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원성 스님 지음 / 이레 / 2001년 7월
평점 :
절판


 

홀딱벗고
마음을 가다듬어라
홀딱벗고
아상도 던져 버리고
홀딱벗고
망상도 지워 버리고
홀딱벗고
욕심도, 성냄도, 어리석음도...
홀딱벗고
정신차려라

 

- 홀딱벗고새의 전설 中

 

 

 여기서 홀딱벗고 새란 검은등비둘기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소리를 들으면 정말 '홀딱벗고' 비스무리한 음정이 나온다.

 

 

 인상적인 글귀에 적힌 글은 시의 일부이다. 이 시의 뒷부분에 홀딱벗고새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한 스님이 죽을 때 홀딱벗고 새로 환생하여 '쓸데없는 욕망을 내던지고 공부를 열심히 해라'라는 식의 교훈을 주려고 계속 지저귄다고 한다. 내가 스님은 아닐지라도, 이 글을 읽고 찔리지 않을 수 없었다. 12월 말 시험이 끝난 이후로 1월까지는 계속 놀고먹는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까. 아무튼 그로 인해 '아직 다 놀지 못했지만'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무언가를 배우려 차근차근 설계를 했다.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누가 최초로 검은등뻐꾸기를 홀딱벗고 새라고 이름붙였을까? 누가 그렇게 기막힌 전설을 가져다 붙였을까? 검은등뻐꾸기는 짝을 구하기 위해, 혹은 무념무상으로 지저귀고 있었을텐데 말이다. 아마도 내심 공부하기 싫었던 어느 스님이 공부하러 산길을 가다가 검은등뻐꾸기의 지저귐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서, 공부를 열심히 하여 해탈의 경지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뒤에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결국 다 해석하기 나름인 듯 하다.
 아무튼 원성스님의 책은 매우 오랜만이었다. '풍경' 책을 매우 재미있게 읽었던 본인은, 어느날 알라딘 중고서점을 찾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원성스님의 '초동안 얼굴'이 역시 이 책에서도 대문짝만하게 나와 있었다. '풍경'을 출판한지 1년 남짓해서 다시 이 책을 냈다고 하니, 그닥 차이는 없을텐데 왠지 '풍경'을 출판했을 적 사진보다 훨씬 더 그림 속 아이들과 많이 닮아보였다. 나이가 들수록 얼굴은 어려지시나... ㅎㅎ 다분히 방랑기질이 있어보이는데도 불구하고, 원성 스님은 해인사에 계신다. '풍경'에서 시화를 담았는데, 그림에서는 주로 꼬마스님 즉 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시에서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들어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림 전시회까지 하셨다는 걸 보면 꽤 유명해지셨던가 보다. 전시회에서 다 팔려나간 그림들을 그리워하며 울었다는 이야기에 매우 놀랐다. 속세에서는 볼 수 없는 감수성이 느껴졌었지만, 자아에 대한 집착을 느꼈다고나 할까. 그 솔직한 성격이 독자들에겐 매우 친근하게 다가올 테지만, 한편으로는 '저러다 무소유의 경지에 도달하시지 못하는 게 아닐까'하는 걱정도 들었었다. 나도 참 어린나이에 별걸 다 걱정했었구나.

 

 

여기서 원성스님 초동안 얼굴 인증사진. '풍경' 표지에 있는 사진은 2001년도 사진이고, 위 사진은 2006년에 찍으신 사진이라 한다. 그 동안 유럽 유학을 갔다오셨다는 듯. 근데 거뭇거뭇한 수염 빼고는 얼굴이 변한 게 없다... 5년이 지났는데. 나 좀 소름끼쳐도 되나요. 아이를 그리다보면 회춘하나 ㅠㅠ

무튼 '꽃비'라는 동화책도 출간하셨다는데 또 질러야 할 듯.


 그러나 두번째 책 '거울'에서는 어느 정도 성숙해진 원성 스님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에 대한 정리와 성찰을 하시는 듯 하더니, 해인사의 생활과 도반 스님들에 대해서 두루 소개하신다. 시라기보다는 아예 산문으로 보이는 것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난 이 편이 더 나았다. 나를 평정하면 다른 사람을 평정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을 평정할 수 있으면 사회를 평정할 수 있으며, 사회를 평정할 수 있으면 우주를 평정할 수 있다는 말이 있지 않던가. 풍경에서 보였던 '한'이라는 감정에서도 좀 더 차분해져서, 전체적으로 환한 분위기가 담겨 있었다. 요새 정치에 관한 구질구질한 이야기만 듣고 보다가 눈을 정화한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거울'엔 동시에 점점 꼰대가 되어가는 나의 모습이 비춰졌다.

진짜 거울에서 얼굴에 난 이마 주름살을 발견한 것마냥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풍경'을 읽었을 때의 내 모습하고는 너무 멀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전에 풍경을 읽었을 땐 그 감수성에 쉽게 전염이 되어 시를 소리내서 읽고 난리도 아니었다. 눈물까지 흘렸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적절하게' 감동을 먹어가며 책을 보았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원성 스님이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그 장면을 상상하려 노력했지만, 자꾸 잡생각이 들어 집중을 하고 이미지를 구성하기가 어려웠다. 일단 나쁜 사람들이 우리나라 4대강에 콘트리트를 부어버렸다는 기사가 떠올랐다. 그러면서 계속 이렇게 되뇌어가는 것이었다. "아이코, 어떡하지. 원성스님이 이렇게 좋아하시는 바람, 물, 나무 등등이 다 파괴되어가는데." 아무래도 이것을 녹색당의 폐혜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지형상때문이던, 이념 때문이던, 종교 때문이던 여러 개인사정으로 인해 자연 속에서 사시는 분들이 우리나라엔 정말 많다. 그런데 '개발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무차별적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분들에겐 '미운오리스님'같은 깜찍한 호칭이 매우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아무리 좋게 보려해도 그렇다. 불교에서나 천주교에서나 남을 미워하지 말라고 하는데, 내가 아직 마음이 어려서 그런가 그들을 미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속세에 이미 물들어버리고 어른이 된 나로서는 일단 실컷 그들의 잘못과 문제를 지적해줌으로서, 더이상 한국의 자연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게 우선인 듯하다. 남자친구는 너무 거창하지 않느냐 물어봤지만, 나이가 들어서 깨끗한 바다와 깨끗한 산을 볼 수 없다면 나에겐 그만큼 슬픈 일이 없을 것 같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출판된지 11년도 더 지난 책이다. 더구나 아까 전에 말했다시피 중고서점에서 3000원에 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이 너무나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어있어서 깜짝 놀랐다. 책을 잘 보관해주신 이 책의 전 주인들에게 감사해야겠다. 친구의 지적도 있고하니, 이제부터 나도 책을 좀 깔끔하게 써야 한다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자꾸 중고책을 보면 청결도를 눈여겨보게 된다. 여전히 본인은 중고책에 피가 묻어있든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묻어있든 상관없이 일단 지르고 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신경을 쓰는 듯하니 말이다. 그런데 난 아직도 의문점이 든다. 내용이 중요하지 표면이 그렇게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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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북
귄터 아멘트 지음, 이용숙 옮김 / 박영률출판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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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벌거벗은 여자'라는 책의 후기를 썼을 때도 유달리 검색수가 폭발적이었다.

벌거벗은 여자의 사진이라도 나오는 줄 알았나보다.

하긴, 이 책은 섹스를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섹스북이다.

 

 이 책은 독일 청소년들을 위한 성교육 책이다. 다른 성교육 책들처럼 여자와 남자의 성기에 대한 지식들도 등장한다. 이전에 난 다 마스터했으므로(?!) 그냥 청소년 소설보듯이 재미있게 보았다. 그래도 꼴유교에 물들어 '남녀칠세부동석'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책이다. 

 첫번째로, 성기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린다던가 하는 그런 유치한 짓은 안 한다. 직접 남자의 성기가 발기하는 사진을 찍고, 여자의 클리스토스가 발기하는 사진까지 찍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성기의 앞면을 찍으면 안 된다는 말도 안되는 법률때문에 그 바람직한 사진이 올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참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두번째로, 이 책은 목차 따위 정해놓지 않았다. 이 책을 쓴 박사님의 말로는 필요한 목차만 슬쩍슬쩍보고 버려질까봐 그렇게 구성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청소년 남자, 대표적인 청소년 여자의 대화로 이야기는 구성된다. 만일 이 두 청소년들의 대화 중에서 잘못된 상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이슈가 나올 경우, 박사님이 살짝 옆으로 비껴나서 그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식이다. 

 세번째로, 이 책은 청소년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사회적인 주제들이 빈번히 나온다. 지금의 성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받은 성교육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콘돔불기' 수업밖에 없었다. 끈적끈적한 기름이 덮인 비닐이 콘돔인지도 모르고 풍선마냥 불다가 제일 크게 불었다고 선생님이 칭찬하시며 콘돔상자를 주셨던 기억이 난다. 난 왠지 모르게 신나서 집 안에다가 보관해두었었는데, 어머니한테 뺏긴 적이 있다. "창녀처럼 굴지 마라." 라고 하셨던가. 그 말에 엄청 상처를 받았고 당황스러웠다. 이 책에서는 본인처럼 부모와 성적 의견의 차이로 전투를 벌이는 청소년들에게 여러가지 위로가 될 말들이 적혀있다. 역자님이 참 번역하기 힘드셨을 듯한데, 독일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지니고 계셨는지 번역에 실수나 무리수가 없었다.

 어쩌면 남자들에겐 좀 보기 힘든 책일지도 모르겠다. 임신 중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동독은 원래 공공적으로 임신 중절 법률이 허가되었던 국가였다. 그러나 임신 중절이 금지되었던 서독과 통일이 되자, 법률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임신 중절이 법률엔 위배되지만, 그로 인한 처벌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을 상세히 보면 그 전말을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독일 녹색당'에 대해 설명하는 코너에서도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서로 다르게 살았던 국가가 통일을 하려면 두 국가가, 특히 좀 더 진보적이었던 국가 쪽이 많은 것을 감소해야 하는 것 같다. 타협이 중요하긴 하지만 굳이 이런 좋은 정책에서까지 애매한 해결책을 봐야 하는지. 세계적으로 예외없이 여성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에 그저 한숨만이 나올 뿐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볼 때마다 남자분들에게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만일 중고책방에서 이런 책을 발견한다면 꼭 사라. 그리고 끝까지 다 읽어봐라. 꼴페미네 어쩌네 비난하기 전에 그들의 입장을 읽고나서 반박할 준비를 하던가 해라.

만일 이런 그림이 등장한다면 여유있게 큰 소리로 웃기도 하면서 말이다.

 

 

20대 중반도 몰랐던 성지식

 

① 그 날일 때 더운 물로 목욕하면 아랫배의 뻐근한 통증이 사라지면서 기분이 나아진다.
② 바기나 오르가즘이 있는지 없는지는 뚜렷하게 알 수 없다.
③ 근대 청교도적 특성으로서 자위행위는 죄악이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한 것이었다.
④ 남자 아기의 성기는 표피를 올렸다 내렸다 운동을 시키며 밑에 낀 분비물을 깨끗이 씻겨야 한다.
⑤ 에이즈 음성 판정은 제 3자에게는 효과가 없다.
- 2주~6달 결과 대기
- 오늘 성행위->내일 걸림
- 남성용 콘돔이 가장 안전
⑥ 여성용 콘돔의 단점
- 임신 가능성 높음
- 질 입구의 링이 아프고 불편
- 값 비쌈
⑦ 콘돔에 익숙해지기
- 자위시 콘돔 사용
- 삽입 외 방법으로 오르가즘 시도
- 시험기간 거치기
⑧ 트렌스베스티즘
- 여자 옷을 즐겨 입는 남자
⑨ 대체로 관심이 없어지면 해보지 못한 체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⑩ 노년의 섹스- 여자에겐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다. (노년 남성의 혼인이 많음)
⑪ 애인이 생기는 비결- 솔직함!
⑫ 성적인 관계를 맺은 후에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고 대화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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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지배 관계 ▼

 

① 중세가정:귀족의 사치- 농노는 주인이 허락해야 결혼
② 부르주아:유산계급 가정
- 지배&피지배 관계
: 부모 중 아버지의 협박 ex/ "유산을 한 푼도 물려주지 않겠다"=심리적 폭력 (두려움, 의무감 유발)
->맞아들=무조건 숭배 vs 기타 아들들=유산 중 한몫 기대
->딸=어머니처럼 순종&남편에게 의존하도록 교육받음, 신분에 걸맞는 행동 강요
③ 산업화:무산계급 가정
- 노동자도 결혼 가능
- 목적: 최저임금 대물림, 차세대 노동력을 키움
- 현상: 인구증가 (피임법계몽&성교육 거부하는 보수층)
->생계유지를 빌미로 노동자 협박->노동시장 통제
-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출
: 배경=노동시장 간 경쟁으로 생계가 어려워짐
: 이중고=양육+가족부양
- 결과: 노동운동 후에도 근본적 변화 없음
④ 현재
- 가족제도의 종말?: 여러가지 형태의 실험 필요
- 신중산층 등장
: 자본가=부는 권위 잃음 (상속재산X, 정치관 등에서 자녀와 간격)
: 프톨레타리아=고유의 윤리관, 새로운 가족형태
=남성&여성노동자 (생산소유X, 노동력판매)->평등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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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2011.12 - 맺음달
녹색연합 편집부 엮음 / 녹색연합(잡지)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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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행복해지는 일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죠.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 환경은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답도 늘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찾아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열정 다해 해낼 수 있는 일이라면 일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런 목표로 가슴 뛰는 일을 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p. 49

 

 요번엔 '열대숲이 슬프다'라는 특집을 했다. 이에 대해선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으므로 본문의 내용을 요약해서 적겠다.

 작은것이 아름답다와 녹색연합, 그리고 포털 다음은 '종이는 숲입니다'라는 켐페인을 해서 1년동안 원시림보호기금을 모았다고 한다. 그런 다음 인도네시아 시민단체 야요린에 직접 그 기금을 전달하러 갔다고 한다. 야요린은 오랑우탄을 살리고 숲을 울창하게 만들기 위해서 망그로브라는 나무를 심으며, 나무농장의 건설을 반대하는 단체이다. 나무농장에서 나무를 심는다고 하지만 그 종은 제한되어 있을 뿐더러, 특히 아카시아 나무의 경우엔 독소를 퍼뜨리기 때문에 도리어 다른 식물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오랑우탄도 그 속에서 잘 지낼 리 없다. 나무농장을 세우면 환경이 좋아진다는 둥 얕은 술수를 부리는 기업에게 넘어가지 말 것을 이 책은 은연중에 호소하고 있다.

 오랑우탄에 대한 소식은 특히 좋지 않았다. 가뜩이나 멸종위기에 처한 것들인데, 제지 기업에서 숲을 밀어버리면서 오랑우탄을 죽이거나 쫓아내 버린다고 한다. 오랑우탄은 나무의 열매를 먹고 씨앗을 배설하면서 숲을 생성하는 동물인데, 이 동물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숲도 더 이상 생겨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므로 야자수를 재배하는 등 숲에서 생계를 이어나가던 원주민들도 생계가 끊긴 셈이다.

 

 

 

  오랑우탄은 인도네시아 어로 '숲에서 사는 인간'이라고 읽힌다고 한다.

우리는 종이를 만들기 위해 인간을 죽이고 있는 셈이다.

물론, 종이농장을 반대하는 '진짜 인간'들이 죽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슬픈 소식과는 달리, 환하게 웃는 에디 산토죠의 사진도 분명하게 각인된 것은 사실이다.

 '환경운동가로 사는 것이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저리도 명확한 답변을 해 주셨다. 이것은 '지니고 있지 않은 스펙이 없는' 우리나라 청년들에게 정말 적절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굳이 환경운동가가 아닌 다른 직업이라고 하더라도, (경제적으로 열악한 직업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일에 대한 가치를 온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좋은 직업'이 아니겠는가?

 

 

사람은 누구나 일확천금을 꿈꾼다. 그러나 그것만큼 허황된 생각이 따로 없다.

로또를 긁어도 마찬가지.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은 그 돈이 서민들을 착취해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역사를 봐라. 글로벌착취로 인해 주식이나 펀드가 시작되었다.

세상에 공짜로 얻는 돈은 없다. 노동없이 번 돈은 대부분 누군가를 착취해서 얻은 것이라 보면 된다.

 

 무슨 일인지는 여기서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겠지만, 지금 막 남자친구와 다툼을 했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자기'가 이 글을 봐줬으면 하는 소원에 잠시 옆길로 샜다.

 돈을 많이 벌려고 노력하는 것까지 죄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좋은 사업을 벌여야 하는데 돈이 없다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을 짠 후에 무리해서라도 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앞에서의 제지공장은 이야기가 다르다. 그들은 숲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헤쳤고, 이로 인해 숱한 생명들이 죽었다. 그렇게 해서까지 우리가 종이를 만들어야 하는가? 결론은 '아니다'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서는 재생종이를 만들고 있고, 심지어 꽤 잘 팔린다. 본인도 재생용지로 만든 스케치북과 노트를 쓰고 있는데, 부드러운 촉감이 매우 좋다. 결국 제지공장은 돈을 많이 벌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로 인해 벌어진 결과를 재보면 헛되이 엄청난 생명들을 죽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결국 돈에 의해, 아니, 돈에 탐욕을 느끼는 인간에 의해 생겨난 수많은 재해들 중 하나이다.

 개인적으로 돈은 굉장히 더러운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필요한 때에 소비하려 노력한다. 충동구매를 하기 시작하면 내 생활을 지탱할 돈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또한 나 자신의 영혼도 탐욕에 물들어, 내가 내 자신으로 살 수 없다.

 이 사실을 깨달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무심코 소비하게 되는 자원들이 너무나 많아서 부끄럽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감히 이렇게 충고하겠다. 그 다음에 일어날 결과를 폭 넓게 보고 행동하라.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

하지만 만나지도 않은 사람까지 죽이지는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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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살아남는 것이 목표입니다
편집부 / 통일샘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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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제가 보기에는 장기적입니다. 장기적이라는 것은 우리가 일관성 있게 정책을 수립해서 밀고 나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통일은 어떤 정권이 5년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통일은 저쪽의 2천 2백만, 이쪽의 4천 5백만의 생각을 한꺼번에 모아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 밀고 나가야 되는 것입니다. - p. 28

 

 




 

 이 책은 북한에 거주하고 있는 일반 서민들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그 절박함을 표현함과 동시에 남한 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함을 알리고 있다. 매우 안타깝게도 이 책은 그나마 북한이 홍수피해를 겪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1999년도에 나온 소책자이다. 소책자의 특성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요새 북한과의 갈등관계가 더 깊어져서 그런 것인지, 아무튼 이 책은 네이버에서도 인터파크에서도 소개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형식으로 이 책에 대한 감상을 짤막하게나마 쓰겠다. 본인은 이 책을 영등포 타임스퀘어 안에 있는 나무그늘이라는 북카페에서 발견했다. 일단 민트초코라떼를 주문하고 나서 약간씩 마시며 이 책을 읽었는데, 점점 내가 마시는 음료수가 무슨 맛인지도 모를 정도였다. 그 정도로 깊이 빠져들었고, 왠지 모를 죄책감마저 느껴졌다.

 북한에 있는 아이들이 우려되었다. 세대가 지날수록 점점 아기들이 왜소하게 태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예를 들어 5살 먹은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의 체격과 3살 먹은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의 체격이 현저하게 달랐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먹을 것이 떨어져간다는 징조가 아닐까 생각한다.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죄'때문에 아이들은 구걸을 하다가 비참하게 죽어가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북한은 우리의 적이니 항복할 때까지 쌀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이 책에서는 그 의견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비난하며, 식량전달체계를 안전하게 하려 노력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허술해서, 북한 군대들이 민간으로 쳐들어와 식량을 약탈해도 발견되지 못할 수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 말은 식량전달체계가 고작 한 달에 한 번 치른다는 감시구조에서 더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1999년대나 2011년대나 아직도 대한민국은 진보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퇴보했다고 해야 하나? 개인적으로 남한의 똑똑하다는 모든 사람들이 모여서 한 번쯤 북한의 주민들에게 식량을 제대로 전달할 방법을 궁리한다면 통일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북한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이 바뀌었다는 상징이니까. 김일성때부터 세속되는 독재체제와 굶주린 시민들 사이에서 벤츠를 굴리는 상류층들의 권력의식은 철폐해야 한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에게까지 총대를 들이민다면 우리는 민간인에게 폭격을 가한 부시보다 더 잔혹한 짓을 저지르게 된다. 굳이 감정 측의 문제만도 아니다. 중국이 점점 성장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밑에 있는 북한을 꿀꺽 삼켜버린다면? 우리는 다시 통일신라시대의 영토로 돌아가버리고 만다. 현명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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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이 아름답다 우리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42
이한성 지음 / 태학사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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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른 고목과 식은 재에 대해 오래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세월이 지나면 몸은 마른 고목이 되고, 마음은 식은 재가 되는 법이다. 지금의 나는 지난 겨울의 내가 아니고 어제의 나도 아니다. 나는 나날이 변해 가는 사람이다. - p. 21

 

 

표지가 제법 이쁘게 나왔다. 그대로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포스터로 써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쓰신 때가 가을이라서 그런가, 위 인상적인 글귀에서도 그렇듯이 분위기가 대게 서정적이고 우수적이었다. 그래서 그런가,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라는 단어 자체가 굉장히 이상적으로 느껴졌다. 즉 피부에 그렇게 와닿지 않았다는 이야기이다. 보아하니 유럽에서는 꽤 오랫동안 정착된 개념인가보다. 하지만 결국엔 쇼핑으로 한꺼번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고,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때 그 물건들을 다 쓰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날이 끝나서 그 기념으로 거하게 파티를 연다면, 오히려 소비를 더 많이 하게 되는 결과만 초래하는 게 아닌가?

 그러나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체험해본 사람들의 글을 들여다보니, 좋은 점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단 본인을 포함하여, 사람들은 길거리를 다니다보면 군것질을 하게 되는 것이 예사이다. 아주 작정하고 결심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정말 무심하게 예상치 않은 먹거리나 물건을 충동구매하는 경우가 생긴다.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정해놓으니 군것질을 잘 안하게 되어 살도 빠지게 되었다는 이야기까지 들을 정도이니, 의외로 효과가 큰가보다.

 두번째로, 쇼핑을 안 하기 때문에 차를 타고 대형마트로 갈 필요가 없어진다. 우리나라에서도 월마트 비슷한 대형마트의 개념이 들어온지 꽤 시간이 지났고, 정말 미국 사람처럼 차를 타고 대형마트를 들락거리며 장을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사지 않는 날이 오기 전에 집에 미리 준비해둔 먹거리 혹은 물품들이 있기 때문에, 근무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향해서 쉬면 된다. 연료비도 줄어들고 더불어 차에서 뿜는 매연을 조금 줄였으므로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볼 때, 사람들은 이 날을 계기로 자신의 소비정도를 돌아보게 되는가보다. 사실 필요한 물건들만 구입해놓고 체계적으로 아껴쓴다면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자꾸만 좋지 않은 신호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은 자취때문에 그날그날 필요한 먹을거리를 규칙적으로 구입하고 있으므로 특별하게 날을 정할 여유는 없다. 하지만 나의 소비능력이 어느 정도에 왔는지를 잠깐이나마 돌아보게 되었다. 현재는 안주거리로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직접 과자를 사거나 빵을 구입하지 않는다. 반찬은 항상 채소로 한 가지 메뉴만을 산다. 점심은 항상 요구르트 한 개와 치즈 두 장, 바나나 한 개이다. 이렇게 정해놓고 실천하니 그래도 돈을 체계적으로 쓰는 것이 아닌가 나름 속으로 자부해본다. 하지만 물건 자체는 아예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어서 안타깝다... 내가 분실한 물건들은 얼마나 재활용되었을까? 확신할 수 없다. 무언가를 분실하지 않는 연습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니 앞길이 캄캄하다...

 

 

 자칭 녹색당 자원활동가라는 인간이 물건을 흘리고 다녀서 절약실천을 하기 힘들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긴 하다.

 그렇지만 미숙한 모습은 노력해서 극복하면 끝나는 법! 

 

아이들 소비교육 ▼

 

 

마트가자고 조를 땐?

 

- 다른 놀이로 관심 돌리기
- 4대 질문: 왜 갖고 싶은가? 같은 물건이 집에 없는가? 얼마나 필요하다 느끼는가?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순 없는가?
- 유사한 것은 차이점 물어보기
- 거절 혹은 지연만족 제기

 

보는 대로 사달라 할 땐?

 

- 마트에 가기로 한 목적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
- 이목을 집중시키려 함: 단호하게 마트 벗어나기

 

돈을 줘야 하는가 아니면 물건을 줘야 하는가?

 

- 돈으로 직접 사게 하는 게 바람직
- 용돈: 물건 결정, 수량, 예산세우기

 

새 것만 보면 사달라 할 땐

 

- 미리 약속 정해놓기
- 경제교육 선행

 

나잇대에 따른 교육차이?

 

- 유아: 물건 가격 알려주기
: 돈은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어떻게 쓰는가?
: 소비와 저축의 기본개념을 알리는 놀이
- 초등학교: 용돈=규칙 알리기(규모, 사용처 등)
: 은행통장, 용돈기입장, 현금의 소중함 느끼게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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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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