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물건들은 버리지도 못하고 쳐다보지도 못하는 것이어서, 그것들에 대한 모든 언어는 기만적인 것이 된다. 그 물건들, 은밀하고 온전하지 않으며 모서리와 가장자리가 다른 빛깔을 띠고 있는 그 물건들을, 너 자신과 혹은 다른 사람이 볼까 봐 집요하게 감춘다. 진부한 형용사들은 그 물건의 가늠할 수 없는 비밀들, 봉인된 기억에 대해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다. 죽음의 편도 아니고 삶에도 가깝지 않은 그런 물건들에 대해서는 어떤 포즈도 취할 수 없다. 응시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도 없다. 사물들의 끈질긴 고독 앞에서 최선의 예의는 침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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