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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스 - 어떻게 순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가
애덤 그랜트 지음, 홍지수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1.
대학교의 4학년 1학기도 이제 끝이 났습니다. 초등학교부터 시작해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장장 16년을 배우기만 했는데 이제 더 이상(대학원을 가지 않는 이상) 공식적인 교육은 한 학기, 4달 정도만 남은 겁니다. 사실 해냈다는 마음보다는 그냥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친구들이 하는 것처럼 또는 사회의 평균이 요구하는 것들을 무리없이 해왔고, 운이 좋게도 별다른 사건이나 사고 없이 살아왔습니다. 이제 졸업 후에 직장에 들어가게 되면 평균에 조금 더 수렴할 수 있을텐데. 저는 다른 길을 택하려고 준비 중에 있습니다. 졸업 전에 나만의 사업을 해보자 결심한 겁니다. 아직 사업자등록증도 신청하지 않았지만 여름방학에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생각에 설레임과 두려움을 같이 느낍니다.
사실 사업에 대한 꿈은 고등학교때부터 아주 작게나마 가지고 있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누군가 장래희망에 CEO를 적었는데 전 뜻을 몰랐다가 나중에 알게 되었고, 저도 되고 싶었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전공도 경영으로 선택하였고, 창업 관련 책이나 신문을 읽으면서 관심을 계속 가져왔었습니다. 하지만 결코 본격적으로 나선 적은 없었습니다. 창업경진대회를 나가 본 적도 없었고, 창업 동아리에 들어가 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제와서 겁쟁이가 아주 작은 용기를 내서 시작하게 된 겁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저에게 큰 용기를 주었습니다. 실행력과 위험관리에 대해 말하고 있는 책이지만 저는 그보다도 많은 기업가들이 그리 용감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에 저는 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들도 두려워했고, 잃을 것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었다는 겁니다. 대단한 창업가들은 모두 용에 맞서는 기사들처럼 용기로 가득차 있고, 패기로 적들을 물리치는 사람들인줄로 알았는데,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에 겁쟁이 사람 한명으로서 크게 안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 역시도 오리지널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그동안 평범을 위시하며 살아와서 전 오리지널이 아니었다고 느껴왔습니다.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마음만큼 용기가 안나고... 그런 시절을 지나 이제는 나도 오리지널이 될 수 있다고 믿으며 살기로 다짐했습니다!
<용에 맞서는 기사...제가 생각했던 창업가의 이미지였습니다>
그렇게 자신감을 얻으며 읽은 책에서 제가 기억하고 싶은 부분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독창성의 가장 큰 특성은 현상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결심이다. 출발점은 호기심이다. 우리는 '기시감'의 정반대 현상인 '미시감'을 경험할 때 현재 상태에 의문을 품게 된다. 기시감은 우리가 새로운 것을 접했을 때 전에 본 적이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현상을 말한다. 미시감은 그 반대다. 늘 봐온 익숙한 것이지만, 그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봄으로써 기본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함을 뜻한다.
- 미국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혁명가들은 서명하기를 주저했었고, 마틴 루터 킹은 민권운동을 이끄는 데 주저했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태양을 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도 22년 동안이나 침묵을 지켰고, 애플의 창업자 워즈니악은 두려워서 창업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었다. 모두가 사실 두려워한다.
- 사업, 정치, 과학, 예술, 그 어떤 분야든지 독창적인 생각으로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사람들 가운데 강한 확신을 지니고 모든 것을 바치는 사람은 드물다. 그들의 자신만만한 겉모습을 한 꺼풀 벗겨내면, 그들 또한 두려움과 우유부단함과 회의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들은 위험을 회피하고 싶어 한다.
- 직장을 계속 다닌 창업가들이 실패할 확률은 직장을 그만둔 창업가들이 실패할 확률보다 33퍼센트 낮았다. 최고의 기업가들은 위험을 극대화하지 않는다. 본업에서 안정감을 확보하면, 다른 분야에서는 자유롭게 독창성을 발휘하게 된다. 와비파커를 창업한 4명은 모두 와튼스쿨의 대학원생으로 1명을 제외하고는 열심히 몰두하기로 했던 방학에 인턴을 하고 직장을 구해놓기까지 했지만 그런 대안을 준비해놓은 덕분에 창의성을 가지고 사업을 구상할 수 있었다.
- CIA에 인터넷 커뮤니티를 구상한 메디나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동료들의 존중을 받게 되자, 괴짜 점수, 즉 집단의 기대에서 일탈할 수 있는 재량권을 얻었다. 괴짜 점수는 지위를 통해 얻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의 인정을 받아야 생긴다. 우리는 현 상태에 도전하려는 말단 직원은 묵살해버리지만, 그럴 만한 지위를 얻은 사람이 독창적인 언행을 하면 관용을 베풀거나 심지어 찬사를 보내기도 한다.
- 적절한 시기를 포착하는 일이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데 43퍼센트의 비중을 차지했다.
-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라는 자산운용회사는 가장 강렬한 문화를 가진 회사로 거론되는데, 회사의 철학을 담은 200여 가지 원칙에는 투자에 관한 단어가 한마디도 없다. 그 원칙들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형성하려면 직장이나 삶에서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들이다.
2.
브리지워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구글에 찾아보니 106쪽 분량의 'principle'이 PDF 파일로 나옵니다. 후 106쪽이라니....읽을 엄두는 안났지만 띄엄띄엄 읽어보니 정말 일반적인 지침과는 달랐습니다.
<이런 느낌의 지침서입니다.>
사업을 구상하면서 동료와 미션이나 비전을 정할 때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무려 106쪽이나 되는 지침이 거의 비전이나 가치관에 대한 것이라니 놀랐습니다. 그리고 부러웠습니다. 투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되뇌인 그들은 자산운용분야에서 오리지널이 되었고, 성과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칭송받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파격적인 기업이 생겨나서 큰 성공을 거두었으면 좋겠습니다. 10대 재벌 기업이 장악하는 우리 사회에서 이런 변화를 기대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들은 직원들을 부품으로만 보고 성과를 강요하고 모든 것을 수치화합니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인정해주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체제들, 기존의 기업들이 무너져 내려야 할 것입니다. 최근의 롯데 비자금 관련 사건도 그 의도가 무엇이 되었든, 롯데그룹의 쇠퇴로 결과가 나오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핀란드에서 노키아의 몰락이후, 슈퍼셀과 같은 기업들이 나왔듯이 우리에게도 의식의 전환을 위한 충격이 필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용에 맞서는 기사 그림
https://www.pinterest.com/amynikkir/dragons/
브리지워터 지침서
http://www.bwater.com/Uploads/FileManager/Principles/Bridgewater-Associates-Ray-Dalio-Principles.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