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한 쪽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그려진 영화라고 이야기를 한다.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러한 논리 역시 어쩌면 강자의 논리 아닌가. 우리는 한 쪽의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그려진 현실, 관점, 역사를 진실이라 강요하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그런 세계에서, 명백히 약자인 자의 입장을 누군가 대변해 영화로 그린 것을 일방적이라 몰아가는 것도 모종의 폭력 아닌가. 당신들은 늘 해왔던 일 아닌가.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 영화에서 본 현실이 너무나 생경하고, 말도 안되는 것이 아니라, 실은 우리가 충분히 접하고 겪어온 권력의 말도 안되는 폭력을 구체화하고, 강화해 알려주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가 부당하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고, 말도 되지 않는 것이 종종 현실이 되어 우리의 삶의 현장에 불쑥 침투하는 것을 경험해 왔음에도, 이런 사실들을 맞닥뜨리면 또 자꾸만 화가 나고, 분한 마음이 든다. 아무리 학습해도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자꾸만 화내고, 억울해하고, 그렇게 기억하자. 그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슬프게도,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므로. 


 



*관련 팩트를 잘 모르긴 하지만, 좀 더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 링크의 글이 도움이 될 듯. 여러모로 생각을 좀 해봐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

 

http://mirror.enha.kr/wiki/%ED%8C%90%EC%82%AC%20%EC%84%9D%EA%B6%81%20%ED%85%8C%EB%9F%AC%20%EC%82%AC%EA%B1%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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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gheuk 2012-01-29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요새 관심이 생겨서 관련 자료들 많이 찾아보고 있어요. 결국 판결 자체에 대한 법리적인 해석보다는, 이 이슈를 둘러싼 담론들이 진행되는 형태에 더 많은 관심이 가는 것이 사실이예요. 혹자가 말하는 진영 논리로 변질되는 모습도 보이고, 이를 바라보는 시선 자체를 문제삼는 반대편의 물타기도 불편하고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네요.

웽스북스 2012-01-31 21:5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하나의 영화와 그 영화를 대하는 시선들이 대변하는 어떤 시각들이 또 많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어서 재밌어요!

서울엔 눈이 오는데, 종혁님 잘 지내고 계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