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보다 낯선 - 경계선적 문학
임상태 지음 / 문학나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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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하잖아, 언젠간 노트르담 성당의 딸이 될 거야. 쇠기침을 몰아쉬며 그녀는 말을 했고 십자가는 멀리, 붉게 돌고 있었다.
하 늘 이, 내 리 신 병...이래.
(...) 우리는 그리움이라는 성수로 침례를 행한 후 카펜터즈의 calling occupants of interplanetary craft를 불렀다. 미지에 주파수를 맞추자 밀교의 종탑으로 향하는 흰 계단이 달을 넘고 있었다.

나는 우주인이야, 벗어나게 해줘...................!
(...) 노래를 멈추려 했건만 쉴 새 없이 혀를 토했다. 어미 잃은 고양이마냥 목울대가 터졌다. 목사님이 안수기도를 했지만, 소용이 없단다-. 중창단이 찬양집회를 해도, 소용이 없단다-. 어떤 권사님은 노래가사에 '응답하라!'는 남자 목소리가 수상하다며 혀를 잡아 빼려했고, 그래서 함께 울었다.

 


 

처음 글을 볼 때부터 아 뭔가 천재시다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보통 이러한 글귀에는 느낀 바를 글로 쓰려하지만, 도저히 쓸 용기가 안 난다. 저 명문에 나 따위가 페북에 휘갈겨 덧붙인 글은 얼마나 욕되어 보일지...! 그저 흘러가는 대로 느끼고 지나가는 것에 만족하려 한다.


농담조차도 굉장하시다.
페미 쪽으로는 진짜 아닌 사람인데 그냥 그쪽에 대해서건 어느 쪽에 대해서건 할 말이 없게 만듬;;;
문장이 그냥 압도적이라고 할까.
물론 서슴없기도 한데, 그냥 한 문장 한 문장이 확 다가오는 게 있다. 저자는 스마트소설이라고 하지만 그냥 시가 아닐까 한다.

교회에 다니신 적이 있는지 성경(특히 구약) 이야기를 요약해서 코믹하게 단편소설로 펴냈다. 시리즈로 연재했으면 좋았을 텐데 출애굽기에 한정되어 이야기되서 상당히 아쉽다. 그러나 지금만으로도 교회의 상당히 핵심적인 약점을 집어서 날카롭게 풍자적으로 성경을 해석해냈다고 본다.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교회 이야기는 시 쪽이 훨씬 괜찮았다.

 

된장찌개에 막걸리,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며...... 참 안 어울리는 조합이지만, 어차피 예술은 어울리지 않는 것을 잘 섞거나 어울리는 것을 어울리지 않게 섞는 편이 훨씬 예술적이다. 어울리는 것을 어울리게 섞으면 새로울 게 없다. 나는 막걸리 한 잔도 새롭게 마시고 싶다.
내가 해변을 달리는 이유는 아직 꿈을 버리지 못한 까닭이다. 땀내 절은 팬티를 동해의 짠바람에 오징어 머리처럼 말려야 할 것 같다는 미묘한 예감.


 


강원도 양양에 사신다고 하는데 강원도에 대한 이야기는 의외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펜의 힘차고 대범한 움직임이 마치 깎아지른 듯한 설악산의 바위를 닮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다들 실험적이긴 했지만(...) 여러 장르를 가볍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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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타르, 왜 철학을 하는가?
장 프랑수아 리오타르 지음, 코린 에노도 해제, 이세진 옮김, 이성근 감수 / 북노마드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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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소쉬르를 열쇠 삼아 클로델을 다시 펼쳐보십시오. 클로델은 그저 모든 실재가 신이 구사하는 언어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횔덜린의 말대로 철학은 신의 침묵과 동시에, 절망의 시대에, 사물들이 이루는 다수의 통일성이 사라지는 시기에 시작됩니다.



 

 

요새 공부할 땐 집에서 주로 영상을 본다. 개인적으로 두 부류를 동시에 공부하고 있는 공부하고 있는 사정인지라 유명한 사람들의 강의를 집중적으로 듣는다. 소리내서 읽는 책들이 있다. 주로 철학처럼 무슨 뜻인지 머릿속으로 그려가며 읽는 책이나 시집이다. 오늘은 영어 공부를 하루종일 하고 집 밖으로 나와 걸으면서 리오타르를 읽었다. 머리 속이 상쾌해진다.


물론 나는 자신을 과시할 생각이 없으며 절대 이 책이 힐링서라고 할 생각이 없다. 도리어 머리는 과열되는 느낌이다. 단지 철학에 대한 그의 명쾌한 정의가 산뜻하게 다가온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두철수의 메뚝 씨는 '맞는 것은 맞으며, 틀린 것은 틀리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몇 달 후 사람들은 '팩트 체크'라는 줄자를 그에게 들이댔다. 그가 어디서 살고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려 하는 것이다. 물론 나도 궁금한 마음도 있고 전화도 받아본 적이 있지만, 의도적으로 무관심하려 노력하고 있다. 진리가 아닌 인물을 쫓을 수 있는 결론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몇몇 이들의 팩트 체크에는 악의가 숨어있는 듯하다. 이는 한국에서 보이는 특징인데, 무슨 일을 하고 있었는지 옛날에 어떤 여자 혹은 남자랑 섬씽이 있었는지를 굳이 밝히려 하는 따위다. 없으면 그만이라 웃어넘기려 들고, 만약 조금이라도 발견되면 동네에서 쫓아버리려 하거나 '뭐야 이런 사람이었네 나 이 사람 알아'라면서 시덥잖은 말을 한다. 그런데 따지고보면 유명한 성철 스님도 '산은 산, 물은 물'이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는 그이고 진리는 진리인데 어째서 인물을 배척하거나 추종하는지 알 수 없다. 메뚝 씨는 사람이고 물론 그러므로 그에게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정 진리에 불만이 있다면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일이지 않는가. 고유한 생각이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을 혐오한다는 것은 철학자로서의 직업적 정신이 아닐까.

다만 올바른가 아닌가는 둘째치더라도 진리를 추구하는 자는 종교를 믿더라도 광신으로 빠지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리스도교 신자였고, 가톨릭대를 다녔다. 그러나 성경을 읽는 데에 단순히 흥미가 있을 뿐이었다. 물론 이도 성경 구절이 문학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흥미였고(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이걸로 논문쓸걸 그랬다.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아니 왜 갑자기 영어 조기교육에 빠져서 내가 생각해도 개쓰레기같은 논문을; 그때부터 내가 너무 보수적이고 안정된 걸 추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복수전공이 아동학과라고 해서 영어를 합치면 혼종일 뿐이란 걸 그 땐 생각 못 했었나봄. 오히려 지금이 진보적이 된 편이랄까.. 딱히 그래도 취직이 되지 않아 지금과 똑같은 길을 갔을 것 같기도 하고.) 그 이상의 흥미가 있지는 않았다. 다만 이제 성당 갈 일은 없을 듯하다. 그 점에선 리오타르의 말에 공감한다. 공부는 혼자 해야 한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상당히 놀랐던 게 내 예상보다 독해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사실이다. 아니 사실 원래부터 독해능력이 없었는데 그걸 늦게 깨달은게 아닌가 한다. 태어나면서 처음 떠오르는 기억부터 대학생까지 난 쭉 자각몽을 꾼 느낌이었으니 말이다. (깨어났다고 생각한 게 거의 2~3년 전쯤이다.) 국어도 의외로 문학 지문 중 더러 틀리는 게 있었다. 생각해보면 철학은 내가 대학을 다닐 때에도 4차원들이 듣는 학문으로 인식되는 게 있었다. 그러나 리오타르는 이에 단호하게 반박하며 종교와 이데올로기가 도리어 허황되지 않느냐고 공격했다. 그러고보면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이 책의 내용을 잘 캐치하지 못했다는 말도 많이 들었다. 그러고보면 난 4차원이다,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한다라는 말로 웃어넘긴 것 같다. 엄연히 진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개인차'가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는 이미 귀를 막고 세상이 나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을 헛되이 흘려보냈던 게 아닌가 반성해본다. 수능 시험이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면 이번 공무원 시험은 내가 정확하게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 같다. 특히 영어 독해를 들으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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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투스트라 2018-02-18 21: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오타르의 이 책이 읽고 싶어지네요^^

갈매미르 2018-02-20 14:52   좋아요 0 | URL
강추합니다 어려운데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주간경향 1264호 : 2018.02.13
위클리경향 편집부 지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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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실제 교부 받은 계약금을 기준으로 할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가계약금으로 하였을 때 사실상 자유롭게 계약을 해제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당사자가 일정한 금액을 계약금으로 정한 의사에 맞지 않으며 제약의 구속력을 약하게 만들 수 있어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매수인 역시 지급했던 가계약금을 포기하는 것만으로는 계약을 해제할 수 없고, 약정된 계약금 전체를 지급한 뒤에야 계약 해제가 가능할 것이다.



 


1. 첫째, 애초에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인권위법이 '성적 지향'을 규정했다는 문장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 못 배운 늙은이들이 탈고 한 번 거치지 않고 쓴 듯하다. 평등권을 지지하자는 의미로 성적 지향이라는 단어를 썼다면 모를까 굳이 침해와 차별이라는 부정적 단어를 이중으로 넣어 문장을 안정되지 못하게 만들 필요가 있을까?


둘째, 동성애에 대한 건전한 비판 내지 반대행동은 없다. 그러니까 공공장소에서 뽀뽀하거나 누워서 서로 조물락거리는 걸 비판한다면 건전한 비판이 되는 거겠는데, 내 경험상 그런 동성 커플은 한 번밖에 본 적 없다. 여기가 관광지라서 그런 이성 커플은 진짜 많이 본다. 어제도 내 앞에서 프렌치 키스하던데 걔네들이나 징역살이하게 만들고 싶다.
셋째, 청소년들이 왜 성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았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따지면 요새 애들이 발육이 빨라서 초등학교 때 벌써 자발적으로 성관계 맺은 애들이 꽤 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
넷째, 에이즈는 인수공통 전염병이다. 어차피 인간이 아무짓 안 해도 한번 동물에게서 전염된 적이 있으니 동성애 이성애 몽땅 막아서 (이성애로도 에이즈는 옮는다.)에이즈가 줄어도 동물에게서 감염될 가능성 높다. 그렇게 되면 이번엔 동물들을 성관계하지 못하게 할 것인지 난 심히 궁금하다.
그리고 늙으면 죽어야지가 아니라 늙어서 이럴 거면 죽어 제발 ㅋ
마스크는 썼네 부끄러운 줄은 아냐? 가운데 얼굴 기억해뒀다.
만화 금지하는 이유로 라바가 사탄 새끼라고 설명한 미친 년 한 명 있던데 솔직히 동성애 반대하는 개독교 새끼들 보면 꼭 그 년 보는 것 같다.

 

2. 예전에 어느 건물이 불탔을 때 여성이 탈출에 불리했다는 소리가 나와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았다. 신체 멀쩡한데 왜 도망을 못 치냐는 등 굉장히 분노했는데, 이는 보건계나 소방계에 취직할 게 아니면 사람들이 비상사태에 관심을 쏟지 않는다는 결정적인 증거이기도 하다. 키가 아주 작은 아이라거나 장애인, 걸을 수도 없는 노인들만이 피해자가 되는 게 아니다. 근력이 모자라도 충분히 재난약자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여성인데 노인이라면 골다공증에 걸려있거나 걸릴 위험이 크기 때문에 불이 나면 대피하기가 어렵다. 여성에게 불리한 구조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아마 전반적으로 시설의 위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배연 제연시설이 없다면 안전약자가 생존하기 더욱 어려워진다. 나야 먹고 살려고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땄지만, 사회복지사도 취득하려 하고 있고 나아가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딸 것이다. 사회적 약자들을 더 상세히 살펴 도우려는 목적에서이다. 모르면 입을 닫고 있어야 하거든.

이 문제에 내가 왜 민감하냐면 외할머니가 등뼈를 다치셔서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스프링쿨러 정도는 가동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치매 초기이신데다가 등을 다치셨으니 움직이기 힘드시다. 게다가 환자들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간병인은 다 우리나라 글씨를 읽지 못하는 중국인들이었다.

3. 옛날에 성추행을 당했을 때 나는 재판을 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살면서 내 이력(?)에 빨간줄이 그어질까 걱정된 어머니는 정신상담도 재판도 아무것도 받지 못하게 했다. 아버지는 자신이 아주 잘 알고 있던, 범인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성추행을 당한 사람의 입장을 전혀 존중해주지 않은 경우라 볼 수 있다.
사실 취직을 해서 서점에서 일했을 때도 성추행을 당했다. '낙태한 경험이 있는 거 아니냐'라고 물어보고, 화장실에 너무 오래 있는다며 볼일을 보는 도중이었는데 핀으로 문을 따서 들어왔다. 또 '처녀냐?'라고 물어보며 계속 내 매장으로 들어와서 시시껄렁한 말을 내뱉는 남자 직원도 있었다. 다들 동료 직원이었다. OO출판사 직원은 매장 정리를 하는 동안 전화번호를 물어보고 힘들면 자신과 저녁을 함께 하자, 결혼하고 싶다 등등 집요하게 카톡을 해왔다. 그 누구도 피해를 당하고 있는 나를 무시하거나 도와주지 않았다. 82년생 김지영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자신은 그런 일을 결코 당한 적 없다던 여교사가 생각난다. 그녀는 자신이 무슨 일을 당하는지도 모르거나 혹은 모른 척하는 것이리라. 지금은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하다.
지위도 높으며 돈도 많이 버는 것으로 아는 여자 검사가 미투 글을 씀으로 인해 미투가 널리 알려진 건 씁쓸한 일이다. 그러나 이는 여성이 그 어떤 지위에 있어도 남자들의 폭력을 피해갈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여성은 끊임없이 착취당하고 있으며, 이에 반발하여 계속 인권의 보장을 주장해야 한다. 지금은 당하지 않았어도 어차피 미래에 당할 것이니 같은 여성으로서 그딴 쪽팔리고 불필요한 말장난은 좀 덮어두고.
첫째, 성폭력이나 강간이 줄어들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예를 들어 강간을 당하면 신고를 한다는 개념이 하도 요새 일반화되어 있다보니 피해자가 신고를 안 하고 합의 등으로 처리하려 하면 그걸 강간이 아닌 것으로 쳐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다보니 피해자도 자신이 피해자가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선택의 자유라는 말이 이렇게 무섭다.
둘째, 여성들이 다 꼴페미가 아닐 수도 있고, 다 꼴페미일 수도 있다. 나도 길 가다가 가해자 만나면 길에서 아무 뾰족한 물건 집어서 그놈 배에다 쑤셔박을 수도 있다. 사람 살면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예를 들어 당신과 내가 현실 세계에 정말 살아 있다고 장담할 수 있나? 그것도 모를 일이다.

4. 공무원 면접 전형을 보다가 눈이 멈추고 분노가 인 지점이 있었다. 글을 쓴 사람은 20대 초반 여성이었다. 주로 일에 관련된 질문에 초점을 맞춰 대비를 했던 듯하다. 그런데 그 여자애에게 면접관이 "나이가 어린데, 커피 심부름 할 수 있겠어요?"라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 여성은 자신이 사회 생활을 해본적이 없다는 데에 집중해서 질문이 쏟아질거라 애초부터 생각해왔기 때문에 그와 관련해서 대답을 했다고 한다. 면접관보다도 훨씬 영리한 대응이었다고 생각한다. 로봇도 만든다는데 커피 심부름은 로봇한테 시키면 안 되냐 시키야 ㅋㅋㅋ 이처럼 회사 면접은 주로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들고 인내를 실험해보려는 질문이 많다. 중요한 건, 이런 질문이 주로 청년들에게 가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실 나이가 든 사람들이라면 어차피 나이가 많다는 사실을 지적할 것을 알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대답을 준비해 온다고 한다. 나이가 들었으니 이제 내가 도전할 직장은 여기밖에 없다라고 한다거나, 사회 경력이야 이미 빠삭하다고 한다거나. 그러나 청년이 사회 경력이 있다 어쩌고하면 되려 버릇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거나 그럼 이 직장 말고도 청년이 달리 갈 곳이 있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청년의 면접이 훨씬 더 어려워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면접관이 성추행 발언하면 여자분들은 진짜 멘탈 터진다;; 초인의 힘으로 참을 것.) 위에서처럼 사회 생활을 처음 하는지라 커피 심부름도 자존심 없이 더욱 쉽게 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태도로 바꿔 대답한다거나, 다른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지만 면접관이 꼬투리를 물고 추적해 나가면 더욱 어려워지는 게 청년들의 면접이다. 요새 청년들을 보면 무슨 6.25 전쟁 시기를 보는 것 같다.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진격해 나가지만 본인도 막상 적군(기성세대)의 힘이 막강하여 힘들어하는..
그리고 공무원 시험도 면접이 중요해지는 시기이니, 전국적으로 면접에 관련된 점수를 다 올리고 합격이면 왜 합격인지, 불합격이면 왜 불합격인지 뚜렷하게 알려줬음 좋겠다. 계속 면접만 떨어져서 시험 전체를 반복해서 보는 사람도 있다던데 왜 떨어지는지 알기라도 해야 하지 않겠나.

5. 전쟁이란 아픔을 만들고 나 몰라라 도망간 사람들을 만든 자, 전쟁을 일으킨 자가 단죄를 받아야 하는데 왜 혼탁한 인심에 법을 탓하느냐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서 귀찮지만 굳이 글을 써본다. 유엔엔 전시국제법이라는 게 있다. 이 법도 호불호가 극명하며 논쟁이 끊이지 않지만 이 법마저 없으면 전쟁통 속에서 인권을 지키는 사람이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현재 가장 유력하다. 그러니 전쟁 속에서 혼탁해지는 인심 또한 당연한 게 아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6. 스티븐 잡스는 경영인이고 애플은 회사다. 스티븐 잡스도 아무튼 먹고 싸고 죽는다. 후계자가 없어서 이렇게 되었다곤 하지만 대기업이 소비자들을 잣같이 보는 건 기본 아님? 나는 스티븐 잡스 말하는 걸 보면 대학원까지 나온 애들이 '나 반지성주의자요'라고 하면서 고졸인 애들한테 '시험이나 잘 봐라' 이딴 말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소송은 걸 수 있겠지만,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애플찬양자 같은 것들은 좀 안 생겼음 좋겠다 ㅇㅇ 전부터 기업을 기업으로 안 보는 듯한 그 눈들이 거슬렸음. 아, 물론 이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집단소송법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보고 있음. 소비자집단소송법안도 체결되면 소비자들이 번갈아가면서 기업 때릴 수 있어서 꿀잼이라던데.
ㅋㅋㅋ 그나저나 타깃을 인수한다니 아마존은 점점 서적판매가 아니라 잡것이 되가네 ㅋㅋㅋ 아마존에서 아무것도 안 사서 다행이긴 한데 우리나라도 알라딘 등 서적판매 사이트들에서 굿즈 판다고 하는 짓들 보면 조만간 따라갈 기세?

7. 아파트 250가구 중 11가구 무엇... 그리고 인구가 줄어들면 레알 취직도 좀 잘 되고 녹지도 좀 늘어나야 할텐데 이놈의 자본주의가 개판이라 그냥 빈 집을 부자들이 다 차지하고 여전히 거지는 거지로 사네 ㅋㅋㅋ 일은 로봇이 다 하니 이러다 인간 멸종은 일도 아닌 듯. 엉덩이 움직여서 일하지 않는 종은 망하게 되어 있다.

8. 페북이나 블로그에서 이미 여러번 말을 했지만 나는 성철 스님을 굉장히 존경한다. 니체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준 사람도 그이고, 종교들은 맨날 쓸데없는 말만 지껄인다는 선입견을 없애준 사람도 그이다. 그러나 주제도 무겁지 않으며 자기계발서처럼 읽기가 편해서 나는 이미 그의 책만 나왔다 하면 거의 다 사두었다. 원택 스님이 쓰신 성철스님 시봉이야기도 집에 있다. 종교에 대해 알고 싶은데 쓸데없는 이야기만 나올까봐 주저하는 분들이 계신다면 성철 스님의 책을 굉장히 추천하고 싶다.

 

부대시설과 경기장 건설 등 평창올림픽 준비를 하는 동안 강원도 지역에 투입된 예산만 13조7000억원에 달한다. 평창올림픽 13개 경기장 가운데 대회 이후 강원도가 관리할 경기장은 모두 7곳으로, 활용도를 감안해 따져보면 사후관리비용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감당하기가 버겁다.


평창스럽다 소리 지겨운데 좀 안 하면 안되냐. 솔까말 나 수학여행 갈 때 '북쪽 여자애들이 맛있지' 이딴 말 들은 거랑 미국이 우리나라가 자랑스런 일본 식민지였다 말한 거랑 다 1도 다르지 않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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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
김재진 지음 / 꿈꾸는서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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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버리며

오늘 아침 꽃병의 꽃을 버리듯
만약 버림받는다면 나는
나를 버린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을까?
그도 나처럼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서 그랬을지 모른다.
어쩌면 그는 나보다 더 많은 상처를 가지고 있고
그가 나를 버린 것이 아니라
상처가 나를 버린 것인지 모른다.
내가 배고플 때 나 대신 아무도 밥 먹어줄 수 없듯
내가 버리지 않았는데 나 대신 나를
버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가 설령 나를 버렸다 해도
그것은 그를 더 이해하는 기회일 뿐
우리는 단지
세상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조금 더 이해받고 싶은 것이다.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 우리는 먼저 버리려 한다.

 
연애 시작한 19살부터 쭉 제가 버리는 입장이라 반성하며 깊이 공감합니다(...)


아는 사람이 결혼하기 전 조건 두 개를 내걸었다고 한다. 자신에게 두 번 이상 잔소리하지 않기와 소리지르지 않기였다고 한다. 결국 결혼은 성사되었지만 그건 아는 사람이 절대 양보하지 않았고, 결혼 상대자가 굽힘으로서 들어간 결과라고 본다. 물론 소리지르는 건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이것저것을 재보고 따지는 일은 좋지 않다. 아는 사람 자신도 집을 청소하지 않는 등 완벽하지 못하다. 서로의 성격 차이가 아니라, 서로 굽혀주지 않는 데서 나오는 갈등이 아닐까.

자유와 위안의 시편이라는 부제가 있는데 계속 위안을 주지 않는다. 왜일까?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쓰면 오히려 목적한 것과 더욱 멀어지는 듯하다. 내 글을 보고 사람들은 위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 시인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 걸까. 그리고 가진 게 없으면 경청을 하게 된다는데, 일단 가진 게 없으면 강제로 들을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닐까 싶다. 포지티브하게 가즈아? 추천받아서 읽은 책었지만 기대치에 너무 못 미쳐서 무지 설렁설렁 읽고 있다. 아름답지 않은 건 죄악인 듯 하다. 시라고, 문학이라고, 예술이라고 써 놓은 것들은 더욱 그러하고 말이다. 그냥 편하게 써 놓은 수필 같은 일기같은 그런 것들은 기대치라도 낮으니 가끔 의미있는 글이 나오면 즐겁고 감동적이기까지 한데 이런 건 뭐 그냥.. 후..

 

낙산을 걷다

생이 아플 무렵 낙산을 걷는다.
조금 헐렁한 신발과 멀리 있는 그리움과
걷다가 자주 쉬는 약한 무릎 데리고
시린 이빨같이 생이 흔들리는 흔들리는 날
낙산을 걷는다.
물들어도 물들지 않는 내 안의 잎들과
끝내 안아보지 못한 슬픈 어깨와
적막이 깊어 더 내려가지 못한
돌층계 밟으며 외로움 따라 밟는다.
디딜 때마다 끌려오는
생의 무게와
남아 있는 길의 남아 있지 않은 위안과
어둠의 등 뒤에 누가 있는지
고요의 그림자가 성보다 크다.


검색해보니 서울에도 낙산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2015년에 이 시를 포스팅한 사람은 양양 사진을 걸어 놓더라. 낙산사 돌층계를 생각하며 낙산으로 찍으련다 ㅋ 자연환경을 보호하자 외치는 분위기상 서울에 대한 시를 쓸 시인은 전혀 아닌 듯하며, 이 시 이전에도 제주도와 강원도를 다룬 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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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와 만년필 2호 - 꼬리동무
유음 편집부 지음 / 유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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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은 내게 결혼은 아침마다 내리고 싶은 곳에 올라타는 거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하는 애인을 놀이동산으로 데려가 롤러코스터를 태웠다. 애인은 소리를 질렀다. 내릴래! 내릴래! 롤러코스터에서 내린 이후에도 애인은 소리를 질렀다. 내릴래! 내릴래! 길을 걷다가도, 식탁에 앉아서도, 시금치를 집어먹다가도, 내릴래! 내릴래! 하며 젓가락을 집어 던졌다. 헤어질 때도 내릴래! 외쳤고, 다시 찾아와 사랑을 원할 때도 내릴래!라고 했다.

 


내가 싫은 사람과 만날 때의 상태랑 비슷하네 ㅋㅋㅋ 결혼하면 안 될 사람이었구만.

 항상 이런 애들이 있다. "이래봤자 니가 이길 거라고 생각해?"라던가 "무언갈 무작정 반대하고 있으면 대책이 저절로 세워질 거라 생각하나 보지?"라고 하는 속이 배배 꼬인 사람들. 내가 생각하기엔 초광속 네트워크로 뒤엉킨 우리나라라서 가능한 게 아닐까 싶다. 예를 들어 아픈 고양이가 있을 때 사진을 찍어 공유한다거나. 가끔 정말 도움이 필요해서 사진을 찍어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의 SNS에서 다수의 익명이 왜 병원을 가지 않느냐며 욕설부터 퍼붓고 본다. 내 친구는 어느 가게에서 일하고 있었다. 취미로 만든 자신의 작품을 그 가게에 걸어놓고 그 사진을 찍어 어느 카페에 올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 주인장이란 사람이 거만하게 고개를 치켜올리고 내 친구를 향해 눈을 내리깔더니, 내 카페에서 가게를 홍보하는 건 그만 하라고 대뜸 소리를 질렀다 한다. 고양이, 고양이를 돕고 싶었던 사람, 내 친구가 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앞뒤 사정 알아보지 않고 자신들의 더러운 속내와 그들의 속내가 같은 줄로만 안다. 그리고 마치 인간을 게임 캐릭터처럼 조종하려고 한다.
싸움을 시작한 사람이 싸움을 끝내야 할텐데 도리어 그들은 네가 죽어야 싸움을 끝내지 않겠냐며 소리지른다.

확실히 난 황도같은 성격이 되고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아라는 캐릭터는 매혹적이다. 단순히 정리를 잘 해줘서가 아니라 자신의 불편함을 직설로 내뿜는 그 시원시원함이랄까. 그나저나 내용상으론 굉장히 힘들게 사시는 분들 같은데 (특히 미아 분은 나도 간호조무사로 살았던 적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나처럼 뒷정리 못할때의 그 마음 조금 안다.) 의견을 잘 맞춰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란다.

그러니까 대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거다. 이율배반이다. 내 경우는 이목구비가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화장을 조금만 해도 티가 확 난다. 그래서 일반인처럼 화장을 하면 왜 그리 화장을 진하게 하고 다니냐는 말을 꼭 듣는다. 취직할 때마다 몇 번씩 내 이목구비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줘야 하고, 그들처럼 화장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물론 그 과정도 굉장히 번거롭지만 그 때마다 내가 듣는 여성혐오 발언은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했다. 여자이기 때문에 밤에 다니면 위험하다, 짧은 스커트 입지 마라 등등의 말은 초기에 니가 뭔 상관이냐 하고 딱 잘라야 한다. (난 아재라서 그게 나쁜 말인 줄도 몰랐다.) 나중에 성추행 당하면 꼭 피해자가 된 내 탓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여시처럼 꼬리쳤댄다. 화장을 하지 않으면 예의가 없다면서요.

가해자의 부모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전애인은 가해자의 엄마를 다룬 영화를 보고 대뜸 가해자의 엄마를 욕했다. 물론 영화에서 어머니가 계속 우는 아이를 기르기 힘겨워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공사판 중앙에서 멍하니 서 있는 장면이 나오긴 하다. 하지만 케빈에 대하여는 부모와 아이가 계속 인생을 살아가는 이야기이지, 어머니를 욕하는 정도로 끝날 영화는 아닌 듯하다. 혹시나 자신이 가해자라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내 어머니는 일단 그런 해로운 책은 보지 말라고 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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