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 만화
카타야마 쿄이치 원작, 이치이 가즈미 글.그림 / 지식여행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소설에 비해 재미가 없다는 사람들도 많았고, 특히 원작의 각색에 대해서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이 널렸었다.
 그러나 본인은 이 만화책을 덮는 순간, 소설보다 더 재미있었다고 느꼈다.
 특히 '어둠이 퍼진다'라는 대목과 아키가 눈물보이는 대목에서 찡했달까.
 소설에서는 너무 분석적이고 차가운 느낌이 났지만, 만화에서는 감정이입이 비교적 잘 되었다.
 영화로 볼 땐 돈 버렸다는 생각에 울화가 치밀었지만 어차피 공짜로 받은 만화이기도 했고...<음?
 그림은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검색해봐도 다른 작품이 없다. 신인이었던 건가 ㅎ
 가끔 이런 일본식 막가는 로맨스를 보는 것도 나름 괜찮은 듯 하다.
 로맨스로 킬링타임 때우기와 분위기 전환을 하기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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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으로 읽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5대 희극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셰익스피어 연구회 옮김 / 아름다운날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렸을 때 극형식이 아닌 소설형식으로 쓰여진 4대비극 5대희극을 읽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놓아버렸다. 생각해보니 영문과 학생으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일단 셰익스피어연구회라는 곳에서 내놓은 책을 읽고 싶어서 샀다. 그러나 한 권으로 엮다보니 너무 양이 적어서 민음사 책들을 추가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비록 이 연극들에선 빠져있지만 민음사 번역본 '로미오와 줄리엣'도 구입했다. 내 돈ㅠㅠ
 무튼 다시 보니 나름대로 잔인하고 선정적인 내용들이 그득했다. 그 유명한 신작로 닦는다는 속어가 그대로 나왔다(...)
 여러모로 구입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민음사같은 출판사에서 10년 전에 내놓은 책이라면 저런 표현은 아예 빼버렸던가 왜곡시켜서 나왔겠지.
 4대비극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들이라 당연히 재미있었고, 5대희극에서 새로운 재미를 발견했다.
 의외로 치밀한 구성을 가진 '한여름 밤의 꿈'도 재미있었지만, 본인이 가장 관심을 가진 희극은 '말괄량이 길들이기'였다. 서문의 짤막한 희극과 본문으로 나눠져있다. 그것도 내용이 전혀 다른 액자형식.
 연극에서 연극을 본다는 흔치않은 소재가 재미있었을 뿐더러, 남장여자가 주로 나오는 셰익스피어의 연극에서 여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사실이 놀랍다. (비록 상당히 부정적으로 드러났지만.)
 여성에 대해 극단적으로 다룬 연극이라고 비판받지만, 본인은 셰익스피어가 뭔가 이 안에 메세지를 남겨놓지 않았나 생각한다. 빨리 전예원 번역판 '말괄량이 길들이기'가 도착했으면 하는 바이다.
 '햄릿' 못지않게 좋아했던 '오셀로'도 색다르게 읽었다. 이아고란 놈, 비록 잔꾀부리는 거지만 정말 머리 좋다;;
 오셀로가 아내를 죽인 다음 죄책감을 가지는 장면에선 여전히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각설하고, 이 책은 바쁜 현대인들이 가볍게 셰익스피어를 훑어보기엔 좋은 책이다.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친절하게 소개해주기 때문에 머릿 속에서 연극들이 정리되는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문법에 맞게 오타없이 잘 정리된 번역을 최고로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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色다른 우리 역사 - 상식을 깨는 즐거움
이희근 지음 / 거름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내가 아는 역사적 사실도 있었고 모르는 역사적 사실도 있었다.
 뭐 내가 알던 모르던간에 전부 뒷골때리게 만드는 역사적 사실들이 많았다.
 특히 민중들에 의해 엉뚱하게 왜곡되고 부풀려진 남이전설이라거나 부다페스트보다 아름다운 평양이라거나.
 병환 없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동학에 들어간 백성들이라거나 보수적인 전봉준 등은 사실 그다지 충격적이진 않았다. 먹고 살기 위해선 살인도 감수하는 게 인간이고, 우리나라 역사는 오랫동안 왕조시대였으니까.
 우리나라 특유의 끓어오르는 애국심이라던가 '단일민족정신'을 보면 누구라도 이해가 가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단체정신을 몹시 싫어하는 본인의 성격이 더 이해받지 못한다고 생각함 ㅋ
 하여튼 18000원이라는 상상초월의 가격에 눈살을 찌푸렸었지만 가격 값을 제대로 한다고 생각한다.
 역사가들이 왠만하면 말해주지 않는 사실을 시원스럽게 꼬집는 걸 보면 읽고 있는 독자가 괜히 시원해질 정도이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조선시대보다 가야나 백제 등 고대~삼국시대를 비중있게 대우한 점을 높이 사고 싶다. 유독 연구가 부족한 탓에 추리적 시점이 많이 들어갔다 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고대의 비중이 조선시대와 비스무리한 역사서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이 책은 희귀작이라 할 수도 있겠지.
 단, 국사선생님 같이 똑같은 말 되풀이하는 어투는 애교로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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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면 세상이 보인다 - 개정판
텐진 갸초(달라이 라마) 지음, 공경희 옮김 / 문이당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우리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솔직하지 못한 행동을 자주 하지만, 벌레는 결백하고 죄로부터 자유롭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안목으로 보면 우리는 벌레보다 훨씬 못하다. -p359

 사람은 절망적일 때 신에게 의지한다. 그리고 신은 절망적일 때 거짓말을 한다!- p346

 처음엔 달라이라마의 명성이 너무 자자한데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정통핏줄출신'이라는 딱지때문에 이 분의 책읽기를 꺼렸다. 그러나 어떤 바람이 들었는지 북카페 경매에서 이 책을 꼭 잡아야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어쩌면 그저 책욕심이었을지도.)
 아무튼 읽어보니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아니, 내가 낸 돈의 가치보다 억만배나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아마도 그는 종교인이기보다는 진정한 사회실천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첫째로, 말이 좋아 망명이지 거의 추방이라 할 만한 쓰디쓴 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조국을 포기하지 않았다. 왠지 우리 나라의 열성적인 교포를 보는 듯했다.
 두번째, 설법 중 여러 사회의 이슈에 대해 속시원히 두려움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는 종교인은 많지 않다. 정치인의 영성을 강조한 글도 실천가로서의 면모라 생각한다. 
 보통의 독실한 종교인이라면 절대 저런 말을 못할테니까.
 특히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는 회의감을 솔직히 드러낸 점을 가장 높이 사고 싶다.
 잰체하는 종교인들은 사이비 분위기를 풍긴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달라이라마의 저서를 좋아하는 어느 분께 내 소감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았더니 그 분은 새로운 지식을 내게 전해주셨다. 티벳 승려들은 자신들이 괴로운 일을 겪었을 때 다른 사람들이 그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해달라고 기도한다는 것이다. 티벳사람들의 드넓은 포용력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나중에 그 분이 가지고 있는 달라이라마 책과 바꿔 읽어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좋은 양식서를 읽어서 기분이 좋다. 그 기분을 공유할 수 있다는 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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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에로스 - 심리학시리즈 - 사이코 북스 08
니콜라 에이벌 히르슈 지음, 이영선 옮김 / 이제이북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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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중지


 네이버에서 에로스를 검색하면 19금이 뜬다. 더불어 야동동영상 사이트 주소들이 눈 앞에 드러난다.
 뭐 본인은 이제 19금 성인인증따위 피씨방에서나 도서관에서도 간단히 넘겨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멋도 모르고 이 단어를 검색한 청소년이 있다면 참 난감한 일이다.
 언제부터 에로스가 사랑이 아닌 섹스로만 통칭된 것일까?
 각설하고, 이 책에서는 신체로서의 에로스, 정서로서의 에로스, 정신적으로서의 에로스를 다루고 있다.
 '생기를 불어넣는 차이' 이론은 이론의 제목 자체로 마르크스의 이론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마지막 구절을 보면 결국 에로스는 잘못된 것을 되돌릴 수 있는 사랑을 일컫는다.
 분명 야동에서처럼 성관계가 공격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아래 글은 에로스의 개념을 속시원하게 못박고 있다.

 물론 성욕에 공격성이 내포되어 있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성관계의 일부분인 공격성과 생생한 교류를 회피하거나 파괴되는 데 이용되는 공격성은 분명 구별된다.- 36p 

 결국 이 책은 SM관계라거나 소아성애자들을 에로스 개념에 집어넣을 수는 없다고 단호히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에로스라는 단어를 SM 혹은 소아관련 스너프영상에서 빼달라고 해도 관계자에게 시위해봤자 씨도 안 먹히겠지만...
 여태까지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더 중요시하는 건 프로이트의 이론과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으나, 정신분석학자들 모두 동성의 부모에게도 동성애적 형태를 경험한다는 데 긍정한다는 구절을 읽고 놀라기도 했다.
 너무나 짧게 논문식으로 정리되어 있는 책이라 본문을 더 뽑아내면 전체 줄거리를 말할 수도 있으니 이쯤하겠다. 
 아무튼 여태까지 읽었던 싸이코북스 시리즈 중에 가장 정리가 잘 되어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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