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북
귄터 아멘트 지음, 이용숙 옮김 / 박영률출판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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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벌거벗은 여자'라는 책의 후기를 썼을 때도 유달리 검색수가 폭발적이었다.

벌거벗은 여자의 사진이라도 나오는 줄 알았나보다.

하긴, 이 책은 섹스를 사랑하는 남녀의 이야기이다. 그래서 섹스북이다.

 

 이 책은 독일 청소년들을 위한 성교육 책이다. 다른 성교육 책들처럼 여자와 남자의 성기에 대한 지식들도 등장한다. 이전에 난 다 마스터했으므로(?!) 그냥 청소년 소설보듯이 재미있게 보았다. 그래도 꼴유교에 물들어 '남녀칠세부동석'같은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책이다. 

 첫번째로, 성기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린다던가 하는 그런 유치한 짓은 안 한다. 직접 남자의 성기가 발기하는 사진을 찍고, 여자의 클리스토스가 발기하는 사진까지 찍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성기의 앞면을 찍으면 안 된다는 말도 안되는 법률때문에 그 바람직한 사진이 올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참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두번째로, 이 책은 목차 따위 정해놓지 않았다. 이 책을 쓴 박사님의 말로는 필요한 목차만 슬쩍슬쩍보고 버려질까봐 그렇게 구성했다고 한다. 대표적인 청소년 남자, 대표적인 청소년 여자의 대화로 이야기는 구성된다. 만일 이 두 청소년들의 대화 중에서 잘못된 상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나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이슈가 나올 경우, 박사님이 살짝 옆으로 비껴나서 그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식이다. 

 세번째로, 이 책은 청소년들이 관심있어할 만한 사회적인 주제들이 빈번히 나온다. 지금의 성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받은 성교육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콘돔불기' 수업밖에 없었다. 끈적끈적한 기름이 덮인 비닐이 콘돔인지도 모르고 풍선마냥 불다가 제일 크게 불었다고 선생님이 칭찬하시며 콘돔상자를 주셨던 기억이 난다. 난 왠지 모르게 신나서 집 안에다가 보관해두었었는데, 어머니한테 뺏긴 적이 있다. "창녀처럼 굴지 마라." 라고 하셨던가. 그 말에 엄청 상처를 받았고 당황스러웠다. 이 책에서는 본인처럼 부모와 성적 의견의 차이로 전투를 벌이는 청소년들에게 여러가지 위로가 될 말들이 적혀있다. 역자님이 참 번역하기 힘드셨을 듯한데, 독일의 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지니고 계셨는지 번역에 실수나 무리수가 없었다.

 어쩌면 남자들에겐 좀 보기 힘든 책일지도 모르겠다. 임신 중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동독은 원래 공공적으로 임신 중절 법률이 허가되었던 국가였다. 그러나 임신 중절이 금지되었던 서독과 통일이 되자, 법률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임신 중절이 법률엔 위배되지만, 그로 인한 처벌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책을 상세히 보면 그 전말을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나중에 '독일 녹색당'에 대해 설명하는 코너에서도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서로 다르게 살았던 국가가 통일을 하려면 두 국가가, 특히 좀 더 진보적이었던 국가 쪽이 많은 것을 감소해야 하는 것 같다. 타협이 중요하긴 하지만 굳이 이런 좋은 정책에서까지 애매한 해결책을 봐야 하는지. 세계적으로 예외없이 여성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현실에 그저 한숨만이 나올 뿐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볼 때마다 남자분들에게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만일 중고책방에서 이런 책을 발견한다면 꼭 사라. 그리고 끝까지 다 읽어봐라. 꼴페미네 어쩌네 비난하기 전에 그들의 입장을 읽고나서 반박할 준비를 하던가 해라.

만일 이런 그림이 등장한다면 여유있게 큰 소리로 웃기도 하면서 말이다.

 

 

20대 중반도 몰랐던 성지식

 

① 그 날일 때 더운 물로 목욕하면 아랫배의 뻐근한 통증이 사라지면서 기분이 나아진다.
② 바기나 오르가즘이 있는지 없는지는 뚜렷하게 알 수 없다.
③ 근대 청교도적 특성으로서 자위행위는 죄악이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한 것이었다.
④ 남자 아기의 성기는 표피를 올렸다 내렸다 운동을 시키며 밑에 낀 분비물을 깨끗이 씻겨야 한다.
⑤ 에이즈 음성 판정은 제 3자에게는 효과가 없다.
- 2주~6달 결과 대기
- 오늘 성행위->내일 걸림
- 남성용 콘돔이 가장 안전
⑥ 여성용 콘돔의 단점
- 임신 가능성 높음
- 질 입구의 링이 아프고 불편
- 값 비쌈
⑦ 콘돔에 익숙해지기
- 자위시 콘돔 사용
- 삽입 외 방법으로 오르가즘 시도
- 시험기간 거치기
⑧ 트렌스베스티즘
- 여자 옷을 즐겨 입는 남자
⑨ 대체로 관심이 없어지면 해보지 못한 체위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⑩ 노년의 섹스- 여자에겐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다. (노년 남성의 혼인이 많음)
⑪ 애인이 생기는 비결- 솔직함!
⑫ 성적인 관계를 맺은 후에 그 사람에 대해 잘 알고 대화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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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지배 관계 ▼

 

① 중세가정:귀족의 사치- 농노는 주인이 허락해야 결혼
② 부르주아:유산계급 가정
- 지배&피지배 관계
: 부모 중 아버지의 협박 ex/ "유산을 한 푼도 물려주지 않겠다"=심리적 폭력 (두려움, 의무감 유발)
->맞아들=무조건 숭배 vs 기타 아들들=유산 중 한몫 기대
->딸=어머니처럼 순종&남편에게 의존하도록 교육받음, 신분에 걸맞는 행동 강요
③ 산업화:무산계급 가정
- 노동자도 결혼 가능
- 목적: 최저임금 대물림, 차세대 노동력을 키움
- 현상: 인구증가 (피임법계몽&성교육 거부하는 보수층)
->생계유지를 빌미로 노동자 협박->노동시장 통제
-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출
: 배경=노동시장 간 경쟁으로 생계가 어려워짐
: 이중고=양육+가족부양
- 결과: 노동운동 후에도 근본적 변화 없음
④ 현재
- 가족제도의 종말?: 여러가지 형태의 실험 필요
- 신중산층 등장
: 자본가=부는 권위 잃음 (상속재산X, 정치관 등에서 자녀와 간격)
: 프톨레타리아=고유의 윤리관, 새로운 가족형태
=남성&여성노동자 (생산소유X, 노동력판매)->평등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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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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