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야기 5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 5
김명호 지음 / 한길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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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중국인 이야기 

처음 만나는 중국현대사, 격동의 세월을 살다간 다채로운 사람들, 중국인 이야기 시리즈는 재밌다. 


이번에는 무인 린뱌오로 시작한다. 

무관학교를 함께 다니고 항일전쟁의 전선에서 함께한 역전의 노장들이 무산계급의 혁명을 완수하기 위해 나라를 운영한다는 

이 전제가 중국의 현대사를 풍요롭게 한다. 

조선을 망하게 한 양반들이 친일파가 되어 무장투쟁하는 독립투사들을 고문하고 죽이고 

해방후 친미파로 이름만 바꾸며 정의를 조롱하고 인민을 짓밟으며 힘만 있으면 장땡이라는 천박한 정치철학을 일반화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는 부끄럽고 부러운 일이다. 


황푸군관학교 출신 린뱌오는 항일전쟁과 국민당과의 내전에서 공이 가장크고 병사들에게 인기있는 장군이다. 

그러나 모든 전쟁에서 승리하고 무산계급의 혁명을 위한 정부 수립후 그는 은둔한다. 

어쩌면 그의 마음을 알 것 같아. 

목숨걸고 싸우고, 전장에서 전장으로 몸을 옮기며 싸우는 일은 얼마나 피곤했겠어. 


린뱌오는 전쟁 시절 어느 구석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던 이론가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을 경계했다. 

이런 전통은 중요하다고 생각해.

입으로만 항일투사인 사람들의 문제는 뻔뻔함이 아니라, 현실을 모른다는 거거든.  


국,공 양당은 너죽고 사잘자 식의 싸움을 멈춘 적이 없었다. 놀던 동네가 비슷하고 북벌과 항일전쟁을 위해 두차례 연합을 하다보니 뒷구멍으로 연락이 그치지 않았다. 

이런 재미가 있다. 

공인된 역사서에 나오지 않는 비하인드 스토리의 야사를 읽는 재미 

국민당 고관들 중에는 마오쩌뚱이나 저우언라이 등과 몰래서신을 주고받는 일이 허다했다. 공산당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세월덕에 밝혀진 것도 많다. 묻힌 것은 더 많다. 워낙 비밀이 많고, 겉과 속이 같으면 3류취급하는 민족이다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왜 안그랬겠는가. 일제라는 동일한 적에 맞서 목숨바쳐 싸우기 위해 군사학교때 부터 여러전선에서 동지이다가 

이제 서로 다른 편이 되었다 한들, 함께 공부한 학교와 전우로의 시간이 단칼에 사라질 수는 없는 법 


덩톄메이는 본인만 몰랐을 뿐 타고난 유격전의 귀재였다. 전대원들에게 엄수할 사항을 주지시켰다. 

"항일 구국은 민중보호가 제일 중요하다. 지혜와 용기, 인자함과 신의를 존중하지 않는 무장 세력은 비적과 다를 게 없다. 주민을 불안하게 하거나 부녀자를  희롱하는 자는 적으로 취급한다."

유격전의 핵심은 숨어 있다가 신속하게 치고 빠지는 것. 

그러기 위해 인민의 지원이 핵심이다. 

숨어있을때와 빠질때, 인민의 바다에 숨어야 하거든. 


"밭에서 태양과 씨름하지 마라. 남는게 없다. 커서도 돼지를 키울 시간 있으면 책과 씨름해라. 공직자 할 생각은 하지도 마라. 일부를 제외하곤 전부 도둑놈들이다. 정치가도 마찬가지다. 평소 말은 번듯하게 잘하지만,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때 책임감이 뭔지를 모르는 망종들이다. 옛사람의 글을 숭상하되 새로운 것을 배척하지 말고, 무를 중시하되 거칠어지지 않도록 노력해라."

마오커슈 아버지의 당부다. 

무를 중요시하되 거칠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라. 

중국사람들 말 참 잘 한다. 


중국 1세대 외교관으로 호남에 미녀들과 어울리고 외교적 지위가 분명했던 구웨이쥔은 특이하게 국,공 양덩의 지지를 받았다.

"50여년간 공직에 있으면서 일관된 원칙을 견지했다. 상부의 지시를 받거나 건의를 할 때마다, 국가에 무슨 이익이 있을지를 스스로 고민했다. 나는 평생 당파나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 권력투쟁에 말려들다보면 국가의 이익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외교 문제를 처리할 때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정치적 득실이나 야심을 실현시키려 한다면, 담판은 파열되기 마련이다. 정치와 외교는 구분돼야 한다. 정치적 야심이 있는 사람은 외교관 자격이 없다. 정치가가 왹에 나서는 것도 위험하다."

일리있는 말이다. 

그러나 '국익'이란 또한 정치가 아니던가. 

한미FTA 협상을 하며 농업을 내주고, 미국이 기침하면 사드를 배치하는 외교를 하면서 모두 '국익'때문이라고 하더라. 

누구를 위한 국인인가,는 여전히 남는 문제다. 


강호에 영웅도 많고 호걸도 많구나!

부자집 딸로 태어나 구웨이쥔, 양광호, 황후이관들과 함께 시대를 풍미한 옌유윈이 109번째 생일날 장수의 비결을 말한다. 

"평생 보약 먹어 본 적 없고, 운동도 하지 않았다. 지난 일은 금세 까먹고, 오늘 일만 생각했다."

재밌는 사람들이다. 


이번편에는 6.25전쟁을 둘러싼 김일성과 마오쩌뚱, 스탈린의 밀당과 중국 인사들의 판단이 소개된다. 

볼수록 김일성 이 바보같은게 뭘믿고 겁도 없이 전쟁을 일으켜 사람들이 서로 죽이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여태 분단국가로 사는 비극을 우리에게 남겼나 싶다. 


중국을 읽으며 한국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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