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자체 휴무. 말그래도 아무것도 안했다.

일요일인 오늘은 좀 바빴다.

소꼽친구 결혼식이라서 김포에 가야하는데, 엄마도 오신다고 하셨다. (시골에서 어르신들이 올라오시기때문에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오는 듯하다. 거기에 엄마도 같이 껴서 오셨다.)

지난주에 긴 앞머리때문에 혼난 관계로 아침에 일어나서 일찍 미용실부터 가서 앞머리만 살짝 손질했다. 결혼식은 1시니까 두시간 일찍 나가면 되겠지 싶어서 11시 10분경에 집에서 나와서 전철을 타고 가는 와중에 군에 있는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랑 통화를 했었는지, 왜 회사를 그만뒀냐면서, 이제 뭐할꺼냐고 자꾸 묻길래, 짜증을 내버리고 말았다. 자꾸 그러면 성질 난다면서.

송정역에서 내려서 김포가는 버스를 타야하는데 다들 김포를 간다. 살짝 인상쓰면서 고민을 하다가, 택시를 타려는데 아저씨가 김포고등학교가 어딘지 모른단다.

결국은 매표소 아저씨한테 물어서 김포고 가는 버스를 타고 귀에 꽂은 이어폰도 뺀채 열심히 버스안내방송에 귀를 귀울였다. 김포시청 지나서 김포고 앞에서 내렸는데 한쪽은 아파트 단지고 건너편이 상가인데, 아무리 보아도 한강웨딩홀은 없다.

결국은 엄마에게 전화해서 (엄마는 이미 예식장에 도착한 상태였기때문에.) 물어봐달라고 하고, 버스타고온 방향으로 걸어가면서 혹시있나 열심히 두리번 거렸지만, 못찾았다.

다시 걸려온 전화에 의해, 김포고등학교가 아니라, 김포시청 정류장 건너편이라는 소리에 순간 짜증이 나버리고 말았다. 분명히 신부될 그녀는 나에게 김포고 앞이라고 말했단 말이지. 우띠. 그나마 그쪽으로 내가 걸어가던 중이라서 다행이었다.

결국은 신부대기실에는 가보지도 못하고, 축의금만 내고는 바로 시작하는 식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축의금 낼때, 축의금 받으시는 분이 낯이 익긴 했지만... 나중에 시골어른 중 한분이었단걸 알았고, 무진장 혼나고 말았다. 흑흑흑. 못알아보고 인사도 안했다고. 제가 몇살때부터 시골엘 안갔는데요... 으으윽.

결혼식의 꽃은 신부가 맞다니까. 새삼 한번 더 느끼고는. 식이 끝났길래, 올라가려다가 엄마에게 붙들렸다. 친구들사진은 찍어야 한다고. 아는 사람은 신부뿐. 어린 시절부터 떨어져 자라서 친구들이 서로 모르는데 어쩌요. 안찍는다고 버팅기다가 엄마한테 등짝을 세게 몇대 맞고, 시골 할머니들이 몇대 때리면서 밀어서 찍었다. ...속으로 민망했다.

많이 컷다고 하시던 분들도 공주(원래 이름은 아니고, 어린 시절에 애칭비슷하게 불린 호칭. 우리 막내랑 동갑이고 군대가있는 다른 소꼽친구의 동생.)가 오자, 바로 바뀌는 말. 나보다 네살어린 녀석이 나보다 키가 크니 한마디씩들 하신다. '어째 넌 안컷냐?'

공주가 아줌마에게 무어라고 하자, 아줌마가 어르신들 앞에서 한 말은

'XX가 모범생처럼 보인단다야.'

맞장구치는 엄마가 한 말로 인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내 동생도 나를 그렇게 생각한 다는 것이다. ...난 별로. 아닌가? 범생인가? (....우등생은 절대아님.) 범생의 이미지는 재미없는데. 우이띠.

여튼, 간만에 어른들을 다 뵈어서 인사하느라고, 한참동안 있었더니 3시였다. 갓 결혼한 새신부 얼굴 한번 더 보고 갈까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서(다른 약속도 있던 관계로) 포기하려는데, 마침 인사나온 신부에게 인사하고는 버스타러 갔다.

친구랑 약속 있다는 공주와 함께 당산역 가는 버스를 타고 오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것 같다. 2학년 올라가는게 약간 무서워서 1년 휴학하고 오빠 제대하면 같이 복학 할거라는 이야기를 하더라. 1학년때 너무 신나게 놀았는데, 2학년 올라가서 본격적으로 공부할 생각하니 무서워졌다고 한다. 그래도, 과감히 휴학을 하다니 알다가도 모를일이라고 혼자 생각했다.

두녀석들이 초등학교때 아줌마가 재혼하시면서 시골을 떠나버려서, 연락이 두절되었던 관계로 거의 10년 이상 못보고 간만에 본거지만, 역시 어릴적에 놀던 기억이 있어서인지 덜 서먹하다.

그러고 보면, 어린시절의 추억이 얽힌 사람들이란, 참 대단한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뭐가 대단한지 설명은 못하겠지만.

이미 3시에 대학로에서 만나서 놀고있을 친구들에게 도착했다고 전화를 하고, 도대체 쌍둥이들 생일 선물을 뭘로할까 고민하다가, 바디샵에 들러서 발관리셋트하나랑 화이트머스크 바디용품셋트를 하나씩 샀다. 같은걸 선물할 수는 없으니까.

4시 반쯤 만났는데, 시간이 약간 어정쩡한 관계로 어찌 어찌 밥부터 먹기로 했다. 놀부보쌈에서 밥먹고 민들레영토 별관에 가서 차 마시고 수다떨다가. 8시반부터 야간근무 들어가야한다는 친구로 인해 일찍 헤어졌다. (이게 절대적으로 일반적인 친구들과의 놀이 코스다. 밥먹고 카페가서 수다떨고 가아끔 노래방가서 놀기.)

혼자서 교보 광화문에 들러서 몇가지 들쎠보다가 폐점시간에 나왔다.

   오늘 구입한 책.

   사실은 C++관련 책을 사려다가 못사고 프로그램 개발 및 관리자를 위한 책이길래 샀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태우스 2005-04-25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여자분들은 신부 대기실을 가보는군요. 남자들은 단체사진 찍을 때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는데.......
회사 그만둔 거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전 님을 믿어요^^

작은위로 2005-04-29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으흐, 감사해요.(저도 절 믿어요..ㅋㅋㅋ)
신부대기실에 가서 사진 한방씩 찍는 거죠...ㅎㅎㅎ 남자들도 와서 찍고 가기도 하던데, 아님, 구경하거나요^^

책읽는나무 2005-05-06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식장에 가면 꼭 신부대기실로 직행하게 되더군요!
신랑하객으로 가더라도 신부대기실앞에서 얼쩡거린다는~~ㅡ.ㅡ;;
화사하고 이쁜 신부얼굴을 보면 나또한 이뻐질 것 같아 말입니다...^^

작은위로 2005-05-06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요~~
평소엔 그저 그래보이던 사람들도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대기실에 얌전히(!) 앉아있는 것을 보면, 진짜 예쁘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