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철의 굿모닝 팝스 2015.7 (CD 별매)
굿모닝팝스 편집부 엮음 / 한국방송출판(월간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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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외로움이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찾아올 때 어떻게 스스로를 다독여야 할까요?

A: 죽음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요, 피하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순리로 받아들여야 하죠. 두려움은 희석할 뿐이지 없앨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 외롭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하고 싶은 것을 꿈꾸고 시도해야 해요.

 

 

 

  

이제 10대 20대의 폭주가 조금 가라앉고

내 살아온 삶이 조금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을 무렵

문득 생각한다. 이제 꼰대가 된 거 아닌가? 꼰대가 되면 그 다음에 찾아오는 건 외로움과 죽음이 아닌가 ㄷㄷ 

 

 그래서 예전엔 육아에 대한 관심이 넘쳤다면 반대로 현재는 노년에 대한 관심이 증폭하고 있다. 노년의 성생활, 노년에 닥쳐오는 병질환, 노년의 복지상태 등등. 생각해보니 출산율이 적어지고 노인국가로 치달아가는 지금 시대에 아동학과나 유아교육과가 아닌 노년복지관련 학과를 다녔어야 했는데 인생의 번지수를 잘못 짚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게 후덜덜. 뭐 그 때 가서도 졸업했을 것이냐?는 미지수지만. 대학다니는 것도 컨디션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하는 데다 독학으로도 얼마든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데 그런 직업으로 갈 거면 아예 사회복지사나 요양보호사를 해버리지 뭐하러 생돈들여 대학을 다시 가야 하나 생각도 들고. 새삼 귀찮기도 하다. 뭐 아무튼 내 개인적인 장래에 대한 이야기는 뒤에 하기로 하고.

 요즘 이근후란 사람이 핫하게 뜨고 있다. 관심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솔직히 꼰대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라 '책을 읽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맞닥뜨리면 살짝 주춤하게 된다. 단순히 나이 문제가 아니라,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면 요즘 시대의 아이들에 대해선 이해력이 딸려도 한참 딸리는 사람 같아서 말이다. 무엇보다 종편에서 띄워주는 사람이란 게 마음에 안 든다. 그래서 (종편에서 나오는 거 빼고) 이 사람에 관련된 인터뷰 한장 정도만 살짝 읽고 싶었는데 굿모닝팝스에서 마침 이 사람을 다뤄줘서 기뻤다. 확실히 외로움, 두려움, 죽음에 대한 테마는 나와 의견이 일치하신 분 같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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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5.7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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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을 하든지 그 일을 더 잘하려면 일에서 벗어나 재충전을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1년에 한 달을 쉰다는 다루마리 빵집 주인처럼 말이지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바다에 뜬 낭만 도시' '물의 도시'로 불린다. 아름다운 바닷길 옆으로 한가로이 거니는 그들의 모습은 평화롭고 신비롭다. 하지만 미래에는 베네치아가 독특한 도시가 아닌 일반적인 도시로 꼽힐 가능성이 크다. 변화의 열쇠는 해수면 상승에 있다.
지난 세기 해수면은 무려 19cm나 상승했다.

 

 이래서 이 대통령이 운하를 만든다고 그렇게 난리난리 했나.

 신의 한수다? (아니 근본적으로 지구온난화부터 어떻게 좀 해줘. 네오 베네치아 만들 생각 말고.)

 무튼 이제 아리아가 우리의 근미래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만화로 인해 몇 백년 후를 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러고보니 아리아의 서장 이름이 아쿠아라고 했었죠. 바다라... 마치 소노다 우미같은 예언이군요.

 아무튼 이 책 덕분에 아리아와 아쿠아를 보기로 했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역시 영욕에 눈이 멀어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저질렀다. 그는 뉴욕시에서 사용할 '직류' 방식의 전력 공급 시스템을 설계했는데, 전기 공학자 니콜라 테슬라가 훨씬 우수한 방식의 '교류'를 개발했다. 교류는 직류보다 더 멀리 전기를 보낼 수 있고 전선이 잘 부식되지 않으며 자유롭게 전압을 바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에도 에디슨은 직류 방식이 채택되도록 하기 위해 사람들을 모아놓고 산 채로 개와 고양이를 교류 전기로 태워 죽이는 실험을 여러 번 실시했고, 사형 집행도구로 교류 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의자를 손수 발명함으로써 교류의 위험성을 대대적으로 부각시켰다. 하지만 그의 악의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는 패자가 되었다.

 

 니콜라 테슬라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는데 이 사람이 그렇게 잘났나하고 사진부터 찾아본 게 실수였는지, 이 얼굴을 발견했을 때 마치 감전되는 듯한 컬쳐쇼크를 느꼈다. 남자 인생 서른살부터라지만 어떻게... 서른살 중반이 저렇게 우월하게 멋있어도 되는 거냐 ㅋㅋㅋ 다 필요없으니 싸인부터 해줘 그아아앗.

 아무튼 이 잘생긴 오빠(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평전도 소장 안 할 생각으로 샀는데 이런 이야기를 듣고 더 구미가 당겨서(나쁜 에디슨이 개고양이를 학대해서일꺼야. 암. 절대 평전 겉에 나온 저 사진을 영원히 소장하고 싶어서가 아니라고.) 평전 소장을 결심하게 되었다. 이것도 다 샘터의 은근한 홍보 공세 덕분이다. 월급 나가는 소리가 들리는구나야(...)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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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야의 하늘, UFO의 여름 그 첫번째
아키야마 미즈히토 지음, 김희정 옮김, 코마츠 에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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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나면 다 추억이라고, 괴로운 일의 기억은 희미해져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곰곰이 되새겨보면 '전혀 재미있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어 아사바랑 나랑 좀 닮은 거 같애'라고 생각했는데,

아사바랑 이리야를 미행하기 위해 따라붙은 요원 남자도 똑같은 소리를 하는 걸 보면

어쩐지 닳고 닳아서 동심을 잃어버린 어른들이 아사바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아 창창한 나인데 이러면 안 되는데 ㅠㅠ

 

 위기에서 도망갈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진지한 고민은 누구나 하는 법이다. 왜 하필 내가 이런 시련을 겪는 것일까. 잘못한 것도 별로 없는데 어째서, 더 잘못한 사람들도 많은데. 아사바도 별 잘못한 것은 없다. 단지 마을의 기지를 돌아다니다가 학교 수영장에서 수영을 좀 하고 싶었을 뿐이다. 그리고 거기서 한 평범하지 않은 소녀를 발견했을 뿐이다. 손목에 뭔가 둥근 구체가 있고 코피를 쉴새없이 흘리는 등 신체는 허약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행동력은 센 소녀. 그녀의 돌직구에 아사바는 5cm미터쯤 떨어져서, 15도쯤 옆으로 돌아서 그녀를 곁눈질로 관찰한다. UFO에 빠져들었듯이, 그는 무언가 사연이 있는 듯한 이리야에게 점점 빠져들다가 결국 그녀의 사연은 아무 상관도 없어지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공간에 대해서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리야에게서 편지를 받은 날 그는 일단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볼일이 있는 것처럼 꾸며서 화장실로 도피, 몇 페이지에 걸쳐서 고심을 거듭하다가 결국 자신만의 공간인 시계탑에 가서 편지를 뜯는다. 그 과정에 대한 묘사가 너무 아름답고 풋풋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동심 때문이었을까. 아사바랑 이리야를 염탐하는 사람들도 그들의 데이트를 지켜보면서 잠시동안 목적은 아무 상관도 없어졌다. 세카이계란 역시 이런 공간과 시간의 순간적인 정지성 때문에 보는 맛이 있는지도 모른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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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기린의 말 - 「문학의문학」 대표 작가 작품집
김연수.박완서 외 지음 / 문학의문학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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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믿네. 상대가 마누라일 때는 복상사가 절대 없다는 의사의 말은 믿네만."

"이럴 수가. 메멘토 모리."

"아무렴. 메멘토 모리."

 

 

 

게임을 하다보면 엄마아빠를 팔아대는 욕설까지 하게 된다는데,

최근엔 그에 맞서려는지 인터넷 고스톱 게임에서 장년 노년분들의 욕설이 캡쳐되서 속속들이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근데 난 이 분들의 욕설이 왜 그렇게 정감이 가는지 모르겠다. 나이가 들었나 (...)

 

 욕설 할 때조차 이 새끼 저 새끼가 아닌, 상대를 아무개라고 하는 것도 그렇고 섹드립에서조차 뭔가 관록이 묻어나는 느낌이지 않은가? 할아버지(혹은 할머니)가 그 사람의 아이디를 부적 종이에다 직접 적던가, 혹은 어떤 영험한 사람에게 적어달라고 하는 장면이 상상되면서 웃음이 터져나온다. '인명이 제천'이라는 고명한 한자어는 또 어떤가. 이 소설 또한 그런 이야기가 등장한다. 최일남 작가가 쓴 국화 밑에서라는 소설에서도 등장인물이 주인공에게 '인터넷이 주류인 이 세상에 한자를 남발하다니 시대에 뒤떨어진 거 아닌가?'라는 식으로 질문한다. 일종의 자기 디스이면서, 한편으로는 장년의 유머감각을 은근히 자랑하는 듯한 문장에 그만 피식하고 웃음이 터져나오고 말았다. 보통 소설을 볼 땐 마지막 문장 마지막 단편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 최근 소설이라 보기엔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단편이어서 깜짝 놀랐다.

 김연수 씨의 깊은 밤 기린의 말도 상당히 좋았다. 문체는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체장애 막내와 눈 먼 강아지의 교감을 바라보면서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그만 마음이 짠해지고 말았다. 여러 모로 동물이나 인간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된다.

 박완서 씨의 갱년기의 기나긴 하루도 잘 봤다. 르포인듯 아닌듯하게 한 갱년기 여성의 하루를 쭉 흘러가듯이 보여주는데, 한 사람의 사생활을 뜯어본다는 건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너무 짜릿한 일이다.

 권지예 씨의 퍼즐도 잘 봤다. 그놈의 힐링 타령 때문에 요즘 스산한 소설을 못 본지가 너무 오래 되었다 생각한 참인데, 등골까지 서늘함을 느끼게 해줘서 몹시 반가웠다.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기에도 충분한 소재였다. 내가 무른 곶감을 못 먹는 이유가 이 소설에서 공개되는데, 내 사생활과도 연결되어 있으니 상세히 쓰지는 않겠다. 아무튼 이 소설도 남자들 필독서이다.

 이명랑 씨의 제삿날도 국화 밑에서랑 비슷하게 찰진 유머 감각이 씁쓸한 성인들의 세계를 살포시 덮는 듯한 감각이 나는 소설이었다. 출생의 비밀이라는 식상해보이는 소재를 저렇게 창의적으로 발휘할 줄은 몰랐다. 반전물이지만 권지예 작가의 작품처럼 후폭풍이 몰아닥치는 게 아니라 그저 약간 어깨가 흠칫,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으쓱, 하는 정도.

 조경란 씨의 파종도 잘 봤다. 특히 공감이 가는 문장이 있기에 가져왔다. 이 작가의 혀라는 소설을 예전에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신경숙 씨의 표절에 대한 글을 쓸 때도 이 작가의 표절 의혹을 건드리지 않은 이유는 사실 딱 하나밖에 없는데, 이 작가가 쓴 소설과 원본이라는 소설을 비교해 볼 때, 문장 구사력에서 너무 차이가 나서였다. 조경란의 글은 확실히 20~30대의 여성들의 마음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마치 일본만화계의 마스다 미리처럼 말이다.

 단숨에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니, 여기서 마쳐야겠다. 하지만 이 말만은 해야겠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2000년대 소설들, 2010년대 소설들 너무 좋다고 생각합니다. 꼭 읽어보세요.

 

 역시 나는 술마시고 난폭한 행동을 한 적도 없고 자해를 한 적도 없으니 알코올 의존증이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술을 끊거나 줄여서 마셔야겠다고 느낀 적이 있다면 알코올 의존일 가능성이 큰 거에요. (...) 의사는 의존증에서 회복되는 것은 자꾸만 발목이 빠지는 습지에서 육지 쪽으로 걸어가려고 애쓰는 것과 같다고 충고했어요. (...) 이렇게 후타리가 되어 아버지와 마주 앉아 있자니 그 말을 우격다짐으로라도 혼자 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어요.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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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경향 2008.12
레이디경향 편집부 엮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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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일치, 평화라는 하느님의 은혜들은 회심의 은총과 분리될 수 없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회심이란, 한 개인으로서 그리고 하나의 민족으로서, 우리의 삶과 우리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마음의 새로운 변화를 의미합니다.

 

 1.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행복으로 우리의 마음을 가득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보여주도록 요청하십니다. (...)" 따라서 기도는 형식과 습관화가 아니라, 이웃에 대한 애절함과 간절함이 있어야 한다. 애절함은 하느님의 관점에서 자신과 공동체를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말한다. (...) 그런 자비 체험은 우리를 나의 것, 우리 공동체의 것에 집중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게 하고, 낯설지만 희망이 넘치는 새로운 삶의 양식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것이 바로 가난의 실천이다.

 - 문득 존댓말이 딱히 동양에서만 전해지는 관습이 아니듯이, 성선설도 딱히 동양에서만 전해지는 이론이 아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인간이 태어난 것 자체가 원죄라는 말도 있지만, 한편으로 사람의 안에 예수님(혹은 하느님)이 있다는 생각은 비공식적으로 개개인들에게 전해져 내려왔다. 여기서 말하는 하느님의 관점이란, 인간의 내부에 있는 그 하느님의 관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난 지금 비종교인이 이 어려운 시대를 어떻게 버티는지 의문이다. 그만큼 개개인이 강해졌다고 해석해도 좋겠지만, 내부의 어딘가는 외로움과 초조함으로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닐까... 사람은 사회적 동물일 수밖에 없고, 한가지 목표를 강하게 밀고 나가는 단체란 것은 정말 소중하며, 그 목표는 오랜 전통이 있을수록 견고할 수밖에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2. 본당 활동을 열심히 하고, 각종 신앙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지만, 사회적 현안과 아픔에 무관심한 이들이 많다. 물론 이런 활동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자신의 영적 욕구를 충족하려는 동기로만 활동할 때, 문제가 생겨난다. (...) 영적 세속성이 "다른 모든 세속성보다 더 엄청난 재앙"인 까닭이다. 겉은 멀쩡하지만 속은 썩어간다.

 - 세상이 시끄럽다보니 성당도 시끌벅적하다. 대부분은 신도들보다 좀 더 많이 배운 신부님들이 진보적인 성향이 있다. 하지만 신자들 대부분이 보수 노년층이다보니, 간혹 조용한 말다툼이 벌어질 때가 있다. 특히 신부님이 할말 다 할 수 있는 강론 때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해진다. 한 마디만 하겠다. 다른 종교들과 비교하는 데 유독 천주교가 민감한 데가 있다. 우리가 뭐 사람들 도와주는 걸로 돈을 받아먹는 기독교도 아니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은데, 되려 난 그럴수록 더 당당하게 더 비교해가면서 구호활동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어쨌던 여타의 다른 종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는 건 좋은 일 아닌가?

 

 

 

김원일의 푸른 혼이란 소설은 인혁당 사건을 다루고 있다.

아마 국가보안법의 가장 큰 피해자들은 이 인혁당 사건에 연루된 무고한 청년들일 것이다.

 

 3. 인간의 상상력을 탄압하는 것은 인간 존재의 의의를 훼손하는 폭력이다. 인류의 역사가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과 양심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 말미암아 이어졌다고 보면 국가보안법은 이제 철폐되어야 한다.

 -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대담한 이론이라 생각된다. 나도 사실 부모님에게서 받은 잡지라서 이 잡지를 어떤 방식으로 손에 넣는지 그 방법을 잘 모른다. 하지만 반드시 부모님께 다시 물어봐서 다음 리뷰 때 이 잡지를 신청할 수 있는 방법을 세세하게 적겠다. 이 발언 한 마디가 지금, 개그콘서트의 한 프로그램과 심지어 무한도전마저 압박을 받는 이 시대에, 얼마나 값진지 생각해 볼 만하다. 당연한 것 아닌가? 통일을 하면 국가보안법은 무용지물이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께서 정말 통일을 원하신다면 이 국가보안법부터 철폐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지금 이 말을 못하고 쩔쩔매고 있는가? 인혁당 사건에 이어 세월호로 또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었다. 아직도 이 나라 대통령이 정말로 정치를 잘 한다고 생각하는가? 여당은 어떤가? 진짜 보수적인 인간들이 한 사람이라도 거기에 존재하는가? 아니, 애초에 감정있고 사람같은 '것'이 거기 있는가? 야당에서 쓰레기 냄새가 난다면 그 쪽은 시체 썩는 냄새가 나는 곳이다.

 

 4.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에게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하시고"라는 번역에서 '잘못'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를 직역하면 '빚'이다. 이 청원에는 '죄'가 '빚'이라는 은유로서 표현되어 있다. '죄를 짓는다는 것'을 빚을 지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남아있다. 이렇게 죄를 '빚'으로 이해하는 것은 아람어의 영향이 큰 것 같다. '호바'라고 발음되는 아람어는 '빚'을 뜻하기도 하고, '죄'를 뜻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용서하다'라고 번역되는 그리스어 동사는 '(빚을) 탕감하다'라고 번역될 수 있는 단어다.

 - 대체 이 나라 정치인들은 얼마나 국민들에게 물질적으로 빚지고, 정신적으로 빚지고 있는가.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고 많은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도 몸사리기 바쁜 몇몇 사람(정치인 뿐만 아니라 민간인들도.)들을 보면 통탄할 일이다. '진짜가 나타났다'는 프로그램을 보면서 요새 젊은 사람들이 철드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좋은 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좋은 일이 아니라 생각하는 이유는, 가슴이 아닌 머리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도 큰일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북한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음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근본적으로 씻을 수 없는 죄를 지고 있는 것이다. 예전엔 통일이 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만, 남한의 이 개탄할 만한 현상들을 보면 차라리 통일되서 싹 갈아엎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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