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오현정 옮김 / 큰산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고함이 내 속에 울려 퍼집니다.
ㅡ생각해 보라, 너는 무엇을 보느냐?
ㅡ사람과 새와 돌과 꽃을 봅니다.
ㅡ다시 생각해 보아라, 너는 무엇을 보느냐?
ㅡ생각과 꿈과 빛과 유령을 봅니다.
ㅡ또 생각해 보아라, 너는 무엇을 보느냐?
ㅡ아무것도 보지 않습니다. 적막하고 고요한, 죽음 같은 깊은 밤입니다.
ㅡ또 생각해 보아라!
ㅡ아! 나는 검은 성벽을 꿰뚫을 수 없습니다!
나는 울음소리와 외치는 소리를 듣습니다.
나는 저편 강가에서의 날개 떨리는 소리를 듣습니다!
ㅡ울지 마라, 울지 마라, 그것은 저편 강가가 아니니라.
외치는 소리, 울음소리, 날개 떨리는 소리는
너의 마음이니라.

 


 

그나저나 이 분도 이름이 니코스이니 애칭으로 따지면 니코로 불린 거 아니냐!
... 니코 미안.


일어나서 도서관 가면서
아 ㅅㅂ 그리스인 조르바 읽어야 한다니
아앍 ㅅㅂ 그 인간 변태잖아아아 읽기싫어엇 야메떼 이야다아 쿳소오 근데 독서모임 때문에 읽어야 돼애애
이러면서 갔는데 레알 이거보고 머리가 띵해짐
아 그러니까 소설만 그리스인 조르바를 썼지 비소설은 다양하구나. 민망하다 ㅋㅋㅋ 도서관에서 레알 나 혼자 비실비실 빵터짐(...) 매일 20페이지씩 소리내어 읽다보니 대략 10일만에 다 읽었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룰루. 여러분 조르바가 꼴보기 싫은 사람 있음까? 저처럼 잠언 읽으세요. 에세이는 싫어하는 편이지만 왠지 시같아서 부담이 안 간다.

 

 

 줄거리 정리를 하게 될 듯한데 이 책의 내용이 니코스 카잔차키스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오해를 벗어던지는 데 효율적일 것 같아서이다.

대충 신에 대해서만 정리하자면, 신이 인간과 동물과 식물과 사물 등 모든 것에 깃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신은 수없는 가면들을 지니고 있지만 그 본질은 하나이다. 이 점에서만 기독교에 가깝다 볼 수 있다. 이 신은 무능하지만 계속 우주와 싸우고 있으며 도움을 청하기 위해 인간을 만들었다. 그러므로 인간은 각기 자신의 내부에 있는 신의 요소를 육체에서 해방시켜 지구를 몽땅 불태워 요한게시록 같은 정화를 실시하자는 것이다. 번 마더퍼커 번! 레알 요즘 내 주변의 사방이 아파트 짓겠다고 공사가 한창인데 그 소음을 들으며 출근하다 보면 진짜 이렇게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서는 심연 속에서 다함께 정숙한 침묵의 파티. 이런 요소들은 모두 동양의 윤회 사상에 가깝다. 그러므로 이 작가가 그리스 정교를 믿었다고 판단하기엔 어폐가 있다. 작가가 중국 여행을 한 후 쓴 기행문도 있고 말이다.

 

 

 

 어쩌면 장막을 걷으라 말하지 않는 건 플라톤의 이데아에 전면적으로 도전하는 행위인인지도 모르겠다. 

 장막 저쪽에 있는 이상세계도 어차피 당신의 상상에 불과하다고 하는 듯. 실제로 이 대사 이후에 종종 그런 말투가 등장한다.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지 않고 현상 속에 내재하지 않으며 바보가 되어 고뇌를 우직하게 지고 살아간다. 그것이 첫번째 의무와 두번째 의무 사이의 경계이다.

 

 

 결국 내가 보고 듣는 건 다 나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근본으로 나아가려고 계속 노력한다면 결국 다 나의 마음에서 끝난다는 사실을 인식할 것을 두번째 의무에선 계속 권장하고 있다.  

결국 무엇을 하더라도 우리는 무릇 인간이며 대지는 인간을 위해서 태어나지 않았음을 알라고 저자는 권장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크레온이 비인간적 존재와 싸우기 위한 감각을 준다는 말을 하는데, 그는 오이디푸스의 외삼촌이자 처남이다. 그런데 이 분 오이디푸스의 전말을 다 목격한 정신적 충격은 둘째치고 가족은 물론 일가친척이 모조리 죽지 않았나;;

 

 

 

페이트를 보면 유독 외국에서 평범치 않게 살았던 역사적 인물들이 일본의 평범한 문화를 즐기는 장면이 많이 발견된다.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눈으로 이들을 본다면 어떨까? 그는 분개할 것이다. 책에서 그는 일상을 벗어나 끊임없이 도약하려 노력해야 하며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은 왜 페이트의 교훈에 동조하는가? 이는 일상적인 겸손에 들어 있는 성스러운 모습에 대한 존경심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항상 도약하는 삶을 살았던 서번트들이 평범해지는 모습은 겸손을 잘못 해석한 건 아닐까 싶다. 사실 작품 자체의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P.S 그래도 난 니코니코니 카잔차키스가 싫다. 이유? 인식-인류는 애 낳으라는 소리가 절반 이상이다. 사스가 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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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스 Workers 36호 : 2017.11
워커스 편집부 지음 / 사단법인참세상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YOLO가 유행하지만 그건 실은 되는 대로 막 살라는 말에 가깝다.

 

???? 내가 농담을 잘 못받아들여서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이건희가 목소리의 형태를 봤다고 좋아하진 말자.


내가 그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건 둘째치고, 그 사람 때문에 현재까지도 평창 포함한 강원도 사람들이 얼마나 생계에 불편을 겪고 있는지 아는가? 집이 헐릴 위기에 처한 사람이 지금 내 페친분이다.
애니메이션 작품 보는 건 개인의 자유지만, 그 일을 가지고 다시는 오덕 무시하지 마라 이렇게 쓰는 것도 무지하다고 본다. 그럴수록 오덕은 외려 더 무시받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이런 게 문제다. 현지인들은 삼성과 이명박이 땅 사가는 거 알면서도 그 인간들이 대단한 줄 안다. 서울 사람들은 그 인간들이 대단하지 않은 건 알지만 땅을 엄청나게 사간다는 사실은 모른다. 운동권들은 생계에 쫓기거나 아님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인지라 미처 신경을 못 쓴다. 나는 일단 현지인들이 신경을 쓰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지만, 연계가 필요한 듯하다.

 

 

평창 주민들이 이럴 줄 몰랐다는데 말은 정정하자. 다른 집은 다 철거되도 내 집은 아닌 줄 알았겠지.

 

 이 글 보고 '그러게 이명박근혜는 왜 뽑아? 올림픽은 왜 찬성했어?'라고 하는 사람들도 아둔하긴 마찬가지다. 사실 내 경우는 솔직한 녹색당 사람들이 평창 올림픽이 열리길 바란다고 아무 생각 없이 말하는 나에게 올림픽의 폐해에 대해 가르쳐줬다. 그리고 좀 시간이 지나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논란이 이슈가 되었다. 너무 행동이 굼떴다 볼 수 있다. 아마도 강원도 사람들 몇이 시위한다 하여 될 올림픽이 아니다 생각하고 무시했겠지. 좀 터놓고 대화를 나눌 필요성이 있는데 너무 서로 헐뜯기를 좋아하다보니 소통이 되야지 말이다. 요새 너무 스트레스가 쌓인다. 며칠 전 내가 성희롱 당한 것도 어찌보면 여기가 장사 안 되니까 현지인들이 나에게 분풀이한 걸로 볼 수 있겠지. 그들의 무지가 짜증나면서도 불쌍하다. 솔직히 말하면 좋을텐데 싶다가도 나에게 푼다고 해서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내가 사는 지역의 인간들이 대부분 대한민국에서 가히 엄청날 정도로 불쌍하고 멍청한데 그 중 하나가 대학교를 기업에게 넘겨주는 걸 그냥 보고 있던 점이다. 예를 들어 어떤 남쪽의 동네는 없다시피 했던 전문대학도 갈고닦아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게 만들었다고 하며, 졸업하면 이들이 그대로 그 지역에서 농사짓길 꿈꾼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곳은 당장 양로원이나 노인회에서 술 마실 욕심나서 대학을 팔아치운 것이다. 덕분에 그곳은 아직도 개발되지 못한 채로 남아있다. 지역의 평균 연령은 70대 정도로,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나잇대가 아니며 따라서 메리트가 떨어진다. 대체 늙은이들만 복닥복닥 모여있는데 왜 관광객이 몰려온단 말인가.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는 있어도 현실에서 그 노래 부르면 주책이라고 짱돌맞는다. 여기서 중학생때부터 살긴 했지만 난 도무지 이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 더욱 분통 터지는 일은 그런 넓다란 부지가 있는데도 기업에게 팔아넘겼기 때문에 공원도 뭐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젠 차도를 사이에 둔 건너편의 부지가 끙끙 앓고 있다. 대체 어디랑 연결할지 모르겠지만 역을 세울 계획이라 하며, 이미 나무에 흉칙한 하얀 선을 다 그어 놓고 오늘 벨까 내일 벨까 하는 상태다. 그걸 볼 때마다 내 표정은 마치 서울에서 여기로 오는 악마의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 '당신은 지금 백두대간의 중심을 지나고 있습니다'라는 구절을 본 지식인의 표정같으리라. 한마디로 그렇게 한 인간들이 넘나 *새끼같다는 뜻이다.

워커스는 다 읽고 도서관에다 놓고 왔다. 옆에서 학생들이 친구를 기다리며 대화를 하는 중이었는데 그런 애들이 읽으면 더 좋겠다. 도서관 책꽂이에 놓아두고 그 다음날 오면 그 책이 없는 현상을 자주 목격했었다. 청소부들이 치우지 않았다면, 누군가 항상 가져간다는 이야기겠지. 내가 사는 곳 근처는 41층 건물을 지으려다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12층 건물로 바꾼다고 한다. 그러나 그 지역 주민이 만들겠다 하는 30층 남짓한 건물의 계획은 바꾸지 못했다. 부모님과 알고 지내는 사이의 어떤 남성분인데, 굉장히 자기 중심적이며 그 곳에 사는 주민들이 모조리 성당으로 오면 좋지 않느냐며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화한다고 한다. 심지어 교회는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왜 성당은 나보고 조용히 있으라 하는가, 자꾸 그러면 교회로 가겠다며 되려 역정을 낸다나. (그러나 최근 이 동네 감리교회는 90년 전통의 건물의 전망을 이렇게 한 순간에 가로막는 고층 건물들은 모조리 폐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사방에 걸었다.) 길을 걸으면서 담배를 피우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대놓고 시내에 집창촌이 세워졌다. 심지어 그 근처 모텔로 얼근히 취한 여성을 반강제로 끌고가는 남성을 대로변에서 목격한 적이 있다. 온 사방에서 집 짓겠다고 땅 파서 공사를 하고 리모델링을 한답시고 망치 소리가 요란하다. 그 와중에 건물주는 분양광고 현수막과 전술핵 배치 서명회 현수막을 같이 자랑스레 걸어두고 있다. 이제서야 이 주민 사람들은 이명박을 욕하기 시작하고 박근혜와 최순실을 찬양했던 사람들을 비난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상식 이하의 사람들이 아직 너무나 많다. 내가 책을 두고 온 그 도서관도 아동서적코너를 리모델링하기 시작했지만, 사태가 이렇다보니 어쩐지 타이밍이 수상쩍긴 하다. 이곳에 정착하고 싶던 나는 이제는 여기에서 좀 더 깊숙한 곳으로 숨어 사람이 없는 땅에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그나마 결혼 안 한게 다행이지.

어쨌거나 이제 내가 이러쿵저러쿵 하기엔 너무 늦었고, 그냥 개발공사하는 중인 사람들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가 굶어 죽었음 죽었지 아파트 분양 관련 아르바이트는 절대 안 한다.

대안노동운동에 대해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일단 난 부정적인 생각 일색인데, 첫번째로 처음부터 노동부나 노조에 기대어 해결할 생각 안 하고 이렇게 비공식적으로 일자리의 문제를 해결하면 앞으로도 계속 노조에 기대지 않을 수 있단 것이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 인터넷에 모여있다면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건 좋지만, 노조에 대한 소개를 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알바노조도 있고 말이다. 둘째로, 중요한 사람은 오프라인으로 만난다. 심지어 페이스북의 친구들마저 중요하거나 사는 곳에서 거리가 가까운 친구들은 오프라인으로 만나곤 한다. 번개라도 상관없으니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끼리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친목성을 다지면 더 좋지 않을까. 직장갑질 119에 대한 설명은 어딘지 좀 삭막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노조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저 용어마저 꺼리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다. 결국 다들 좌빨이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야 직장갑질 119라는 애들 조심해라라고 경고하거나 회사 관리자들의 진입도 있을 수 있겠다. 넷상에서는 그걸 차단할 수도 없고. 노조도 결국 이익집단이라 계약직 같은 사람들은 잘 챙겨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한마디로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것. 대안노동운동이 지금 노조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까.

자꾸 운동계가 페이스북이라던가 SNS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런 것도 좋은 현상은 아닌 것 같다. 대안노조라고 해봐야 새로운 움직임도 아니다. 이미 노사협의회가 있고 그 정도의 역할을 대안노조가 하기 때문이다. 즉 그걸로 사회 전반의 갑을문제가 해결될 리 없다는 이야기이다. 민주노총 국민파가 국민과 함께 노동운동 한답시고 노사협조주의를 대안노동운동으로 들고 나온 적도 있다. 뉴라이트 노조가 회사도 먹고 살아야 한다면서 협조 하자고 했던 이력도 있다. 또한 현재 주변의 지인들에게 단체로 욕먹고 있는 전교조는 대안노동운동으로 인간화 교육을 외쳤었다. 그러나 그들의 인기 모두 냄비 현상 이상의 효과를 불러오지 못했거나, '일상에서의 문제로 인해 욕을 먹고 운동권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게 되었다'.

나는 계몽주의가 아직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1. 우리나라에서 번역되지 않은 책들이 너무 많다. 특히 철학.
2. 책을 읽지 않고 떠벌리는 거랑 한 권이라도 읽고 떠벌리는 건 차이가 크다. 특히 페미니즘.
3. 전문분야라고 하기가 굉장히 애매한 것들이 있는데, 잔머리 좀 굴린답시고 노력 코딱지만큼 해놓고 그 뒤에다 전문가란 말꼬리 붙여서 사업하는 애들이 천지다. 특히 대안~하는 거.
특히 3번은 사기꾼들이 많아서 뚝배기 부수러 가기 딱 좋다.

내 생각에 그냥 김생민은 그런 삶을 살아온 것 뿐이다. 아끼고 노력했는데 우연히도 정말 그게 통해서 그는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다. 다만 내가 스튜핏과 그레잇이라는 단어가 불편한 건, 음 일단 그러면 지금 키우는 개는 내 주제에 버려야 된단 소리니까 ㅋㅋㅋ 그리고 사람들에게 절대 밥을 사주거나 돈을 빌려주면 안 된다. 왜냐? 나는 남 돕다가 돈 날리는 사람들과는 달리 아껴사는 스마트한 인물이니까. 스튜핏과 그레잇이 증권사의 상품 홍보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로 전락해 버린 건(이거 모르면 완전 스튜핏!)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어쨌던 자신이 이렇게 살았다고 이야기하는 취지는 알겠지만, 그래도 남에게 자신의 삶을 강요하면 안 된다.

 강원도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의 한적한 시골 마을. 지난해 5월, 이곳에 사는 문영희 씨의 집에 굴삭기가 들이닥쳤다. 다행히 문 씨가 집을 비운 때였다. 굴삭기는 문 씨의 가정집 벽면을 뚫었다. 공사 관계자는 철거할 집으로 착각하고 실수로 집을 부쉈다고 말했다. 굴삭기가 할퀴고 간 살림살이는 대부분 망가져 버렸다. (...) 한때는 그들도 태극기를 흔들었다. 자발적으로 나서기도 했고, 동원이 되기도 했다. 꼭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려야 한다고 진심으로 응원했다. 삼수 끝에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확정됐을 땐 누구보다 기뻤다. 작은 마을에서 세계적인 축제가 열린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기쁨과 환호는 오래지 않아 '이럴 줄 몰랐다'는 한숨으로 바뀌었다.

올해 6월 1일에는 평창군 대관령면 원주-강릉 고속철도 9공구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져 인부 한 명이 사망하고 동료 2명이 부상을 입었다. (...) 철도노조는 즉시 성명을 내고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 없고 개통에만 급급한 철도시설공단의 무모함과 시범운영 계획에 대한 안전성 점검조차 하지 않은 철도공사의 직무유기가 이번 참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선옥 철도노조 미디어소통실장은 "평창올림픽 개통 시기에 맞춰 철도공사가 시운전 점검을 빨리 하려고 기관차 두 대를 연속으로 투입했다"며 "위험성이나 안전조치,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이 소유한 대관령면 용산리 토지의 공시지가는 2006년 매입 당시 평당 3590원에서 2017년 37100원으로 10배가 넘게 뛰었다. 신 사장의 장녀 장선윤이 소유한 토지는 3.4배가 올랐고, 장남 장재영의 토지는 24배나 올랐다. 허세홍 GS칼텍스 전무는 6.3배, 김석원 전 쌍용회장의 장남 김지용은 5배, 권상문 전 삼성중공업 사장 부인 조금련은 5.8배, 조방래 전 강원도개발공사 사장의 아들 조현준은 1.5배의 투기 이익을 누렸다. 모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용평리조트 인근의 알짜배기 땅이다. (...) 강원도의 전체 토지(건축물 부속토지, 순수토지) 거래 증감률은 전년 대비 17.8%로 전체 시도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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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굿모닝팝스가 좋다
김성률 / 대원미디어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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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Dylan Thomas

Do not gentle into that good night
Old age should burn and rave at close of d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Though wise men at their end know dark is right,
Because their words had forked no lightning the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Good men, the last wave by, crying how bright
Their frail deeds might have danced in a green bay,
Rage, rage aginst the dying of the light.

Wild men who caught and sang the sun in flight
And learn, too late, they grieved it on its way,
Do not go gentel into that good night.

Grave men, near death, who see with blinding sight
Blind eyes could blaze like meteors and be gay,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And you, my father, there on the sad height,
Curse, bless, me now with your fierce tears, I pray.
Do not go gentle into that good night.
Rage, rage against the dying of the light.


 


딜런 토마스는 영국 웨일스 시인이다.


여기서 쓰인 rage against...는 훗날 유명한 밴드의 이름으로 쓰인다. (끝에 the machine 맞다. 덕질덕질.)

 

 

3개월에 책 한 권을 끝내는 것을 목표를 세우고 매일 연습하세요. (...) 이후부터는 내용이 유사한 책을 골라 같은 방법으로 계획을 세우고 훈련합니다.
1. 쉬운 영어책을 읽으세요.
2. 내용을 미리 알고 읽으세요.
3. 번역하지 말고 이미지를 떠올리세요.
4. 소리내지 말고 눈으로 읽으세요.
5. 의미 단위별로 읽으세요.
6. 완벽보다는 발전을 즐기세요.
7. 매일 20분씩 실천하세요.

 


 


여기서 4번 빼고 다 밑줄 쫙쫙 쳐야 할 목록이다.


이게 말은 쉬워도 실천하는 게 정말 어렵다. 내가 대학 시절 영어 과외할 때 교과서랑 독해책 가지고 실천했던 목록이다. 그런데 꼭 사람들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주장하는 게 몇 가지 있다.
1. 내가 맘에드는 책을 독해하고 싶다. 좋다. 그러나 당신의 수준은 어린아이라고 보면 된다. 만일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정치에 관련한 그림책이나 청소년도서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특정 용어가 영어를 공부하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판타지 읽으면 두드러기 나는 타입 아닌 이상 주제를 파악하고 동화를 읽자.
2. 시험문제 위주 공부. 당연히 1번보다 심각하다. 애는 명백히 교과서에 나오는 단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데 애한테 공포심을 줄 수 있다.
3. 수학도 같이 과외 부탁.
...

 

The play was written by her in a two-day tempest of composition, causing her to misd a breakfast and a lunch. (...) At some moment chilling, at others desparentely sad, the play told a tale of the heart whose message, conveyed in a rhyming prologue, was that love which did not build a foundation on good sense was doomed.


 

 

전부터 속죄 소설 영화 다 보고 싶었는데 좋은 구절인 듯하다.


그렇지만 해석이 너무 딱딱하다. rhyming은 그냥 운율이 자연스러은 정도로 해석하면 안 되는 건가? 거기서 운율 맞춘 서막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 어떤 글이던간에 다 운율을 맞추기는 하잖아. convey는 항상 그 단어 자체의 광활함으로 인해 혼란을 준다. 맨날 컨베이어 벨트만 생각하는데 마음도 나르고 문자도 나르니 말이다. 일단 다시 헷갈리지 않게 여기다 써둔다.

 


 최근 대놓고 굿모닝팝스 책과 방송 사이의 연관성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게 보인다.

예를 들어 린킨파크 멤버의 자살을 책에선 빛이 사라지는 것으로 표현하는데, 이와 연결해서 시 코너에서는 사라지는 빛을 보며 분노하라는 메시지의 시를 올렸다. 또한 GMPer의 여행 편에서는 '이거 실화냐?'라는 한국어 표현이 등장하는데 책에서는 나오지 않는 헛방 직방 코너에서 Is this for real?이 나온다. 예전엔 책 앞부분 맨 뒷부분 내용과 방송 사이에 전혀 연관점이 없었다. 그런걸 보면 레이나도 박근혜 시대에 진행자로 뽑혀서 꽤 욕을 많이 먹었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를 붙인 듯하다. 나도 일찍 일어나서 들어야 할 텐데 말이다(...)

P. S 남자가 다리 벌리는 거나 여자가 좌석으로 가방 던지는 거나 똑같이 사회적으로 예의가 없을 뿐이지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는 아니라 하는데 지랄하지 마라. 여자가 가방 던지면 남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냐? 남자가 다리 벌렸는데 발기된 꼬추 보이는 게 여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지. 뭔 여자 아담이 남학교에 가면 땡큐니 남자 아담이 여학교에 가면 땡큐다 같은 소리하고 자빠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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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300쇄 기념 한정판)
조세희 지음 / 이성과힘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게 구멍을 뚫어 물이 적게 나와도 물줄기는 강하다는 절수형 샤워헤드와 수도꼭지를 달았다. 가정에서 물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양변기에도 20퍼센트 정도 물을 절약해주는 양변기 절수기를 설치했다. 물론 그 전에 4.8리터 초절수 양변기도 구입했다. 또한 세면대에서 쓴 물이 하수도로 흘러가지 않고 변기 물로 재활용되게 만들었다. 설거지 허드렛물도 텃밭이나 청소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큰 통에 따로 담긴다. (...) 실내등의 경우 와트수가 낮은 엘이디를 간접조명으로 설치하고 스탠드나 부분조명을 이용한다. 에어컨과 천장 팬을 함께 달아 효율을 높이고 (...) 전열기 대신 유단포, 청소기 대신 억새 빗자루, (...) 실내에 단열재를 꼼꼼하게 바르고 베란다에 단열 페인트를 칠했다. 한쪽 벽에는 벼의 껍질을 숯처럼 태워 만든 '훈탄'을 15센티미터 부피로 꽉 채워 단열재로 썼다. (...) 오래된 창호를 고기밀 단열 창호로 바꿨다. 문틈과 창문 틈의 황소바람을 잡고자 '틈막이'를 설치했고 창문이 달린 벽면 전체를 가릴 수 있는 두꺼운 암막 커튼을 달았다. 마지막으로 1등급 콘덴싱 보일러를 설치했다.


 

 

저자 말로는 이게 다 1700만원이라 한다. 국가의 지원이 아니고서는 이렇게 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없을 뿐더러 엄두도 내지 않을 것이다. 친환경 리모델링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전기요금 수도요금 가스요금 다 대부분은 각각 만 원 이하로 나온다 한다.


내가 사는 지방은 정말 난방이 중요하다. 성인이 산다면 상관은 없겠지만, 아이가 있으면 또 이야기가 다르다. 아이는 어른보다 계절변화에 민감하다. 오죽하면 허름한 집에 사는 가족들을 보고 아동학대라고 할까. 그러나 그게 왜 가족 '개인'들의 잘못인가. 이는 최근 이슈가 된 외국인노동자 기숙사나 마찬가지이다. 외국인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우리나라에서 소비를 늘려주길 바란다면 그들의 기숙사를 춥지 않게 해 줘야 한다. 집 또한 마찬가지이다. 만일 난방이 심하게 되지 않는 집안이라면 법으로 집주인에게 보수를 강제해야 한다. 만일 정말로 미래를 위해서 사람들이 아이를 많이 낳기를 국가가 원한다면 말이다. 근데 요즘엔 테레비에서 출산 장려 켐페인 같은 것도 안 나오긴 하더라. 애 낳지 말라는 뜻인가 보다.

대학을 졸업해도 자기 전공을 살리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아예 대학을 다니기를 거부하는 사람들도 월급 200~300만원 받으면 잘 사는 경우가 흔하다. 이로 봤을 때 사실 친환경 사업은 물론이고 운동권 일자리는 정말 빻은 경우가 많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나 경력직에 대한 욕심도 내가 다녀본 그 어느 직장보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인턴에게 제시하는 임금으론 라면밖에 끓여먹을 수밖에 없다. 아무리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지만 기껏 돈 내고 대학 졸업해서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으로 근근히 살고 있으면 언젠간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다. 내 말은 대학 나오지 않은 사람도 뽑던가, 아님 대학 나온 사람만 뽑되 월급을 올리던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란 소리다. 안 그러면 우리나라는 조만간 고층빌딩으로 꽉 차서 나무를 심을 자리도 없을 거고, 당장 해고되게 생긴 노동자들 빼곤 아무도 노조 등 운동권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거다. 지금도 그러고 있긴 하지만.



 

 아니 그리고 집을 무슨 에폭시 시공을 해 ㅋㅋㅋ 얇게 해도 절대 안 됩니다 여러분.


에폭시가 비싸기는 해도 번쩍번쩍 하고 방수도 잘 되니까 좋긴 합니다. 문제는 비스페놀 계열이라서 화재 나면 그냥 유독물질에 의해서 질식사 하기 딱 좋다는 거. 사람 죽는 거 보고 싶나. 책임감 없는 소릴 하고 앉아 있어.

 
 

디지털 세상에서 스마트폰 사용자 63퍼센트는 일하는 시간이 더 늘었으며, 십대들은 한 주에 단 7분 책을 읽는다고 한다. 여기에 대해서 반박할 게 몇 가지 있다.


1. 저녁 6시 이후까지 일을 하기 때문에 핸드폰 상시 켜두지 않음 해고자 명단에 오르기 딱 좋다.
2. 설령 6시에 퇴근이라도 상사가 전화 혹은 문자를 한다. 스마트폰 로그아웃 캠페인을 벌이고 싶으면 전국민에게 스마트폰 통금제를 만들던가 해라. 현실성 딸리는 얘기 좀 그만....
3. 근데 7분 책읽기... 이건 불쌍하네. 이렇게 재밌는 걸 왜 하루에 7분밖에 못 하나도 생각을 해봐야겠다.

 

원주에서 처음으로 주택에너지 효율개선사업이 시작되었을 때 노나메기가 자문역할을 하면서 집수리와 에너지를 연결시키는 사례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열화상카메라로 에너지 손실 정도를 파악하고, '블로어도어'라는 장비로 기밀성 조사를 해서 집수리를 하면 단열효과가 20~35퍼센트, 구조가 안정된 집은 50퍼센트까지 높아지는 사례를 확인했어요."


 역시 뭐든지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게 진리인가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냄새나는 도시라더니 그래도 이런 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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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제 교수의 인권 오디세이 - 다시 인간답게 살 권리를 묻는다
조효제 지음 / 교양인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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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적 정치적 권리에는 참정권, 의사 표현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 등의 '민주' 권리, 그리고 생명권, 안전권, 사생활 자유, 사상과 양심의 자유 및 법의 지배 등의 '자유' 권리가 포함된다. 전자는 다수 대중이 소수의 국가 엘리트에게 요구하는 권리이며, 후자는 소수파가 다수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요구하는 권리이다.

제가 프라이버시를 침해했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정작 제 프라이버시는 넘나 침해를 많이 당해서 올려봅니다♡ 페북스타는 고통스러워요(응?)

책 읽을 권리에 백배 공감하며 더 붙일 말은 "조용히 책 좀 보자"라는 거다. 난 단순히 책 읽는 인간이지 책 읽는 학자나 책 읽으면 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인간이 아니다. 대단하지도 않다.

세 모녀 자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이번에 나온 어금니 아빠 사건을 떠올려본다. 어찌보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게 무서울 수도 있겠다. 아니면 효율적으로 모금을 해야겠다고 소시민이 할 수 있는 평범하고 서민적인 결정을 했을 수도 있고. 그러나 기업을 깨부수고 부자들의 돈을 저소득층과 소수자들에게 고루 나눠줘서 근본적으로 저런 사람들이 우리들을 이용하지 못하게 막는 건 반대한다. 막말 좀 하자면, 이런 인간들이 '호구'다. 최저임금 오르면 자신이 직장 짤릴까봐 당장 자식들 먹여살릴(?) 수 없을까봐 난리치는 불쌍한 인간들. 그 축에 끼어서 개돼지 소리 들으며 븅신처럼 살지 않으려면 최소 이런 책이라도 보며 인권 관련 지식을 쌓아야 하는 건 맞다. 노겜노라에 나오는 소라의 말을 잠시 빌리자면 "당신도 인류이니까".

난 종교를 믿는 사람이라 인간이라면 다 인권이 있지 않나 생각했었다. 틀린 건 아니지만 조효제 교수의 말로는 두명 이상이 있으며 공동체가 형성되어 좀 더 큰 권력에 저항할 때 형성된다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인권이 어떤 사람에겐 없다고 하면 안 된다는 걸 보니 굉장히 복잡한 듯;;; 그리고 여태 내가 싫어하고 과감히 관계를 끊은 인간들이 대부분 인권에 관해 상당히 비뚤어진 의견을 가졌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놀라운 점은 나와 나이가 비슷한 사람에게 애니메이션 산업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꼭 애니메이션 회사의 착취에 대해서 나에게 설명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 후에는 꾹 입을 일자로 다물거나 화제를 계속 돌리려 한다. 설사 그들이 노게임 노라이프 제로 영화 소개란에 오타쿠들의 욕을 계속 쓰는 테러리스트는 아닐지라도 내가 그들을 볼 때의 기분은 둘 다 비슷하다. 결국 이는 아무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심리학, 철학, 사회학과 관련지어 이를 해석하려 해도 '일반(?)' 대중들은 서브컬쳐를 미숙한 청소년 장르라 해석한다는 걸 의미한다. 아니면 일본에 너무 뒤쳐지니 '어차피 허공에 걸려 못 먹을 감 욕이라도 실컷 해보자'라는 못된 심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렇게 될 수록 서브컬쳐의 지위는 더욱 낮아져 성우들은 점점 먹고 살 수 있을 자리가 없어진다. 그래서 자꾸 순수문학 같은 메이져에 기댈려고 한다. 결국 애니메이션 더빙은 전문 성우가 아닌 노래를 겸하는 아이돌이나 어떻게든 명성을 얻어야 하는 신인 배우에게 맡겨진다. 물론 그 중에 천재성이 있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겠으나, 그렇게 하다보면 결국 서브컬쳐의 지위도 낮아질 뿐더러 연기가 서투를 경우 오타쿠들의 비웃음을 받을 수 있다. 결국 그렇게 더빙도 국내 애니메이션도 다 망한 게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지 아는가? 국내문학이 인정받질 못한다. 한국어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실력도 외국어를 한국어로 번역하는 실력도 솔직히 이렇게 기가 센 대중들의 눈치를 살살 봐야 하다보니,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 서브컬쳐는 주류문학답게 주류문학은 (서브컬쳐답게가 아니라) 쉽게. 이 때문에 훼손되는 책들이 얼마나 많은지, 언어학을 전공한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를 회복하려면 서브컬쳐 계에 종사하는 자를 국가가 후원해주어야 하며 서브컬쳐를 비웃는 사람들의 의식을 고쳐주는 방법이 가장 쉽다. 우리나라의 주류문학계는 바뀌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여성에게 무슨 욕을 해도 책만 쓰면 잘 팔리는 김훈을 보라. 더빙도 마찬가지다. 최근 늑대아이 등 선정성이 없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가 유명해지자 더빙판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성우들이 전문적이지 못하고 기타 여러가지 문제로 젊은이들이 인터넷상에서 다툰 적이 있다. 결론은 더빙 퀄리티가 올라가야 한다는 걸로 귀결되었다. 노인들이 시장 등에서 갑질할 때 말고, 이런 데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퀄리티를 충족시켜줬으면 한다. 여성부랑 개독교들도! 니네들이 만화애니분서갱유할 때 날린 돈만큼 더빙스타그램에 투자해라 자식들아!

여성이 남성보다 약하거나, 힘든 일을 꼭 남성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여성사회정치연맹 깃발을 코트 안에 두른 에밀리 데이비슨가 약했다면 목숨을 걸고 운동 홍보를 위해 말이 전력으로 뛰고 있는 트랙으로 뛰어드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또한 그 일을 남성에게 대신 하라고 떠밀지 않았다. 또한 에밀리가 남성 정치인 집에 돌을 던져도 아무도 그녀에게 돌을 던져 죽이는 일은 없었다. 여자에게 재갈을 채웠던 그 영국에서도 말이다. 여성이 남성을 먼저 건들었을 경우 남성이 여성을 건들겠다는 말은, 기사가 여성의 심장에 칼을 겨누는 것만큼 한심스런 일이 아닐까 싶다. 하기사 기사도도 말짱 거짓말이었다는 말이 있지만. 왜 남자들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들 여성을 그렇게 적대시할까? 심지어 지식인들조차 여성들의 투쟁 방식에 이래라 저래라 참견하고 박해하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슬프다. 그 여자들은 살기 위해 투쟁하고 있을 뿐인데.



 

 

그래서 남자들이 어떨 땐 밉다.


전남친들의 모든 인권침해적 발언이 지금도 비수처럼 나에게 꽂혀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나도 성범죄자에게 엄격한 벌을 주는 건 찬성이지만 개인적으론 촉수처럼 생긴 건 몽땅 다 잘라서 곱창 혹은 젓갈 만들어 먹고 싶지만... 실제로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힘이 있어서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이 남성들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매우 거북하기도 하다.  전근대적 응보주의(엄벌주의)가 비교적 최근에 부활한 관점이라고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꽤 오래 전이고 나는 이를 60~70년대 정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성범죄를 10년 이상 저지른 어떤 권력가를 딸이 남자친구와 꾸며서 살해할 때도 딸을 옹호한 사람들이 저 이론을 펼치지 않았던가. 확실히 일반인들에겐 저 방법이 가장 직관적으로 와닿긴 하다. 그러나 엄벌주의의 등장은 어디까지나 사회적 다양성 증가에 따른 불안성 증가일 뿐이라서... 사실은 예방주의라는 현대 형사법의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보호관찰형의 부활이 답인데 이거는 과거 군부정권에서 반정부 인사들을 마킹하고 옭아매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 전례가 있어 사실상 사법부에서 위헌이라고 판단을 내린 전례가 있어 난망하다. 그리고 현대인의 감수성으로 흉악범죄자들 몇 명 본보기 삼아 끔살해버린다고 그게 씨알머리가 먹히느냐도 문제이겠다. 그러니 엄벌주의는 결론적으로 감정적 배설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흉악범죄자 몇 명 본보기로 사형하는 방법은 근대 이전에 보여주기식 처벌이랑 그 본질이 같기도 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무언가에 대한 잔혹한 처벌식으로 진행되는 일 중에 여자 군대보내기가 있다. 다양한 이유는 있지만, 남자들은 군대가서 몇 년을 썩어 오는데 여자들은 군대 안 간다는 이유로 보복하려 드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군대에 간 여성들에게 어떤 대접을 할지는 자명하다. 이 책에서 범죄자의 인권이 여성들의 인권과 연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니 함부로 범죄자를 사형하자느니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뭐 다들 나중에 자기 입장이 되어보면 알겠지.

떠오르는 김에 참고로 이야기하자면, 어떤 분이 계속 대한민국의 강국인 면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친구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고 알고 있다. 상당히 유명한 분이다. 나도 예전엔 그 사람과 꽤 살갑게 지냈다가 모종의 이유로 관계를 끊었으니. 확실히 우리나라는 내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잘났다. 그러나 남 상처주는 말 안 하기, 서로의 인권 존중하기, 임산부에게 자리 양보하기에서는 몇 위나 될까? 내 말은, 풀죽어 있을 게 아니라 좀 더 위를 향해 손을 뻗자는 이야기다. 기왕이면 자리를 양보해달라 요청당해서 양보하는 게 아니라, 누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양보하는 사람이 되자.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난 노력하는 중이다.

우리나라에 대해 긍정하자는 긍정주의자들이 자주 말하는 패턴에 대해 또 언급하겠다. 앞에서 말했던 대로 이들이 여러가지 대한민국에 대한 이점을 말한 다음 마지막으로 꼭 붙이는 대사가 있다. 그런 한국이 싫다면 북한의 아오지 탄광으로 꺼지란 것이다. 이런 말투는 범죄자들을 사형시켜야 한다는 것만큼이나 극단적이고 실현이 불가능하므로 망상적이다. 북한이 독재국가에 전체주의인 건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도 누가 공개처형되지만 않았을 뿐이지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독재 비슷한 걸 현재까지 겪었다. 요새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이상한 말까지 하면서 자신의 자유라 주장하고 사과하지 않는 인간들도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자꾸 누군가를 가르치려 든다면 자기 인생에도 좋지 않을 것이다. 누가 좋아서 하루종일 설교하면서 니가 틀렸다 쟤는 아니다 부정적으로 일관하는 사람과 옆에 같이 있으려 하겠는가. 일상에서도 어떤 일에 대해서 자신이 틀린 게 있다면 바로 사과하고 정정하거나 거기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좋다. 정말이지 살아남는 것이 목표입니다 라는 책이라도 좀 읽고 나불거리던가 하면 또 몰라.

책 읽다 난관에 봉착한 점. 왜 부자들에게나 사지가 멀쩡한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복지를 제공해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등장했다는데 젠장 너무 빻아서 도저히 읽을 수가 없다. 으어 내 눈. 굳이 설명을 해줘야 한다면 아니 그건 은혜가 아니라 당근빠따 받아야 합니다. 받기 싫으면 무인도로 꺼지든가 왜 남이 받는 걸 질투하고 그러냐고. 아직도 이명박근혜 왕조시대에 사세요? 꼬우면 넷상에서 키배하지 마시고 백주대낮에 사람들 보는 데서 신문고 치면서 왜 사지 멀쩡한 애들에게 복지 주냐고 고래고래 소리질러 보세요. 사람들이 어떻게 보나.

흥미로운 건 조효제 교수가 여기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우 탄트를 롤모델로 삼았을 거라고 극찬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보수에 대한 평가가 틀린 것도 그렇고 이 책을 발간한 이후 정권을 잡고 닥치는 대로 로힝아 족을 학살하게 될 아웅 산 수 치를 찬양한 점도 그렇고 외국으로 강의를 다니다보니 사람을 보는 눈이 떨어진 것일까. 아니면 혹시 한통속...?


우스갯소리지만 천연두가 얼마나 강하게 우리 기억에 각인되어 있으면 "호환, 마마, 전쟁보다 더 무섭다."고 하면서 불법 비디오 단속을 했을까 싶다.



 

 

P.S 1 우와 뜬금없어..
랄까 근데 다들 왜 그리 불법 비디오 좋아하실까
김두식 씨도 그렇고.



차별적인 발언이나 성희롱을 하는 직장 동료에게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지적해주고

 

P.S 2 응 님 빻음.
여러분 이 책 '나오는 글' 부분 읽지 마세요ㅡ.
차별 발언 그렇다 치고 성희롱 뭐냐? 인텔리란 것들이 사고방식 왜 이래? 성폭력은 또 왜 빠졌어? 왜 남자가 침 질질 흘리며 화장실에서 손도 안 닦고 나온 채로 여자 응딩이 만지는데 정중히 대꾸하라 자빠졌어? 아하. 네 놈이 한샘 인테리어 사건의 주범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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