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마지막 내가 산 책을 올리기에 앞서, 2015년에 제일 먼저 기록한 내가 산 책은 어떤 책이었나
잠시 구경했다. 47주 전에 올린 글이었고, 이런 글을 썼길래 복사해서 붙여넣어 본다.
가끔은 책을 읽는 것보다 사는데 더 열을 올릴 때도 있다.
책 욕심은 끝이 없고 읽지 못한 책들은 쌓여감을 반복하지만
그래도 책이니까 괜찮다, 다 괜찮다. 어때, 책인데🐸🎶
저 발랄한 개구리가 모든 걸 설명해준다.
책장이 차고 넘쳐서 방바닥에 책이 쌓이기 시작해도 책을 사들이겠다는 저 의지.
도서정가제 이후에 책 구매하는 게 줄겠지? 했던 건 정말이지 한낱 희망사항이었던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 특집으로 출간된 저 책 한 권을 사겠다고 접속했다가,
사고 싶어했던 책들을 버릇처럼 쓸어담아 결제하는 데까지 10분이 채 안걸렸던 것 같다.
언제부터 '그것이 알고 싶다'를 이렇게 챙겨봤다고 이렇게까지 좋아하나 싶기도 하다.
그간 드문드문 챙겨봤고, 각잡고 매주 챙겨보기 시작한 건 제주로 여행을 떠났던 7월 무렵이었다.
두번째 밤, 숙소에서 친구와 함께 챙겨봤던 995회가 시작이었다. 세모자 사건의 진실.
그날 방송을 챙겨보고 소름이 돋아, 한참을 뒤척이다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날 이후, 나는 방송을 빠짐없이 챙겨보고 있다.
KBS2에서 닥터후 시즌2부터 시즌6 방영해줄 때 말고는 그 시간
(토요일 11시 이후나 일요일 11시 이후)에 티비 앞에 있던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극단적인 예다. 선택권이 없었지만, 더빙판 방영해줘서 감사했던 그때.)
몇년간 챙겨보아온 분들에 비하면, 나는 대단히도 늦깎이 팬이라 책을 샀다.
내가 챙겨보지 못한 많은 사건들에 대해 알고 싶었고,
대한민국의 내밀한 어둠을 들여다본 지 어느덧 천 번이라는 그 시간의 무게를 느끼고 싶었다.
1000회라는 시간에 비하면, 592쪽이라는 분량이 다소 적어보이지만
대충 넘겨봐도 올차게 담아냈다는 걸 알 수 있는 책이다.
특히 377쪽부터 591쪽까지 214쪽에 걸쳐 담긴,
1992년부터 2015년까지 23년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사건들 '1000회 방송 목록'은 경이롭기까지하다.
현 진행자 김상중의 인터뷰 중 눈길이 가는 구절이 있어 남겨본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면서, 비슷한 말을 참 여러 번 반복했다.
"정부와 관계 당국에 촉구합니다"를 비롯, "OO를 해야 합니다"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 문장을 지난 8년 동안 계속 반복했다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반복해야 할 것 같은
슬픈 예감이 들어 허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릴 때까지 두드리자는 것이
<그것이 알고 싶다>의 취지이다.
- 김상중 인터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