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충분히 사랑을 주고받았고, 함께 살아 있음으로 기뻐했으며, 부족함 없는 시간을 함께 누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완전히 받아들이는것이 가능할까? 그는 이 세상에 나를 두고 먼저 떠나는 것을 슬퍼했다. 우리 두 사람의 삶이 막 시작되었을 때 나보다 먼저 죽음을 떠올린 쪽은 그였다. 당신을 두고 어떻게 눈을 감을지 모르겠어. 그는 내 이마를 쓸며 말하곤 했다. 우리는 각자 떠나고 남겨지는 순간을 여러 번 맞이하면서, 그때마다 조용히 슬픔을 느끼면서, 남아 있는 날들을 함께 살아왔다. 그리고 그 순간은 정말로 찾아왔다. 그가 나를 이 세상에 남겨두고 눈을 감는 순간이.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의 마음을 좋아한다. 구름을 따라 움직이는 나의 마음을. 그러니 삶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타인을 향해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말 할 수 없다. 때로는 삶에 대해 입을 다물 줄도 알아야 한다. 내가 타인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바로 그것이다. 입을 다물고 가만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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