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페이퍼에 그런 말을 쓴적이 있던가...없던가.
우리 회사는 여직원들이 모든 전화를 소화해 내야 한다. 하루 평균 걸려오는 전화만 해도 장난이 아닌데 문제는 바로 오늘 같은 날이다. 오늘 같은 날이 어떤 날이냐하면 모든 직원이 외근을 나가버려서 전화받을 직원이 여직원 둘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다가 희안하게도 그런날이면 전화가 무더기로 걸려온다. 전화받고 있는 중에도 걸려오면 우리는 대부분 수화기를 두번들고 전화통화를 해야만 한다.
짜증이 난다고 해도 짜증을 표현할 길이 없으며, 어떤 상황이든 간에 우리는 친절이란 모토아래 전화를 받아야만 한다. 전문 상담실이 없는, 거기다가 은행처럼 어디로 연결을 원하시면 몇번을 눌러주세요. 같은 멘트성 전화를 회장님은 질색하시면서 싫어하신다.(예전에 부장님이 임의대로 신청했다가 회장님에게 장난아니게 깨진적이 있다.) 걸려오는 모든 전화. 라는게 혹, 텔레마케터를 하신 분은 알겠지만 정말이지 전화기를 폭파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많다. 그중에는 간혹 장난전화도 있으며, 직원들이 거는 전화도 있고, 지사에서 걸어오는 전화도 있으며, 특히, 고객들이 거는 전화가 있다. 나머지는 그냥 그냥 넘겨도 좋은데 마지막 부류와 간혹 걸려오는 광고전화는 짜증을 유발하며, 스트레스를 폭발시킨다.
고객들중에는 이쁘게(?) 전화해선 이쁘게 끊는 분들보다 전화해서 다짜고짜 욕으로 시작해서 소리지르는 걸로 끝나는 고객들도 있다. 그렇다고 받는 우리가 그 전화를 같이 소리지르고 욕하면서 통화할수는 없다. 그저 그사람들이 그러더라도 우리는 친절한 목소리로 친절한 내용으로 상.담을 해야만 한다.
상당히 곤욕스러운 것은 막무가내로 우기는 고객들이다. 이쪽에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도 무조건 자기말만 하는 고객들이 많다. 열번, 스무번을 설명해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럴땐 정말이지 전화기를 쥐고 숨을 틀어막아 버리고 싶다...(이거 무슨뜻이냐!!)

그것보다도 문제는 조금이라도 전화벨이 오래 울리면 당장 들리는 소리 ' 전화좀 받아'라는 우리 팀장의 높은 소프라노톤의 목소리이다.
한때는 그 목소리때문에 히스테리까지 일어날 정도였으나, 지금은 그러던지 말던지. (물론 아직도 간혹.. 머리끝까지 오르는 그 어떤 감정으로 인해 숨막힐것 같기도 하다.)
그러가다 깨달았다. 어디서건 전화벨만 울려대면 전화를 받아야만 할 것같은 심정이 되버리는 거다. 은행업무를 보다가도 은행 전화벨이 울리면 꼭 내가 받아야만 하는 것 같을때가 있다.
얼마전부터는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에 회사 전화기를 들고 예의 멘트를 날리다가 알았다. '아, 이런. 핸드폰이잖아.'
가뜩이나 전화받기 힘들어하고 전화걸기 힘들어하는 내가 이정도라면 상당히 심각하다. 어쩌나, 세상의 모든 전화를 폭파할 수도 없고. 이럴때는 벨이 원망스럽다. 왜 전화를 발명했느냐 말이다!!

덧붙임 : 이 페이퍼를 쓰는 동안 받은 전화만 근 10여통에 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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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07-08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힘드시겠어요... 몇 통 안 오는 우리 집 전화도 짜증날 때가 있는데... 님 힘내세요...

작은위로 2004-07-0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네, 힘낼게요.
짜증은 나지만 간혹말이죠. 아아, 성격나쁜 내가 이렇게 까지 참다니! 하면서 스스로 놀랄때도 있답니다. 크크크. 그럴땐 햐, 인간 많이 컸다. 라고 생각도 하지만...흐흐흐. 역시 전화란 없었으면 할때가 더 많답니다. ㅎㅎㅎ

로렌초의시종 2004-07-08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행업무를 보다가도 은행 전화벨이 울리면 꼭 내가 받아야만 하는 것 같을때가 있다.-이쯤 되시면 작은 위로님께서 얼마나 힘드신지 익히 짐작이 되는 군요. 힘드시겠어요. 하긴 친구들과 가볍게 하는 통화가 아닌 '일'로써의 전화라서 더 힘드시겠지만요. 더운 여름에 힘내시길......^^

작은위로 2004-07-08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우니까 더 쉽게 지치는거 같아요. 하지만 일이니까. 별 수 없이...
^^ 네, 힘낼게요. 호호. 열심히 해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