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업무를 도와주는 민종씨에게 오전에 너무 업무를 과하게 준 것 같아
간단한 업무 하나를 순주씨에게 맡겼다
정말 간단한 업무다
1000명 가량의 설문조사 로데이터를 보고
그 가운데 40명 정도 영화예매권 당첨자를 추려내는 일
나는 지겨워서 정말 싫어라 하는 일인데,
처음 해보는 사람들은 굉장히 즐거워 하는 일이다
생각해 보니 나도 처음에 그랬던 것 같다
당첨자 명단을 전달하며 순주씨가 이렇게 말한다
"대리님, 제주도 사는 사람들을 좀 많이 넣었어요"
"아... 왜요? 문화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이라서요?"
"수해 때문에 힘든 사람들이 많을텐데, 그나마 잠깐이나마 기뻤으면 해서요"
나는 웃으며 그러라고 했다
그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해를 입은 사람인지 알 수 없지만
그리고 영화를 보러 갈 마음의 여유가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작은 일을 통해 보이는 순주씨의 마음은 참 예뻤다
그 예매권을 받는 사람들
정말, 작은 기쁨이라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