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잘라내지 않으면, 배제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행복이 있다. 시게코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잘 만들어낸 이야기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바다 건너의 종교는 인간이 원죄를 안고 있다고 말한다. 금단의 열매를 먹은 뒤 지혜를 얻고 부끄러움을 얻게 되었지만 그 때문에 신의 노여움을 사서 낙원에서 추방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진실이라면, 사람들이 추구하는 낙원은 이미 잃어버린 것이다.
그래도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고, 확실히 그것을 손에 넣을 때가 있다. 착각이 아니다. 환각이 아니다. 바다 건너 이국의 신이 어떻게 가르치든,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반드시 자신의 낙원을 찾아낸다. 비록 그것이 아주 잠시일지라도.
도시코와 히토시처럼.
도이자키 부부처럼.
세이코와 다쓰오처럼.
아카네와 '시게'처럼
산장의 주인 아미가와 고이치마저도 분명히 그랬다.
피투성이가 되든, 고난을 짊어지게 되든 비밀에 의해 유지되는 위태로운 것이든, 짧고 덧없는 것이든, 설령 저주를 받는다 해도 그곳은 그것을 추구한 사람의 낙원이다.
뭔가를 지불한 대가로 낙원을 지상으로 가져올 수 있다. -2권 3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