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토마스 1 팡토마스 1
피에르 수베스트르.마르셀 알랭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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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국의 홈즈는 오리엔트에 대해 현견을 가진 여성을 멍청한 인종으로 생각하는 신사인데
그는 뛰어난 두뇌형 탐정으로 잘난척하며 정의를 실현하여 범인을 잡아들인다.
프랑스의 루팡은 신출귀몰한 도둑인데 신사이고 매력적인 범인이다.
나는 프랑스에 한표.
루팡도 나중에 회개한다고 하지만 그런것은 의미없고 대중이 바라는 영웅의 모습이 있는거니까.
영국식 홈즈는 재수없더라고.

팡토마스는 한발 더 나간다. 잘생기고 똑똑하고 돈많고 냉혹하고 힘도 좋은 살인자이고 사기꾼이다. 저런. ^^
도둑질이야 애교라 치지만 사람죽이는걸 이렇게 쉽게 하는 인간을 매력적으로 그려버리니
윤리적인 저항을 느낀다.
요즘 드라마는 잘생기면 다 용서되는 분위기인데, 팡토마스도 그렇다는 거지.
여러면에서 현대적인 드라마의 원조다.


2.
두명의 작가가 1911년 2월부터 1913년 9월까지 매달 한권씩 나온 32권의 연작소설이다.
이것은 요즘으로 말하면 드라마다. 피에르와 마르셀은 드라마 작가인 셈이다.
빠리의 시민들은 매달 설레이는 마음으로 다음달의 팡토마스를 기다렸을 것이다.
끔찍한 살인이 매우 경쾌하게 잔인함은 싹 빼고 이야기거리로 배치되어 있다.

다양한 사람이 등장하고, 연재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첫번째 팡토마스는 일종의 인물소개, 그리고 맛뵈기 라고 보면 된다.
맛있다.
100년 전의 작품 답지 않게 장면전환은 빠르고 범인을 잡지 못하는 치안당국을 비웃는 팡토마스를 보며
프랑스 사람들의 가벼운 위트를 보는것도 즐겁다.
개성적인 인물들은 대체로 쿨하고 스토리가 억지스럽지만 그런대로 만화책보듯이 드라마보듯이 읽으면 무리없다.


3.
팡토마스의 등장은 참으로 피랑스적이라고 해야하나. 내 이럴줄 알았다고 해야하나.
단지 인물들의 입으로 이름만 거론될뿐 두차례의 의혹이 가득한 살인사건과 그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호기심을 잔뜩 키워놓은 후 등장하시는 장면이 아름다운 귀족 대공비의 목욕장면이다.
사십대의 우아한 남자라네. ㅎㅎㅎ
티브이가 대중화되기 전시대의 문학은 문장으로 상상력을 자극하는대
스토리속에 유혈이 낭자하거나 자극적이지 않아서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면 된다.

오히려 현실은 유혈이 낭자했으니
불과 100여년 전에도 사형수들을 광장에서 공개처형 했다. 끔찍해. 
다른 사람이 사형당하는걸 구경하는 심리는 뭐냐구. 
그러니 공권력의 머리위에서 노는 잘난 사람을 대중이 바라게 된다. 
살인? 어차피 무능한 공권력도 사람을 죽이는걸. 늘 죽을 만한 죄를 저지른 사람만 죽이는 것도 아니고. 

선과 타협하지 않는 악의 캐릭터가 참신하다. 
그것이 무겁지 않고 가벼워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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