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114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변현태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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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주아주 오래간만이라는 말조차 적당하지 않구나.
조만간 도스토에프스키를 읽어보자고 벼르고 있었다.
그동안 몇번 시도했으나 몰두해 집중을 요구하는 긴호흡을 감당하기에 가파른 내 일상이 널뛰었다.   
표도르의 인간세상, 고통과 분노와 연민으로 부글거리는 그의 문장을 읽기 힘들었다.
고등학교때 읽었던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심장이 머리속까지 뛰게 만들어 잠을 잘수가 없었는데 


2.
20년이 지나 큰맘먹고 손에든 스쩨빤치꼬보 마을 사람들은 아무때나 졸렸다. 
러시아 문학을 읽을 때면 난해한 발음으로 불리는 인물들, 과 그들의 애칭들이 헷갈려
이것에 다 익숙해지기 전에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앞페이지를 다시 뒤적이며 바흐체예프가 누군지 확인하게 만드는 이 번거로움,
여전하구나, 반갑네. 도스토예프스키. 

사람들이 감추고 싶어하고 혐오스러워하는 감정들을 실력발휘해서 벗겨놓고 감상하자 한다.
허영과 탐욕과 치사함을 재치있고 유머있는 시선으로 추적했다.
이 마을 사람들중에 제정신인 사람은 하나도 없는데, 세상이 다 그렇다고 말하고 싶은게지. 
그런데 지루해.
장광설, 과장석인 수다가 지나치다. 

20년만에 보는 도스토예프스키가 지루하다니.
20년만에 만나본 첫사랑애인에게 실망하는 기분이 이런걸까.
가슴이 내려앉아 아픈 실망이 아니라, 살짝 어이없고 황당해서 어처구니없는,

그가변한걸까 / 내가 변한걸까 / 우리둘다 변했구나 /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악령이든 죽음의집의 기록이든 다른작품으로 다시 읽어봐야 겠어.
그의 문장에 익숙해진것으로 만족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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