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여성들, 근대를 달리다 우리 시각으로 읽는 세계의 역사 5
최재인 외 지음 / 푸른역사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1.

흥미로운 주제다. 

공동체가 아니라 개인을 발견하는 시기의 여성들. 남자들에게 속해 있던 여성들이 어떻게 자의식을 찾는지. 



2. 

프랑스혁명을 주동한 벨시에 출신 여성 테루아뉴가 첫번째 소개된다. 

영웅적인 전사이거나 창녀로 조롱당했고 귀족에게 납치되어 이리저리 끌려다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재판받아 무죄로 선고된다.

골때린다. 귀족들은 사람을 납치해도 처벌되지 않았나봐. 


혁명초기 테루아뉴는 동료로서 '젊은벗'협회에도 참여한 볼리외는 테루아뉴의 삶을 이렇게 정리했다. "테루아뉴는 혁명의 살아있는 이미지였다. 처음에는 빛나는 존재였으나 혁명을 겪으며 미치광이가 되었고 8월 10일 이후에는 오물과 피로 범벅이된 역겨운 존재가 되었다." 남장한 여성 투사의 이미지는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공개적으로 매질을 당하고 광기에 빠져 감금된 희생자의 이미지와 어렵지 않게 일치되었는데, 그것은 '비정상성'이라는 범주를 통해서였다.

여자주제에 너무 튀었다는 말이다. 참아주지 못할만큼 매력적이었다는 거지.  


근대사, 혁명에 대한 어떤 서술도 혁명에 참여한 여성의 입장에서 서술되지 않음을 지적하며 그녀의 역사를 소개하지만 

뼈대만 앙상하여, 반복하여 그녀의 삶이 제대로 인지외어 서술되지 못함의 이유한 지적하니, 재미없다. 

분명 젊어 심장뛰고, 혁명과 동지로 부터 배신당한후 22년이나 정신병원에 갇혀 분노하고 무기력했을 그녀를 읽어주지 않는다. 



1783년 귀족집안에서 태어난 두르바는 러시아 최초의 여성장교이다. 

아버지가 군인이어서 어린시절부터 막사가 익숙했던 한편 어머니는 늘 여자는 노예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해서 답답했다. 

결혼했고 아들을 낳았으나 친정으로 돌아온 두르바는 서른살에 남장을 하고 군에 들어간다. 

그녀는 군에 잘 적응한듯이 보이고 그 이후의 삶은 남성에 가깝다. 

어쩌면 그녀 스스로 인식하는 성정체성은 남성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보인다. 

10년동안 전쟁통에 군인이라는 가장 남성적인 일을 하여 인정받았고, 회고록으로 기록했으니 나쁘지 않다. 



알제리 해방전쟁의 여성 전투원 자밀라 부파차는 이슬람 사회에서의 여성이다. 

교육받지 않은 다수의 여성이 해방전선의 전사가되어 치마폭에 폭탄을 운반했다.  

그녀들은 오빠와 삼촌에게 정치선전물을 받아보고 그들의 권유에 의해 전사가되는 경로를 선택했다. 

물론 그녀들의 선택이다. 

그럼에도 잘살때는 여자라고 사람취급도 잘 안하면서 급해지니까 같이 싸우자하고, 다시 평화로워지면 집에가두고

빈정상해. 

그녀들은 해방전쟁의 역사에서 전사로 활약하여 살해당하고 구금, 폭행, 고문당했다. 

해방된 후 알제리가 그녀들을 어떻게 대접했는지 궁금하다. 


보부아르는 나아가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어떤 고문자들도 불안해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삼았다. "자밀라를 심문한 이들은 평화롭게 그들의 잔인한 행위를 계속 수행할 것인가?" 작가가 독자에게 내놓은 질문은 그것이었다. 


평화롭게 고문하는 것이 가능한 사회는 야만적이다. 박정희시대의 대한민국도 그랬지. 

이제 박근혜시대의 대한문 농성장은 평화롭게 사람을 폭행하는 것이 날마다 벌어진다. 

경찰이라는 것들이 평화롭게 잔인한 폭랭을 계속 수행하고 있으니. 

눈뜨고 날마다 그것을 봐야 하는것도 고통이다.  



내 심장이 가장 뛴것은 웰스-바네트. 

이 시기의 린치는 KKK와 같은 특정한 집단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린치는 주로 읍내 시장이나 광장에서 남녀노소가 함께 바라보며 환호하는 가운데 진행되었다. 심지어는 희생자의 귀나 코 등을 잘라 일종의 기념품으로 나눠갖는 엽기적인 행각이 벌어지기도 했다. 고문과 살해가 마치 축제처럼 진행된 것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을 백인과 같은 사람으로 보지 않는 태도가 백신 사이에 만연했기 때문이다. 또 이런 린치는 아프리카계에 대한 무시와 편견을 사회적으로 공고히하고 대를 이어 전승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인간의 잔인함이라니. 

웰스-바네트, 단호함과 명석함이 인상적이다. 

인종과 성별과 학벌과 사회적 통념 모두에 맞서 선구적인 실천투쟁을 하며 또한 자신의 행위를 기록으로 남긴여성. 

백인은 흑인이라고, 남성흑인은 여성흑인리하고, 흑인여성은 그녀가 못배웠다고 조직적으로 무시하고 외면한다. 

그러나 그녀는 뛰어난 대중선동가였고, 자신의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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