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 메리 올리버

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다니지 않아도 돼
사막 건너 백 마일, 후회 따윈 없어
몸 속에 사는 부드러운 동물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그러면 태양과 비의 맑은 자갈들은
풍경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거야
대초원들과 깊은 숲들
산들과 강들 너머까지
그러면 기러기들, 밝고 푸른 공기 드높이
다시 집으로 날아가는 거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기러기들, 너를 소리쳐 부르잖아, 꽥괙거리며 달뜬 목소리로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이 세상 모든 것들
그 한가운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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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뜬 2009-10-09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아 김연수 작가님이 번역하신 기러기네요. 류시화 시선집에 있는 기러기도 좋지만 저는 이 버전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

웽스북스 2009-10-12 01:11   좋아요 0 | URL
흑. 김연수는 번역도 잘해...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