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범우사상신서 35
E.F.슈마허 지음 / 범우사 / 198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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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1) 인간의 본성은 비인간적인 기술과 조직 속에서 질식하고 쇠약해져 가고 있다. 

(2) 인간의 생명을 지탱하는 생활환경이 파괴되어 절반쯤 붕괴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

(3) 인간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 특히 화석원료 자원의 고갈이 눈앞에 보이고 있다. 


위의 세 가지는 슈마허가 말하는 지금 우리 시대의 위기입니다. 1973년에 쓰여질 당시의 세계를 진단한 것인데 2016년 지금의 상태를 보면 단 하나도 개선된 것이 없이 세 가지 모두 악화되어 있습니다. 사실 슈마허가 우리나라를 대상으로 쓴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저 세 가지 문제에 얽혀서 겨우 버티고 있는 것 같습니다. 


(1)대기업 위주의 갑을관계, 군대식 조직, 비인간적인 방식이라도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식의 마인드

(2) 전세게에서 도시화율이 가장 높아 불과 10년전만해도 여름 기온이 34도만 되어도 신문에 대서특필되던 것이 이제는 36도, 체감온도 40도 이상이 몇날며칠 지속되는 상황. 

(3) 화석원료중 가장 큰 비중인 석유가 우리나라는 고갈이 아니라 아예 없는데도 선진국들 중에서도 상위권의 소비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


슈마허가 혀를 끌끌차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습니다. 사실 책이 쓰여질 당시만 하더라도 기존의 경제체계가 많은 문제점들을 보이고 있었고 그래서 슈마허의 책이 주는 파급력은 상당히 강력했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그를 불러 자문을 구했고, 미국에서의 마지막 대중연설에서는 6만 여명의 청중을 불러모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고 거의 모든 나라들이 기존의 자본주의적 이기주의를 유지, 이후의 경제는 위기가 오면 겨우겨우 막아내는 식의 역사로 이어졌습니다. 모두가 슈마허의 작은기술이 옳고 그것이 앞으로 공존하며 살기 위한 해답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누구도 먼저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진국 기술의 자본대비 효율과 양적 풍요를 거절하기란 정치인들과 경제인들에게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민간단체들이 나서서 작은 기술의 중요성과 인간의 공존에 대해 외치고 있지만 힘이 부족한 듯 보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저를 포함한 일반인들의 시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인간적인 방식에 반대하고 공기가 탁해지는 것에 걱정은 하면서도 결코 생각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에어컨은 계속틀고, 이 좁은 땅에서 자동차는 커야 제맛이고, 회사 내의 체계에 시간이 지날수록 적응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체제가 좋은 거다, 이게 정답이다 라는 마인드가 계속된다면 변화는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조금씩만 바꿔도 더 좋은 세상이 올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가성비만 따진 상품 구매보다는 지역 기반의 상품, 자연 친화적인 음식 구매 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동네시장에서의 구매도 한걸음이지 않을까요!>




2.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변한 유일한 국가', '한강의 기적을 보여준 개도국들의 모범' 우리나라는 이런 평가를 많이 받아서 사실 우리나라가 많은 개발도상국들을 도와주는 데 열심히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우리가 가진 노하우를 전달하여 그들을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선진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하게 한다면 세계가 공존하는데 분명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우리나라는 그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고 깨닫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작은기술, 적정기술의 시기를 거치지 못했습니다. 전쟁 이후 선진국의 기술을 그대로 베껴 선진 기술을 우리 사회에 우겨넣었습니다. 그 과정속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들은 발전의 이름 아래, 독재의 힘으로 모두 무시, 덮어졌습니다. 가발, 신발 밑창을 만들던 국가가 갑자기 조선업, 철강업, 화학업의 국가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지금 이 정도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건 어쩌면 3저 호황과 같은 시대적 천운과 전쟁 이후 물질적으로 잘 살고 싶다는 국민들의 호응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래성을 쌓아올리듯 중간기술 없이 선진기술을 도입하여 불안불안한 경제성장이 이어져 왔습니다.


<잘 지은 모래성도 모래성일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 모래성의 밑부분이 스르르 흘러 내리고 있습니다. 조선업의 붕괴, 내수가 너무 부족한 경제, 후진국보다도 못한 일부 국민지수. 우리나라는 타국에게 노하우를 전해줄 때가 아닌 작은 기술을 잘 활용한 국가들을 벤치마킹해야 할 때입니다. 





3.


일전에 저의 꿈이 도서관을 많이 세우는 것이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게 해서 조금은 더 배려와 이해가 많은 사회를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생긴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꿈을 위한 내 마음속 전제는 그럴만한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돈을 많이 벌면 그만큼 도서관을 더 많이, 더 좋게 세울 수 있으니 효과가 크겠구나라는 생각. 이 책을 읽고 나니 나의 꿈에서 사람들의 배려심과 이해심이 높아지는 것은 부수적인 것이고 결국 최대한 많은 도서관을 세우는 업적이 꿈의 핵심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슈마허가 지적은 물론 거대산업과 같은 거시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개인에 불과한 저의 꿈에도 모든것을 수치화하고 계량화하는 자본주의적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한 명이라도 독서를 통해 삶이 바뀌는 것이 진정한 목표가 되어야 했을텐데 그동안 '멋진 별장을 사야지~'  라는 물질적인 꿈과 다를 바 없는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멋진 도서관을 지어야지라는 물질적인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슈마허는 교육을 받은 인간은 두 가지 이데올로기 중 하나를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교육이 특권을 위한 프리패스로 간주된다는 이데올로기와 교육은 다른 이를 위한 봉사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떠맡은 의무라는 이데올로기. 대학교 4학년 막바지에 다다른 저로서는 2번째 이데올로기가 훨씬 더 좋아 보입니다. 운좋게 큰 어려움 없이 공부를 할 수 있었는데 이 배운 것을 남들을 위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쓸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도서관 세우기'라는 목표도 그런 마음에서 생긴 것 같습니다. 이제는 그런 목표를 조금은 더 비물질적으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게 하기' 같은 걸로 바꾸어야 겠습니다.


<길거리에서 책읽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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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8-14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잘 봤습니다..윙헤드님께서는 멋진 목표를 가지고 계시네요.. 카네기처럼 한국에서 아름다운 꿈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윙헤드 2016-08-14 16:4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카네기와 비견될 정도는 아니지만...ㅜㅜ 열심히 꿈을 키워나가야지요!! 겨울호랑이님 즐거운 일요일 오후 되세요~^^
 
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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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찰스 스트릭랜드라는 주인공의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평범한 증권 거래인에 예술에 관심이 많은 부인을 두었던 그는 갑자기 그림을 그리고 싶어 출장을 갔던 파리에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작가이자 스트릭랜드 부인과 일면식이 있었던 화자는 부인의 부탁으로 스트릭랜드를 만나러 가고 거기서 스트릭랜드와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그림을 열심히 그리기는 하지만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던 스트릭랜드를 유일하게 인정한 화가가 화자의 친구인 스트로브였습니다. 그는 스트릭랜드를 동경하며 그에 대해 물질적인 도움을 스스럼없이 해줍니다. 아픈 스트릭랜드를 자기집에 들이기까지 했는데 그의 부인이 스트릭랜드를 따라 스트로브와의 결별을 선언했고, 부인을 너무나 사랑했던 스트로브는 오히려 그가 집을 두고 떠나버립니다. 하지만 스트릭랜드는 스트로브 부인마저 버린채 돈을 벌기 위해 이곳저곳 헤매다가 타히티로 흘러들어갑니다. 거기서 토착인과 결혼하여 스스로 지상낙원이라고 칭한 지역에서 살다가 문둥병으로 죽어버렸습니다.


<타히티 여인들 - 고갱>


표지에서 볼 수 있는 고갱을 모델로 삼았다고 한 이 소설은 작품해설에서 말하길 실제 고갱의 삶과는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고갱은 증권거래인이기는 했지만 스트릭랜드처럼 갑자기 모든걸 버리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증권일을 하면서도 그림을 계속 그렸고, 증권회사가 파산하자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빈곤을 버티지 못한 부인이 자식과 떠나면서 소설과는 반대의 사실을 보여줍니다. 이후에 고갱도 스트릭랜드처럼 잡역부로 일하고 타히티로 떠나 현지인과 같이 살며 여생을 보냅니다. 문둥병이 아닌 심장병으로 삶을 마감했다고 하네요. 오히려 고갱보다 스트릭랜드의 삶이 더 화가처럼 느껴지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예술가에 대한 동경이 많이 줄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유명한 고흐를 대표로 하는 소위 '미쳐버린' 화가들은 그들의 광기, 자유로움으로 사후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화가들의 기이한 행동들은 신비로움이 덧붙여 천재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설사 부정한 짓을 저지르더라도 예술가니까, 화가니까 이해가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은 모두 먼 발치에서 바라본 화가, 예술가 일 것입니다. 그들의 일생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면 우리가 지금 느끼는 것과 같은 매력을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고흐의 작품이 생전에 그렇게 팔리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이것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는 고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생전에 그림을 팔지 못한, 가난 속에 피어난 꽃과 같은 위대한 화가 고흐' 라는 식으로 왜 이런 좋은 작품들이 팔리지 않았을까 라는 궁금증을 가지며 작품을 위대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반면 고흐 주변에 있던 인물들의 눈으로 보자면 한 예술가의 처절하고 비루한 삶을 그대로 보고 있을 테니 그림에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퇴폐적인 일들, 세상의 기준에 맞지 않는 행동들을 거리낌 없이 하는 그들을 바라본다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겠지요. 예술가의 삶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들도 우리와 많이 다르지 않구나, 오히려 어떤 경우에는 우리보다도 못하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제는 예술가라고 나도 모르게 '우와~'하면서 바라보는 것이 줄어들 것 같습니다.


 




2.

전 확실히 6펜스에 가까운 사람인가 봅니다. 영국의 가장 낮은 단위로 유통되는 은화인 6펜스. 알다가도 모를 이 책의 제목은 사실 두 가지의 상반된 세계, 달로 대표되는 충동적이고 욕망이 넘치는 영역과 6펜스로 대표되는 돈과 물질의 영역에 대해 이야기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의 세속적인 교육을 착실하게 받았기 때문에, 예술에 대한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고 멀리하였기 때문에 6펜스에 가까운 사람으로 느껴졌습니다. 저와 같은 6펜스의 사람들은 스트릭랜드의 행동들을 섣불리 이해하지 못합니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싶었기 때문에' 다니던 직장과 심지어 가족들까지 서슴없이 버리는 것 하며, 자신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동료화가를 냉대하며 부인까지 뺏어가고...




천재이기에 이런 행동들이 용서가 되는 것일까요? 예술가라면 이런 별난 행동들을 눈감아 줄 수 있을까요? 대의, 진리를 위해 세속의 묶인것들로부터 벗어난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인간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나는 세상을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같이 사는 것인데 그렇게까지 해야만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달을 꿈꾸는 것이 그런 것이라면 차라리 6펜스를 쥐고 사는 것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영혼의 세계와 순수의 세계에 대한 동경을 불러일으킨다고 혼자만의 순수이고 혼자만의 욕망 분출인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하게 듭니다. '그대의 모든 행동이 보편적인 법칙에 맞을 수 있도록 행동하라'는 칸트의 정언명령은 인간이 공존하기 위한 법칙인데, 모두가 스트릭랜드처럼 산다면 욕망만이 가득한 세상이 될 것 같습니다. 너무나 이성적인 사회도 삭막한 기운만이 가득하겠지만 너무나 욕망적인 세상도 좋은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결국 균형잡힌 이성과 욕망이 가장 좋은 것 같다는 당연한 결론.... 6펜스만 바라보며 살아온 저같은 경우는 예술을 해서 욕망을 건전하게 발현시켜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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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냐 존재냐 까치글방 114
에리히 프롬 지음, 차경아 옮김 / 까치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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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사고 싶은 것들이 많습니다. 신발장 가득차서 있던 신발도 버려야 하는 마당에 운동화를 사고 싶고, 7장도 넘어서 하루에 두 장씩 입지 않는 한 충분한 티셔츠를 또 사고 싶고, 음질의 차이도 모르면서 좋은 이어폰을 사고 싶고, 밤에 책도 안읽고 바로 자는데 멋있는 스탠드를 사고 싶고, 노트북 지금 것도 쌩쌩하게 돌아가는데 맥북을 사고 싶고, 가지고 있는 시계들이 먼지가 쌓여가는데 시계를 사고 싶고....그닥 필요없는 것들인데도 다 가지고 싶습니다. 나는 그동안 평소에 돈도 많이 안쓰고, 명품도 안사니까 일반인들처럼 욕심이 많지 않다, 현명하다 라고 스스로에 최면을 걸고 있었습니다. 





2.

그런데 에디히 프롬의 이 책을 절반도 읽기 전에 내가 얼마나 소유에 집착하는 사람이였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단지 지금 가지고 있지 않았을 뿐, 수 많은 것들을 소유하기 위해 온 신경을 쓰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볼때도 그사람의 존재가 아닌 무엇을 소유하고 있나로 은연중에 판단을 하고 있었고, 외제차나 명품을 걸치고 있으면 그걸 통해 사람을 판단하고는 했습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소유에 집착하지 말자, 돈 버는 걸 최우선으로 두지 말자 등을 항상 유의하며 산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습니다. 에디히 프롬은 책을 통해 우리의 산업사회 구조 자체가 소유의 양식에 알맞는 구조였고, 우리는 이에 맞춰서 우리 자체도 소유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는 존재로써 서로를 존중했던 인간이었지만 이제는 학점으로, 지역으로, 나이로, 대학교로, 회사로 서로가 어떤 스펙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판단합니다. 우리나라가 이런 인간의 수치화?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급이죠. 거기에 더해 프롬은 우리가 하는 말의 대부분도 소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나의', '우리의', '가지고 있는' 등등의 말들이 우리의 소유의식을 강화시키고 있는겁니다. 





3. 

그리고 나서 프롬은 의식의 전환을 주문합니다. 무엇이 잘 사는 것이냐에 대한 논의도 하지 않은채 누군가 만들어놓은 체제에 이끌려온 우리는 이제 생각을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중앙집권체제에서 지방분권체제로 변화, 쓸데없는 소유욕을 자극하는 광고의 축소화 등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중요하게 거론하는 것이 우리 일반인들의 의식 전환입니다. 


사회로 나가서 일을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소유의 시대에 파묻혀 버리게 될 터인데 이 책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잃지 않고 계속 마음 속에 품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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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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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끝없이 되뇌인다. 하루에도 수십번. 일어나서 집을 나서며, 밥을 사먹으며, 일을 하며, 잠자리에 들며. 끝없이 생각한다. 내가 잘 살고 있는걸까.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대학교 4학년이면 이런 걱정을 할때가 사실 아니다. 저런 걱정을 하기 위해 나만의 자리를 들어갈 준비를 해야한다. 아직 들어갈 자리조차 없는 4학년은 아직 살고 있는게 아니다. 시끌벅적하던 친구들과의 카톡방도 잠잠해지고, 가까웠던 지인들 모두 말을 아낀다. 서로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잘 알지도 못한다. 내가 살아있는지조차 스스로 확신할수도 없기 때문이다. 어디 걱정없는 사람이 없겠느냐마는, 16년 혹은 인생 대부분의 교육생활을 끝내고 미지의 영역으로 나가야만 하는 대학교 4학년은 안개가 자욱한 바다의 한복판에 서 있는 모양새다. 어느 방향으로 얼마큼 가야 내가 디딜 수 있는 땅이 나올까. 나는 나름대로 4학년 1학기 여름방학인 지금, 결정을 내려서 작은 구매대행 사업을 진행중에 있다. 그럼에도, 너무나 불안하다. 누가 한꺼풀만 벗겨내도 산산이 부서질듯이 위태위태하게 버티고 있다.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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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존. 본질. 고전. 견. 현재. 권위. 소통. 인생. 이 여덟 단어는 저자인 박웅현 씨가 나름로 인생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 중요하다고 꼽은 단어들이다. 나보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사회적으로 영향력있는 위치에 있다고 내뱉는 말들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미련한 짓이지만, 책을 많이 읽은 깨어있는 사람인 박웅현씨의 말들은 분명 나에게 울림을 주었다. 내 안의 별을 찾으라는 자존, 모든 것이 변하는 시대에서 결코 변하지 않는 가치를 말하는 본질, 인류의 보석과도 같은 고전, 저항이 아닌 균형을 말하는 권위, 마음을 움직이는 소통, 중심을 잡으라는 인생. 어느 것 하나 덜 중요한 것이 없이 우리에게 필요한 말들을 해준다. 그래서 광고 문구도 잘 만들고 출판하는 책마다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을 것이다. 어느 특정한 사람이 아닌 우리 모두에게 해당하는 요소들을 말해주는 그는 어쩌면 우리의 인생과 가장 닮아있을지도 모른다. 어렸을 때 단연코 광고인이 될 줄 몰랐다고 했던 그. 위인전에 나오는 위인처럼 실수 한번 없이 영웅이 된게 아니라 수 없는 실수를 통해 지금의 위치까지 왔다고 하는 그. 특별하지 않고 우리와 닮은 그 모습 때문인지 그가 하는 말들은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일상의 우리들에게 전하는 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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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 중에서 나의 가슴 깊이까지 와 닿은 주제는 현재. 나는 언제나 미래를 바라보면서 산다. 미래에는 이러이러한 사람이 되어야지, 미래에는 이런 취미를 가져야지, 미래에는 이런 일을 해야지, 미래에는....항상 중심은 미래였다. 지금은 단지 미래를 위한 간이역 같은 개념이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에 미래에 도움이 될까? 효용성이 좋을까? 만을 생각했었다. 나는 밥 먹을 때 밥은 안 먹고 이런저런 잡 생각을 하고 있고, 잠 잘 때 잠은 안 자고 이런 저런 걱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필요한 것이 현재에 집중하라 는 말이다. '개처럼 사는 것'이 인생의 모토라는 박웅현 저자는 현재에 충실하게 살다보니 광고인이 되었다고 한다. 미래는 불확실한 것이기에 확실한 현재에 집중하면 확실한 것들이 모여 길이 보인다는 것. 미래를 끊고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 


'예술수업' 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쓴 오종우 교수님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희생'이라는 영화를 보여주시며, 우리는 가끔 쓸데없는 취미를 가져야 한다고 우리에게 말하셨다. 항상 효용을 생각하고,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까를 따지는 우리들에게 죽은 나무에 물을 주는 것과 같이 쓸모없어 보이는 행동이 우리에게 삶의 충만함을 전해줄 것이라고 말하셨었다. 이제야 그 말을 알겠다. 현재를 살며 지금에 온전히 충실하는 것. 나에겐 너무나도 필요하다.



<오늘의 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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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6살이 인생을 어찌 알겠나. 부모님의 온실과도 같은 품속에서 아무런 걱정없이 생활한 내 인생은 너무도 연약했다. 조금만 상처가 나도 와르르 무너질 것만 같은 인생. 책을 통해 조금씩이나마 단련을 해나가고 있다. 인생은 대하는 태도에 대해 잘 배웠다. 나만의 결론은 인생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자 이다. 지금 무언가 부족하다고 해서, 뒤쳐진다고 해서, 모자란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절대 아니다. 사람들의 인생은 크게 보면 별반 크게 다르지 않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25시간을 사는 것도 아니고 200살까지 사는 것도 아니다. 우리네 인생들은 결국 비슷한 것인데, 너무 따지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나의 삶에 온전히 충실하자. 




<지금에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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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자 프랭크, 사업을 시작하다
데이비드 레스터 지음, 김무겸 옮김 / 북스넛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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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책을 읽은 지 2주 만에 쓰는 리뷰. 사실 글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한 30인의 사업 이야기'라고 하는데 어떻게 한 명도 기억이 안나지 라고 자책도 했습니다. 책에 나오는 기업들이 모두 자국 내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 내가 아는 기업들이 하나도 없어서 그런가? 나와 관련이 없는 분야여서 그런가? 내가 멍청해서 그런가? 라는 다양한 자책들을 하면서 리뷰를 쓰기 위해 다시 들춰봤습니다. 증권 트레이더 였다가 베이커리로 성공한 제목의 프랭크, 스포츠 의류로 성공한 전직 풋볼선수, 가구 소매점에서 일하다가 쇼파 겸 침대 사업을 일구어낸 사나이, 인터넷 회의 서비스를 일궈낸 프로그래머 등등 다양한 업종에서 자신만의 방식, 집념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생각해보니 그러한 이야기들이 제 마음에 와닿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설립하는 데 비용은 얼마나 들었나?', '물품 공급처를 어떻게 찾았나?', '어떻게 최초의 고객을 받았나?', '어떤 시련과 난관을 극복했나?' 등등 주요 질문들에 대해 늘어놓는 사업가들의 대답 속의 나라도 다르고 시대도 다르고, 시장도 다르고, 타이밍도 다르고, 고객도 다르고, 사업하는 사람도 다릅니다. 방금의 질문들에 대한 진짜 정답은 '각각의 상황에 대해 다르다' 여야 할 것입니다. 책과 같은 케이스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흔히 책 속에서 '무서운 집념으로 성공했다', '끈기있게 붙잡고 늘어졌다'라고 성공기를 말합니다. 저 문장은 그동안의 과정을 절대로 제대로 보여줄 수 없는 문장이구나 라고 느낍니다. 작은 사업을 준비하면서, 엄청나게 거대한 사업을 준비하는 것도 아닌데 뭐 이렇게 절차가 많고 어렵지 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관련 서류는 많고, 시장은 불분명하고 가격은 중구난방이고, 공급처는 불확실하고, 능력은 부족하고....책 속의 내용과 현실의 차이를 이제 알게 되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였는데 백독(讀)이 불여일행(行)도 추가해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창업관련 책, 성공기들을 읽어왔는데 다 대리만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글속에 담긴 문장들을 따라가면 돈이 없어 가난했던 5년이 두 페이지만에 끝나고 성공해있고, 집이 없어 도망다니던 시절의 글이 두시간의 독서 끝에는 대저택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책은 어쩌면 현실, 생각의 10%도 못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책을 읽으며 좋은 점을 취사 선택하고 공부하고 외워서 체득하면 분명 큰 힘이 됩니다. 그렇지만 책을 읽을 시간에 실천하는 것도 충분히 좋은 선택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 과거의 지성들을 만나고, 현재와 미래에 대한 혜안을 얻을 수 있지만, 현실에 부딪치면서 미래를 직접 만들어가는 것도 분명히 좋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

결론은 그래서 독서와 실천을 같이 하면 당해낼 수가 없다...?! 독서의 힘은 실천과 만날 때 비로소 발현된다 라고 포장하고 싶습니다!


<전쟁중에도 책을 밤새 읽던 체게바라>



책 사진 출처

http://prudentialstory.co.kr/2014-04-22/19078/

체게바라 사진 출처

http://mycheguevara.tumblr.com/page/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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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04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한 권 읽은 뒤에 글을 남겨야 편해요. 일주일 지나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 책 내용이 전혀 기억나지 않아요. ㅎㅎㅎ

윙헤드 2016-07-04 23:42   좋아요 0 | URL
저도 cyrus님의 습관처럼 책을 읽고 난 뒤에 바로바로 글을 남기는 습관을 들여야겠어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