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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여, 오라 - 아룬다티 로이 정치평론
아룬다티 로이 지음, 박혜영 옮김 / 녹색평론사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
그러나 작가는 그렇게 쉽게 외면할 수 없다는게 그의 저주받은 운명이다. 작가라면 늘 아픈 눈을 뜬채로 있어야 한다. 날마다 창문 유리에 얼둘을 바짝 대고 있어야 하고, 날마다 추악한 모습들의 목격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날마다, 낡아빠진 뻔한 것들을 새롭게 이야기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글쓰는 자로서의 자의식과 소명의식이 강하다.
인도 중산층 베스트셀러 작가에서 폭력을 조직하고 선동하는 자로 바뀔수 있었던 힘이다.
이것은 오래된 브라만적 본능입니다. 즉 지식을 식민화하고, 그 둘레에 장벽을 쳐서, 그것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사용하는 것말입니다. 베다 힌두의 처세훈 '마누스므리티'에는, 달리트가 경전의 어느 부분이라도 엿들었다면 그의 귀에 납을 녹여 부어야 한다고 씌여있습니다. 인도가 바야흐로 정보혁명의 최전선에 나서려고 하는 이때, 국민 중 3억이 문맹이라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달리트는 불가촉천민이다. .
잘난 귀족들이 못난 평민들을 교육시키지 않는것은
교육을 독점하는것이 권력과 힘을 독점하는것이니까.
그래서 늘 달리트가 교육되는것을 두려워 한다.
귀에 납을 녹여 부어 일찌감치 너는 배울수 없는 자라는 것을 각인시키지지 않으면
결국 그 달리트는 귀족을 목을 베러 올것이다. 그걸 브라만들은 아는거지.
그녀는 이른바 식민지의 딸이 아닌가.
신자유주의를 앞세운 미제국주의의 가장 큰 식민지 인도의 딸.
그래서 노예의 느낌을 그녀는 잘안다.
나도...... 잘 안다.
2.
저항하는 인도의 시각을 처음 접했다.
그녀는 아마도 영어로 말하고 쓰나부다. 그런 느낌.
카스트제도와 불가촉 천민, 쓰레기 더미속에서 태어나 살다가 방치된채 죽는 아이들
이 몰상식한 계급사회 내에 저항세력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했는데,
그래도 비폭력 저항운동을 전민중적으로 이끈 간디의 후세들이 아닌가.
그런데 로이는 간디보다는 노엄 촘스키의 딸처럼 보인다. ㅎㅎ
노엄 촘스키는 미국 정부와 언론과 재벌을 비판하기위해
엄청난 자료를 바탕으로 연구하여 거대한 트러스트의 벽에 구멍을 내온
냉정하지만 낙관적인 여유가 있는 현자이다. 그의 딸이다. 로이는.
명쾌하고 씩씩하게 선동을 잘한다. 젊고 단호하게 감정에 호소한다.
그녀의 말이 설득력있는것은 구체적인 자료와 통계를 인용하며 어렵지 않게 말하면서도
전지구적인 배경속에 총체적이고 입체적으로 해석하고 설명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스스로 정의로운 자의 자신감이 경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