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화 <허삼관 매혈기>

 

하정우가 주연을 맡고 감독하는 영화 <허삼관 매혈기>에서

하정우의 상대역으로 하지원이 낙점됐다는 기사가 나왔죠.

영화도 영화지만, 진즉부터 읽고 싶어했던 책인지라... 얼른 사서 읽고 싶네요 :)

 

 

 

 

 

 

 

 

 

 

 

 

 

 

 

 

 

위화 <제7일>

 

계속해서 위화의 책입니다. 위화의 새 장편소설이라는 것과,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영원한 인연을 다시 찾은 7일간의 이야기'라는 것만 알고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 당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피하고 있습니다.ㅎㅎ

허삼관 매혈기 먼저 읽고, 연이어서 읽고 싶은 책입니다.

 

 

 

 

 

 

 

 

 

 

 

 

 

 

 

 

밥장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

 

올해는 독서기록장을 써보겠다고 다짐했는데요.
그래서 자극 좀 다시 받으려고 밥장님 블로그 방문해서 이런 저런 포스트를 읽다가...
손이 절로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던 이 책 <나는 일러스트레이터다>입니다.
요즘도 종종 밥장님의 <밤의 인문학>을 꺼내들고 책을 다시 읽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읽고 싶어지네요.

 

 

 

 

 

 

 

 

 

 

 

 

 

 

 

 

정여울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정여울님의 책은 늘 담아만 두고, 아직까지 한 권도 제대로 구매한 적은 없는데

아마도 이 책이 첫 번째 책이 될듯 합니다.
해마다 여행에 관련된 에세이를 몰아쳐서 읽을 때가 있는데,

이 책이 시발점이 될 것 같기도 하구요.
그리고 이런 책을 두고 잘 쓰는 표현이 있는데, '읽고 싶다'보다는 '사고 싶다'.

맞습니다. 사고 싶다가 정답인 것 같아요
 XD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동진님의 <밤은 책이다>, 밥장님의 <밤의 인문학>에 이어

평론가 황현산님의 <밤이 선생이다> !
크ㅠㅠㅠㅠㅠ <밤이 선생이다> 책 자체도 무지 기대되는 책이지만,

제 멋대로 밤 시리즈라고 묶는 저 세 권의 책을 책장에
나란히
꽂아두면 괜히 혼자 그 앞에서 두근두근 할 것 같은 느낌이ㅋㅋㅋ
책 표지도 완전 제 취향이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2014년 제3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 편혜영 <몬순>
 
대상으로 애란님의 <침묵의 미래>가 당선됐던

제37회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으면서 얻은 것 중 하나는,
이상문학상 대상으로 당선된 작품 외에 우수상 수상작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못해 크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장욱님의 <절반 이상의 하루오>는 아래에 소개할테지만,

장욱님의 소설을 더 찾아 읽게 만드는 계기가 됐죠 :)
올해도 어김없이 장욱님의 소설이 실렸고,

거기다 <사소한 문제들> 이후로 오랜만에 뵙는 보윤님의 소설까지♩
어째, 대상보다 우수상 수상작에 더 눈독 들이는 것 같긴 하지만,

기대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니나 상코비치 <혼자 책 읽는 시간>
 
저를 조금 아시는 분이라면 제가 '책' 이야기하는 책에 환장한다는 걸 아실텐데,

이 책을 아직도 못 사읽었다는게 함정이네요.
 
1. 나의 첫 도서 대출기 
2. 친구는 떠나도 책은 남아 있다 
3. 꼭 한 번 보물 같은 순간 
4. 밤 10시, 책장을 넘길 시간 
5. 세상을 이해하려고 하지 말 것 
6. 종이로 슬픔을 흡수하는 법 
7. 책 읽는 46번째 크리스마스 
8. 죄책감을 떨쳐낼 수 있을까 
9. 선물 받은 책의 딜레마 
10. 문학소녀의 독서 일기 
11. 남의 이야기로 복습하는 옛사랑 
12. 의자에 앉아서 세계 여행하기 
13.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이해되는 순간 
14. 유부녀의 로맨스 소설 독법 
15. 세상은 이토록 아름다운데 어찌 절망으로 생을 끝내는 걸까 
16. 집안일과 책 읽기의 줄다리기 
17. 나와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이유 
18. 여름마다 추리소설을 읽어야 하는 가족 
19. 껄끄러운 사람을 친절하게 대하는 법 
20. 작가에게 편지 쓰기 
21. 톨스토이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크- 정말이지, 책에 관련된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참 좋아요.
특히 분홍색+진하게 처리한 꼭지는 순서에 상관없이 책 받자마자 읽고 싶은 꼭지+_+

 

 

 

 

 

 

 

 

 

 

 

 

 

 

 

 

이장욱 <천국보다 낯선>
 
위에 언급했다시피 <절반 이상의 하루오>로 제게 좋은 첫인상으로 다가온,

장욱님의 장편소설 <천국보다 낯선>.
소설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대학 동창인 A의 부음을 듣고 K시의 장례식장으로 향하는 '정', '김', '최'의 시선을 1장부터 12장까지 번갈아 가며 등장시켜 예측할 길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A를 사랑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사랑을 이룰 수 없었던 세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사람에 따라 같은 이야기가 얼마나 다르게 쓰일 수 있는지 보여준다.

 

오... 사람에 따라 (같은 말로, 시점에 따라) 같은 이야기가

얼마나 다르게 쓰일 수 있는지에 대해 보여주는 작품들 좋아라하는데,

<천국보다 낯선>이 그런 내용이네요. 줄거리 보니까 더 기대되네요.

 

 

 

 

 

 

 

 

 

 

 

 

 

 

 

 

 

강신주 <감정 수업>

 

사둔 책 <철학이 필요한 시간>도 아직 다 못 읽었는데

또 이렇게 장바구니에 책을 들입니다ㅠㅠ

예능은 정말 안 챙겨보는데, 모처럼 힐링캠프를 챙겨보게 한

강신주 작가님 방송 보고 새로운 책을 사 읽어야지 하고 한참 둘러봤는데

출간 됐을 때 안 사고 킵 해뒀던 걸 결국 다시 담았네요ㅋㅋ

 

다상담 시리즈도 사고 싶지만, 고전문학에 대한 글도 읽고 싶어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그 전에 <철학이 필요한 시간>부터 완독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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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목적어 - 세상 사람들이 뽑은 가장 소중한 단어 50
정철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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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생의 목적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일 년 하고도 한 달 더 된 그날이 떠올랐다. 그날은 내가 좋아라하는 야구 선수 오승환이 강연 콘서트 ‘열정락서’에서 강연을 하던 날이었다. 오승환을 최대한 가까이서 보겠다는 나 때문에, 아침 일찍 강연장을 찾았던 나와 친구는 일찍이 입장권 교환권을 입장권으로 바꾸고 행사장 이 곳 저 곳을 돌아다녔다. ‘열정락서’라는 강연의 테마에 맞게, ‘청춘’과 ‘열정’에 관한 주제로 개설된 행사장이 많았다. 그 중한 쪽 벽에 여러 단어들이 피켓에 하나씩 붙어있는 곳이 우리의 눈길을 끌어서 그 곳으로 향했는데, 알고 보니 많은 단어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단어를 고르면 그 피켓과 함께 내 모습을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촬영해주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친구가 고른 단어는 가물가물하지만, 내가 고른 단어는 또렷이 기억난다. 많고 많은 단어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고심 끝에 책을 골랐다. 지금 돌이켜보면, 책이 내 인생의 목적어는 아니지만, 2년 전의 내게 청춘이라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책이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도 책이 내 인생의 목적어라 단언할 수 없지만 책은 여전히 내 일상이고, 책을 읽다보면 내 인생의 목적어가 무엇인지 깨닫게 될 수 있을 거라 믿고, 어쩌면 책이 내 인생의 목적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 사람들이 뽑은 가장 소중한 단어 50’이라는 이 책의 부제와, 표지 하단에 있는 ‘죽는 날까지 가져갈 당신의 단어는 무엇입니까?’라는 이 책의 문구가 내 인생에 있어 책 이외에 다른 인생의 목적어를 생각하게 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우산을 들고 있는 여자 ‘엄마’부터 이유 없음이라는 가장 큰 이유 ‘그냥’까지. 머리말 속 작가의 말처럼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단어란 곧 인생의 목표가 되는 목적어일 것이니, 내가 꼽았을 혹은 내가 생각하지 못한 세상 사람들의 목적어를 잘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고, 내 인생의 목적어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달까.


카피라이터라는 작가의 직업답게 각 단어마다 위트 있는 본문이 실려 있는데, 본문만큼이나 좋았던 건 각 단어에 대한 짧지만 여운 가득했던 작가의 생각이었다. 예를 들면 ‘만나다의 과거형은 만났다,가 아닙니다. 기다리다,입니다. (p.115)’, ‘믿는다,가 잘 안 되면 믿어 준다,로 시작해 보세요. 믿어 준다,가 얼마 후엔 믿는다,로 바뀝니다.(p.143)’, ‘실패했다. 앞의 두 글자를 보지 마십시오. 뒤의 두 글자를 보십시오. 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받을 일입니다.(p.313)’라는 생각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고개를 끄덕였던 부분은, 그 어떤 단어보다도 ‘한두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그 무엇’이라고 표현한 단어 ‘자식’이었다.

 

우리 모두는 자식이다. 엄마나 아빠가 아닌 사람은 있지만 자식이 아닌 사람은 없다. 우리는 안다. 자식들은 안다. 거의 모든 부모의 인생의 목적어가 바로 자식이라는 것을. 그런데 왜 이 책에서는 자식이 순위 밖으로 밀려났을까?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설문에 적극 참여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 자식을 낳고 키워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의 대답 속에 자식이라는 단어가 들어 있을 리 없다. 나이를 조금 올려 설문을 했다면 틀림없이 자식이라는 단어는 꽤 높은 순위에 올랐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순위 밖에서 서성대는 ‘자식’을 이 책에 초대했다. (p.244)

 

작가가 자식이라는 단어를 초대한 이유는 뜻밖이었는데, 이제 자식을 조금만 덜 소중히 생각하자는 뜻으로, 덜 사랑하자는 뜻으로 초대했단다. 초대 이유에 대한 이유가 바로 뒤에 이어진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고정관념이 하나 살고 있다. 그것은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똑같은 자식인데 그 앞에 붙는 수식어가 ‘나’인가 ‘남’인가에 따라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는 것. (중략) 세상 모든 부모는 자식을 먼저 생각한다. 사람이 아닌 미물도 본능적으로 자식을 챙긴다. 그것을 나무랄 이유는 없다. 문제는 기준이 고무줄처럼 왔다갔다하면서 내 자식과 남의 자식에게 너무 큰 차이를 둔다는 것이다. 내 자식을 제대로 사랑하는 방법. 그것은 내 자식을 조금 덜 사랑하는 것이다. 세상 모든 자식을 조금 더 사랑하는 것이다. (중략) 사랑한다면 덜 사랑하자. (p.244-247)

자식인 동시에 부모인 작가가 쓴 ‘자식’에 대한 이 생각은, 자식이지만 아직 부모는 아닌 내게서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해보지 않았던 인생의 목적어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렇듯, 인생의 목적어는 지금의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그 무엇이 될 수도 있고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그 무엇일 수도 있다. 가족, 사랑, 나, 엄마, 꿈, 행복, 친구, 사람, 믿음, 우리, 열정, 너, 도전, 지금, 희망, 돈, 건강, 자유, 이름 등등 많고 많은 단어 중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 어떤 것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어쩌면, 인생의 목적어를 어떠한 단어 하나로 결정짓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지금의 내게 어떤 단어가 더 소중하듯, 내일의 내겐 다른 단어가 더 소중해질 수도 있는 게 우리네 인생이니까.

 

그런 인생을 훨씬 더 헐렁하고 넉넉하고 가볍게 사는 법에 대한 작가의 말이 있어서 담아본다.

 

사람이 좋아지는 백만 가지 이유 중에서 가장 멋진 이유를 꼽으라면 그냥을 꼽겠습니다. 논리적이지도 과학적이지도 않은 헐렁한 이유, 그냥을 꼽겠습니다. 논리와 과학이 개입하지 않아서 오히려 더 멋진 이유, 그냥을 꼽겠습니다. 이유가 아닌 이유, 그냥을 꼽겠습니다. 그냥 좋다,라는 말이 나는 그냥 좋습니다. (중략) 그냥은 아무 이유 없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설명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사람이 만든 언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사람의 그 복잡다단한 감정을 한두 마디 언어로 표현하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할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태어난절묘한 말이 그냥일 것입니다. 그냥은 여유입니다. 긴 인생을 살면서 자잘한 이유들은 일일이 상대하지 않겠다는 너털웃음 같은 말입니다.

 

헐렁해집시다. / 넉넉해집시다. / 가벼워집시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 앞에 그냥이라는 말 하나만 얹어도 우리 인생은 훨씬 더 헐렁하고 넉넉하고 가벼워질 것입니다. (p.356-357)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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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위하여 -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
김형경 지음 / 창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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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여자를 모른다’고 소설가 이외수는 말했다. 여기서 ‘모르다’는 뜻은 모르는 부분이 있다는 뜻일텐데, 여자인 내가 여자를 모르는 부분이 있듯이 남자 역시 남자를 모르는 부분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이런 부분이다. 아들이 자라는 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아버지로서의 남자, 자동차가 애인이자 물신에 가까운 애착과 숭배의 대상인 남자, 여자가 조금만 친절하게 대하면 자기를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자기를 향해 웃기만 해도 벌써 그녀를 상대로 성적 판타지를 펼치는 남자, 대표적인 여성 혐오주의자 프리드리히 니체를 비롯해 ‘여성’을 혐오하는 남자 등등의 남자 이야기 말이다.

그런 남자들에 대해서 이 책의 저자 김형경은 저자의 이전 에세이집에서 그랬던 것처럼, 자신이 경험하고 공부한 심리학을 토대로 남자의 심리에 관련해서 남자도 몰랐던 남자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아들이 자라는 것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아버지로서의 남자에 대해서는 그 두려움이 실은 자신이 늙고 힘없어지는 것에 대한 공포라고 설명하고(p.39), 사물을 통해 자기 생각이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 남자의 방식이며 남자들은 자기 감정이나 내면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자주 사물들을 화제로 삼는다고 말하면서 자동차를 사랑하는 남자에 대해 설명하고(p.104), 진화심리학적으로 남자는 여자의 유혹에 약하게 진화되어왔으며 남자들이 그토록 유혹에 약한 이유는 그들이 치명적 나르시시스이기 때문이라 말하면서 여자의 웃음에 약한 남자들에 대해 설명하고(p.184-185), 여성을 혐오하는 남자들에 대해서는 남자는 두려운 대상을 비난하는 방어기제를 갖고 있으며, 그것은 곧 그들의 투사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p.207~220).

 

이렇듯 저자가 풀어서 이야기해주는, 남자 역시 잘 몰랐던 남자 이야기만큼이나 좋았던 게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이 책의 구성이다. ‘여자의 웃음에 약한 남자들’에 대해서 설명할 때,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화 혹은 저자가 읽은 책 속 구절이나 글을 인용해서 여자의 웃음에 약한 남자를 글로써 먼저 보여주고, 남자의 나르시시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의 구성이 남자에 대해 잘 모르고, 남자의 심리에 대해서는 더욱이 모르는 내게, 이해를 돕고 가독성을 높여주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남자에게 남자는 기본적으로 경쟁자이다. 비록 그가 아버지와 아들이라고 해도 다를 바 없다.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감사하고 경탄하는 성숙한 남자들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남자들은 적어도 중년의 시기가 되어야 자식이 책임이나 부담이 아니라 축복이라고 느낄 수 있다. 그제야 아버지라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을 행운이라고 여기고, 아버지 역할에 필요한 것은 딱 두가지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넘치는 배려와 넘치는 우정. 하지만 그때는 이미 자식들이 충분히 상처받으면서 다 자란 이후일 때가 많다. (p.48)

 

인상 깊었던 위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연초에 굉장히 인상 깊게 본 영화 <어바웃 타임>의 부자(父子)를 떠올렸다. 주인공 팀의 집안에서 남자만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설정 때문의 부자간의 유대관계가 더 와 닿았던 것도 있었지만, 부자의 모습을 보며 눈물지었던 건 그들의 넘치는 배려와 넘치는 우정이 부자간의 정을 모르는 나에게도 전해졌기 때문이다. 아버지라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을 행운이라 여겼던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위해 시간을 여행해서 자주 아버지를 만나러 갔던 아들. 남자에게 남자는 기본적으로 경쟁자이고 비록 그가 아버지와 아들이라고 해도 다를 바 없다지만, 영화 속 부자의 이야기지만 그런 남자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일상에서 내 감정에 대한 심리를 생각할 때, 나는 저자의 이전 에세이집 중 한 권인 『사람풍경』을 자주 떠올리는데 그건 아마도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난 심리 이야기였기 때문일 것이다. 딱딱한 심리 이야기가 아닌, 누군가 들려주는 것 같았던 남 일 아닌 심리 이야기. 『사람풍경』이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 내가 지나치고, 만나고, 경험할 모든 남자들의 심리에 대해 의문을 가질 때면 나는 어김없이 이 책 『남자를 위하여』가 떠오를 것이다.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라고 하지만, 나는 이 책을 많은 남자들이 읽었으면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하고, 때때로 인정하면서 남자도 모르는 남자의 이야기를 알고, 나아가 남자인 자신을 이해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테니 말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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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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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다기에, 『울지 않는 아이』를 먼저 읽고, 연이어『우는 어른』을 읽었다. 목차를 읽고 첫 장을 마주하는데 웬걸, 첫 장의 첫 구절부터 마음에 들었다.

 

내 인생에 무언가 예정한 일은 없는데, 예정에 없던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종종 있어 우습다. 예정이 없는데, 예정에 없는 일은 있다니. (p.10)

 

예정한 일이 없기만 한 건 아니지만, 위 구절처럼 예정에 없던 일이라고 생각할 때가 나도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이 책을 읽게 된 것. 이 책을 읽게 된 일이 예정한 일은 아닌데, 예정에 없던 일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행위로 우느냐 안 우느냐는 차치하고, 어른이란 본질적으로 ‘우는’ 생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울 수 있다’는 표현이 정확할지도 모르겠군요. ‘울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진정 안도할 수 있는 장소를 지녔다는 것이겠죠. 나는 ‘울지 않는 아이’였던 자신을 다소는 듬직하게 여겼지만, ‘우는 어른’이 되어 기쁩니다. (p.229 작가 후기 중)

 

진정 안도할 수 있는 장소를 지닌, 울 수 있는 우는 어른이 된 그녀의 에세이는 분명 성장 에세이다. 이 책의 목차처럼 크게 네 꼭지, 비가 세계를 싸늘하게 적시는 밤, 남성 친구의 방, 갖고 싶은 것들, 햇살 내음 가득한, 어슴푸레한 장소라는 시간 혹은 공간 속에서 그녀는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온몸과 마음을 다해 기쁨을 표현하고, ‘지금’이 전부라는 찰나적인 태도로 나날을 살아가고, 때로는 그런 강아지들의 체질에 위로받으며(p.55), 가령 뜻하지 않은 때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뜻하지 않은 사람과 우연히 마주친, 신이란 존재를 믿고 싶어지는 순간을 지나며(p.148), 아마도 자신이 반듯하기 때문에 타인을 믿을 수 있고, 자기 안에 악의가 없는 것이고, 아주 단순한 하이디의 선함이 하이디의 강함이라며 하이디처럼 선한 마음을 원하기도 하면서(p.194) 말이다.

 

그리고 그 성장 끝에서, 사무치게 와 닿는 구절을 만났다.

 

인생에는 특별한 순간이 있다. 아주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그런 순간을 당시에는 모른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슬픈 것이다. (p.217)

 

한 문장 한 문장이 모순이다. 모순인데, 사무치게 와 닿았다. 누구에게나 아주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있고, 그런 순간을 당시에는 모른다.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슬픈, 인생의 특별한 순간. 그런 순간을 당시에는 모르고,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슬프다는 점에서 청춘과 닮은 구석이 있는, 이 순간이 있어 우리네 삶은 애달프지만 살만하다.

 

열두 살 때나 지금이나 외톨이는 아니지만 외로운 여자고, 고독하고 히스테리컬한 여자,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성장 에세이를 읽으리라 예정한 일은 없었고, 그래서 예정에 없던 일이었지만 위 구절을 읽으면서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진정으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장소를 찾게 되면, 그리고 그 장소에서 울게 되면, 그 때 내 곁에 이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에쿠니 가오리 『울지 않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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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아이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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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를 꽤 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소설을 여러 권 읽었고, 특히 작년부터는 소담출판사에서 꼼꼼평가단으로 활동하면서, 그녀의 신작을 계속 읽어왔다. 『냉정과 열정사이 Rosso』로 그녀의 소설을 처음 읽었고, 꼼꼼평가단에 지원하겠다고 읽었던 『하느님의 보트』를 통해 에쿠니 가오리를 다시 보게 되면서, 이제는 그녀의 글을 제법 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 『울지 않는 아이』와 『우는 어른』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에쿠니 가오리를 꽤 안다고 생각했던 건, 나의 오산이었다. 적어도 에쿠니 가오리를 안다고 말하려면, 에쿠니 가오리의 에세이를 읽고 말해야 했다.

 

닥치는 대로 대충 살고 있는 탓에, 그때그때 쓴 줄잡아 8년치 에세이에는 당연히 에쿠니 가오리가 있다.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인 동시에 아내 에쿠니 가오리, 언니 에쿠니 가오리, 딸 에쿠니 가오리 등등 일상의 에쿠니 가오리가 한 가득이다.

 

가모이 씨는 인생이란 아이스크림 같다고 말한다. “인생의 여름날, 달달했던 그 아이스크림. 끝내는 시간과 햇빛에 녹아 없어져버리지만, 절대 남김없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 몸 온갖 곳에, 그 끈끈하고 달달한 감촉이 남아 있다”라고. (p.137)

 

책을 다 읽고 덮으면, 책을 읽었었나 싶을 정도의 일상 속 에쿠니 가오리의 이야기지만 책 속 구절처럼, 절대 남김없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책 곳곳에 에쿠니 가오리가 녹아 있듯이, 이 책을 읽은 내게는 에쿠니 가오리의 글이 남아 있다. 가령, 이런 구절이다.

 

결혼이란 참 잔인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가장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가장 되고 싶지 않은 여자가 되고 마는 일이다. 서글프다. (p.146)

 

결혼을 경험해보지 않은 나지만, 공감하게 만든 구절이었고,

 

나는 자신의 한심함에 어이가 없었다. 소설이나 영화라면, 바다에 가고 싶다고 중얼거린 다음 순간, 바다에 있든지 또는 적어도 바다로 가는 차 속에 있을 텐데. 도무지 어쩔 방법이 없는데, 바다에 가고 싶고, 그것도 밤바다면 좋겠고, 어떻게든 바닷바람을 쐬고 싶은 심정은 절실했다. (p.178)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구나 했고,

 

무슨 생각으로 글을 쓰는가, 하고 다그쳐 물으면 어떻게든 그곳에 내 발로 가보고 싶어서,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좀 더 복잡하게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다른 이유는 생각나지 않는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내게는 그곳에 가보는 행위 바로 그것이다. (p.200)

 

그곳에 가보는 행위로 쓰인 소설들을, 나는 읽어왔구나 싶었다.

 

그리고 그녀의 작가 후기처럼, 내가 읽어 온 그녀의 소설, 소설 속 이야기와 이야기 위에 놓인 캐릭터들을, 절반은 사랑하고 절반은 저주하면서 이 글을 마친다.

 

 

 

* 같이 읽으면 좋을 책 : 에쿠니 가오리 『우는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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