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러운 살인
엘리자베스 조지 지음, 김정민 옮김 / 현대문학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1. 

1988년 여성작가의 작품이다. 


잘생기고 똑똑하고 세련된 매너로 경찰청 모든 여성이 흠모하는 백작 린지경위와 

노동자계급 출신의 촌스럽고 못생겼으며 성질드러운 바버라 경사의 커플은 로맨스 소설의 전형적인 형식이다. 

신데렐라이야기. 

그는 심지어 부자인대다 똑똑하고 잘난척해도 마음은 넓을 테고 

그녀는 그가 빈정상하면서도 그에게 익숙해지고 감동먹고 그러다 존중하겠지. 

식상할 정도로 익숙한 이 공식에 어떤 살인사건의 이야기로 새로움을 더하려나. 



2. 

엘리자베스는 영국여성 작가들처럼 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일상의 눈빛, 말투, 손짓, 둘둘말아올려 장단지가 보이는 바지의 의미를 해석하고

사소한 에피소드들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사건을 만들어 낸다.

중반 이후로 가면 어떤 살인인지 저절로 알아지는데, 재미가 떨어지지는 않는다.

사람 사는것에 대한 관찰과 직관을 쓰는 이런 소설이 좋다.

린지와 하버스가 서로 물과 기름처럼 이질적인 상태에서 서로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서로 간신히 참아내다가

마침내 한순간 동일한 화제에 웃음을 터뜨리는 사이가 되기까지의 구구절절한 설명


그러나 물과 기름을 너무 과하게 설정하여 작위적이다.

아무리 잘 설명해도 너무 완벽한 린지와 피해의식으로 멍청한것이 도를 넘는 바버라커플은 

설득이 안된다. 

바바라는 끝까지 이래. 짜증나.

엘리자베스 조지, 이여자 여성에 대한 혐오증이라도 있든지. 신데렐라 컴플렉스에 젖어 살든지.

  

아주 작은 마을에도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있다. 

오히려 작은 마을일수록 밀착된 관계 때문에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더욱 생생하다. 

컬데일. 이마을 재밌다. 

300년전 크롬웰의 공포정치에 대한 기억이 마치 사흘전 일처럼 아직도 현실의 공포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그렇고 

사랑과 질투, 욕망, 탐욕과 다툼, 나고 병들고 죽고, 그리고 은폐 

사연없는 사람도 없고. 


다 좋은데 여주인공 바버라를 왜 이렇게 멍청한 여자로 만들어 버렸는지 알수가 없다. 

린지는 저렇게도 매력적인 귀족남자인데 바바라는 이렇게도 멍청한 노동자계급의 돼지같은 여자다. 

그녀는 편협하고 피해의식에 공격적이고 못생겼으며 키작고 멍청하다. 

로맨스 소설의 공식을 너무 성찰없이 갖다 쓰니까 

살인사건을 따라가는 것은 유능한 형사가 귀족 린지를 대할때는 멍청한 여자가 된다. 

그녀의 멍청함의 막장은 자기비하인데, 걸린다. 많이 걸려. 

바버라가 조금만 더 상식적이었더라면 훨씬 재밌는 소설이 되었을 텐대. 


소설의 스토리와 플롯이 좋아도 주인공의 캐릭터가 막장이면 어떻게 재미없는 소설이 되는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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