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회사에 대한 이야기가 하기가 싫어져서 웬만하면 서재에 만큼은 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오늘 겪은 일은 얘기하지 않고서는 참 답답할것만 같아서, 페이퍼에 남기련다.
오늘 아침 결재를 올리고나서 한참 일하고 있는 와중이었다. 사장실에서 큰소리가 난다. 원래 방음이 잘 되지 않아서 안에서 매일 아침마다 회의하는 소리가 다 들리곤 하지만. 오늘은 심각했다.(원래 회사의 영업부는 매일 아침마다 팀미팅도 하고 전체 회의도 한다. 불쌍하기도 하지...)
무언가가 부딪치는 소리도 들리고 쌍소리가 들린다.
진짜로 사장님이 '야, 이새끼야. 쌍! ' 거리면서 누군가, 혹은 누군가들에게 소리지르고 계셨다. 밖에서 순간 심장이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당하는 당사자는 얼마나 자존심이 상하고 화도 나고... 했을런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나의 경우와는 조금 다를테니.)
대놓고 소리지르며 쌍소리에 욕을 질러대는 사람이 우리회사의 대표이사이다. 한동안은 조용하게 지내더니 오늘은 무엇이 그리 화가 났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성인에게(영업부에 제일 어린사람이 30살이다.) 그런식으로까지 할 수가 있을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사고방식의 소유자.

점심시간이었다. 우리회사는 점심을 여직원들이 교대로 나가야 하는 시스템이다.(중간에 상담전화가 자꾸 걸려온다. 이 회사에는 전문 텔레마케터들이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여직원들이 걸려오는 모든 전화를 소화해 내야한다.) 그런데 오늘은 우리 팀이 1시이고, 다른 팀여직원들이 12시였다. 문제는 그네들이 1시 반이 넘어서야 들어온데서 발생했다.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다음사람들을 생각해서 일찍 들어와주어야 하는게 정석일진데...
어쨌든, 언니와 나는 밥먹으로 나와서 너무 배가 고픈나머지 일찍 나오는 데로 가기로 하고 돈까스 집으로 갔다. 그곳에서 주문을 하고 얘기를 하고 있는 와중에 언니 핸드폰이 울리고 언니가 전화를 받는데.. 표정이 이상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영업본부장이자 이사. 나온지 이제 10분 정도밖에 안된 언니에게 일찍 들어오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기가 막혀 죽으려고 하는 언니의 표정이 아마도 곧 내표정이었을게다.
본부장이 우리가 나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 말도 않겠다. 그는 우리가 몇시에 나갔는지 알고 있으며 배가 몹시 고프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나간지 10분정도밖에 안된 여직원에게 양해의 말도 없이 일찍 들어오라고 윽박지를 수도 있는 것일까?
누가 자신에게 전화해서 나간지 10분만에 일찍 들어오라고 한다면 아마도 그는 화를 냈을것이다. 그런데 당연하다는 듯이, 혹은 여직원이 만만해서인지 무조건 들어오라고 하는 심보는 또 무슨 심보인가.

이상하게 아침에 기분이 업되어서 싱글생글 거리며 기분이 업되있더니 아침에 사장은 소리지르고(이건 애써 넘겼다. 그리고 바로 사장님이 외근 나가버리셔서.) 본부장은 황당한 소리를 해댄다. 그리고보니 이 아저씨가 나한테 오후에 더 황당한 요구를 했다.

본부장 : OO씨가 이제부터 서울사무실 간식 담당해라.

나..: 네?

회사경비로 해라. 라든지 내가 돈을 줄테니 라든지 아니면 우리 돈모으자 라든지. 것도 아니면 뭐뭐할때마다 벌금 걷어서 그걸로 하자든지... 라는 말은 없이 무조건 간식을 사다놓으라니... 내가 무슨 자기 비서도 아니고 마누라도 아니고 왜 내가 간식까지 챙겨야 하는지. 도무지 어이가 없다.(지금 사장님 커피챙기는 것도 귀찮고 짜증나는 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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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2004-06-18 2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높은 사람들 중에는 왜 제대로 된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걸까요? 작은위로님, 힘내세요. 제가 조그만 위로가 되어 줬으면 좋겠네요.

로렌초의시종 2004-06-18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사회가 이상한 사람만 높이 올라갈 수 있는 사회인지, 사람들이 높이 올라가면 그렇게 이상해지는 사회인지 알 수가 없네요. 사실 두 경우다 큰 문제지만 말이죠. 힘내세요! 작은 위로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