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 청소년 리포트 2
배경내 지음 / 우리교육 / 2000년 10월
평점 :
절판


1.
이책의 장점은 생생한 아이들의 표현을 그대로 살리며 인용한것,
그래서 현학적인 구름위의 논의가 아니라 우리가 모두 아는, 알지만 말하기 뭣했던
학교를 둘러싼 안과 밖의 폭력적인 장치와 질서와 차별과 배제의 교육에 대해
날것 그대로 말하며 알게 해준다는 것.

내 기억으로도 끔찍하게 폭력적인 선생들의 광적인 매질을 견디는
'재수없게 찍혀서 당하는' 친구들을 공포와 수치심을 느끼며 보고 있어야 했다.
나는 그냥 견디었다. 그렇게 밖에 사는 방법을 몰랐으니까.

우리의 교육, 학교가 이렇게 한심한 수준이라는 것을 우리는 다 안다.
그런 학교에서 교육받고 사회로 내밀렸는걸
매맞고, 차별받고, 그렇게 짓밟혀
순종하지 않으면 폭력에 노출된다는 두려움을 배워서
사회로 나왔더니, 여전히 순종하지 않으면 먹고살수 없으며 감옥에 갇힌다는 폭력이 있더라. 

2.
티브이에서 가끔 백년대계라는 교육을 토론할때 나는 안본다.
무겁게 생긴사람들이 앉아서 입시제도를 어떻게 할지, 사교육비를 어떻게 할지
내 보기에는 해도되고 안하면 더 좋을 말들만 하더라.
실효성없고 재미도 없다.

세상이 평등하지 않은데 교육이 어떻게 평등할까.
적어도 대학교수의 임금과 그 대학교를 청소하는 사람과의 임금이 엇비슷해야
명문대학으로 맹목적으로 줄서는 현실이 바뀔수 있다고 생각해 왔다.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계급과 죽음을 무릎쓰고 미국산 쇠고기를 먹어야 하는 계급으로
나뉘는 사회에서 한우를 먹을 수 있는 계급이란 돈과 권력이 있는 계급이고
가난한 자가 그곳으로 갈 수 있는 바늘구멍만한 길이 대학이라고 할때, 혹은
그나마 최소한 대학은 나와야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할때
입시로 목메는 현실에서 나머지 정책은 다 공염불이다.

입시는 단순한 시험이 아니라 체제유지의 수단이며 길들이는 도구이다.



3.
세상이 평등해지기 이전에라도 더이상 학교안 아이들의 인권을 방치해서는 안된다.
어떤 이유로도 폭력을 허용해서는 안되고
교문안에 가두어둔채 인권을 짓밟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된다.
폭력에 일상적으로 노출되어 수치심에 방치되고
나의 몸을 정복당하는 경험에 억눌린 아이들이 있어서는 안된다. 

2000년 처음 나온 책이 2판 2쇄를 찍었다.
그동안 얼마나 학교가 바뀌었을까?
최근 광우병 소고기 반대 운동속의 촛불을 든 중고생들은 정말 예쁘던데. 
전주에서 그런 학생을 연행하겠다고 찾아온 경찰에게 선생이 학생을 넘겨준 일이 있었다.
학교는 그다지 변하지 않은 듯하다.

그것을 뚫고 거리로 나온 아이들의 에너지가 빛난다.
얘들아, 힘내렴.
우리 힘내자.
모든 사람이 인권을 누리고 모든 소들이 잔혹하게 사육되지 않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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