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나는 아직도 학생 때의 마인드가 남아서인지 (졸업한지 몇년인데 -ㅁ-) 왠지 3월이나 9월이 되면 뭔가를 시작해야만 할 것 같다. 제대로 끝도 잘 못내면서 하튼 결심은 끊임없이 하는 한심한 아가씨. 암튼, 그래서 어줍잖게 세가지 정도를 결심했고 그 중 하나가 종이컵을 쓰지 않는 것이었다.

일단 사무실 내에서 컵을 씻는게 매우 심히 귀찮긴 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컵 두개를 번갈아 쓰며 하루하루 종이컵을 쓰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어제 저녁에 샌드위치를 먹으며 민종씨가 따라온 옥수수수염차를 아무 생각 없이 마시지만 않았어도 승률 100%였을텐데, 하지만 한번 무너진다고 해서 절대 굴할 나는 아니라며, 오늘도 꿋꿋하게 머그컵을 빡빡 닦는다

그/러/나

오늘 파워포인트로 50장 가량의 보고서를 작성하고는 까다로운 광고주에게 제출할 보고서라 한번 더 신경 쓰기 위해 프린트 버튼을 눌렀다. 늘상 그렇듯 1매에 2슬라이드씩 인쇄되도록 설정을 하고 잠시 후 인쇄물을 찾기 위해 프린터로 간 나는 기함을 했다.

1매에 2슬라이드 누른다는 걸 2매 인쇄를 눌러버린 것, 덕분에 50장 슬라이드는 고스란히 2부의 보고서가 되어버렸다. 낭비한 A4 용지는 75매. 아! 나는 무엇을 위해 귀찮은 발걸음 인도해가며 머그컵 들고 퐁퐁질 빡빡 해가며 종이컵을 안쓰겠다고 버텨왔던가. 버튼 하나에 한달 종이컵 분량의 A4용지가 그냥 사라져버렸다

나는 정말 잘해보고 싶었던 거였는데, 엉엉- 환경을 사랑하는 아가씨가 되보겠다며 결심한 거였는데- 마음의 열정을 도무지 머리와 손발이 따라주지 않는 이 한심한 아가씨를 어쩌면 좋답니까-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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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7-09-06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그래도 종이컵 사용은 자제해야 돼요.
아가씨가 이 정도면 진짜 아줌마 됐을 땐 실수하지 않고 잘 할 수 있어요~~
웬디양, 아자아자~~~~~ ^&^

웽스북스 2007-09-06 00:38   좋아요 0 | URL
흐흐 고마워요 순오기님 정말정말 힘이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