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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회사 시작하기 - 크리에이티브 스몰 비즈니스의 모든 것
정은영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1.
디자인 스튜디오와 소규모 기획사, 소규모 출판사와 같은 클라이언트 비즈니스의 세계를 다룬 이 책은 거창하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제목에서처럼 저자를 포함하여 책에 등장하는 기업들은 매출을 기준으로보면 작은 기업들이었습니다. 소모라는 소규모 출판사, 스푸트닉이라는 이미지 디자인 전문 회사, 인스팟이라는 디지털 미디어 에이전시등 창업 3년에서 10년 차 이상의 기업들을 다루었는데, 우리가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보기 어려운 기업들입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들여다 본 그들의 창업과정, 철학, 방향을 들여다보면 결코 작은 기업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창업하기 어려운 시대에서 3년 이상을 버티고 직원까지 보유하고 있는 건 그들의 실력이 대단하는 것을 증명합니다. 일이 주어지면 정말 죽을 듯이 열심히 했다, 클라이언트를 만나기 위해 기차 비용으로만 100만원을 넘게 썼다, 오류가 발생하여 돈을 받지 않고 차후서비스까지 제공하였다 등등 우리가 익히 알고있을법한 과정들이 수록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진부한듯한 이야기들도 밥값이 없어 사무실에 밥솥을 들여다놓고 밥을 해먹어 버텼다, 첫수익으로 50만원이 통장에 찍히자 눈물이 났다 라는 이야기들과 합쳐지자 그들의 절박함과 각오가 진부하지 않고 생생히 느껴질 수 있었습니다.
'봄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사업자등록을 내고 회사 통장에 찍힌 최초의 수입은 50만 원이었다. 당시 어떤 디자인 회사의 기획서를 작성하는 일이었는데 회사 창립 이후 3개월 만에 들어온 첫 수입이었다. 적은 금액이었지만 500만 원짜리 일처럼 최선을 다했고, 지금도 그 첫 수입의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 당시 내 파트너 역시 20만 원짜리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 서울 곳곳을 발로 뛰며 조사하고 카피를 쓰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나둘 정성껏 프로젝트를 해나가면서 금액도 커지고 고정적인 광고주도 생겼다. 대부분의 회사들도 그러한 과정을 통해 창업 초기 산고를 겪으며 성장한다.' 이는 저자 스스로의 경험으로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잘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남해의봄날'이란 출판사를 운영하는 저자>
2.
결국 사람이 경쟁력이라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책입니다. 클라이언트 비즈니스에서 대기업이 잘나가도 소기업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는 창의력과 아이디어의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더 싸게 원료를 구입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클라이언트의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를 가져오느냐가 문제인 것이 클라이언트 비즈니스의 핵심인데, 모든 산업에 확대해도 무리가 없을 겁니다. 자원을 누가 더 많이 가지고 있느냐? 돈을 보유하고 있느냐? 신기술을 가지고 있느냐? 사람의 행동력, 실천이 이런 문제들을 모두 자잘한 문제들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가 창업에 강한 민족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자원도 없고, 기술도 부족했던 나라가 이만큼 발전하고 지금도 쿠팡과 같은 유니콘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이유가 결국은 사람이라는 자원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창업환경이 안좋다, 사람들이 안정적인 일만 찾고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은 너무 상황을 안좋게만 보고 이면에는 저자의 책에 나온 것과 같이 수많은 사람들이 창업하고 자신만의 일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이 전세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높다고 하는데 결국 모두가 자신의 일을 추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이 가게를 차리고 사업을 하게 되었다?라는 것은 모순입니다. 용기가 없어, 상황이 여의치 않아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시샘이 아닐까 싶습니다. 국민의 대부분이 사업을 하는 나라. 사람이 경쟁력인 나라.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저를 포함하여 모두가 꿈꾸는 사업들, 일들이 모두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남해의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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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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