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 이야기 1부 - 그 여름날의 기억
박건웅 지음, 정은용 원작 / 새만화책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1.
박건웅의 꽃을 알고 있다.
대사가 거의없는 흑백판화같은 명징한 아픔
묵직하고 섬세했다.


2.
익히 알고 있었지만 무거워서 감히 손에 들지 못하고 있었는데

노근리이야기는 그림 한장한장에 정성이 가득하다.
수묵화같은 그림들에 마음이 홀린다.
여백과 절제된 그림이 소박하고 정갈하고 아련하고 먹먹하다.
박수근의 그림속 인물들이 살아서 노근리에 있다.

노근리 학살이라고 하지않고 노근리이야기를 한다.
미군 물러가라는 말을 단한만디도 하지 않으면서 고통과 참상을 말한다.
노근리로 향하지만 노근리로만 제한하지 않는다.
1950년 6월 한국전쟁이 터진후 당혹스러워 믿고 싶지 않은 날들을 어떻게 살았는지, 무슨 생각을 했는지
6.25와 보릿고개를 어릴적 직접 격은 어른들에게 많이 들었는데
요즘은 정말 역사로구나, 책으로나 봐야 듣는 얘기다.
그러니 이렇게 정성스런 책이 필요했다.
잊지말고 기억해야, 역사는 반복되지 않는다.


3.
그런데, 왜 죽였을까. 왜 이런방식으로 이런 사람들을 이렇게 죽였을까.
피난민속에 적군이있을지'도 모른다'는이유로 모든 피난민을 적으로 간주하라는 명령을 미군이 했다네.

그래도 그렇지.
아이들과 노인을 포함한 빈손의 민간인들이 적이라면 그냥 다 쏴죽이지.
굴속에 저항할수 없는 사람들을 몰아넣고 나흘이나 두고두고, 지네가 후퇴할때까지 
하루두번 굴입구 양쪽으로 무차별 사격을 하고
갈증과 분노와 두려움으로 굴 밖으로 뛰어나오는 사람만 기다렸다가 죽이는 방식이라니
아니 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을 죽였을까.
그 나흘동안 미군병사들, 니네는 무슨 생각을 하며 굴입구로 총을 겨누고 있었던 거니.


4.
1968년 3월 베트남 미라이 학살은 미군이 베트남 민간인 504명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이다.
촘스키는 이 사건을 '휠러 왈라와' 라는 이름의 군사작전의 각주정도에 해당하는 학살이라고 말한다.
휠러 왈라와는 B52 폭격기가 여러마을을 무차별 폭격한 군사작전이다. 
베트남에 미라이 같은 일은 너무나 많았다고 한다.


5.
한국에는 노근리 하나였을까? 
그리고, 지금도 이라크, 팔레스타인에서 미군들, 이러고 있는게냐?
니네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총을 사람에게 쏘냐고.

노근리를 기억한다는 것은 지금도 지구촌 어디에선가 벌어지는 학살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수묵화같은 한국의 학살이 아프면, 사막의 이라크에서도 학살은 죽음이기 때문이다.

박건웅과 고통의 시간을 기억하고 증언한 생존자들의 증언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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