 수세미가 나왔다.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였다.

우리조는 음식점을 하기로 하고. 평범한 결과는 - 그러니까, 음식을 바꾸어주고. 무료로 내어주고 뭐 그런것들- 어울리지 않으니까, '당첨되셨습니다.'로 하기로 했다.

8명이나 되고, 한명도 빠짐없이 들어가야 해서. 홀매니저 1명, 직원1명, 친구역 2명, 연인 1커플, 파티담당 직원 2명으로 정하고 대충 애드립으로 때워야 했다.

여자 친구 생일을 맞아서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친구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데, 먹다가 음식에서 철 수세미가 나온 상황. 여자친구랑 친구들은 난리가 아니고. 직원은 쩔쩔매다가 홀매니저를 불러오는데, 여기서 남자친구가 '당신 미쳤어? 미쳤냐고.' - 일부러 재미있게 하려고. 웃찾사에 나오는 거라는데 안보니 알수가 있어야지...-_- - 하고, 정신없는 상황에서 홀매니저가 '철 수세미를 씹으셨습니까? 축하합니다. 당첨되셨습니다.'하고 여직원 둘이 튀어나와서 갑자기 '축하합니다.'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상황인거다.

조별로 그렇게 다 발표하고 나니, 그게 면접 끝이라고 했다.

다음날, 친구들과 동대문에 가서, 청바지를 사려고 입어보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CGV에 합격하신 것을 축하합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나보다는 CGV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친구가 더 좋아하고 난리였다. 어쨌든, 어제의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결과, 총 합격자는 139명이었다. 그중 남자는 30명.

이번 합격자들은 오픈스탭으로 한달간 (휴일빼고 21일간)의 교육을 받고, 6월 25일에 오픈하는 CGV 불광에서 일하게 된다.

 

그러니까, 6월 25일 이후에 CGV 불광에 오시면, 그곳에서 위로를 볼수도 있다는 거지요. 무어, 아직 포지션이 정해지지 않아서 어디서, 몇시타임에 일할지는 모르지만. ^^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5-05-24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축하드립니다. 근데 139명이나 뽑다니 대단한데요? 그리고 뽑는 방식도 참 신선하고 좋았습니다. 상황극이라니...호호. 저희 집이 불광에서 멀지 않습니다. 하핫.

작은위로 2005-05-25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치요? 면접이 아닌 느낌이었다니깐요, 점수매기는 면접관들을 제외시키면요. 즐겁게 두시간 놀다가왔었지요/^^
아, 집이 가까우시면, 놀러오세요~~ ^^ 마태우스님 오시면 제가 팝콘도 사드릴게요..^^

로렌초의시종 2005-05-26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그런데 정말 많이 뽑네요. 물론 희망자는 훠얼~~씬 많았겠지만요. 얼마나 큰 영화관이기에...... 요즘에 이런저런 신경쓸 일이 너무 많아서 페이퍼는 진작 읽고도 이제야 축하드립니다. 저도 언제 한번 놀러갈께요~~~~^^

작은위로 2005-05-30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바쁘시던걸요~~
^^ 저도 요즘 정신이 없어서, 서재엔 간만에 온지라,,, 댓글 달아주신것도 몰랐네요..
놀러오세요~~ ^^ 오시면 전 넘넘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