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 - 이탈리아 문화와 풍속으로 떠나는 인문학 이야기
엘레나 코스튜코비치 지음, 김희정 옮김, 박찬일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1. 

책표지에 저자보다 서문을 쓴 사람의 이름이 더 크게 박혀있는 책을 신뢰하지 않는다. 

본문을 쓴 저자보다 서문을 쓴 자의 이름이 더 큰 이유는 더 유명하다는 이유 밖에 없는데 

유명한 자의 이름으로 책을 팔려고 저자보다 서문쓴자를 더 우대하는 출판사는 천박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움베르트 에코는 난해하고 복잡한 사람이라 비호감이다. 

다만 음식이라기 보다 이탈리아 풍속과 문화를 보여주는 인문학책 이라길래, 솔깃해서 들고왔다. 


이런식의 에코의 잘난척이 싫다고. 

미식가는 맛있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수백킬 미터의  여행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라니 

그러니까 돈있고 여유있는 부르주아가 아니라면 가난한 자들이 어떻게 음식하나 먹자고 수백킬로 미터를 가겠냐고

아니다. 미식가는 우리동네 맛집을 아는 사람이고, 스토리가 있는 특별한 맛을 기억하는 사람이고

제철 재료로 벗들을 위해 맛난 음식을 해먹이는 재미를 아는 사람이다. 


다른 도시나 지역을 가면 가장먼저 그 지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사람들이 부럽긴 하다. 

비위가 좋은 사람들이지. 

동남아지역, 중국의 독특한 향에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이 많은 나같은 사람에게 해외여행은 고역이다. 



2. 

이탈리아에서 20년을 살아온 러시아 학자가 이탈리아 인문학이야기를 음식을 중심으로 썼다. 

이방인이 토착민보다 그곳의 문화를 더 잘 설명하기 마련이다. 

토착민들에게 숨쉬는 공기처럼 편안한 습관과 문화와 음식의 맛이 이방인에게는 이상하고 역겹거나, 

적어도 무엇이 다른지 느껴지고 이유를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맞다. 이탈리아는 공산당 계열이 집권도 하는 나라이고 전통적인 공산당 지지 도시가 있는 나라다. 

붉은 레드와인과 토르텔리니의 축제라. 


이제 이런 음식이야기. 지역의 문화와 전통속에 함께하는 음식이야기를 할 날들도 많지 않다. 

세계어디서나 규격화된 패스트푸드가 넘쳐나고, 패스트 푸드를 막아낸다 해도 

예전처럼 오븐에 굽고 반죽하고 지지고 볶고 하는 '조리'라는 행위 자체가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줄어들기 때문이다. 

인스턴트가 넘치니까.

모든 음식을 보다 간편하게 3분이면 OK.  3분 카레와 짜장과 미역국과 해장국이 다 인스턴트로 나와있다. 

맥도날드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라면에 중독된 인스턴트 인간들이다. 



3. 

이탈리아는 오래전부터 국제도시였다. 

카톨릭은 성지순례라는, 죄를 속죄받아야 한다는 싸구려 장사를 오래전부터 해서 

성지가 있고, 성지로 가는 길목이 있는 이탈리아는 오래전부터 이국 사람들이 들끓는 도시였다. 

카톨릭 교회는 세금을 거줘들여 번쩍거리는 교회를 성지로 만들고 여기를 순례하면 천국같다고 속여서 관광객을 모았다. 

그 관광객들은 먹어야 할것 아닌가. 여기에 귀족들은 궁정에서 연회가 끊이지 않았다. 

이 전통이 여태 남아 이탈리아는 지금도 관광객들을 모아 온통 축제를 한다. 

모든 축제에는 특별한 요리가 빠질수 없지. 

온갖 문화가 섞여서 귀족을 위한 세련된 음식과 가난한 인민을 위한 소박한 음식이 무두 발달했다.


이탈리아 음식들을 실제로 먹어보고 음미본 사람에게는 좋은 책일수도 있겠다. 

나처럼 이탈리아 음식을 맛본적이 없는 사람은 음식이름들이 암호처럼 느껴져 책에 동화되기 어렵다.

잘모르는 음식이름의 끝없는 행진이 지루하다.    

음식과 함께 이탈리아 역사와 인문학이 버무려져 있는데 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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