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입술과 눈에 '불가사의한' 가벼운 미소가 '떠돌게' 하기로 작정한다. 그것을 통해서 나의 성격의 특성은 물론 모든 사진적 예식에 관한 즐거운 의식을 타인들이 읽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즉 나는 사회적인 놀이에 내 자신을 맡기고, 포즈를 취하고, 또한 그것을 알고 있으며 당신들도 알아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중략) 나는 상황과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수많은 사진들 사이에서 흔들리고 움직이는 나의 이미지가 언제나 나의 자아와 일치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와는 정 반대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자아는 결코 나의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는다. (또 중략) 사진이란 내 자신이 마치 타인처럼 다가오는 일이기 때문이며, 그것은 자기 동일성에 관한 의식의 교활한 분열이다. <p19>  
   


이제 사진 속 나를 너무 많이 봐서 낯설지 않지만,
그건 아마 사진 속 나와 진짜 내가 매치되는 측면에서라기보다는
사진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에게 익숙해진 것일 뿐,
사실 난 가끔 사진 속 나 자신이 누구인가, 싶을 때가 있다

항상 사진은,
과거의 내가 보낸 순간 순간의 긍정성만을 기억해준다

웃지 않고서는 어색해서 사진을 찍지 못하는지라
모든 사진이 다 즐거워보여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고,
유독 즐거운 순간들만을 사진으로 남기게 되는 데다가
워낙 나쁜 기억력에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더욱 많으니,
사진에 남아 있는 상황들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하게 되니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할 뿐 아니라,
때때로 조작하기도 한다는 사실은
이제 그리 새삼스럽지도 않긴 하다


* 롤랑바르트가 살던 시대에 디카와 블로그가 존재했다면
그의 글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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