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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읽다>

 

김영하 산문 삼부작의 완결편 <읽다>는 그가 오랫동안 읽어온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문학이라는 '제2의 자연'을 맹렬히 탐험해온 작가 김영하의 독서 경험을 담은 책이다. 우리 시대의 작가로서 그리고 한 명의 열렬한 독자로서, 독서라는 가장 인간다운 행위의 의미에 대해 사유하고자 하는 그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우리를 깊은 책의 세계로 끌어들여 정신의 미로 속을 때로는 즐겁게 때로는 고통스럽게 헤매는 독서의 쾌락을 선사한다.

< 읽다>는 우리는 왜 책을 읽는가, 문학작품을 읽을 때 우리에겐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위대한 작품들을 위대하게 만드는 특질은 무엇인가 등을 주제로 6회에 걸쳐 열린 문학 강연을 토대로 쓰였다. 책과 독서에 관한 가장 치열하고도 매혹적인 사유, 고대 그리스로부터 현대의 문학작품과 '미드'까지 아우르며 거침없이 종횡하는 문학 탐사, 문학적인 것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풍요로운 질문과 대답, 그리고 김영하만의 깊고 방대한 읽기의 역사가 담겨 있다.

 

*

 

김영하 산문 삼부작 중 한 편을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이젠 많은 사람들이 표지 한 번은 봤을법한 김영하 산문 삼부작의 완결편이다.

2편 <말하다>를 흡족하게 읽은 나로서는 기다렸던 <읽다>편.

 

정확한 내용은 읽어봐야 알겠지만, 이 책을 붙들고 잠깐 살펴봤을 때

마음에 남은 구절이 있어서 소개해본다.

 

책을 읽는 매 순간, 우리는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조금 더 읽겠다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렇게 해서 한 권의 책을 끝내게 됩니다.

완독이라는 것은 실은 대단한 일입니다.

그만 읽고 싶다는 유혹을 수없이 이겨내야만 하니까요.

(p.82)

 

 

허윤선 <그림과 문장들>

 

그림과 함께 책 속 문장들을 들려주는 책이다.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잠시 시간을 멈추게 하는 아름다운 그림들 100점과, 영원히 빛날 명문장 100가지를 모았다. 그림에 문장을 더함으로서, 그림 감상의 폭은 풍부해지고 문장의 의미는 더욱 명징해지며, 서로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준다.

벨에포크의 화가 툴루즈 로트렉의 '디방 자포네' 속 검은 옷의 여인은, 지금의 청춘들이 사랑하는 작가 알랭 드 보통의 <우리는 사랑일까>에서 언급된 '슬픔이 매력적인 이유'를 시각적으로 말해준다. 히로시게의 우키요에 속 고양이는 노르웨이 시인 하우게의 고양이에 관한 시구를 만나 '이곳의 돌아가는 사정을 아는' 매력적인 고양이가 되기도 한다.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 앞에서 읽는 오르텅스 블루의 <사막>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이 책에는 많은 여백이 존재한다. 화가와 작가에 대한 상세 소개나, 그림 해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여타의 그림 에세이처럼 지은이의 감상이 길게 이어지지도 않는다. 그저 앞면에 인쇄된 그림을 넘기면 뒷면에는 그림에 대한 간략한 정보과 함께 그림을 보고 떠올린 책 속 문장들, 그리고 거기에 대한 지은이의 짤막한 단상이 적혀 있다.

이렇듯 책에는 아주 최소한의 글만이 들어 있지만, 그럼에도 어느 페이지도 쉽사리 그냥 넘겨지지 않는다. 그림과 문장 그 자체가 가진 힘, 무게 때문이다. 복잡한 해설 없이도 충분히 그림을 느낄 수 있고, 문장의 울림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잠시 시간을 멈추게 하는 아름다운 그림들이 실렸다는 것도 좋지만,

사실 이런 책에서 내가 기대하는 것은 그림에 곁들인 문장에 있다.

곁들인다는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글만 놓고 봐도 충분히 좋은 그런 문장들.

 

그간 그림이 위주인 책을 선물해 본 적은 없는데,

이 책은 내가 읽지 못했어도 선물하기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세형 <나를, 의심한다>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두 권의 책을 연달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으며 60만 독자의 사랑을 받은 강세형 작가의 세 번째 에세이. '일상', '환상', '음악'이라는 세 가지 각기 다른 주제의 이야기들을 과거와 현재, 현실과 꿈을 오가며 흥미롭게 풀어냈다.

교복처럼 즐겨 입던 옷을 잃어버린 후 불현듯 깨달은 이별에 대한 생각, 어른이 되면 하지 않게 될 거라 생각했던 걱정들을 여전히 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고민, 아무리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할 수조차 없는 세상살이의 힘겨움, 미워도 쉽게 헤어질 수 없는 애증 같은 주위와의 관계 등.

너무나 익숙해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일상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특유의 관찰력과 놀라운 상상력, 유려한 문장은 강한 흡인력으로 독자를 이끈다. 아직 서툴고 여전히 불안한 우리가 진정한 어른의 시간을 마주하는 방법을 '의심'을 통해 보여주는 새롭고도 독특한 이야기.

 

*

 

두번째 책은 읽지 못했지만,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를 인상 깊게 읽어서 그런지

강세형 작가님의 에세이에 대한 기억이 좋다.

 

 블로그 이웃이신 동경님이 이 책을 읽으셨기에

이 책 안 그래도 읽어보고 싶어서 눈독 들이고 있었다 말하니,

다른 작가인가 싶을 정도로 전작들과 다른 느낌이었다고 답해주셨다.

 

그래서 읽어봐야지, 하고 마음 먹었던 책.

 

 

 

 

김형경 <오늘의 남자>

 

오늘 내가 만난 남자, 도대체 왜 이럴까? 이 남자는 왜 그렇게 찌질할까? 이 남자가 여자를 폄하하는 이유는 뭘까? 이 남자는 왜 아무도 없는 곳에서만 눈물을 흘릴까? 언제 어디서나 서열을 정리하고, 경쟁 행위 자체에서 에너지를 얻고, 권력자 앞에선 강력한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고, 언어보다 섹스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이 알 수 없는 남자의 본심을 김형경 작가가 다시 파헤친다.

< 남자를 위하여> 이후 2년 만에 김형경만의 날카로운 통찰과 유쾌하고 진솔한 언어로 들려주는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는 여전히 유용하면서 더욱 명쾌해졌다. 직장, 학교, 가정 등에서 남녀간의 갈등으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김형경표 남녀관계 심리 연구서를 읽다보면 서로에게 가지고 있던 환상이 현실감을 되찾으면서 서로의 간극이 메워지는 걸 느낄 수 있다.

 

*

 

작가님의 전작 <남자를 위하여>는 나의 첫 신간평가단 활동이었던 13기의 마지막 도서 중 한 권이었다.

그래서 이 책의 출간 소식이 무척 반가웠던 바다. 감사하게도 신간평가단을 연임하고 있고,

그 안에서 작가님의 후속작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말이다.

 

 

2년 만에 작가님은 또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셨는지도 궁금하고

'여자가 알아야 할 남자 이야기'를 나는 어떻게 읽어낼지도 궁금하고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되지 못하더라도 이 책은 챙겨 읽자고, 메모해둔다.

 

그 어떤 설명보다는 목차를 덧붙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조금 길지만..

목차를 덧붙여본다.

 

1장 아픈 남자, 슬픈 남자
상실을 경험한 남자의 마음 풍경 / 남자의 말 속에 없는 것들 / 의식의 능숙함과 무의식의 미숙함 / 침묵 속에서 마음이 아픈 남자들 / 남자의 감정적 방패, 논리와 합리화 / 남자들이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을 때 / 구강기 남자들의 나라 / 여자를 폄하하는 남자의 언어 / 모든 남자는 평등하게 불안하다 / 술을 따라주며 전하는 남자의 안부 / 남자가 자기 능력에 불안감을 느낄 때 / 남자의 폭식증, 여자의 거식증 / 남자의 우울증, 무력감과 폭력성 / 무력감에 싸인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 / 동성애 남자의 고요한 눈빛을 위하여 / 남자의 거짓말 뒤에 숨겨진 마음 / 작은 일에 격하게 반응하는 남자 / 세상에서 가장 못난 부류의 남자 / 난폭 운전자 남성의 내면 심리 / 부모가 물려주는 유산, 알코올중독 / 부끄러움을 느끼고 표현하는 방법 / 무의식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 / 가장 나쁜 남자가 가장 아프다

2장 가장과 아버지의 이름으로
결혼 앞에서 망설이는 남자 / 내면의 아버지를 떠나보내기 위해서 /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의 마음 / 좋은 남자의 나쁜 행동 / 남자는 역할로써 존재한다 / 여자를 즐겁게 해주려는 남자의 소망 / 젊은 남자들의 여성 공포증 / 여자의 성공을 두려워하는 남자 / 여자의 결핍감과 경쟁하는 남자들 / 젊은 아버지들의 '아버지 부재 증후군' / 헌신적인 남자, 이기적인 남자 / '대화가 통하는 남자'를 원하는 여자 / 아내를 비난하는 남자를 위하여 / 출생 순서에 따라 다른 자녀의 성향 / 아버지가 딸을 사랑하는 방법 /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방식 / 남자가 경험하는 복종과 배신의 드라마 / 자녀보다 아내에게 집착하는 남자 / 자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 / 잘못을 취소하는 남자의 행동 / 새로운 아버지 역할을 모색하는 남자

3장 남자의 성과 사랑
남자는 절박하게 여자가 필요하다 / 남자에게는 두종류의 여자가 있다 / 남자의 성 속에 숨겨진 의미들 / 시대 따라 변해온 남자의 여자 유혹법 / 여자를 유혹할 때 유념할 것들 / 남자가 섹스를 통해 말하는 것들 / 남자의 성행위 전 긴장 증상 / 성 충동을 향해 내달리는 남자 / 바람둥이는 아픈 사람이다 / 욕이 상징화되지 않은 남자 / 남자의 삶은 욕동 관리에 달려 있다 / 성욕이라는 종마를 안전하게 다루기 / 성 중독의 세 단계 / 새로운 남자 행동지침을 위하여 / 남자가 아직 말하지 않은 것 / 성폭행 피해자 어머니의 아들 / 남자의 이상한 질투 표현법 / 사랑을 거절당한 남자의 못난 복수 / 한국 남자의 국제 경쟁력 / 여자의 웃음에 약한 나르시시스트 남자

4장 남자 속의 영웅들
남자의 마음속에는 영웅이 산다 / 남자는 경쟁심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 남자가 권력을 사용하는 방법 / 남자가 스포츠를 매개로 경험하는 것들 / 군대 경험이 남자에게 주는 것들 / 남자가 권력을 추구할 때 원하는 것들 / 아내의 종교활동을 싫어하는 남자 마음 / 남자가 감사하다는 말을 들을 때 / 남자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것 / 남자의 새로운 매력, 백치미 / 분노가 녹아서 눈물로 흐를 때 / 남자가 정신과 병원을 찾는 이유

5장 남자의 성장과 나이 듦
‘괜찮지 않다’고 말하는 남자 / 남자가 통과하는 폐허의 시간 / 남자의 역할과 수많은 '자기'들 / 남자를 성장하게 하는 수평적 모임 / 남자의 취미활동과 그 속에 숨은 의미 / 십대 남자와 사십대 남자의 공통점 / 중년기에 포기해야 하는 소중한 것들 / 중년의 위기와 결혼반지의 효능 / 중년 남자가 직업에 회의를 느낄 때 / 남자가 홀로 산길을 걸을 때 / 남자의 중년 위기와 성적 능력의 위기 / 위기에서 심리발달을 이루는 남자 / 충족될 수 없는 남자의 수직상승 욕망 / 불멸을 꿈꾸는 남자의 본능 / 노년의 삶에도 소망이 필요하다 / 남자가 맞닥뜨리는 모욕과 낭비 / 남자들의 시선을 내면으로 돌리기 위해서

 

 

 

 

지은이 박성천, 사진 최현배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23명에게 책이 작가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었고, 또 그로 인해 어떤 작품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한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대표 소설가, 시인, 지성인과 문화예술인인 공지영, 조정래, 은희경, 최재천, 김병종, 유시민 등 자신만의 색깔로 책을 짓는 작가들의 내밀한 고백을 한데 모았다. 이들은 왜 책을 쓰게 되었고, 책은 어떻게 그들의 삶을 변화시켰는지 이 인터뷰집에 모두 담겨 있다.

지난 2년여에 걸쳐 광주일보 문화예술전문지 예향에 연재되었던 글을 토대로 엮은 책이다. 저자인 박성천 기자는 다양한 영역에 걸친 글쓰기를 통해 사람과 세상, 문화에 대한 지평을 넓혀가는 인문학자다. 문학 기자와 예향기자로 활동하면서 문학 관련 기사뿐 아니라 우리 시대 화제가 되는 인물 인터뷰, 다양한 문화 담론을 넘나든다. 저자는 우리 시대 대표 작가들을 인터뷰하며 인터뷰이로서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했고, 그 결과로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내밀한 고백을 이 책에 담았다.

 

*

 

광화문 교보문고에 방문할 때마다, 앞에서서 흡족하게 읽고 가는 문장이 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석판 속 문장.

 

이 책의 제목은 반대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책을 만든다'

 

책이 작가를 만들었고, 그 작가가 다시 책을 만든 이야기.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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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온 존재가 완전히 비워지면 사랑에 빠진 사람은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사랑은 '나'를 무한히 확장시킨다. 사랑에 빠졌을 때, '나'는 질투로 몸이 달아 자살을 떠올리는 심약한 청년이 되기도 하고 어떤 투정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너그러운 성자가 되기도 하고 청소차가 지나가는 새벽 거리를 비스듬히 누워서 바라보는 폐인이 되기도 한다. '나'는 레너드 코헨의 노래처럼 권투 선수와 의사와 운전수가 될 수도 있고 안치환의 노래처럼 그대 뺨에 물들고 싶은 저녁노을이나 그대 위해 내리는 더운 여름날의 소나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랑이 끝나면 이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다. 사랑의 종말이 죽음으로 비유되는 까닭은 그 때문이다. 사랑이 끝나고 나면 우리는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데, 그러면서 무한히 확장됐던 '나'는 죽어버린다. 진우의 말처럼 한번 끝이 난 사랑을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죽음은 비가역적인 과정이다. 사랑의 종말도 그와 마찬가지다. 확장이 끝난 뒤에는 수축이 이어지게 된다. 사랑이 끝나게 되면 우주 전체를 품을 수 있을 만큼 확장됐던 '나'는 원래의 협소한 '나'로 수축된다. 실연이란 그 크나큰 '나'를 잃어버린 상실감이기도 하다.

다락 같던 '나'에게서 벗어나 엉거주춤 관계 속에 집어넣었던 온갖 잡동사니들을 챙겨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일은 우연히 발견한 초등학교 시절의 일기장을 펼쳐보는 일과 비슷하다. 내가 그렇게 농담을 잘하는 사람이었구나, 슬픔이란 유행가 가사에나 나오는 얘기인 것처럼 늘 맑게 웃었구나, 참 떼도 많이 쓰고 참을성도 없었구나 등등의 회한이 들면서 그런 자신을 아련하게 그리워하게 된다. 처음에는 두 사람이 함께 빠져들었지만, 모든 게 끝나고 나면 각자 혼자 힘으로 빠져나와야 하는 것. 그 구지레한 과정을 통해 자신이 어떤 종류의 인간인지 뼛속 깊이 알게 되는 것. 그게 바로 사랑이다.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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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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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무릇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 와 함께 손꼽는 소설의 첫 문장이다. 소설이 아닌 그저 한 문장으로만 김훈 작가님을 기억하던 나는, 지난해 11월 김연수 작가님의 산문집 소설가의 일출간과 김훈 작가님의 산문집 자전거 여행재출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김훈 작가님을 만났다. 질문에 대한 답을 고르는 그 모습과, 답을 할 때의 그 눈빛이 인상 깊었다. 글은 글을 쓰는 그 사람을 닮는다더니, 정말 그랬다. 내가 기억하는 문장이 바로 그 한 문장이었을지라도 말이다. 에세이는 쉽고, 소설은 어렵다고 하셨지만 그의 소설이 조금 어려웠던 나는 일단 에세이부터 읽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났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이 책 라면을 끓이며가 내 품에 들어오고서야 나는 작가님의 에세이를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오래전에 절판된 산문집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밥벌이의 지겨움바다의 기별에 실린 글의 일부와 그후에 새로 쓴 글을 합쳐서 엮은 책이라고 하는데, 나는 작가님의 모든 산문집을 읽어본 적이 없으므로, 이 책은 그저 하나의 산문집이었다.

 

우리 남매들이 더 이상 울지 않는 세월에도, 새로 들어온 무덤에서는 사람들이 울었다. 이제는 울지 않는 자들과 새로 울기 시작한 자들 사이에서 봄마다 풀들은 푸르게 빛났다. (p.34)

 

이 산문집의 제목인 라면을 끓이며로 시작한 1부 곳곳에서 김훈 작가님만의 문장을 만나고, 마주하는 2의 시작은 세월호. 201511중앙일보에 실린 글과 같은 해 410일 종합경제지 이투데이에 실린 글을 합쳐서 재구성한 글이라 그런지 제법 길다.

나 역시 세월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지만, 그걸 글로 풀어내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떤 날은 세월호라는 세 글자에 앞에서 나아갈 수 없었고, 또 어떤 날은 뉴스에서 되풀이해 보여주던 침몰하는 세월호의 한 호실에서 구조되는 다른 이들을 바라보는 아이들 생각이 나서 끝내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래서 세월호를 이야기한 작가들의 많은 글을 찾아 읽었다.

 

글을 쓰면서 읽은 책을 들이대는 것은 게으르고 졸렬한 수작일 테지만 나는 바다에 빠져 죽을 뻔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별수 없이 책을 들먹인다. (p.156)

 

며 조선 성종 때 관인 최부의 기록과 조선 영조 연간의 제주도 선비 장한철의 기록과 마지막으로 함석헌의 글을 인용하는데, 작가님이 아니면 결코 접하기 어려웠을 기록이다.

 

그리고 다시 4월이 와서, 세월호 침몰은 1주년이 되었다. 꽃보라가 흩날리고 목련이 피어서 등불로 돋아나고, 여자들도 피어서 웃음소리가 공원에 가득하다. 생명의 아름다움은 본래 스스로 그러한 것이어서 사람이 입을 벌려 말할 필요는 없을 터이지만, 지난해 4월 꽃보라 날리고 천지간에 생명의 함성이 퍼질 적에 갑자기 바다에 빠진 큰 배와 거기서 죽은 생명들을 기어코 기억하고 또 말하는 것은 내가 아직도 살아있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겨우 쓴다. (p.170)

 

이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고 나서도 나는 단지, 겨우 쓴다.’는 문장이 내 안에 오래 남았다. 밥과 돈과 몸과 길과 글 사이에서 그는 여전히 라면을 끓이며, 살아 있는 육체성의 느낌을 전해주는 연필로 글을 쓰며 단지, 겨우 쓸 것이다. 그렇게 쓰인 그의 산문을 뒤로하고 나는 아직 읽지 못한, 그의 많은 글들을 읽으려 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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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 알타이 걸어본다 6
배수아 지음 / 난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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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여행은 한 자락으로 기억될 때가 있다. 친구와의 남원 여행이 그랬다. 남들처럼 코스를 밟아 여행했던 전주를 뒤로하고, 남원으로 넘어온 우리는 남원에서의 하루를 종일 자전거를 타며 보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빌린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길을 한참 오른 끝에 방문했던 남원랜드. 영업시간은 지나 있었고, 아쉬운 마음에 남원랜드와 서로를 번갈아 바라보다가 우리는 10분 넘게 올라간 그 길을 1분 만에 내려왔다. 여행의 한 자락은 그 1분 사이에 찾아왔다. 넓게 펼쳐진 남원의 풍경 위로 저물어가는 노을이 내 눈에 가득 들어차는데, 우리는 이 노을을 보려고 여길 이렇게 올라왔나보다 했다. 그 풍경은 그렇게 지난 여행의 전부가 되었다.

 

이렇듯 한 자락은 어떤 풍경이 되는가 하면, 한 사람의 모습이 되기도 한다. 알타이를 여행한 배수아에게는 한스가 있었다.

 

나는 한스가 그렇게 걸어 식탁에 와서 앉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는 아침마다 반드시 홍차를 마셨으나 그날은 식탁 어디에도 홍차 봉지가 없었다. "한스, 이제는 차가 하나도 없어" 하고 누군가가 말해주자 한스는 아무런 대꾸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에서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평원으로 걸어가서 허리를 굽히고는 그가 조각을 위해서 돌을 고를 때와 마찬가지로 아주 신중한 태도로 몇 송이의 노란 들꽃을 꺾었다. 그리고 그 꽃송이를 식탁으로 가져와 뜨거운 물이 담긴 그릇에 띄우는 것이었다. 그것이 그의 차였다.

세상과 반쯤 격리된 듯한 한스의 몸짓과 태도에는 내 마음을 건드리는 무엇인가가 있었다. 그것은 하나의 시처럼 느껴졌다. 나는 아직도 그날 아침 그의 말없는, 변함없이 주변과 무관하던 표정과 몸짓을 잊을 수가 없다. (p.186)

 

이 구절을 읽으면서, 나는 그녀가 도저히 저항하지 못할 운명의 힘에 이끌려 몽골로 떠나 약 한 달 간 머물렀다는 서북부 국경 지대인 알타이를 떠올렸다. 사진으로 접한 알타이의 풍경보다, 뜨거운 물이 담긴 그릇에 노란 들꽃을 띄워 그의 차를 마시는 한스가 눈에 선했다. 내가 그곳 알타이에 있었고, 그날 차를 마시는 한스를 보았어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싶었다.

 

유르테에 불을 피울 야크똥을 모으고, 3주 내내 양고기를 주식으로 먹고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많은 경우 자신의 감정과 언어 안에서 오직 혼자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플 때조차도 가장 많은 미소를 지으면서 유목민으로 거듭난 그녀. 책의 시작부터 그녀의 책이었으나, 저 구절을 읽으면서 이 책은 온전한 그녀의 책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여기서는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알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늘이 도대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알 도리가 없었고, 사실상 알 필요도 없었다. 그리고 또다른 사실도 깨달았다. 이곳에서 나는 내가 누구인지조차 거의 절반쯤은 정말로 잊어버리고 있었음을, 그건 예상치 못하게 아주 행복한 기분이었다. (p.138)

 

검은 머리를 길게 기르고 치렁치렁한 양털 스커트를 입고, 손에는 양치기 막대를 들고 걸어다녔을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그녀가 아니었으면, 알타이와 울란바토르 그 어디쯤의 풍경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노란 들꽃을 뜨거운 물에 띄워 마시던 한스가 하나의 시였다면, 유목민으로 산 한 달간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거의 절반쯤은 정말로 잊어버리고 있었으나 예상치 못하게 아주 행복한 기분이었다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내게 하나의 소설이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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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야구의 디테일
배우근 지음 / 넥서스BOOKS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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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아웃 만루상황. 원정팀이 1점 앞선 가운데, 홈팀의 다음 타자가 타석에 들어선다. 타석에 들어선 그는 우선 장갑을 단단하게 조이고 헬멧을 이마의 끝선에 맞춰 고쳐 쓴다. 그리고 스파이크에 흙이 엉겨 붙어 있으면 두세 번 점프해서 털어낸다. 이어 방망이를 연필 삼아 홈 플레이트에 쭉 선을 그린다. 이게 끝이 아니다. 왼손으로 허벅지를 한 번 툭 쳐야 타격 준비가 끝난다. 그 중에서도 헬멧 속 냄새를 맡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여유가 있는 상황, 모두가 숨죽이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을 가리지 않고 매 타석 자신만의 독특한 준비동작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때, 이 준비동작을 루틴혹은 쿠세라고 부른다. 자신이 알기도 하고 모르기도 하는 이 루틴은 선수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높이는 수단이다. (p.239)

 

 

앞서 소개한 루틴의 주인공은,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삼성라이온즈 우익수 박한이다. 다른 선수에 비해 유난히 준비 동작이 많고 길어 버퍼링 박’, ‘킁킁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올해로 8년차 삼성팬인 나뿐만 아니라 타 구단 팬들 역시 박한이 선수의 루틴을 따라 해낼 정도로 루틴은 그에게 트레이드마크다. 나 역시 종종 따라 해보곤 하는데, 성실하고 꾸준한 그의 기록 속에 한 경기, 한 타석, 한 구 한 구 차곡차곡 쌓였을 루틴을 생각하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사소해 보이지만, 루틴이 없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야구에서 루틴은 중요하다. 아니, 야구에서 중요한 게 어디 루틴뿐이랴. 투수는 왜 선글라스를 쓰지 않는지, 홈런을 칠 때 손맛을 느끼는 게 정말인지, 포수는 왜 매니큐어를 바르는지, 야구는 왜 9회까지 하는지 등등 꼭 알 필요는 없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야구의 디테일이 담긴 책이 있다. 이름하야 야구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이 바로 그 책이다.

 

야구를 챙겨보기 시작하던 8년 전, 주위에 야구팬이 없었던지라 이 용어, 저 용어를 찾아가며 경기를 챙겨봤던 기억이 난다. 보크와 낫아웃에 대해서는 조금 낯설었던 그때. 그래도 야구가 꿀잼이라는 건 제대로 알았고, 그렇게 매년 챙겨보다 보니 어느새 8년이 흘렀다. 이쯤 되면 야구에 대해 모르는 게 없을 줄 알았던 내 생각은 이 책을 만나면서 우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8년이나 봤는데도 모르는 게 많았다.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삼진 후 내야 라운딩 세리머니.

 

투수가 타자를 삼진 잡으면 포수는 미트에 있던(타자가 삼진을 당한) 공을 꺼내 1루나 3루수에게 던진다. 그렇게 내야를 한 바퀴 돌고 나서야 그 공이 투수에게 향한다. (p.271)

 

경기를 8년이나 봤으면서도 그게 세리머니인 줄 몰랐던 것이다. 이럴 수가. 허탈한 마음에 허허허 하고 웃으면서 계속 읽어 내려가는데, 이 세리머니에 대한 감독들의 답변이 재미있다. 유격수 출신 류중일 감독은 어릴 때부터 그랬는데, 삼진 잡고 나서 포수가 투수에게 바로 던지면 서먹하지 않을까. 바로 던지는 경우를 거의 못 봤다. 어릴 때부터 하다 보니 습관이 배어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고 답한다. 다음으로 투수 출신 감독인 양상문 감독의 답변이 이어진다. “의식하지 못했다. 진짜 그러느냐?”라며 눈을 크게 떴다는 그의 답변을 읽는데 안심했다. , 나만 모르는 건 아니었구나 하고.

그리고 양감독은 앞에 있던 포수 최경철을 불러 세워 삼진을 잡으면 정말 내야에서 수비수끼리 공 돌리기를 하는지, 1루나 3루에 던지는지 물었고 최경철 포수는 그렇게 하라고 지시 받은 건 아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해왔다. 프로에 와서도 경기 진행을 빨리 해야 할 때 말고는 1루나 3루수에게 던졌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게, 삼진 후 내야 라운딩 세레머니는 여기서 끝인 줄 알았는데, 얼마 후에 다시 만난 류감독이 삼진 후 내야 라운딩에 대해 자기 나름의 해답을 내놓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야통은 늘 명쾌한 답을 내놓기도 한다라는 괄호 속 문장과 함께.

해답은 둘째치고, 질문을 듣고 저자를 다시 만나기까지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생각했을 감독님의 모습이 눈에 선해서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정답은 없지만, 정답에 가까운 해답은 이 책의 274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의 매력은, 그라운드 위 혹은 덕아웃 한 구석에서 이야기를 듣는듯한 현장감 있는 인터뷰와 그 선수의 준비동작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은 묘사에 있다. (특히 류감독님의 인터뷰를 읽을 때마다 류감독님의 음성이 지원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정감 가는 일러스트와 적재적소에 배치된 사진들이 이 책에 매력을 더한다.

 

야구의 꽃 홈런과 짜릿한 끝내기 안타에 가려 빛을 바랬을지라도 발로 뛰어 만드는 호수비와 도루가 쌓이고 쌓여 결국 승리로 이끌 듯이, 깨알 같을지라도 이런 디테일들이 큼직한 볼거리 사이에서 재미를 선사한다. 그래서 이 책은 오랜 야구팬에게도, 이제 막 야구를 보기 시작한 팬에게도 좋은 책이다. 야구가 진정 좋아서 쓴, 야구만큼 재미있는 진짜 야구 이야기가 담긴 책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에필로그 속 구절처럼, 이 책은 힘껏 방망이를 휘두른 상태다. 타구의 방향은 미정이었으나, 내 품안에 날아든 이 한 권의 책만큼은 스위트스폿을 정확하게 맞았다.





* 인상 깊었던 구절들


오죽하면 아이슈타인이 "내게 야구를 가르쳐주면 당신에게 상대성이론을 가르쳐주겠소. 아니 그러지 맙시다. 당신이 상대성 이론을 깨우치는 게 내가 야구를 깨우치는 것보다 빠를 겁니다"라고 말하며 불확실하고도 오묘한 야구의 세계를 거론했다고 하지 않은가. (p.5)

 

사실 최고 수준에 다다른 타자는 이미 투수를 이기고 들어간다. 타고난 기량에 경험과 수 싸움이 더해지며 마운드 위의 투수를 압도한다. 여기에 이승엽처럼 안주하지 않는 자세까지 더해지면 최고 타자로 롱런할 수 있다. 그런데 이승엽을 비롯해 정상에 오른 선수들이 전하는 마부작침(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의 성공 방정식은 어찌 보면 식상하고 지루한 스트레오타입이다. 이를 예상한 듯 이승엽은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평범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p.27)

 

슬럼프는 인생의 동반자인 외로움처럼 늘 함께한다. 중요한 건 슬럼프에 안 빠지는 게 아니라 수시로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그 슬럼프에서 가능한 한 빨리 탈출하는 것이다. (p.46)

 

야구는 집(홈 베이스)으로 돌아오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쉽지 않다. 홈런을 쳐서 한걸음에 돌아오는 방법이 있지만, 대부분 많은 난관을 통과해야만 마지막 홈 베이스를 밟을 수 있다. 그래서 처음 출발한 그곳으로 돌아오기 위해 오늘도 많은 선수가 베이스 앞에서 몸이 부서져라 스스로를 던지고 있다. (p.130)

 

빠름과 느림은 동전의 양면처럼 균형을 이뤄야 한다. 속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느린 커브와 함께 던져야 한다. 세상은 여전히 빨리 돌아가고 있지만, 장대한 우주의 역사 속에서는 찰나에 불과하다. 시간이 상대적이라면 느리게 살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인생이든 야구든 '빨리빨리''천천히'가 균형을 맞춰야 한다.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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