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뢰한의 죽음 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2
M. C. 비턴 지음, 전행선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1.

험담꾼의 죽음으로 무난한 신고식을 마친 해미시 맥베스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다.

 

지난 몇년간 그는 다양한 연극을 제갖해서 여러 실험 극장 무대에 올렸는데, 보통은 교회오 국가를 향한 노골적인 풍자를 담고 있는 내용이었디. 그는 공산주의자와 트로츠키파, 마르크스주의자, 자유주의자 등에 사랑을 받았다. 그들에게 헨리는 그들이 간절히 원하던 대상이었다. 다시말해 그는 진짜 이튼 스쿨을 졸업한 수재이며, 지주계급의 아들임에도 계급투쟁에 뛰어들기로 선택한 사람이었다. 그는 물빠진 청바지에 검은 스웨터를 입고 더러운 운동화를 신었다.

 

그랬던 그가 집사와 런던 토박이 하녀가 서로 누가 더 잘났는지 말싸움을 해대며 시작하는 응접실 희곡으로 성공하고

그 누구보다 속물에 마초일 뿐이었다는

다만 경박하고 어리석고 진부하며 아름다운 연극의 성공에

좌파들이 마친내 그들의 총아가 그들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극장 밖에서 항의 집회를 주최 하기도 한다.

그런 헨리가, 해미시가 차마 사랑한다고 말조차 못하는 프리실라의 약혼자가 외어 로흐두 마을에 나타난다는 거지.

 

스토리의 전개와 무관하게

공산주의자와 트로츠키파, 마르크스주의자와 자유주의자를 각각 구분하는 영국 대중문학이 부럽다.

우리나라는 박근혜. 홍준표만 아니면 다 진보라 한다.

보수가 워낙 천박하니, 오른쪽에 있어도 사람짓만 하면 다 진보라 해.

반대로 보수라는 것들은 지 의견에 반대하면 오른쪽이고 왼쪽이고 몽땅 빨갱이라 후려처버리고.

공산주의자와 트로츠키파, 마르크스주의자와 자유주의자들이 다들 환장할 노릇이지. ^^;

 

 

2.

"당신처럼 다른 사람들을 계속 화나게 하면, 그건 거의 자살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난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기 힘드니까 괜히 주변 사람을 괴롭혀서 그들이 그가 할 일을 대신 하게끔 몰하가는 상황을 여러번 목격했습니다. 좋은밤 보내세요. 바틀릿 대위님."

해미시의 매력은 이런 문장에 있다.

붉은머리에 키가 껑충하고 마른 대다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느라 늘 가난해서

음식을 얻어먹으려고 기웃대고 헤진 옷을 입는 궁상맞은 해미시

그러나 그가 입바른 소리를 잘한다는 것

매우 솔직하게 직절화법으로 말하는대, 정중하게 '좋은밤 보내세요.'라고 마무리 한다는 거다.

재밌다.

 

가난하면 비굴하기 쉽다.

비굴하다는 것은 눈치를 본다는 것이고, 자기의견 보다 명령하는 사람의 의견을 쫓아 선악과 무관하게 따른다는 거다.

해미시는 커피와 빵을 얻어먹고, 밀렵꾼의 뇌조를 슬쩍 챙기기도 하지만

그러나 귀족이든 상관이든 유명인사든 할말을 참는 법도 없고, 아부는 결코 하지 않는다.

 

문장도 스토리의 흐름도 더 많이 좋아졌다.

험담꾼의 죽음은 다 좋은대 너무 산만했었거든.

프리실라와의 러브라인도 알콩달콩 밀당이 달달해서 양념으로 적당하다.

재밌어.

다음 시리즈 외지인의 죽음을 빨리 봐야 겠다.

우와, 이 시리즈가 벌써 8권이 나와 있네. 이게 왠 떡이냐.

생각 못한 선물을 받고 배부른 느낌이야. 땡큐, 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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