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tian Astrology 1 크리스천 점성술 지혜를 품은 책 1
윌리엄 릴리 지음, 김고은 옮김 / 좋은글방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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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부터 흥미가 있었는데 이제서야 마음을 다지고 보게 되었다. 마법사의 세계(?)로 접어들 마음의 준비도 필요했고, 무엇보다도 어려울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여러가지 행성과 별자리의 운행을 보면서 계산한 다음 예언을 전개해나가는 식이다. 책에서는 쉽게 설명하려고 꽤나 애를 쓴 것 같지만 4년간 수학을 멀리해온 본인으로서는 대체 뭘 어떻게 계산하는지(...) 일단 천궁도가 반드시 필요한 것 같은데 이걸 그리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그저 이 책이 쓰여진 17세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지 막연히 생각해본다. 점성술로서는 매우 실용적인 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1권에서부터 바로 천궁도를 보는 법부터 가르치고 있다. 하우스의 운행을 일일히 도표로 작성한 정성도 정성이지만, 서술형으로 그렇게나 깔끔하게 용어를 하나하나 정리해나가다니 그 능력이 매우 놀라웠다. 뭐 본인은 시도하지 않았지만, 작정하고 천궁도를 만들겠다고 달려들면 이 책 하나만 참고로 해도 그럭저럭 그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우 얇지만 읽는 데 고생한 책이다(...) 그래도 다음 책에선 여러가지 행성과 별자리의 의미에 대해 설명한다니 좀 더 재미있겠지. 아, 참고로 인터파크에서는 이 책의 종류가 무려 ’판타지 소설’로 분류된다. 순간 코웃음이 나올 뻔했다. 사실 따지고보면 점성술도 혼란한 사회 속에서 성행하고 부유한 사회 속에서 시들해지는 하나의 문화현상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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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성격장애 이상심리학 시리즈 21
조성호 지음 / 학지사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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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무식한 독자들이 뭣도 모르고 선뜻 책을 집어들다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책의 품질을 마구 깎아내리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이상심리학 21권 세트가 이렇게 깎아내려진 책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PH.D 다음 영어로 이름이 써있는 사람들은 인정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쓴 책은 유달리 이것저것 트집을 잡으려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아무튼 매우 어려운 정신의학적 증상을 쉽게 설명하려고 아등바등 노력한 티가 매우 역력한 책이다. 외국에서도 비교적 최근에 집중적 조명을 받기 시작한 정신의학적 증상인데, 적절한 예시와 상세한 정리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혹 경계선 성격장애에 대하여 레포트를 쓰거나 할 일이 있다면 이 책을 참고하기를. 본인은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사회가 갈수록 심상치 않게 돌아가다보니 매우 다양한 정신학적 질병이 생겨나고 있는 요즘이다. 그만큼 심화된 정신병도 많고 새로 생겨난 정신병도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경계선 성격장애를 지닌 사람이 5%나 된다고 한다. 책 속에서는 경계선이 허물어진 현대사회 속에서 살아가면서 생겨날 수 있는 병이라고 했다. 자해 이야기는 그저 섬뜩하기만 하다. 그들은 세상을 미워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경계선을 명확히 긋지 못하는 스스로를 미워하는 것일까. 책을 읽으며 길을 걷다가 신촌역 1번 출구 앞에 우뚝 섰다.  무수한 어학원들이 세워진 신촌 거리에 드문드문 정신과 병원 간판이 삐죽이 얼굴을 드러내고 있었다. 씁쓸한 웃음을 지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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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야 산다 신부님의 속풀이 처방전 2
홍성남 지음 / 아니무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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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을 꽤 들어본 신부님의 책이라 덥석 집었다. 성경과 신앙생활에 대해서 적었으려니 막연히 생각하고 내용도 안 보고 집은 책이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매우 다른 책이었다. 사실 컬러풀한 핑크와 노랑과 하늘색이 뒤죽박죽 섞인 표지에서부터 알아챘어야 했다. 심리학을 전공했다는 점도 특이했지만 이 분의 생각 자체가 매우 독특했다. 고스톱을 치는 하느님, 천국에서까지 사람들에게 시달린 나머지 홧병이 나 드러눕는 베드로 등 상상을 초월한 예시들이 책을 읽는 독자들을 피식 웃음짓게 만든다. (지하철에서 애꿎은 승객들에게 분노하며 경건하게 살아가려 노력하는 수많은 신자 혹은 노숙자들은 이 책을 읽고서 뒷목잡고 쓰러질지도 모르니 유의하시길.) 가끔은 이 이야기들을 독자들의 위선을 후벼파서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신부님의 기발한 상상력과 유머때문에 고통은 뒷전으로 내팽개치게 된다. '하하, 그렇지. 하나님도 나 같은 사람들 때문에 참 힘들겠어. 앞으론 그렇게 살지 말아야 하는데 말이야.' 이렇게 생각하면서 말이다. 어두운 과거를 희미한 악몽처럼 지고 간다는 인상을 보여주는 몇몇 대목들에서는 나도 모르게 숙연해지게 된다.
 심리학의 세계를 접하고나서 사람들의 마음에 눈을 뜨게 되었다는 신부님에게 공감한다. 난 비록 심리학을 전공하지는 않지만 다니는 대학교가 하도 상담심리학 분야로 유명하다보니 호기심으로 심리학개론을 들었고, 곧 프로이트의 이론을 매우 좋아하게 되었다.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이 어린 시절에 결정지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아동학과를 복수전공으로 신청했고, 덕분에 지금까지 눈코뜰새 없이 바쁘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고해성사를 심리상담하듯이 하게 되었다는 신부님의 고백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도 신부님은 일반 사람들에게 심리학의 이점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에세이를 쓰려 결심하신 건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보면 알듯이, 심리학과 종교와 관련된 어려운 단어들이 등장하진 않는다. 단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와 자신의 이야기를 써나갈 뿐이다. 혹여라도 알아보지 못한 사람들이 있을까봐 걱정하셨는지, 신부님은 일상생활에서 쓰이기 때문에 가르쳐줄 필요도 없어 보이는 종교단어마저 괄호를 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신다. 연세도 많으시고 심리학엔 꽤 경력이 있다고 들었는데 그 분이 쓰신 책은 매우 단순하고 순진하기까지 하다. 너무 감명을 받은 나머지 나는 무의식적으로 신부님이 계신다는 성당을 다닐까 생각하며 프로필을 뒤져볼 정도였다. (거리가 너무 멀어서 결국 포기했지만;;)

 성가정을 만드는 방법,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는 법 등도 쓰여져있다. 본인은 이 신부님의 의견에 대부분 찬성하는 편이다. 행복한 나 자신,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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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이의 우산 도란도란 창작그림책 1
조윤영 글.그림 / 세용출판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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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살던 악어 둥둥이는 어느 날 자신이 살던 숲의 바닥에 떨어진 예쁜 우산을 좋아하게 된다. 그러다가 둥둥이는 우산을 타고 둥실 떠올라 어느 도시에 떨어지게 된다. 웃지 않는 사람들, 둥둥이에게 관심을 쏟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둥둥이는 다시 혼자가 되어 외로워하지만, 종이배와 종이비행기만 끝없이 접고 있는 소녀를 만난다. 우산을 씌워주는 둥둥이의 호의로 인해 둘은 서로를 인식하게 되지만, 둥둥이는 결국 자신이 살던 숲 속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림책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나지만, 우산을 볼 때마다 둥둥이는 소녀를 생각하고, 비가 올 때마다 소녀는 우산을 씌워주던 둥둥이를 생각할 것이다. 투실한 볼에 주근깨가 가득한 소녀의 미소는 순박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교육적이기보다는 감정에 짠하게 다가오는 그림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녹아내리는 듯한 무지개색 빗줄기가 인상적이었다. 
 책과 공부의 세계에만 빠져 살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하긴 지금도 인간보단 책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자칭 사회부적응자이지만... 책 읽느라 친구와의 약속시간에 늦고 공부하느라 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해야 했으니 놀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내가 상당히 재수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오죽이나 뻣뻣하고 수동적이면 머릿속으로 인간 관계를 계산하는 것 같다는 비난섞인 오해의 말을 들었을까. 좀 더 냉철히 말하자면 나란 녀석은 어렸을 때부터 인간관계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도 자신의 숲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멍청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나 어린 시절 나에게도 친구는 있었다. 숲 속에서만 살던 둥둥이도 우산을 계기로 아주 귀엽게 생긴 여자친구를 알게 되듯이 말이다.

 어떤 계기로 그 아이를 처음 만났고, 언제부터 사귀게 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둥둥이가 날아오르는 우산을 잡고서 얼떨떨한 기분으로 하늘을 날듯이, 그 친구와 있는 날들은 나에게 한없이 낯설기만 했다. 단지 이름이 아람이라는 사실, 내 이상한 성격과 심한 투정과 터져나오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 최초의 아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 그 아이의 집에 놀러갈 때마다 엄마아빠는 항상 집에 없었고, 그 아이가 어느 날인가 할머니와 같이 살고 있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 치과에 갈 돈이 없어서 이가 검게 썩어가고 있었지만 그 아이의 웃음은 나를 웃음짓게 했었다. 문득 이 그림책을 읽고나서 그 친구 생각이 난다. 내 기억대로라면 결국 집세를 낼 돈이 없어서 집주인이 쫓아낸 것 같다. 그 날 아람이는 내 손을 잡고 문방구에 끌고가서 1000원짜리 '친구반지'를 사서 교환했었다. 물론 그 반지를 10년이 지나도록 지닐리가 없다. 하지만 가끔 반짝거리는 은반지를 보면 그 때의 일이 떠오른다. 그 친구는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을까... 다음주 월요일날 어린이집 실습가는 날 이 동화책을 챙겨가려 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읽기 전에 아이들 모두가 손을 잡게 할 것이다. 뛰어놀 공터가 없어지는 추운 세상, 친구와 나누는 무지개같은 나날을 아이들이 두터운 이불처럼 돌돌 여미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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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수야, 어디 가니? - 보행편 6.7.8 안전그림책 1
오시은 지음, 김효은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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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수는 아버지에게 드릴 선물을 사러 집 밖으로 나간다. 그림 속에서 펼쳐진 동네는 어른들의 눈마저도 팽팽 돌릴 정도로 산만하다. 조금만 한눈을 팔아도 동수가 길을 잃을 듯해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러나 주인공이 역경을 헤쳐나가듯 동수는 무릎까지 내려오는 노란색 가방의 헐거운 끈을 꽉 부여잡고 혼란스러운 골목길을 헤쳐나간다. 동수는 과연 엄마없이 시장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인지, 아버지의 선물로 무엇을 살 것인지... 이후의 이야기는 스포일러가 될테니 생략 ㅋㅋ
 이 그림책의 그림을 그리려고 온 동네를 다 돌아다녔다는 일러스트레이터의 말대로 그림책은 상당히 정성을 들인 흔적이 남아있었다. 즉 어른이 된 지금조차도 길을 헤메는 본인으로서는 동네의 길들과 사람들을 하나하나 훑어나가느라 어지러웠다는 뜻이다(...) '꽃담길'이라는 친숙한 이름을 지닌 골목길과 햄릿을 읽고 있는 헌책방 아저씨 등도 정겨웠다. 무엇보다 그림의 곳곳에 안전하게 길을 다니는 사람들과 위험하게 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부모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어떤 사람이 불안전스럽게 다니고 있는지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물론 답은 이야기가 끝난 직후에 실려있다.) 
 요즘 하도 아동성폭력자들이 활보하고 다니는 세상이라 부모들이 걱정할 만도 하지만, 사실상 아동성폭력자에게 피해를 입기보다는 교통사고로 피해를 입을 확률이 더 높은 요즘이다. 사람보다 차가 더 많아질 지경이다보니 차도에 다니던 차들이 인도로 활보할 지경이다보니, 인간이 다니기 힘든 인도도 생긴다. 게다가 차를 모는 어른들은 아직 신체발달이 덜 된 아이들의 힘든 사정은 눈꼽만큼도 생각 안하고 엑셀을 밟고 있으니... 어쩌겠는가? 우리 사려깊은 아이들이 교통안전에 대해서 하루빨리 배우고 올바르게 실천해서 어른들을 감화시킬 수밖에. 문학동네가 안전그림책 테마 중에서 가장 먼저 교통을 내세운 건 탁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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