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피곤할 때면 이상하게 눈에 다래끼 같은 게 솟아오른다. 몸의 상태가 피곤할 때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인터넷에서 누가 설명해놨던데, 아무리 면역력이 약해졌어도 그렇지 구질구질하게 다래끼가 뭔지. 그러니까 이게 꼭 어떤 기분이냐 하면 여주인공들은 백혈병이나 심장병에 걸리는데, 혼자 대장항문질환 같은 데 걸린 가오 안사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기분이다.
에잇, 다래끼 따위 들어가버리란말이얏! 구질구질해 보인단 말이얏, 이럴 바엔 차라리 안보이게 입이나 헐 것이지! 라는 병에 대한 비논리적이고 말도 안되는 기준에 의거한 생각을 혼자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녁에 거울을 보니
다래끼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난 입이 헐었다. 다래끼도 굳이 괄시받아가며 내 눈에 자리잡고 살기는 실었던 거야. 그런데 입이 허니까 음식 먹기가 힘들어서 고역이다. 다래끼보다 더 괴로운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도 다래끼가 나았어,라고 말하면 내일 또 다래끼가 생기는 건 아닐까 하여 난 조용히 입병을 참고 견딘다. 집에 가서 '이비나' 발라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